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해제의 격식은 따로히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약식으로 개해제를 지내는 경우가 많읍니다.

 

그렇다고 해서 용황님에게 무성의 한 것은 아니나,

저희 "다이빙라이프"에서는 그래도 격식과 수순에 입각하여 지내고 싶은 마음에서 

다음과 같이  제관과 제례 수순을 나열해 보았읍니다.

 

이 모두가  "라프리"님들의 안녕과 "다이빙라이프"의 번창을 위하여

아래와 같이 진행하고져 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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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해제 순서


1. 개회선언

사회자는 개회를 선언한다.

지금부터 2008년 다이빙라이프의 회원들이 바다에 계신 영험하신 용왕님에게 제를 올리는 "개회제"를 개최합니다.


2.국민의례 및 어촌장 인사

1. 국기에 대한 경례!!!

2, 다음은 애국가(생략 또는 1절만)가 있겠읍니다. 

3. 순국선열 및 수중동호인에 대한 묵념 

  순국선열과 바다를 사랑하다가 바다에서 영원히 안식을 한 선배와 잠수인들을 위하여 "묵념"

 

4. 잠수인 환경보호헌장 선서

  선서는 어촌장님이 하시겠습니다. 나머지 하객분들은 복창을 하십시오.

 

▶잠수인 환경보호헌장

,1. 잠수 흔적을 남기지 말고 잠수한다.
,2. 해양 생물이 있는 해안을 밟고 입출수하지  않는다.
,3. 중성부럭을 유지하여 수중에 해양 생물들이 파손되지 않게 한다.
,4. 해저 바닥의 먼지를 일으키지 않는다.
,5. 닻을 놓을 때는 해양생물을 다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6. 야생물고기를 괴롭히거나,먹이를 주지 않는다.
,7. 해양생물을 채집하거나, 그런 기념품을 사지 않는다.
,8. 다이빙한 장소에 오물을 남기지 않는다.
,9. 수중생물에 대해 배워서 보호한다.
,10.다른 잠수인도 환경을 보호하도록 유도한다. 

 

5. 회장님의 인사말

우리 카페의 카페지기이신 엉터리님의 인사말이 있겠읍니다.

 

6.다이빙라이프 연혁 보고

(사회자가 읽어 나간다.)

  

 **  보고내용 **

 

창립년도 :

 

2007년 1월 28일 닉네임이  엉터리님이신 이종간님이 카페를 만드셨읍니다.

 

회원수 : 2008년 3월 10일 현재

계속 새내기 신입회원들이 영입되고 있읍니다만,

실제 활동하는 회원 만을 위해서,

그동안 두차례의 회원정리를 하였읍니다.

 

그래서 현재 총회원은 208명으로 

어촌장:1명. 어촌계장:0명, 어촌민: 82명 ,물속회원:  67명 ,물밖회원:  58명으로 구성되어 있읍니다.

 

투어및 모임 횟수:

 

현재까지 회원 여러분들이 "다이빙라이프"를 통해서 투어및 모임을 공지하고 진행한 숫자는

불과 일년이 조금 넘은 카페이지만,

총89회로서,

첫 투어지인 서해 안면도를 시작해서 총 44차례 국내투어

듀마게티를 비롯해 8번의 해외 투어가 진행 되었으며,

다이빙 교육을 위해서 리페어 교육 및 수영장 교육등 총 11회의 교육 투어가 있었읍니다.

그리고 돼지복돈 등 26차례의 모임을 활발히 진행 하였읍니다.

 

 

제관 명단

<<참가자 현황을 보고 집사,독축,그리고 흘기관을 임명하겠읍니다.>>  

 

개해제의 맡은바 직분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초헌관 : 엉터리님

아헌관 : 케롤님

종헌관 : 강사님들..

집사관 : OOO

            (집사는 제상 좌우에 위치하며 헌관이 술을 바칠때 도우면 됩니다.)

독축관 : OOO

흘기관: OOO

            (홀기관은 제례의 수순을 읽어 나가는 역활로서 지금의 사회자를 말하는 것으로 

             전 회원의 왼쪽 옆에 따로 서서 읽어 나간다.)

 

개해제 수순

 

1. 봉주취위(奉主就位)!!! 


   1. 제상을 차리고 집사는 신위를 붙이고 개해제 준비를 마친다.

