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호랭이가 담배피우던 시절 이야긴데요...

 

서해 앞 모랫바닥에는 꽃게들의 나라가 있었어요.

꽃게들은 모래에 몸을 묻고 있다가 밤이 되면 먹이를 잡으러 나오곤 했죠.

겨울이면 깊은 바다로 여행을 떠나 겨울잠을 잤어요.

 

이렇게 꽃게들이 사는 모랫바닥은 사람들이 사는 육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고,

인간들은 꽃게를 무척 좋아했기 때문에 해마다 더 많이 꽃게를 잡으러 왔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게들은 여전히 봄이 되면 육지 가까이 왔읍니다.

꽃게 나라에는 철없는 꽃게 공주가 있었는데,

꽃게들은 어려서부터 인간을 가까이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교육을 받아 왔았으며,

또 인간에게 잡히면 어떻게 되는지를 배우고, 잡히지 않는 방법도 배웠지요.

하지만 꽃게 공주는 수업시간이 너무 지루했었나 봅니다.

한번은 꽃게나라 과학선생님이 질문을 던졌어요....

 “여러분, 우리 꽃게들은 무슨 색깔이지요?”

꽃게 학생들은 저마다 자기 몸을 돌아 봤지만,

누구도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꽃게들은 뭐라 딱 꼬집어서 말하기 어려운 색깔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선생님이 설명을 해 줬어요...

“우리 꽃게들은 어둡고 조금 칙칙한 색깔을 하고 있어요.

암컷은 어두운 갈색이고, 수컷은 초록빛을 띤 갈색이죠.

갈색이라고 해도 회색에 가까운 탁한 색깔입니다.

우리 몸의 색깔은 한가지 색깔로 부를 수 없을 만큼 오묘하고, 저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정말 아름답지 않습니까?

이 색을 잃어버리면 우리 꽃게의 생명은 끝나는 겁니다.

부디 이 색깔을 자랑스럽게 여겨 주세요.”

하지만 꽃게 공주는 자기 몸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았었나 봅니다.

조개처럼 희거나 먼 바다의 산호초처럼 붉은 색이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꽃게 공주는 과학선생님이 하는 말은 귀담아듣지 않았어요...

“학생 여러분, 혹시 빨간색 꽃게를 보신 적이 있나요?”

빨간색 꽃게? 꽃게 공주의 귀가 번쩍했죠.

‘나도 빨간 꽃게가 되고 싶어!’

“여러분이 빨간색 꽃게를 본 일이 없는 건 정말 다행입니다.

빨간색 꽃게를 본다는 건 정말 슬픈 일이니까요.

그건 우리 꽃게들에게 죽음을 의미합니다.

우리 몸속에는 아스타산틴이라는 색소가 있어요.

우리와 같은 갑각류나 어패류가 적외선의 악영향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 갖고 있는 색소지요.

이 색소는 단백질과 결합해 있을 때는 청록색을 띠지만 분리되면 붉은색으로 변합니다.

단백질이 분리된다는 건, 우리를 삶거나 구웠다는 얘기죠.

70℃ 이상이 되면 단백질과 아스타산틴 색소의 결합이 끊어집니다.

인간들은 우리 몸이 붉게 변하면 군침을 흘리며 덤벼 들죠.

그들은 붉은색을 보면 식욕이 돋는다고 합니다.”

꽃게 친구들은 두려움에 떨었어요....

우리를 삶거나 구워 먹는다고?

우리가 죽은 걸 보면서 군침을 흘린다고?

여기저기서 아우성이었지요....

하지만 불행하게도 꽃게 공주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어요....

예쁜 빨간색이 된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느라 정신이 없었거든?

“특히 암컷 꽃게들은 주의해야 해요.

6월 암컷의 맛을 최고로 치기 때문에,

우리 꽃게 암컷들은 항상 몰살의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수업을 마친 꽃게들은 어떻게든 인간에게 잡히는 것을 피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집으로 돌아갔어요....

하지만 꽃게 공주는 반대로 빨간색이 되어야 겠다는 결심을 굳혔지요...

‘한번이라도 아름다운 빨간색 몸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꽃게 공주는 인간의 그물에 잡혔다가 가까스로 그물을 뚫고 살아 돌아온 늙은 꽃게를 만나러 갔어요.

