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영상 제작의 이해 4
수중촬영장비 사용기

지금까지 내가 수중장비를 사용하면서 느낀 점들과 장비 선택시 고려할 사앙 등을 적고자 한다.

사실 ‘수중촬영장비 사용기’라는 타이틀로 정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필자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오해를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름대로 객관적인 입장에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한 장비정보를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글 | 최 찬 규
시네아트 감독 E-main : pd1@chollian.net

필자는 촬영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는다.

이 중 자신이 가지고 있는 캠코더로 수중촬영을 할 수 있느냐는 등의 질문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필자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현재 국내에서 주로 유통되고 있는 기종들을 한번쯤,

정보공유 차원에서 소개하고 싶었다.

조작성에 따른 수중하우징 분류


수중하우징은 크게 전자식기계식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식과 기계식의 구분은 장비조작을 단순하게 버튼식으로 하는가와

조작하는 모든 스위치를 그립에 장착해 한쪽 그립으로 모아 전자적으로 컨트롤하느냐 따라 구분한다.

이러한 전자식과 기계식에 따른 장단점때문에 구입에 있어 고민이 되기 마련이다.


내가 보유하고 있는 장비 중 전자식 컨트롤 그립을 이용하는 앰피비코(amphibico)사의 VX-1000용 하우징이 있다.

이 장비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이며 보편적인 VX-1000용 하우징이었다.

아니, 한두 가지 브랜드 외에는 더 이상 선택할 여지가 없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VX-1000 이외에 PD-150, VX-2000, TRV-900, 캐논의 XL-1, GL1 등에 이르기까지 꽤 다양한 종류의 하우징이 출시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필자가 수중하우징을 구입할 당시만 해도 선택에 여지가 거의 없었다.

실제 촬영에서는 꽤 많은 문제를 일으켰던 장비이기도 하다.


전자식 장비의 장점은 수중에서 조작하는 많은 버튼 중 주로 쓰는 버튼인 on/Off와 Zoom In/Out, Auto Focus 등이 그립, 즉 손잡이 쪽에 집결돼 있어 조작성 등에서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다.

문제는 바로 이 점이 아주 치명적인 단점으로 직결되기도 한다는데 있다.

제어하는 콘트롤러에서 고장이 발생할 경우,

모든 촬영이 중단된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실제 수중촬영시 한번 물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기가 여간 번거롭고 힘든 일이 아니다.

따라서 실제 촬영에서는 이러한 전자적인 문제가 발생될 지라도 나머지 조작장치,

즉 최소한, on/Off나 Focus등을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문제 발생시 전혀 조작이 되지 않는다.

참고적으로 설명하자면 이러한 순수전자식 하우징에서의 문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장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자적인 문제는 비단 본인이 소유하고 있는 기종뿐 아니라 모든 전자식 방식을 취하고 있는 장비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 필자는 촬영을 나갈 때마다 “이번도 무사히”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물에 들어간다.

한번 생각해 보자.

수많은 스텝들을 데리고 몇 시간을 달려서 현장에 도착했는데,

촬영을 시작하자 마자 기계고장으로 촬영이 올스톱 된다면?

이러한 상황은 정말 상상도 하기 싫을 것이다.


실제, 필자가 아는 사람도 먼 열대바다까지 가서 하우징이 문제를 일으켜 반나절만 촬영하고 피눈물을 머금고 돌아왔다고 한다.

또 아마추어 수중 촬영가 한 분은 문제가 발생하자 수중에서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돌로 하우징을 내리쳐 망가 뜨린 일도 있었다.

물론 여유 분의 촬영장비를 가지고 가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우리 나라 실정에서 여유 분으로 몇 대의 하우징을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기계식과 전자식을 겸해야


그러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계식을 쓰면 되지 않느냐?고 쉽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 기계식은 수중 하우징의 버튼 위치가 캠코더 버튼의 실제 위치에 그대로 외부 버튼을 만들어 놓은 것이어서 실제 물 속에서 조작할 때는 zoom in 따로 focus 따로 조작해야 한다.