   2. 또 다른 집사는 초헌관을 모시고 제물을 점시하며,

   3. 제물과 상차림이 확인되면 제자리로 돌아 갑니다.

   4. 집사는 "행사를 시작합니다"를 세번 반복한다.

   (점시한다는 말은 제물이 제대로 차려졌는지 확인하는 것)

 


2. 분향강신(焚香降神)이 있겠읍니다.

 

 (강신(絳神)-제주(祭住)인 초헌관이 향을 피워 신을 부르는 절차로서
                   향을 피우는 것은 하늘에 계신 신에게 알리기 위함이고

                   바다에 술을 따르는 것은 용왕신에게 알리기 위함이다.)

 

분향강신(焚香降神)!!!

 

1. 집사는 초헌관을 모시고 손을 씻으며,

   (제삿상으로부터 멀찌감치 꿇어 앉아 손을 씻는다. 이때 물수건으로 대신해도 좋습니다).

2. 집사는 아헌관을 모시고 제단 앞으로 가서 향로 앞에 인도하며, 

    세 사람 모두 궤한다.

    (궤하다 : 무릎을 꿇다)

3. 집사는 향로와 향합을 아헌관 앞에 놓으면,아헌관은 향을 세 번 올립니다. 

   (향을 분질러 종지에 담아 놓은 것을 세 번 향로 안에 뿌리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4. 집사는 올린 향과 함께 향로를 제단에 놓고 세분다 제자리로 간다.   
5. 초헌관이 앞으로 나아가 무릎을 꿇어 앉아 향로에 향을 피운다. 
6. 집사(執事)가 다시 나와서 제상에서 잔을 들어 초헌관에게 건네 주고 7부 정도로 술을 따른다. 

  (두 개의 잔 중 남성 신의 것인 왼쪽 잔을 먼저 채워 붓고 오른쪽 잔을 채운다.)    
7. 초헌관은 두 손으로 잔을 들고 향불 위에서 세 번 돌린 다음,

   눈높이로 잔을 들어 바다를 향해 올린 후 바다에 중앙, 왼쪽, 오른쪽에 조금씩 나누어  세 번 붓는다.   

   (제기에 바닷물을 담아서 이를 대신 할 수 있다.)

8. 빈잔을 두 손으로 받들어 집사에게 건네고,

9. 집사는 술잔을 제자리에 놓는다.

 

10. 초헌관은 빈 잔을 집사에게 다시 건네 주고 일어나서 약간 뒤로 서서 삼배한다.

 

 

3. 다음 순서는 참신인데,

참신의 뜻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참신(參神)이란 용왕님을 맞이하는 절차로서

헌관 이하 모든 제관(참석회원)은 참신 삼배를 하십시요. 

(절 할때는 왼손을 오른손 위에, 왼발을 오른발 위에 올려 놓고 하시고,

 세번의 절을 마친 후에는 반절을 해야 하며,

 무릎은 항상 붙여야 합니다.)


참신(參神) !!!


모든 참사자는 일제히 제위를 향해 세 번 절한다.

 

4. 다음은 초헌례를 하겠습니다.

   초헌(初獻) !!!

 

(초헌(初獻)-첫번으로 잔을 올리는 절차. )

 

1. 집사는 초헌관에게 제상의 왼쪽 술잔을 먼저 건네주고,술을 부어 준다.

2. 초헌관은 술을 따라 받은 잔을 향위에 세 번 돌리고 집사에게 건넨다.

3. 집사는 초헌관에게 건네 받은 술잔을 제상 중앙 앞쪽 왼쪽에 놓고, 

    여성신의 잔인 오른쪽 잔도 같은 절차를 밟아 제상에 올려 놓는다..

4. 초헌관은  돼지머리의 입에다 고삿돈(기부금)을 꽂아 놓은 다음 삼배를 한다.
5. 집사는 수저를 제물 위에 놓는다.

   (두 집사는 포나 떡 위에 남성신과 여성신의 젓가락을 걸쳐 놓는다).

8. 초헌관은 다시 영위(靈位) 전에 궤하십니다. 

 

5. 다음은 제문(祭文)낭독이 있겠읍니다.

   독축(讀祝) !!!!

   참사자가 모두 제위를 향해서 무릎 꿇어 앉아 주세요.. 
 

  축관은 초헌관 옆에 앉아서 축문을 읽는다.
  축문 읽기가 끝나면 모두 일어나 세 번 절한다.

