바다생물의 이름은 그냥 생긴 게 아니다.
찬찬히 내력을 더듬어 보면,
그렇게 불리게 된 수긍할만한 나름의 연유가 있다.
그 연유는,
곧 인간과 바다생물의 접촉 역사다.
해서, 그 이름들엔 바다생물에 대한 인간 지식이 압축돼 있다.
다양한 바다생물의 이름 유래를 살펴보면서 그들을 새롭게 이해하는 시리즈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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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참치

덩치,·맛 모두 참(眞)한, 참치

 
  참치는 요즘 다랑어류와 새치류를 통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참다랑어의 별칭인 참치란 이름의 유래에 대해선 여러 설이 있다.
 
광복 직후 이승만 대통령이 수산시험장(현 국립수산과학원)에 들렀을 때 어류학자 정문기 박사에게 참치를 가리키며 이름을 물었다.

갑작스런 질문에 말문이 막힌 정 박사는 속으로 "참 난감하네"하고 되뇌다 갈치 넙치 따위처럼 우리나라 물고기 이름에 '치'자가 많이 붙는다는데서 힌트를 얻어 "참치입니다"고 대답했다 한다.
박일환은 우리말 유래사전에서 이 일이 있은 뒤 참다랑어를 참치라고 부르게 됐다고 전한다.


다른 설도 있다.
지난 1957년, 원양어선 '지남호'가 인도양에 첫 조업을 나갔다가 참다랑어 10여t을 잡아 부산항에 귀항했다.
당시 1m가 넘는 큰 몸집에 맛 또한 일품인 참다랑어를 먹어 사람들이 이름을 뭐라고 지을지 고민하다 일 이름인 마구로(眞黑)의 '진' 대신 같은 뜻의 우리말 '참'자을 쓰고 어류를 뜻하는 '치'자를 붙였다고 한다.
국내 유명 수산회사의 참치 홍보관에 전시된 기록이다.

그런데 참치가 실제로 어떤 물고기를 지칭하는지는 명확하게 정리돼 있지 않다.
횟감으로 사용되는 참다랑어 황다랑어 눈다랑어 등 다랑어류와 통조림을 만드는 가다랑어,
다랑어와 맛이 비슷한 황새치 청새치 흑새치 녹새치 등 입이 뾰족한 새치류까지 참치로 불리고 있다.

이에 대해 수산과학원 문대연 해외자원팀장은 참치를 다랑어류와 새치류를 통칭하는 용어로 정리한다.

참치가 원래 참다랑어를 지칭하는 말이었지만,
지금은 어느 한 종의 어류가 아니라 비교적 덩치 크고 등이 푸른 생선 모두를 포괄하는 광의의 용어로 그 쓰임새가 확장됐음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글∙사진 : 박수현 / 국제신문 사진부 기자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공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수중잠수과학기술을 전공했고,남극을 비롯하여 세계 각지에서 1,300회 이상의 스쿠버다이빙을 통해 보고 경험한 바다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저서로는 [수중사진교본], [어린이에게 들려주는 바다이야기], 제 24회 과학기술도서상을 수상한 [재미있는 바다생물이야기], 2008년 환경부 우수도서로 선정된 [바다생물 이름풀이사전],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 우수도서로 선정된 [북극곰과 남극펭귄의 지구사랑]이 있다.

 

참고: 제 브로그중에 물안 보안경이라는 카테고리에서┗물안 상식 이라는 메뉴에

        제목이참치는 ‘보약’ (☜크릭)-2009.06.18자,

        참치 부위별 맛 세상!!! (☜크릭)-2009.05.14자, 문서를 참고하세요...  


바다생물의 이름은 그냥 생긴 게 아니다.
찬찬히 내력을 더듬어 보면,
그렇게 불리게 된 수긍할만한 나름의 연유가 있다.
그 연유는,
곧 인간과 바다생물의 접촉 역사다.
해서, 그 이름들엔 바다생물에 대한 인간 지식이 압축돼 있다.
다양한 바다생물의 이름 유래를 살펴보면서 그들을 새롭게 이해하는 시리즈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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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해마
 
청정해역 서식하는 '바다의 말'
 
  해마가 조류에 떠내려 가지 않기 위해 산호에 꼬리를 감고 있다. 이 해마는 필리핀에서 촬영했다.