이로 인해 바쁘게 손을 움직여야 하고 또 실제로 이렇게 움직이다 보면 화면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흔들림이 심해진다.

수중촬영을 할 때,

양손은 안정적으로 좌우 그립을 잡고 그저 손가락을 이용해 버튼을 조작 할 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우징은 기계식과 전자식이 결합된 방식이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출시되는 하우징의 경우,

평소에는 전자식 콘트롤러가 장착된 그립을 이용해 촬영하고,

전자 콘트롤이 문제를 일으켜서 작동이 되지 않으면,

하우징 각 부위에 장치된 버튼을 이용해 기계식 촬영으로 전환하면 된다.


또, 기존의 완전 기계식 하우징을 개조해 전자식 콘트롤러 손잡이를 장착시킬 수도 있다.

이러한 기술은 현재 우리 나라에서도 아주 가볍게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와 있다.

기존 하우징에 케이블을 연결,

육상에서 물 속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즉석에서 촬영지시나 보충촬영을 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도 가능하다.

이러한 시스템을 이용하면 촬영시에 수중카메라맨이 물 밖으로 나올 때까지 막연히 기다릴 필요 없이,

매 순간마다 즉석에서 같이 촬영에 동참할 수 있어 영상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수중 케이블은 약 100여 미터 정도까지 연결이 가능하다.


기존에 수중 하우징은 고장난 장비의 AS때문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켜 왔다.

한번 고장나면 외국의 본사로 보내서 수리를 받아야 하고 수리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수리기간이다.

가능한 빨리 수리를 해서 촬영에 임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한번 수리에 들어가면 약 15일은 기본이고 심한 경우에는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는 국내에서도 딜러 쉽을 가지고 있는 수입업자도 생겨나기 시작했고 또 확실한 수리를 위해 현지에 가서 교육을 받고온 고급인력도 있다.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시장구조인 것이다.

국내 개발자에 의한 수중하우징 선보여


그간 나는 왜 우리나라는 이 정도의 하우징을 만들지 못할까?하고 푸념을 갖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 귀가 번쩍 트이는 소식을 들었다.

다름 아닌 순수 국산 수중촬영장비를 개발했다는 소식이었다.

이런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내가 아니었다.

수소문해서 찾아가 만나보니 평소에 알던 사람이 아닌가?

난 너무 반가운 마음에 개발의도와 개발과정에 대해서 숨돌릴 틈도 주지 않고 질문을 해댔다.

그런데 접입가경이라 했던가?

대답은 나를 더욱더 충격으로 몰았다.


개발을 하는 그 분도 필자와 똑같은 기종을 갖고 있었고 또 필자가 겪었던 그러한 스트레스를 똑같이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젠 더 이상 수입하우징 때문에 마음고생하지 말자”고 스스로 결심한 후 개발에 임하게 됐다고 말한다.
하긴 필자도 하우징에 고장이 났을 때, 부품이 없어 엄청난 시간과 금전적인 손실로 얼마나 많이 속을 태웠던가?
잠시 옆으로 샜는데, 그 개발자의 말이 참으로 충격적이었다.

앞으로 “본인이 개발한 하우징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어떠한 경우라도 무상으로 수리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소비자 과실까지 말이다.

이건 정말 참으로 믿어지지 않는 말이었다.

난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해서 소비자 과실까지도 수리를 해줄 수 있는가가 너무도 궁금했다.

그러나 내용을 들어 보고서는 수긍할 수 있었다.


수중하우징을 개발할 때,

금형비나 거기에 들어가는 부품들을 주문 제작할 경우,

누가 한 두개씩 주문을 받아주겠는가?

그래서 각각의 부품을 주문할 때,

최소 천 개 이상씩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속사정으로 인해 어차피 소진해야 하는 부품들을 무상수리로 돌릴 수 있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 필자에게 수중하우징을 개발하는 과정에 업저버 형식으로 조금씩 참여하면서 견학할 기회가 주어졌다.

제작과정은 내가 상상할 수 없었던 부분까지 정밀 기계공학이 존재했고 부품 하나 하나를 직접 다 깎아서 제작하고 있었다.