 

  자~~ 모두 간절한 마음 삼배를 해 주세요..

  세번 절하고 반절입니다...

 

6.다음은 아헌이 있겠습니다

  아헌례(亞獻禮) !!!

 

(아헌(亞獻)-집안 제사에서 맏며느리가 올리게 되어 있는 절차로 그에 해당하는 회원님이 두번째 술잔을 올리는 의식.)

1. 집사는 아헌관을 모시고 제단 앞에 인도하며,

   아헌관은  제단 앞에 궤합니다..

2. 집사는 초헌관이 올렸던 잔을 집어서 아헌관에게 준다. 

   (초헌때와 같이 왼쪽 잔부터...) 

3. 아헌관은 이를 받아서  모사그릇에 세 번 나누어 퇴주잔을 비운다

3. 집사는 술잔에 술을 부어 드리면,

   아헌관은 향불 위에 잔을 돌리고 집사에게 주어 제상 위에 놓는다.
4. 이때 아헌관도 고삿돈인 기부금을 돼지머리 입에 꽂는다.

5. 집사는 남성신과 여성신의 젓가락을 다른 음식의 위로 옮긴다.
6. 아헌관은 조금 뒤로 물러서서 삼배한다.
7. 집사는 아헌관을 원위치로 인도하십니다.

 

7. 다음은 종헌이 있겠습니다.

 

(종헌(終獻)-제사에서 종손이 올리는 절차로서  대개 모임의 주요 간부가 종헌관을 맡기도 하고, 신입회원 또는 연령상 막내가 하기도 하지만,다이빙에서는 강사님을 종헌관으로 모시고 세번째 술잔을 올리는 의식.)

 

종헌례!!!

 

1. 집사는 종헌관을 모시고 영위 전에 궤하십니다.

2. 아헌례와 같은 방법으로 종헌관도 술잔을 올면서 고삿돈인 기부금을 올리고 삼배를 한다.

3. 집사는 종헌례를 마친 종헌관을 원위치로 인도한다.

 

8. 다음은 헌작이 있겠습니다.

 

( 헌작(獻昨)-참석한 잠수인은 사회자 진행에 맞춰 각자 잔을 올리고 재배한다.) 

 

 한분씩 호명하면 나와서 용왕님에게 잔을 올리세요...

 

1. 종헌례(終獻禮)와 같다.

    이하생략  

2. 집사는 마지막에 헌작하는 분의 잔에 7분 쯤 따라서 다음 수순인 첨작을 할수있게 한다.

   (이를 위해 집사 두분은 맨 나중에 헌작을 행한다.)

 

9. 다음은 첨잔을 궤하겠습니다.

 

 (첨잔-첨잔의 의미는 놓인 잔에 술을 조금씩 더 따르는 행위로 신께 술을 더 권하는 의미다).

   첨작(添酌)!!!


1. 헌작이 끝나고 조금 있다가 초헌관이 다시 신위 앞으로 나아가 꿇어 앉는다.

2. 집사가  술주전자를 초헌관에게 건넨다.

3. 초헌관은 술잔에 세번 나누어 술을 첨잔하여 잔을 채운다.
4. 초헌관은 약간 뒤로 물러나서 삼배를 한다.

5. 집사는 초헌관을 원위치에 인도한다.


10. 다음은 개반삽시(開飯揷匙)가 있겠읍니다.

 

 (개반삽시(開飯揷匙)- 신위께 제물을 권하는 절차)

 

 개반삽시!!!

1. 집사는 메그릇의 뚜껑을 열고 수저바닥이 동쪽으로 가게 꽂아놓는다.

 
자 모두 엎드려 감모합시다.

 

    (감모- 허리를 숙인다는 뜻으로 신이 차려놓은 음식을 드시는 동안 참배자분들은 무릅 끓고 허리숙여 기다리는 절차)

 

1. 초헌관 및 모든 참사자(참석회원)은 엎드려 머리 숙이고 조용히 앉아 있는다. 


 

11. 철시복반(撤匙覆飯)

 

(철시복반이란 숭늉 그릇에 있는 수저를 거두고 메 그릇을 덮는 것을 말한다.)

