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신기방기(新技訪記)'는 새롭고 독특한 기술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디자이너를 위한 제품 '인스트러먼트 01'

베이글 랩스의 스마트 줄자 '베이글'
지난 7월 초 [신기방기]에서는 한국 스타트업 베이글랩스가 만든 스마트 줄자 '베이글(Bagel)'을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내놓은지 한달 여 만에 무려 135만달러(약 15억원)를 모금해 '대박'이 터졌는데요,
8월에는 미래부와 교육부, 국방부, 중소기업청이 공동으로 개최한 창업경진대회 '도전! K-스타트업 2016'에서 대상을 수상해 대통령상과 상금 2억원까지 거머쥐었습니다.

엔지니어 출신인 베이글랩스 박수홍 대표도 직접 만나 베이글을 만들게 된 배경과 과정도 들어봤는데요,

기존의 산업용 줄자를 보다 스마트하게 활용하면서 길이 정보를 인터넷과 연결해 데이터화 하는 소물인터넷(IoST)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베이글은 우리에게 익숙한 둥그런 원형 모양의 디자인에 ▲줄자 모드(String Mode) ▲바퀴 모드(Wheel Mode) ▲원격 모드(Remote Mode)만으로 줄자의 모든 기능을 스마트하게 담아낸 제품입니다.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것은 물론, 이 제품에는 간단한 녹음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얼리어답터와 관련 업계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01' 이라는 펜슬형 측정기입니다.

인스트러먼트의 스마트 측정기 '01'

마그네틱 롤러(Mag Roller)이 달려 있어 모든 선형(linear) 개체에 대한 디지털 측정뿐 아니라 레이저 기반 측정 시스템을 사용하여 불규칙한 표면에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볼펜형 치수 측정기 혹은 '스마트 측정 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 스타트업인 인스트러먼트(InstruMMents)라는 회사가 만들었는데요,

이름은 '섬세하거나 과학적인 작업에 쓰는 기구'를 의미하는 영단어 'Instrument'에서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영어식 표현이라 조금 어려운데요,

이 업체는 제품 01을 세계 최초의 '디멘션닝 인스트러먼트(dimensioning instrument)'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펜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 휴대가 매우 편리합니다.

필통이나 주머니에 넣을 수도 있고, 공구상자에도 큰 자리를 차지하지 않습니다.

독일제 가압식 잉크 리필형 볼펜 심이 달려있어 뛰어난 필기감은 물론, 터치스크린에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펜으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볼펜 위쪽에 달린 교환식 롤러는 거리나 길이와 같은 치수를 0.1㎜ 단위로 잴 수 있어 직선과 곡선은 물론 윤곽까지 측정이 가능하고, 블루투스를 이용해 스마트폰과 전용 앱으로 연결돼 자동으로 치수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기능은 물론 언제 어디서나 쉽게 데이터에 접속하고 공유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번 충전하면 최대 6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 롤러에는 레이저 포인트가 달려있습니다.

보다 정확한 길이를 측정하고 싶다면 레이저 포인트로 정확한 위치를 지정할 수 있고, 프레젠테이션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스트러먼트의 스마트 측정 펜 '01'
베이글랩스의 베이글과 성능을 비교해 보면, 베이글에 달린 휠이나 01에 달린 롤러나 기능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베이글은 거리측정이 10m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베이글은 기존 줄자의 개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슈퍼섬유'라고 불리는 다이니마(Dyneema)라는 초강설 줄을 이용해 3m까지 측정할 수 있습니다.

01은 롤러만 있기 때문에 지면이나 물체로부터 떨어진 공간은 측정이 불가능합니다.

반면 베이글은 레이저 포인트와 함께 초음파센서를 적용해 물체에서 떨어진 상태에서도 거리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고성능 레이저센서는 아니지만 최대 5m까지 측정할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결해 전용 앱을 이용한 치수 관리 기능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01 제품이 필기구 형태로 필기와 터치 펜으로 활용이 가능한 반면, 베이글은 녹음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32MB의 내장 메모리가 탑재돼 최대 100개 까지 측정 값과 음성 정보를 저장할 수 있고, 역시 앱과 연동됩니다.