많은 노력과 정성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필자는 그 이후로 그분을 존경한다.

물론 이런 공식적인 잡지에 개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지만,

정말 칭찬 받아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러한 장비들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 국산 제품의 품질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
실제로 우리 나라에서 수중장비를 개발하려면 어떤 사명감 같은 것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우리 나라 수중촬영장비 업계 시장이 너무 좁고 수요가 적기 때문이다.
하여간 이번에 국산 하우징의 품질을 테스트해 보니 외국 제품과 비교해서 전혀 손색이 없었다.

오히려 뛰어난 점이 더 많았다.

이 회사는 일본의 유명한 장비업체가 OEM방식으로 주문을 요청했을 정도로 탄탄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럼 현재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각 수중하우징의 특징과 사양에 대해 살펴보자.

소니 DCR-PC1/3/7/10/100/110용
수중하우징 Baja
▷ 소형 하우징, 교환 포트식, 크고 시원한 뷰-파인더, 누수경보, 알람, 플립형 색보정 내장 필터,

    30년 전통의 게이트사에서 특수 개발한 고강도 해수용 알루미늄 합금 재질.
▷ 소니 PC-110 캠코더의 LCD모니터를 하우징에서 볼 수 있으며,

    NP-FM91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는 Open LCD Version
▲최대방심수심 : 90m
▲크기 : 190×165×139mm(Closed형), 190×165×191mm(Open 형)
▲컨트롤 : Power on/Off, Record/Standby, Auto Focus on/Off. Internal Color Correction Filter, Zoom In/Out, Still Photo
▲액세서리 : Standard Port and Dome for Baja PC series, Replacement Standard Dome for Baja PC series, Optional Flat Port for Baja PC series, Wide Angle Port and Baja PC series, Replacement Wide angle Dome for Baja PC series, Replacement Flat Port Element for Baja PC series.

소니 DCR-TRV900 & DSR-PD100 겸용

수중하우징 Diego
▷교환 포트식, 크고 시원한 뷰-파인터, 외부모니터 장착 가능,

   소니 캠코더용 모든 배터리 규격 사용 가능,

   누수경보 알람, 플립형 색보정 내장 필터,

   30년 전통의 게이트사에서 특수개발한 고강도 해수용 알루미늄 합금 재질.
▲최대방심수심 : 90m
▲크기 : 279×152×152mm(손잡이형)
▲컨트롤 : Power on/Off, Record/Standby, Manual Iris Control, Internal Color Correction Filter, Zoom In/Out, White Balance/Exposure, Auto Focus on/Off, ManualFocus. Still Photo.
▲액세서리 : Standard Port and Dome for Diego. Wide Angle Port and Dome for Diego, Optional Flat Port for Diego, Replacement Flat Port Element for Diego, Replacement Wide angle Dome for Diego, Replacement Standard Dome for Diego.

소니 DCR-VX2000 & DSR-PD150 겸용

수중하우징 Diego


▷교환 포트식, 크고 시원한 뷰-파인터, 외부모니터 장착 가능,

  소니 캠코더용 모든 배터리 규격 사용가능,

  순수정보 알람, 플립형 색보정 내장 필터,

  30년 전통의 게이트사에서 특수 개발한 고강도 해수용 알루미늄 합금 재질.
▲최대방심수심 : 90m
▲크기 : 387×177×285mm(손잡이 포함)
▲컨트롤 : Power on/Off, Record/Standby. Manual Focus Knob. Manual Exposure Wheel, Neutral Density Control, Internal Color Correction Filter, Zoom, White Balance, Focus A/M Switch, Exposure Button, Still Photo.
▲액세서리 : Replacement Wide Angle Lens for Diego, Replacement Dome for Diego, Optional Flat Port for Diego, Replacement Flat Port Element for Diego.

