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생물의 이름은 그냥 생긴 게 아니다.
찬찬히 내력을 더듬어 보면,
그렇게 불리게 된 수긍할만한 나름의 연유가 있다.
그 연유는,
곧 인간과 바다생물의 접촉 역사다.
해서, 그 이름들엔 바다생물에 대한 인간 지식이 압축돼 있다.
다양한 바다생물의 이름 유래를 살펴보면서 그들을 새롭게 이해하는 시리즈를 마련한다.
 
*************************************************
<8> 상어

듣기만 해도 까칠한 그 이름 ' 沙魚'

 
 

상어는 이빨 생김새에 따라 종류가 구분된다.

사진은 백상아리, 그레이너스 상어, 고래상어(위에서부터).


바다의 사냥꾼,
상어의 무기는 날카로운 이빨이다.
 
400여 종에 달하는 종마다 이빨의 기능적 특성이 조금씩 다르다.
예컨대, 영화 '죠스'의 백상아리는 삼각형 이빨의 가장자리가 톱니처럼 생겨 아무리 큰 먹이라 해도 물고 턱을 좌우로 흔들면 쉽게 잘라 먹을 수 있다.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의 모델인 청상아리는 뾰족한 송곳 모양의 이빨이 예리하게 안으로 휘어져 먹이를 포크처럼 찔러 꼼짝 못하게 만든 다음 목 안으로 끌어들여 씹어 먹는다.

지난 17일 해운대에서 발견된 고래상어는 현존하는 어류 중 가장 덩치가 크지만,
이빨의 크기가 3mm 안팎에 불과하다.
그래서 먹이 사냥도 수염고래처럼 물을 들이킨 뒤 휩쓸려 들어온 작은 어류나 플랑크톤을 걸러서 먹는다.
연골어류라 상어로 분류되지만,
고래상어(Whale shark)로 불리게 된 사연도 덩치뿐 아니라 먹이 사냥 방식도 고래를 닮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어의 종별 특성은 이빨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구별되지만,
이름은 거친 피부에서 유래한다.
한자 문화권에서 상어는 사어(沙魚)라고 쓴다.
이는 상어 피부에 미세한 돌기가 있어 껍질이 마치 모래(沙)처럼 거친 까닭이다.
상어 껍질을 말려 사포 대용으로 사용했다니 그 거친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이런 돌기구조는 상어가 빠른 몸놀림에 도움을 준다.

2002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오스트레일리아의 이언 소프는 아디다스사에서 제작한,
목에서부터 발목까지 전신을 감싸는 수영복을 입고 삼관왕에 올랐다.
전신 수영복의 재질 및 디자인은 빠른 속도로 물살을 헤쳐가는 상어에게서 아이디어를 따왔다.
매끄러운 몸으로 수영하면 물이 피부에서 빙글빙글 맴도는 와류현상이 일어나 마찰 저항이 커지지만,
상어 피부와 같은 돌기구조를 차용한 수영복이 마찰을 줄여 줘 속도를 높여 준다.

글∙사진 : 박수현 / 국제신문 사진부 기자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공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수중잠수과학기술을 전공했고,남극을 비롯하여 세계 각지에서 1,300회 이상의 스쿠버다이빙을 통해 보고 경험한 바다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저서로는 [수중사진교본], [어린이에게 들려주는 바다이야기], 제 24회 과학기술도서상을 수상한 [재미있는 바다생물이야기], 2008년 환경부 우수도서로 선정된 [바다생물 이름풀이사전],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 우수도서로 선정된 [북극곰과 남극펭귄의 지구사랑]이 있다.

 

참고: 제 브로그 중에 잠수 만물경 이라는 카테고리에서┃그밖 장비 라는 메뉴에

        제목이 0.01초의 과학이 승부를 결정한다 (☜크릭)-2008.08.10자 문서와 

        

        수중 물안경 에 수중 생물이라는 메뉴에

        특이한 상어들....(☜크릭)-2007.04.02자 문서를 참고하세요... 

 

       그밖에 상어에 대한 이야기는

       제브로그에서 "상어"를 검색하면 여러가지 글들이 많이 나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