여성과학인력양성센터(WISE)가 지난 9일 마련했던 해양탐사 프로그램에 참가한 부산 대덕여고 학생이 경남 남해군 삼동면 갯벌에서 해마 한 마리를 발견했다.
 
1cm 남짓 크기의 부화된지 얼마 안된 새끼였다.
얕은 바다에 사는 해마는 운동력이 약해 깊은 바다로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 잘피 등 해조류에 꼬리를 감고 매달리곤 하는데,
그처럼 버티다 썰물 때 갯벌에 남겨진 것으로 보였다.
해마는 아가미 호흡을 해야 하는 어류이기에 다시 물이 차오르기를 기다리고 있었을 터인데,
그 사이 호기심 많은 학생의 눈길에 그만 걸려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해마가 발견되는 것은 무척 희귀한 일이다.
평균 수온이 20도가 넘고 오염되지 않은 청정해역에서만 사는 열대성 어류인 까닭이다.
 
전남 거문도 해역(1989년)과 경남 삼동면 해역(2001년)에서 목격됐다는 2건의 기록이 지난 20년간 해마가 우리나라에 남긴 확인된 발자취의 전부다.
 
그런데 이번에 삼동면 해역에서 또 해마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이곳이 해마의 집단 서식지일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가 제기됐다.
이는 남해 연안이 그만큼 청정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당시 탐사반을 인솔한 신라대 고현숙(생물과학과) 교수는 "새끼 해마가 발견된 것은 인근 해역에 어미는 물론 함께 부화된 다른 새끼들이 서식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실고기목에 속하는 이 작은 물고기를 한자권에서는 '해마(海馬)', 영어권에선 'Sea Horse'로 부른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말의 모습을 떠올렸기 때문이리라.
해마는 특이한 생김새으로 인해 신화에도 등장한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마차를 끌고 다니는 중대한 임무를 맡고 있다.
하지만 현실 속의 해마에게선 그런 활력적인 이미지를 찾아 볼 수 없다.
단단한 작은 골판(骨板)으로 연결된 몸 길이는 6~10㎝ 정도에 불과하다.
식생도 긴 주둥이로 물을 빨아들여 그 속에 든 동물성 플랑크톤이나 작은 새우 등을 먹는다.

해마는 생김새처럼 생식(生殖) 또한 특이하다.
암컷이 아니라 수컷이 새끼를 낳는다.
교미를 마친 암컷은 수컷의 배에 있는 주머니(육아낭) 속에 알을 집어넣는다.
새끼 해마가 1㎝ 가량 자라면 수컷은 몸 밖으로 내보낸다.
말을 닮은 성체로 성장한 새끼 해마가 한 번에 1~2마리씩 100여 마리가 연달아 나오는데,
그 경이롭고도 치열한 종족보존 현장을 지켜보느라면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글∙사진 : 박수현 / 국제신문 사진부 기자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공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수중잠수과학기술을 전공했고,남극을 비롯하여 세계 각지에서 1,300회 이상의 스쿠버다이빙을 통해 보고 경험한 바다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저서로는 [수중사진교본], [어린이에게 들려주는 바다이야기], 제 24회 과학기술도서상을 수상한 [재미있는 바다생물이야기], 2008년 환경부 우수도서로 선정된 [바다생물 이름풀이사전],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 우수도서로 선정된 [북극곰과 남극펭귄의 지구사랑]이 있다.

 

참고: 제 브로그중에 수중 물안경 이라는 카테고리에서┏수중 생태 라는 메뉴에

        제목이 바닷속에도 말(馬)이 있읍니다. (☜크릭)-2004.06.09자 문서를 참고하세요... 