“나도 붉게 변한 꽃게를 본 적은 없다.

하지만 붉게 변한 새우는 본 일이 있지.

인간에게 잡혀서 붉게 변하는 건 우리 게만이 아니다.

새우도 바닷가재도 우리와 같이 아스타산틴이 몸에 있어, 뜨거운 열로 가열하면 붉어진단다.

연어나 숭어 같은 물고기의 살색도 같은 성분 때문에 붉지....

그래, 그 색은 한번 보면 잊을 수가 없어....

물론 아름답단다.

하지만 죽으면 그것으로 끝인데, 아름다운 게 무슨 소용이겠니.....

내가 인간의 그물에 그대로 잡혀갔다면 너를 만나서 지금 이런 얘길 해줄 수도 없을 게 아니니....”

꽃게 공주는 죽는다는 게 실감 나지 않았어요.

빨간색으로 변하면 어떨까? 호기심을 멈출 수 없었지.....

그래서 오늘도 꽃게 공주는 인간들이 사는 곳 가까운 모랫바닥에서 인간들을 지켜 보고 있답니다. 


꽃게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꽃게는 너무 맛이 있고, 게다가 몸에도 좋답니다.

꽃게에 많은 타우린은 혈압을 정상적으로 유지해주는 역할을 하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당뇨병 치료에도 좋답니다.

꽃게가 멸종될 정도로 마구 잡아서는 안 되겠지만, 적당량을 고마운 마음으로 먹는 것도 괜찮겠지요..

그리고 꽃게 껍질이 붉은색으로 변한다고 영양성분이 달라지지는 않읍니다. 

더구나 이 아스타산틴 색소는 항산화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 답니다.

비타민 E보다 550배에서 많게는 1천 배의 항산화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건강 보조제나 화장품 등의 성분으로도 사용되며,

아스타산틴은 붉은색을 띄기 때문에 색소로도 사용되고 있어요.

특히 양식어류의 색상이 더 붉게 보이도록 사료에 첨가하기도 하는데,

그래서 합성한 아스타산틴은 관상용 물고기의 색상보조제로 쓰이기도 하답니다.

합성 아스타산틴은 천연과는 성분이 달라 먹을 수는 없답니다. 


글 : 이소영 과학칼럼니스트 글을 약간 편집 함

 

출처: 티스토리(http://arttradition.tistory.com)  올린이:  온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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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티스토리(http://arttradition.tistory.com)  올린이:  온누리 

나야 나,

인어공주!!!

왕자와 사랑을 끝내 이루지 못해서 물거품이 되어 버린 슬픈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이지.....

 

안데르센 아저씨가 나를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써주는 바람에 모두들 나를 가냘픈 청순 가련형 이미지로 알고 있을 거야.

나처럼 바다 속 공주생활을 꿈꾸는 사람도 있다더라.

사실 내 미모를 유지하면서 바다 생활을 하는 건 생각보다 힘들어.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려 줄게.



먼저 난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피부를 가졌어.

 

세심하게 관리를 해야 하지.

목욕탕 물속에 오래 있으면 손바닥이 쪼글쪼글 해 진 경험이 누구나 있을 텐데,

나도 그래.

손바닥이랑 발바닥 피부 세포 중에서도 특히 각질부가 물을 많이 흡수해서 그렇게 된다더라.

난 손바닥뿐 만 아니고 허리 아래로 물고기 몸을 제외한 나머지는 다 쪼글쪼글해져.

 

상상이 안 돼지?

공주 피부는 매끄러울 것만 같은데 말이야.

이건 과학적으로 농도가 낮은 쪽의 물이 농도가 높은 쪽으로 옮아가는 삼투현상 때문 이래.

농도가 낮은 쪽 목욕탕 물이 농도가 높은 쪽 사람 피부세포 속으로 들어와서 피부 넓이가 늘어나니까 손가락이 쪼글쪼글해지는 거지.

나도 쪼글쪼글해지는 건 마찬가지지만,

좀 상황이 달라.

난 바다에 사니까 목욕탕 맹물이랑 반대 현상이 나타난단다.

그러니까 어머니께서 김치를 담글 때 배추를 소금에 절이듯이 내 피부가 소금에 절인 것처럼 되는 거야. 맹물에 담가서 부피가 늘어나 쪼글쪼글해지는 게 아니라 소금에 절어 물이 빠져 나와서 피부가 쪼글쪼글해져.