캐논 XL-1용

수중 하우징 Diego


▷교환 포트식, 크고 시원한 뷰-파인터, 외부 모니터 기본 장착,

   누수경보알람, 플립형 색보 정 내장 필터,

   30년 전통의 게이트사에서 특수 개발한 고강도 해수용 알루미늄 합금 재질.
▲최대방심수심 : 100m
▲크기 : 400×279×mm(손잡이 포함)
▲컨트롤 : Power on/Off, Run/Stop, Record/Standby, Manual Focus Knob, Neutral Density Control, Internal Color Correction Filter, Zoom In/Out, Iris Control, White Balance and Still Photo, Outo/Manual Focus Switch.
▲액세서리 : Replacement Wide Angle Dome for Diego, Optional Port for Use With the 3X Lens, Optional Port for Use With the 16X Lens.

VX-2000 PRO


▷수중 전용 설계의 0.5배 멀티 코트 수퍼 와이드 전환 렌즈

▷레버 조작에 의한 하우징 내장식의 컬러 보정용 플립 필터구비

▷뷰-파인더 사양과 2.5형 컬러 모니터 사양의 2 종류를 준비

▷개페하기 쉬운 락 노브 채용

▷3개의 기능확장 포토의 표준 장비(커넥터는 옵션)

▷4700K 고색온도 비디오 라이트 BLX-55W대응

▷확실한 hold의 캐링 핸들 채용

▷수중 중량 100g으로 뛰어난 수중 밸런스.
▲내압심도 : 75m
▲크기 : 235×338×404mm(HxWxD)
▲중량 : 8.5kg
▲수중 중량 : 약 100g.
▲재질 : 내부식 알루미늄 합금.
▲부속 : 와이드 전환 렌즈, 포커스 기어, 줌 기어, 드라이버 숄더 벨트, LANC 케이블, 음성 케이블 2개, 리듐 전지 CR-2, O링, 실리콘 그리스, O링 리부버
▲모니터사양 : 액정 모니터 전용 푸드, 영상 케이블, 알칼리 단3 전지
▲파인더사양 : 파인더 스페이서-, 리튬 전지 CR2032


이상과 같은 수중하우징이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

한가지 더 소개한다면,

수중하우징에 사용할 수 있는 “하우징bc(하우징 부력조절기)”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7∼8kg나 되는 하우징을 물 속으로 갖고 들어가면 상당한 무게감을 느끼게 된다.

대부분의 수중하우징은 하우징만 사용할 경우,

수중부력 면에서 불편한 점은 없는 편이지만 하우징에 수중 라이트 등을 장착하게 되면

대부분의 하우징은 음성부력이 심해진다.

하우징의 부력은 약간 양성이나 약간 음성일 때는 촬영에 문제가 없지만,

심한 음성부력일 경우, 잡고 있는 팔의 통증이나 떨림 현상으로 인해 촬영이 매우 어렵게 된다.

이와 같은 경우, 너울이나 조류가 없는 잠잠한 수중에서는 그런대로 촬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조류가 있는 바다에서는 한 손으로 어딘가를 잡아야 하고 몸의 균형을 지탱하면서,

한 손으로만 촬영을 해야 하는데,

이때 하우징이 무거우면 촬영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어려움은 사실상 거의 모든 수중 촬영자라면 어렵지 않게 경험하는 일이다.

하지만, 좋은 수중영상을 얻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여겨왔다.

 

이 점을 해결하고자 국내의 어느 수중장비 업체에서는 수심에 관계없이 촬영자가 스스로 공기를 주입하거나 빼서 하우징의 부력을 맞출 수 있는 “하우징bc”를 고안해 냈다.

사용할 수 있는 장비로는 캠코더용 수중하우징, 수중카메라 하우징, 니코노스 카메라 세트, 니코노스 rs 등 거의 모든 수중촬영 장비에 사용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웬만한 기종들을 소개했는데,

이번 설명에서 제외된 엠피비코사의 제품은 본 잡지에서 크게 다룬 적이 있어 지면 관계상 생략한 것이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수중하우징이 더 있지만 일단은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비디오 카메라를 기준으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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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영상 제작의 이해 3
수중촬영의 테크닉Ⅰ

이번 호에서는 실제 수중촬영에 필요한 몇가지의 테크닉에 대해서 기술하고자 한다.
수중촬영의 기본적인 테크닉 중 색온도수중조명에 대해 알아보고
다음 호에서는 실제 사례를 들면서 설명하기로 하겠다.

