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유 고래의 배설물, 용연향
출처: Dailymail(UK)
그 물건은 바로 '바다의 사향'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용연향입니다.
용연향은 향유고래에서 채취하는 송진 비슷한 향료로 향유 고래 위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오징어의 일부를 담즙과 함께 토해내는 것입니다.
향용연향은 본디 토사물이나 배설물이기에 향유 고래의 소화 상태와 관련이 있습니다.
아무 고래나 용연향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향유 고래 중에서도 수컷 고래만이 만들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답니다.
용연향은 번식기에 향유 고래가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하면서 생긴 소화불량때문에 생긴다고 합니다.
또, 향유 고래의 주식인 대왕 오징어의 입이 뾰족하기 때문에 이 입에 향유 고래의 소화기관이 쓸려 소화 장애가 생기면서 용연향이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향유 고래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대왕 오징어의 입을 자신의 지방으로 감싸 내뱉는 과정에서 용연향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런 용연향을 주운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그 용연향은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었을까요?
용연향은 물보다 비중이 작아 바다에 떠다니기 때문에 어부의 그물에 걸리거나 해안가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영국의 한 부부는 '모어캠 베이'라는 해변을 걷다가 악취가 나는 곳으로 갔다가 용연향을 발견했다고 해요.
그리고 이 용연향은 전문가 감정결과 약 7,300만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았다고 합니다.
또 다른 사례는 영국의 무명 가수 잭 티퍼(Jack Tipper)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일프러콤 해변을 산책하던 그는 해초더미 사이에서 용연향을 발견하게 되었고,
약 20만 파운드(한화 2억 9천만원)의 가치로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8살 소년이 용연향을 발견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해변을 걷다가 돌덩이를 주웠을 뿐인데, 알고보니 이러한 가치가 있다니 로또 맞은 기분일 것 같습니다.
출처: chanel, boucheron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무언가 의아함을 느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토사물이나 배설물에 불과할 용연향의 가치가 왜 이 정도로 높은지 말입니다.
용연향은 고급 향수 제조에 핵심적인 소재로 인공으로 얻을 수 없는 진귀한 동물성 향료라서,
그 몸값이 엄청나다고 합니다.
용연향은 처음엔 돌처럼 딱딱하지만 알코올에 녹이면 주 성분인 앰브레인이 추출되면서 향료로 변하게 됩니다.
앰브레인은 향수의 향을 오래 지속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향수 제조할 때 필수적인 재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왕족들의 향수에 사용되어 왔고, 오늘 날에도 보시듯 최고급 향수를 만드는 핵심 원료입니다.
용연향은 원래 악취가 굉장히 심하지만, 태양빛을 받아 산화되면서 그 악취가 옅어진다고 합니다.
또, 바닷물에 씻기면서 안 좋은 향을 많이 지워내기때문에 10년 이상 바다를 떠돈 용연향일수록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고 해요.
이렇게 악취가 지워진 용연향도 향 자체는 은은한 편이지만, 다른 향과 합쳐졌을 때의 시너지가 좋아서 높은 가치로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흔히 로또와 같은 일확천금을 꿈꾸곤 합니다.
그러나, 그에 준하는 가치가 있는 것을 때로는 지나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눈에 바로 보이는 돈 말고도 그 돈만큼의 가치를 줄 수 있는 물건도 생각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별 것 아니라고 무조건 지나치기보다는 관심을 갖고 둘러보다 보면 바다의 로또 ‘용연향’ 처럼 가치 있는 것들을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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