물속에서 생활하다 보니 피부가 탄력이 없어서 왕자님을 만나러 갈 때 얼마나 신경이 쓰이던지. ㅋㅋㅋ

피부보다 더 힘든 게 있어.

이것도 삼투현상 때문이야.

민물에 사는 물고기바닷물에 사는 물고기가 몸 안에 물 농도를 조절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거 알고 있니?

 

민물에 사는 물고기는 앞에서 말한 삼투현상 때문에 몸 안의 체액 농도가 물보다 진해서 몸 안으로 물이 자꾸 들어오게 되잖아.

그래서 몸 안의 수분 농도를 일정하게 하려고 아가미에서 소금 성분을 자꾸 몸 안으로 받아들여.

몸 안에 물이 많아지니까 묽은 오줌을 계속 몸 밖으로 내 보내야 된대.

민물에 사는 내 친구 물고기가 그러더라.

반대로 나처럼 바다에 사는 물고기는 가만히 있으면 몸 안의 물이 밖으로 자꾸 빠져 나가서 몸 안에 물이 부족하게 돼.

그래서 바닷물고기의 아가미에서는 소금 성분을 몸 밖으로 내 보내고 오줌도 아주 진한 오줌으로 조금만 내 보내는 거지.

명색이 공주가 오줌 얘기하니까 민망하지만 바다생활하려면 어쩔 수 없더라.

물고기들은 오줌을 만드는 기관이 아주 단순한데,

다행히 난 하체가 물고기니까 그건 편해.

한 가지 더!

잠수병이라고 들어 봤지?

깊은 물속에서 잠수를 하던 잠수인들이 급하게 수면위로 올라오게 되면 몸이 마비가 되거나 죽을 수 있는 무서운 병 말이야.

잘 모르겠다구?

그럼 좀 더 설명해 줄게.

우리 몸속에는 상당량의 질소가 들어있어.

그런데 보통 때는 미세한 기체 상태로 있던 질소가 높은 기압의 깊은 물속에 들어가게 되면 혈액 속에 녹아 들어가게 되지.

그런데 깊은 물속에서 빨리 올라오게 되면 기압이 높아져 몸 속 질소는 다시 기체로 변하게 돼.

이때 발생된 질소 가스가 우리 혈관을 막게 되면 막히는 부분이 마비가 되거나 죽을 수 있어.

그래서 깊은 물속에 들어간 잠수부들은 매우 천천히 올라오면서 호흡을 통해 발생된 질소를 내뱉어야 한단다.

난 괜찮아.

깊이 가라앉았을 때 수압으로 인해 폐가 수축되면서 내부의 공기를 밀어내면 질소가 혈액 속으로 녹아들지 못하거든.

게다가 나에겐 몸속에 산소가 잘 달라붙게 해주는 미오글로빈 단백질이 있어.

부럽지?

미오글로빈이 뭔지 모른다구?

미오글로빈이 궁금하면 http://http://blog.daum.net/ssangheem/13135724 로 가서 읽어 보렴.

미오글로빈은 공기 중에 있는 산소와 잘 결합하고,

결합한 산소와 잘 떨어지지도 않아.

 

그래서 기압이 낮아져 질소들이 혈관 속에 들어오려고 해도 미오글로빈이 질소를 받아들이지 않게 해. 홍수 때문에 강물이 범람해서 지하실이 침수 되려고 할 때 만약 지하실에 물이 가득 차 있다면 범람한 물이 지하실 속에 들어오지 못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보면 돼.

나처럼 깊은 물속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고래도 근육에 미오글로빈이 아주 풍부하단다.

하지만 아버지는 우리들한테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천천히 올라가라고 당부하셔.

미오글로빈이 많은 산소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급격한 기압의 변화는 우리에게도 무리가 될 수 있거든.

으아! 이러고 보니 바다생활이 쉽지만은 않겠지?

그렇지만 푸른 바다 속에서 생활하는 게 낭만적이긴 해.

내 미모도 꾸준한 관리 덕분이야.

내가 왕자님을 보려고 이렇게 노력하면 언젠가는 왕자님과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믿어.

너희들도 가끔 인어공주 동화가 생각나면 바다로 놀러오렴.

안녕~

글 : 김경호 공주교대과학교육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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