글 | 최 찬 규
시네아트 감독 E-main : pd1@chollian.net

최근 수중에서 촬영 제작된 영상물을 방송에서 보면 육상에서 제작된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작품성이 뛰어난 것도 있지만 어떤 작품은 촬영자의 기본기 조차 의심스러운 경우도 눈에 띈다.

이렇게 엉성한 작품들이 방송 전파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결코 그 작품이 뛰어나서라기 보다는

수중 영상물에 대한 희소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이 같은 촬영물들이 범람하면,

우리 나라 수중촬영업계는 전반적인 수준저하와 함께 수중촬영가들에 대한 신뢰감 상실로 이어져,

시장형성은 커녕 시청자들에게 외면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제작자들은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또 수중촬영가들도 더 이상 의뢰인들의 요구사항이나 불만을 그저 수중상황 탓으로 돌리거나 수중에 대해 뭘 아느냐는 식의 변명은 삼가해야 할 것이다.

 

수중촬영은 언제까지나 수중촬영 전문가들의 몫 만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다이빙 인구의 저변 확대로 육상의 촬영 전문가들이 대거 다이빙에 입문해 수중촬영 영역까지 커버할 수 있게 된다면,

현재 수중촬영을 전문적으로 한다는 몇몇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상당수의 수중촬영가들은 수중촬영가로서의 생명력과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수중촬영물들의 질적 저하 문제들이 왜 그렇게 많이 발생하는 것일까?


이는 촬영의 기본기인 카메라 워크와 아주 기본적인 조명,

즉 라이팅 조차도 모르고 수중촬영에 입문하기 때문이다.

 

수중촬영에 앞서 카메라에 대한 기본기를 닦는 게 급선무다.

그저 ‘자동으로 찍으니까 되더라’ 등의 말들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방송용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사람이 촬영현장에서 촬영콘티는 물론이고 아주 기본적인 촬영용어 조차도 못 알아듣는다면 곤란하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개인적으로는 수중촬영물에 대한 수주가 떨어질 것이고 자신의 몸값(?)도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이번 호에는 국내 수중촬영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현재 수중에서 가능한 촬영수준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지면관계상 수많은 상황을 일일이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일단 몇 가지 특정한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어떤 예능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을 다이빙시키면서 물 속에서 신나게 노는 모습 등을 실시간 생방송으로 내 보내고 싶다.

가능한 일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주 쉽게 할 수 있다.

먼저 카메라 하우징에 약 100미터 정도 되는 케이블을 연결해 육상에서는 직접 모니터링을 하면서 카메라맨에게 간단히 지시,

즉 어디어디를 더 디테일하게 잡아 달라는 등의 요구를 할 수 있다.
그럼 어떻게 말을 전달할까?

그것도 아주 간단하게 할 수 있는데,

일반 마스크가 아닌 풀페이스 마스크를 다이버가 얼굴에 쓰면 물 속에서 출연자들과 또는 육상의 연출가와 대화를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육상에서는 모니터 화면과 스피커를 통해 영상과 사운드를 얻을 수 있다

물속에 자동차를 집어 넣어 그 속에서 탈출하는 연기자들의 모습이나,

또는 어떤 구조물을 물 속에 집어 넣고 탈출하려고 아우성치는 장면 등을 촬영한다면,

어떻게 찍어야 할까?

이런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마땅한 장소와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장소 섭외나 테크닉 모두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

마치 미국의 유니버셜 스튜디오처럼 실내 풀에서 말이다.

만약 디지털이 아닌 필름작업이라고 할 때도

여러분이 잘 아시는 영화 ‘에일리언’의 장면처럼 연기자들의 얼굴표정이나 움직이는 모습까지도 쉽게 촬영할 수 있다.
그리고 수중노출계를 이용하면 정확한 노출 값을 측정할 수 있다.

또 육상처럼 레프(반사판)를 쓰면서 빛의 강도와 세기를 조절해서 소프트하고 자연스러운 라이팅도 가능하다.