사용자의 목적이나 환경에 따라 어떤 것이 더 좋고 덜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가격은 01제품이 더 비쌉니다.

현재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인디고고에서 149달러(약 17만원)부터 사전 예약주문을 받고 있습니다.


고강도 알루미늄 스틸 바디와 믿고 쓰는 독일제 볼펜 심, 레이저 포인트, 마그네틱 롤러, 터치 펜용 커버로 구성됐는데 다소 높은 가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베이글은 최소 49달러부터 시작했거든요.

이때문인지 420여명이 펀딩에 참여해 모금액은 목표액인 10만달러(약 1억 1천만원)를 조금 넘겼습니다.

베이글에 비해 가격은 100달러 정도 더 비싸고 모금액은 1/10에 못미칩니다.

요즘은 '가성비'를 따지는 시대라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인스트러먼트의 스마트 측정 펜 '01'
베이글랩스의 베이글이 산업현장이나 아날로그 줄자 디자인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면,
인스트러먼트의 01은 좀 더 작은 규모를 상대하는 소물(small thing) 디자이너나 오피스맨들에게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홍보 영상에 'measuring'이 아닌 'dimensioning'이라는 표현을 썼나 봅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위치한 인스트러먼트의 공동창업자는 한국인 디자이너입니다.

스마트 헬스 트래커인 '미스핏 샤인(Misfit Shine)'을 만들었던 이들이 뭉쳐 이 새로운 제품을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전체 직원 절반 가까이가 한국인이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그래도 많은 백커스(backers)들과 해외 매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뿌듯합니다.

한국의 기술 스타트업들을 살펴 보면 스마트 기기를 만드는 곳보다 온라인/모바일/디자인 서비스를 만드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큽니다.

응원해야겠네요.

인스트러먼트는 01 제품의 핵심 부품을 한국에서 생산하고 제조는 태국에 맡긴다고 합니다.

제품은 12월부터 배송을 시작합니다.


[CBS노컷뉴스 김민수 기자] maxpress@cbs.co.kr

서킷을 질주하는 포뮬러1(F1) 머신부터 공사장을 누비는 덤프트럭까지 자동차에서 유일하게 노면과 닫는 부문은 타이어다. 

달리고 멈추고 회전하는 모든 과정에서 타이어는 사람의 발처럼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한다. 


최근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적인 타이어는 최대 지구를 한 바퀴 반 정도(6만㎞)까지 주행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자기 무게의 30배가 넘는 차를 짊어지고 무려 3000만번을 회전한다. 

과학기술의 개가다. 

도로를 달리는 바퀴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진화 중인 타이어업계의 최신 기술들을 들여다 봤다. 




1848년 영국의 톰프슨이 공기를 주입하는 타이어를 발명한 이후 16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공기 주입식 타이어는 대세다.
한 해 180조원이 넘는 타이어 시장을 이끌며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공기 주입식 타이어는 펑크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특히 주행 중에 생긴 공기압 이상은 치명적인 사고로 연결되기 때문에 타이어 개발자들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등장한 것이 런플랫 타이어다.
런플랫 타이어는 복원력이 강한 고무 지지대가 타이어 안쪽 양 측면에 들어 있다.
펑크로 공기가 빠져나가도 지지대가 바퀴 모양을 유지해 주기 때문에 일정 거리 이상은 문제 없이 달릴 수 있다.
아예 펑크가 안 나는 것은 아니지만 도로 한쪽에 차를 세우고 보조 타이어로 갈아 끼울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게다가 주행 중 펑크로 인한 사고를 막아줌과 동시에 불필요한 스페어타이어를 트렁크 등에 넣고 다닐 필요가 없어 연비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이 분야의 선두 주자는 20여년간 한 우물을 판 일본의 타이어 브랜드 브리지스톤이다.
자동차 메이커인 BMW 역시 이 기술을 발 빠르게 자사 브랜드에 적용했다.
BMW는 현재 M시리즈를 제외한 모든 모델에 런플랫 타이어를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BMW 3시리즈는 펑크가 난 상태에서 시속 80㎞ 속도로 250㎞를 달릴 수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전용 휠을 사용해야 하고 타이어 중량이 늘어난다.
딱딱한 고무가 타이어 안쪽을 받치고 있어 일반 타이어와 비교하면 승차감도 다소 떨어진다.
물론 가격도 비싸다.