 

1. 초헌관이 헛기침을 세 번하면 집사는 "감모를 바로합니다."라고 외치면 모두 고개를 든다

2. 집사는 숭늉그릇을 올리고 밥을 조금 떠서 숭늉그릇에 넣고, 수저를 내려서  제례 시작 전에 놓았던 자리로 옮긴다.
   그리고 메는 뚜껑을 덮는다

           

12. 마지막으로 신요례(神繇禮) 입니다.

    참석하신 모든 분들은 용왕님이 편히 가시라고 이별의 삼배를 하세요.

 

   (신요례- 신을 전송하는 절차)

 

    신요례(神繇禮) !!!


 1. 초현관 및 모든 참사자 (참석회원)은 신과 이별하는 삼배를 한다

 

13. 이제 음복례를 행합니다.

 

  (음복(飮腹)-재물과 술을 나누어 먹으며 안전 다이빙을 기린다.)


1. 집사는 초헌관을 모시고 향탁 앞에 궤하십니다.
2. 집사는 영위 전에 있는 술잔을 초헌관에게 드립니다.

3. 초헌관은 잔을 받아 음복한다.
4. 초헌관은 무릎을 꿇고 촛불의 불로 지방과 함께 축문을 소지(燒祗)하여 재를 하늘로 날린다.

   (소지(燒祗)-재문을 태워날리는 것으로 개해제의 마지막 절차. )

5. 집사는 초헌관을 모시고 원자리로 인도한다.

6. 집사는 중 한 사람이 "행사를 마쳤읍니다"를 3회 반복하여 외치며,

   예를 마쳤음을 고합니다.

7. 촛불과 향불을 끄고 상을 뒤로 물린다.

8. 집사는 돼지머리와 시루떡등을 잘라  "고시레~~ "  를 한다.

 

 (술과 음식을 전 회원이 나누어 먹으며 개해제 올리는 의식 절차는 모두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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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라이프

개해제 집사관 올림

2.제문(祭文)

 

유세차!!!

단기 사천삼백사십일년(4341), 서기 이천팔년(2008), 무자년 삼월 십육일

 

오늘 저희 "다이빙라이프"회원 일동은 지난 한해를 반성(反省)하고 감사(感謝)하며,

내일의 번영(繁榮)과 도약(跳躍)을 다짐하기 위한 일념(一念)으로 동해 한 끝자락인 남애리 바닷가에서 오대양의 용궁을 다스리며, 바다에 관한 모든 일을 관장하시는 전지전능(全知全能)하신 용왕님께 정성을 모아 성스러운 제(祭)를 올리나이다.

 

저희 "다이빙라이프"는 바다를 아끼고 사랑하자는 마음 하나로 모임이 결성되어,
바다를 배우고 바다를 닮으며,

그 속에서 하나가 되고자 모여서,

당신의 넓고 깊은 수중세계(水中世界)를 찾은 시간이 이제 일년을 조금 넘기게 되었나이다.

 

그동안 다이빙라이프 가족 모두를 아무 사고없이 안전하게 물속으로 인도하여 주시고,

아름다운 수중비경을 만끽하게 하여 주셨고,

그로인해 저희는 자연(自然)을 흠모(欽慕)하고 동화(同和) 되여,

인내(忍耐)와 협동(協同)으로 화목(和睦)과 단결(團結)을 배웠으며,

바다와 하나가 됨이 충만(充滿)하여,

수많은 추억과 기쁨을 함께하게 하여 주셨습니다.

 

이 모든 것이 바다를 사랑하는 저희들의 지선한 마음을 어여삐 여겨,

용왕님의 자애로우심으로 굽어 보살펴 준 덕(德)이 아니고 무엇이겠읍니까....

 

이에 주과(酒果)와 포(脯)를 진설(陳設)하고,

용왕님께 감사의 개해제를 삼가 고(告) 하나이다.

 

용왕님이시여....

삼가 올해에도 당신의 품 안에 안기려는 저희들을 너그럽게 허락(許諾)해 주시어,

안전하고,즐거운 수중여행이 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가 바다를 알고져 하오나,

잘 알지 못 함을 깨우쳐 주시고,

그로인해 감히 당신의 영역(領域)에 들고자 하는 무엄(無嚴)한 행동들을 자애(慈愛)롭게 받아 주소서!