현재 우리가 수중에서 쓰고 있는 일반적인 텅스텐과 데이라이트는 광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특히 일반적으로 쓰는 50와트나 100와트 등의 용량으로는 영화촬영, 즉 필름작업시 광량은 더욱 부족하다.

필름작업을 한다면 수중 조명을 따로 설치해야 한다.

즉, 광량이 뛰어난 데이라이트 등을 사용해야 한다.

비록 이러한 장비가 국내에 없어 외국에서 수입해 촬영한다 해도 해외에 가서 비싼 용역비를 주고 촬영하는 것보다는 훨씬 저렴하게 찍을 수 있다.


몇 년 전 미국의 영화사들의 수중촬영시스템을 본적이 있는데,

그들의 시스템을 우리 나라에 적용하는 것은 그렇게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었다.

문제는 인력과 홍보다.

첫 번째 이런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인력, 즉 35밀리, 베타, 6미리 등 어떤 기종이라도 능숙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또 필름작업을 할 때의 조명 사용에 대한 노출을 어느 정도 충분히 다룰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이런 시스템의 활용 및 홍보문제인데,

이는 쉬울 것 같지만 매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가 앞으로 이런 시스템을 자주 이용하고 활용하지 않는다면 발전하기 힘들 것이다.


물 속에서 연기들의 얼굴표정 등 디테일한 모습들과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로 촬영할 수 있을까?

이는 육상에서의 카메라워크나 촬영 기본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아주 쉬운 문제이다.

물론 다이빙 실력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지만.

지난 호에서도 간략하게 언급했듯이 실제 수중촬영은 물 속을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어야 한다.

육상보다 더 자유자재로 움직일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상해 보라.

만일 필름을 사용해 영화를 촬영해야 한다면 그 장비의 무게만도 70킬로그램이나 된다.

이 무거운 것을 수중에서 이리저리 들고 다니며 촬영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다이빙실력이 부족하다면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한 장면은 찍기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거의 제자리에서 촬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움직임으로 인한 화면의 흔들림 등의 문제가 반드시 수반된다.

하지만 뛰어난 다이빙 실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그 무거운 장비들을 물 속에서 가볍게(물론 엄청나게 힘들지만) 이리저리 움직이며 촬영할 수 있다.

이 정도의 다이빙 실력과 카메라워크를 보일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필자가 얼핏 헤아려도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기획자들 입장에서는 수중촬영이 너무 번거롭고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필자가 작년 이맘때 수중드라마를 찍은 실례를 들어보자.

그때도 역시 똑같은 반대와 걱정의 소리를 무릅쓰고 촬영을 한 적이 있다.

다행히 결과가 좋아서 방송국 간부들의 인식이 완전히 달라지는 모습에 조금은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있었다.

메이저 방송국에서조차도 이러한 인식을 갖고 있는데 하물며 일반 프로덕션에서는 오죽하겠는가?

이제는 정확한 상황인식과 확실한 수준도 제작자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

필자는 이런 면에서 유치하게나마 사명감 같은 것을 갖고 글을 기고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열거한 사례들보다 실제로 더욱더 재미있는 부분이 많이 있지만,

다음 호에서 다루기로 하고,

이제부터는 수중촬영의 기본적인 것을 다루기 위한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하겠다.

이번 호에서는 수중촬영의 기본적인 테크닉을 다루고,

다음 호에서는 실제 사례를 들면서 설명하기로 하겠다.

▶▶▶수중에서의 색온도

필자가 얼마 전에 TV를 시청할 때였다.

어느 섬 물 속의 비경을 잠깐 방송한 적이 있었는데,

그 화면을 보고 느낀 점은 물 속이 온통 파랗게 보인다는 것이었다.

아주 새파란 색에 묻혀서 은빛 나는 자리돔떼들 조차 파르스름하게 나오는 것을 보며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바위에 붙어사는 많은 생물 군상들조차 형체만 보일 뿐,

원래의 색이나 아름다움이 파란색에 다 묻혀 버린 것을 보고 ‘저것은 아마추어가 찍은 것이다’라고 감히 생각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무슨 기준으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색 온도를 조절하지 못한 것을 보고 판단한 것이다.