펑크로부터 사람과 차를 지키는 기술은 이 외에도 다양하다. 
독일업체 콘티넨탈과 프랑스 미쉐린등은 타이어의 속 빈 공간에 단단한 링을 끼워 넣어 펑크가 났을 때 타이어를 지탱해 주는 방식을 이용한다. 
장거리를 쉬지 않고 달리는 랠리 등에 쓰이는 무스 타이어가 이런 방식이다. 

못 같은 뾰족한 물건을 밟아 생긴 구멍을 스스로 치유하는 타이어도 있다. 
콘티넨탈이 최초로 개발한 실런트 타이어는 타이어 내부에 있는 촉촉한 보호막이 구멍 난 부분을 메워 준다. 
손상 부위를 스스로 봉합해 준다고 해서 '셀프 실링 타이어'라고도 부른다. 
일반 타이어에 비해 중량이 10% 정도 무겁지만 승차감과 제동 성능, 핸들링 성능과 소음 등은 일반 타이어와 동등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초기 시장은 콘티넨탈과 피렐리 등 일부 글로벌 브랜드가 독점했지만 최근엔 금호타이어도 양산형 상품을 내놨다. 
실런트 타이어는 현재 폭스바겐의 CC와 기아차 K9 3.8 모델 등에 기본 장착된다.

아예 공기를 없애는 역발상을 통해 안전을 확보하는 타이어도 있다. 
미쉐린의 트윌(Tweel=Tire+Wheel)이 대표적이다. 
타이어와 휠이 한몸인 트윌은 공기 주입 타이어와는 달리 유연한 폴리우레탄을 소재로 한 '스포크'(바퀴살)와 이를 감싸는 고무 층이 기존 공기의 쿠션 역할을 대체한다. 
트월은 일찍이 나사(NASA)의 달 유인탐사차량 로버LRV에 적용됐던 기술이다.


내구성, 주행성, 제동성 등 기본기 외에 최근에는 연비 성능도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보통 1.5t 정도에 달하는 자동차의 중량 중 타이어 무게는 3%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타이어가 차량의 연비에서 차지하는 기여율은 자그마치 20% 정도에 이른다. 

친환경 타이어를 장착하고 연비가 ℓ당 16.6㎞인 자동차로 연간 1만 2500㎞를 주행하면 연간 약 14만원을 아낄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4.7㎏가량 줄일 수 있다. 
생산 과정에서 친환경 기술을 접목한 타이어도 속속 등장한다. 
석유 부산물 사용 비중을 줄이는 대신 오렌지 껍질에서 추출한 기름이나 옥수수 전분가루 등을 이용한 친환경 소재 타이어도 등장했다.


진보된 타이어 기술의 끝판 왕은 액티브 휠이다. 
액티브 휠은 스스로 움직이는 타이어다. 
자동차의 하부 구조인 섀시에서 담당하는 기능인 구동과 제동, 서스펜션 기술이 모두 타이어와 알루미늄 휠 안에 들어간 제품이다. 
기존 엔진룸을 차지하던 다수의 부품(엔진, 기어박스, 클러치, 트랜스미션 축, 변속·완충장치 등)이 타이어 속으로 들어간 덕에 액티브 휠을 이용하면 차의 공간 활용이 획기적으로 변한다. 
실제로 미쉐린이 실험 중인 액티브 휠에는 30㎾의 출력을 내는 전기모터가 들어간다. 
네 바퀴에 모두 액티브 휠을 쓰면 2.5ℓ 가솔린 엔진을 능가하는 출력을 내는 셈이다. 
네 개의 타이어가 개별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4륜이나 2륜 구동은 물론 심지어 1륜이나 3륜 구동까지 구현할 수 있다. 

[서울신문]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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