그리고 자만과 만용을 버리고 바다를 두려워 하고,

순리(順理)를 거역하지 않는 겸손한 마음을 갖게 하여,

언제나 대자연에 맞섬과 이김보다는 순응으로,

살아있는 모든 것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 갈 수 있는 지혜을 주시고,

당신이 베푸시는 풍성(豊盛)한 바다의 혜택(惠澤)을 마음껏 누리도록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나아가서는 바다의 길을 가고져 하는 "다이빙라이프"의 영원한 발전과

회원 모든 분들의 가정(家庭)의 화목과 평안이 깃들 수 있게,

굽어 살펴 주시기를 엎드려 비나이다.

 

이렇게 저희가 준비한 소찬(素餐)이 조촐하여 보잘 것 없지만,

당신이 다스리시는 이 바다가 더욱 푸르고 맑게 출렁이는 생명(生命)의 장(場)으로 영원(永遠)히 저희들 곁에 함께 할 수 있게,

보살핌과 가호(加護)가 있으시길

"다이빙라이프"가족들이 간절한 염원을 기원(祈願)하며,

이 성스러운 제를 올리나니,

 

우리의 작은 정성을 흔쾌히 받아 거두시고,

절과 함께 이 한잔의 술을 흠향하여 주시옵소서...

 

다이빙라이프 가족 일동 올림

 

[개오지] 또는 [개호지]라는 말은 개호주라는 범의 새끼를 가리키는 경상도 방언이다.

 

"윗니 빠진 소호지 아랫니 빠진 개호지"하며 마치 동요처럼 부르는 이 말은

경상도 지방에서 어린이들이 6살 정도 되면 이갈이를 하는데,

젖니가 빠지고 영구치로 교체될 때 이 빠진 아이를 보고 또래들이 놀려대는 말이다.

 

여기서 소호지라는 말은 송아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소는 윗니가 없고 호랑이는 아랫니가 없는 데서 온 말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본인이 말하고자 하는 [개오지]는 또 다른 뜻으로 패류(貝類)의 일종인 복족류(腹足類)의 한 무리의 이름으로,

기구한 운명 속에서 난산에 난산을 거듭한 끝에 태어난 소라류의 한 이름이다.

패류(貝類)라고 하는 조개 패(貝)자는 이른바 이 조개 즉 개오지 무리의 모양에서 따온 상형문자라고 한다.

화폐(貨幣)니 재화(財貨)니 하는 글자들은 모두 조개 패자가 들어 있다.

이는 옛날 개오지의 패각이 화폐로 널리 통용되었음을 뜻한다.

오늘날에도 남태평양 어느 부족사회에서는 화폐로 이 조개껍데기를 쓰고 있으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장신구로 개오지를 이용하고 있다.


다소 지루할지는 모르겠으나 조개 패자가 들어있는 글자들을 몇 자 더 소개하면,

다음과 같이 돈과 관계가 많은 것 같다.

부채(負債), 탐욕의 탐할 탐(貪), 책임의 꾸짖을 책(責), 저금의 쌓을 저(貯), 세대(貰貸), 귀할 귀(貴), 매매(賣買), 자질(資質), 가치(價値), 등 등...

이외에도 많은 자료들을 종합해 볼 때 중앙아시아, 아프리카의 원시사회에서 화폐로 개오지라는 조개껍질이 사용되었음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개오지]의 패각을 자세히 관찰하면 그 각구(殼口)의 생김새가 여성의 성기를 닮았다하여

여성들이 이 조개를 몸에 지니고 다니면 다산(多産)하고 순산(順産)안산(安産)을 하게 된다고 믿었고

또 속설에는 남편이 다른 여자에 한 눈을 팔지 않는다고 한다.


일본 사람들은 다가라-가히(보패, 寶貝)라고 부르고 장신용구로 매우 귀하게 여기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이 개오지를 열쇠고리에 장식물로 달고 다니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다.

서양 사람들은 카우리(cowrie 또는 cowry)라고 부른다.

물론 조개의 한 종류를 가리키는 말이나 사전적인 의미를 보면 꽤나 귀족적으로 생긴 것 같다.

즉 길고도 좁은 입구를 가진 계란 모양의 조개라고 한다.

Cow는 물론 암소를 가리키는 말로 생물 이름에서는 주로 앞에 붙여 여성을 나타낸다.

[개오지]라는 우리말 이름이 탄생하기까지 꼬박 1년하고도 3개월이 걸렸었다.