 

바다생물의 이름은 그냥 생긴 게 아니다.
찬찬히 내력을 더듬어 보면,
그렇게 불리게 된 수긍할만한 나름의 연유가 있다.
그 연유는,
곧 인간과 바다생물의 접촉 역사다.
해서, 그 이름들엔 바다생물에 대한 인간 지식이 압축돼 있다.
다양한 바다생물의 이름 유래를 살펴보면서 그들을 새롭게 이해하는 시리즈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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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전어

맛으로 몸값 하는 '錢魚'
'가을 전어 참깨 서말' 등 속담도 다양

 
 

'가을 전어 대가리에는 참깨가 서 말',
'가을 전어는 썩어도 전어',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갔던 며느리가 다시 돌아온다',
'전어는 며느리 친정간 사이 문 걸어 잠그고 먹는다'….

물고기 가운데 맛을 비유한 속담이 전어만큼 많은 것도 드물다.
전어라는 이름도 맛에서 비롯됐다.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 따르면,
맛이 좋아 사람들이 값을 따지지 않고 사들인다고 해서 돈 '전(錢)'자를 붙여 전어(錢魚)라 칭했다 한다.

전어는 남쪽에서 겨울을 보낸 후 4~6월에 난류를 타고 북상, 연안의 기수역에서 산란한다.
부화된 치어들은 여름동안 무럭무럭 자라 가을이면 몸 길이가 20cm 안팎에 이른다.

가을 전어가 명성을 떨치는 것은 가을에 지방질이 3배 이상 늘어나 맛이 아주 고소해지기 때문이다.
전어회를 즐기는 사람들은 그래서 초가을 횟집 문 앞에 '가을 전어 개시'라고 써붙인 호객 홍보지만 봐도 군침이 돈다고 한다.

 

전어는 성질이 급하다.
횟집 수족관 속의 전어를 보면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정신없이 헤엄치고 돌아다닌다.
가뜩이나 급한 성질에 느닷없이 넓은 바다에서 좁은 수족관으로 옮겨졌으니 오죽 답답할까.
전어는 어선의 어창 속에서는 하루를 넘기기가 어렵다.
때문에 잡은 당일 바로 횟집으로 수송해야 한다.

파도가 높아 조업을 못 나가는 날은 전어 값이 급등,
금값이 된다.
가을전어 물량이 부족해지자 지난 2005년 10월,
일부 어민들이 경남 진해 해군부대 작전해역에까지 들어가 전어를 잡다 해군 경비함과 충돌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어민들로선 가을 한철 대목잡기 위해 전어잡이 전쟁을 치뤄야 하니 '전어(戰魚)'인 셈이다.

횟집에서 전어를 주문하면 "세코시로 할까요?"라고 묻곤 한다.
뼈를 발라내지 않고 통째로 썬다는 뜻의 일말이다.
세코시에 대한 번역어는 아직 없지만 '뼈째 썰기'로 하자는 주장이 제기 돼 눈길이 간다.
에서는 전어를 '고노시로(魚祭)'라고 부른다.
고기 이름에 '제(祭)'자가 붙은 데서 제사 음식으로 올릴 정도로 귀하게 대접했음을 알 수 있다.
 
글∙사진 : 박수현 / 국제신문 사진부 기자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공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수중잠수과학기술을 전공했고,남극을 비롯하여 세계 각지에서 1,300회 이상의 스쿠버다이빙을 통해 보고 경험한 바다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저서로는 [수중사진교본], [어린이에게 들려주는 바다이야기], 제 24회 과학기술도서상을 수상한 [재미있는 바다생물이야기], 2008년 환경부 우수도서로 선정된 [바다생물 이름풀이사전],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 우수도서로 선정된 [북극곰과 남극펭귄의 지구사랑]이 있다.

 

참고: 제 브로그중에 물안 보안경이라는 카테고리에서┗물안 상식 이라는 메뉴에

        제목이 가을빛 요술사 전어 <22회>(☜크릭-2009.07.25자 문서-)

                           전어 이야기 <23회> (☜크릭-2009.07.26일자 문서-)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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