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신기방기(新技訪記)'는 새롭고 독특한 기술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디자이너를 위한 제품 '인스트러먼트 01'
엔지니어 출신인 베이글랩스 박수홍 대표도 직접 만나 베이글을 만들게 된 배경과 과정도 들어봤는데요,
기존의 산업용 줄자를 보다 스마트하게 활용하면서 길이 정보를 인터넷과 연결해 데이터화 하는 소물인터넷(IoST)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베이글은 우리에게 익숙한 둥그런 원형 모양의 디자인에 ▲줄자 모드(String Mode) ▲바퀴 모드(Wheel Mode) ▲원격 모드(Remote Mode)만으로 줄자의 모든 기능을 스마트하게 담아낸 제품입니다.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것은 물론, 이 제품에는 간단한 녹음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얼리어답터와 관련 업계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01' 이라는 펜슬형 측정기입니다.
캐나다 스타트업인 인스트러먼트(InstruMMents)라는 회사가 만들었는데요,
이름은 '섬세하거나 과학적인 작업에 쓰는 기구'를 의미하는 영단어 'Instrument'에서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영어식 표현이라 조금 어려운데요,
이 업체는 제품 01을 세계 최초의 '디멘션닝 인스트러먼트(dimensioning instrument)'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펜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 휴대가 매우 편리합니다.
필통이나 주머니에 넣을 수도 있고, 공구상자에도 큰 자리를 차지하지 않습니다.
독일제 가압식 잉크 리필형 볼펜 심이 달려있어 뛰어난 필기감은 물론, 터치스크린에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펜으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볼펜 위쪽에 달린 교환식 롤러는 거리나 길이와 같은 치수를 0.1㎜ 단위로 잴 수 있어 직선과 곡선은 물론 윤곽까지 측정이 가능하고, 블루투스를 이용해 스마트폰과 전용 앱으로 연결돼 자동으로 치수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기능은 물론 언제 어디서나 쉽게 데이터에 접속하고 공유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번 충전하면 최대 6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 롤러에는 레이저 포인트가 달려있습니다.
보다 정확한 길이를 측정하고 싶다면 레이저 포인트로 정확한 위치를 지정할 수 있고, 프레젠테이션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베이글은 기존 줄자의 개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슈퍼섬유'라고 불리는 다이니마(Dyneema)라는 초강설 줄을 이용해 3m까지 측정할 수 있습니다.
01은 롤러만 있기 때문에 지면이나 물체로부터 떨어진 공간은 측정이 불가능합니다.
반면 베이글은 레이저 포인트와 함께 초음파센서를 적용해 물체에서 떨어진 상태에서도 거리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고성능 레이저센서는 아니지만 최대 5m까지 측정할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결해 전용 앱을 이용한 치수 관리 기능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01 제품이 필기구 형태로 필기와 터치 펜으로 활용이 가능한 반면, 베이글은 녹음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32MB의 내장 메모리가 탑재돼 최대 100개 까지 측정 값과 음성 정보를 저장할 수 있고, 역시 앱과 연동됩니다.
사용자의 목적이나 환경에 따라 어떤 것이 더 좋고 덜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가격은 01제품이 더 비쌉니다.
현재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인디고고에서 149달러(약 17만원)부터 사전 예약주문을 받고 있습니다.
고강도 알루미늄 스틸 바디와 믿고 쓰는 독일제 볼펜 심, 레이저 포인트, 마그네틱 롤러, 터치 펜용 커버로 구성됐는데 다소 높은 가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베이글은 최소 49달러부터 시작했거든요.
이때문인지 420여명이 펀딩에 참여해 모금액은 목표액인 10만달러(약 1억 1천만원)를 조금 넘겼습니다.
베이글에 비해 가격은 100달러 정도 더 비싸고 모금액은 1/10에 못미칩니다.
요즘은 '가성비'를 따지는 시대라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위치한 인스트러먼트의 공동창업자는 한국인 디자이너입니다.
스마트 헬스 트래커인 '미스핏 샤인(Misfit Shine)'을 만들었던 이들이 뭉쳐 이 새로운 제품을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전체 직원 절반 가까이가 한국인이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그래도 많은 백커스(backers)들과 해외 매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뿌듯합니다.
한국의 기술 스타트업들을 살펴 보면 스마트 기기를 만드는 곳보다 온라인/모바일/디자인 서비스를 만드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큽니다.
응원해야겠네요.
인스트러먼트는 01 제품의 핵심 부품을 한국에서 생산하고 제조는 태국에 맡긴다고 합니다.
제품은 12월부터 배송을 시작합니다.
[CBS노컷뉴스 김민수 기자] maxpres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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