젊은 시절 한국동물학회 산하에서 무척추동물의 이름을 우리말로 정리하고 있을 때 일이다.

이 조개의 우리말 이름은 마땅한 것이 없고,

일본 이름을 그대로 쓰면 보배조개, 보배고둥이 되며,

서양 사람들이 부르고 있는 [카우리]도 별로 신통치 못하고 해서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우리말 이름이 없을 경우 동식물의 이름을 붙일 때는 몇 가지 유의해야할 점이 있다.

그것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부르고 있는 이름의 뜻을 고려하거나,

생김새나 그 특징 등을 잘 나타낼 수 있는 말

또는 학명의 어원 및 뜻을 참고하기도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우리나라 각 지방을 널리 답사하며 순수 우리말인 방언을 찾아내는 방법을 쓰는 것이다.

 

그런데 [개오지]는 방언이 없는 것도 아니고 남부 해안지방과 남쪽 다도해 여러 섬에서는 널리 통용되고 있는 방언을 이미 조사해 놓고 있었다.

이름하여 개보지, 여우 보지, 꼬내기 보지(꼬내기=고양이) 등이었다.

 

이 조개는 난류성이기에 우리나라 중북부에는 서식하지 않는다.

헌데 이 방언이 아무리 널리 통용되고 있다손 치더라도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저속하고도 직설적인 여성의 성기를 가리키는, 낯을 붉히게 하는 원색적인 단어였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대로는 쓸 수 없고 어떻게든지 뜻과 모양을 상징하는 방언을 살리면서 순화된 이름으로 바꿔보기로 했다.

즉 [개브지], [개부지]하고 가운데 [보]자의 [ㅗ] 대신에 [ㅡ]로, [ㅜ]로, 이렇게 바꿔놓았다.

그러나 아무리 받아들이려고 해도 역시 찜찜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또 몇 달이 흘렀다.

이젠 이름 짓는 일을 더 미룰 수도 없고 해서 개[ㅂ]지 하는 [ㅂ]자를 바꾸어보기로 하였다.

[개고지, 개노지, 개도지, 개로지, 개모지, 개소지, 개오지, 개초지, 개코지, 게토지, 개포지, 개호지,...]
이런 식으로 한자 한자 떠올리면서 생각에 잠겨 있는 데,

[개오지]라는 말이 머리를 탁 치는 것이었다.

옳다 !. 생물 이름에는 앞에 '개'자가 붙는 말이 많다.

머루 개-개머루, 살구 개-살구, 개-가죽나무, 개-갓냉이, 개-고사리, 개-국수나무, 개-느삼, 개-다래나무, 개-벗나무, 개-별꽃, 개-비름 등등...

여기서 '개'란 [개 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 또는 [개꼬리 삼년 두어도 황모 안된다]라는 개자가 아니라,

가짜 또는 비슷한 것, 또는 다소 못 미치는 것이라는 뜻에서 우리나라 식물 동물들의 이름 앞에 흔히 볼 수 있는 글자이다.

[개오지]의 '개'는 그렇다 손치고 '오지'는 무엇인가.

오지그릇은 흙으로 빚어 불에 구원 만든 질그릇의 하나이다.

그렇다면 '오지'는 분명 자연물이 아니라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인조물이다.

다시 말해 [개-오지]란 가짜 인조물 즉 자연물이라는 말이 된다.


패류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일반 사람들은 이 개오지를 보면 대부분이 도자기처럼 구워 만든 인조물로 착각한다.

왜냐하면 색채가 다양하고 화려하며 무늬가 아름답고 광택이 유난히 반짝일 뿐만 아니라 여느 조개와는 그 생김새가 아주 독특하기 때문이다.

[개오지]란 이름은 보잘 것 없는 한낱 이물에 지나지 않지만,

가짜 인조물 즉 자연물이라는 뜻을 가진 그 이름은 일반인들이 그저 무관심하게 부르고 있지만,

나에게는 묘한 느낌의 이름이라는 생각과 함께 오랜 각고 끝에 만들어졌기에 명명 된지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흐믓한 마음과 더불어 입가에 남모를 미소를 감출 수 없게 한다.


 

저       자 :  류종생 선생님<한국패류학회 고문>

저자 소개 :  이미 작고하신 한국 최초의 패류학자

저       서 :  "원색한국패류도감"-일지사-

                  최초의 한국패류도감이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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