만일 프로카메라맨이라면 색 온도 정도는 확실하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수중촬영 분야는 육상의 전문가 출신이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저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다가 더불어 비디오 촬영까지 한다는 생각으로 수중촬영을 시작한 경우가 상당수다.

그들이 주변사람들로부터 가끔 수중촬영을 의뢰 받으면서 전문가(?) 아닌 전문가로 변신하는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그렇다면 위에서 언급한 파란색에 묻혀 버린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이는 바로 캠코더에 말하는 화이트밸런스 모드,

전구모드(캘빈도 3200 정도의 상황에서 사용하는 모드)로 찍어서 생긴 문제이다.

편의상 캘빈(색온도를 나타내는 단위)이라는 등의 말보다 쉽게 전구모드 또는 스탠다드태양광모드로 표현하기로 한다.


왜 이러한 색 온도로 찍으면 문제가 생기는 것일까?.

색 온도는 최소한 물 속에서 만큼은 중요하게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다.

그 이유는 전구모드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전구모드는 언제 써야 하는가?


예를 하나 들어보자.

수중에서 절벽을 따라서 가고 있는 다이버들의 모습을 찍어야 한다고 가정해 보자.

물론 그 절벽 밑은 아주 깊은 바다처럼 비춰져야 하고 또 절벽 옆조차도 아주 파란 바다처럼 비춰지게 촬영을 해야 한다면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까?

막상 물에 들어가서 물 속 시야나 물 색깔을 살펴보면,

그 날 일기상태에 따라서 어떤 때는 파란색의 바다이기도 하고 어떤 때는 부유물로 인해 기대했던 것만큼 파란색을 띠고 있지 않다.

오히려 약간은 파랗고 또 한편으로는 뿌연 그런 상황을 아마 다이버라면 숱하게 겪어 봤을 것이다.

바로 이때 유효 적절하게 쓸 수 있는 것이 캠코더의 화이트밸런스 세팅을 전구모드로 조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캠코더의 모니터 창으로도 화면의 파란색이 상당히 강해진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부유물질의 감소효과와 더욱 파란 색의 질감이 더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항상 이러한 상황에서만 색 온도 조정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필자의 경우,

어떤 때에는 아주 맑은 물 속의 상태에서도 전구모드로 조정한다.

아주 깊은 수심의 효과를 줄 때나 남태평양 바다처럼 맑고 투명한 바다에서 물 속에 있는 지형이나 주변의 특성을 특별히 살릴 필요가 없을 때 이러한 모드를 사용해 촬영하기도 한다.


현재도 많은 이들이 모니터로 보이는 파란색감이 바다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으로 이런 전구모드로 촬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일리는 있지만 실제 이러한 모드는 아기자기하고 디테일한 장면을 찍을 때는 되도록 사용해서는 안될 모드이기도 하다.
가령, 전구모드로 맞추고 촬영할 때

피사체가 가까이에 있는 생물체이거나

또는 아네모네 피시 같이 아주 선명하고 복잡한 색깔을 보이는 물고기들일 경우에는

오히려 적절치 못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물고기나 다른 피사체의 색감이 파란색에 묻혀 위에 언급한 것처럼 물고기 본연의 색이나 질감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조명으로도 이를 해결할 수 있지만,

촬영을 하면서 조명을 한다 해도 원색보다는 그 주변이 상당히 왜곡된 색깔로 보여지며,

실제로 스탠다드 모드로 찍으면서 촬영할 때보다 원색의 재현이 더욱 어렵게 된다.

또 한가지 문제점은 이러한 색감으로 자주 촬영을 하면,

편집시에 스탠다드 모드로 찍은 화면과의 컬러차이가 심하게 나기 때문에 곤란하게 된다.

따라서 항상 목적을 갖고 생각하면서 사용해야 한다.


전구모드는 육상에서 촬영시 흔히 낮에 새벽 분위기를 내기 위해 블루 필터를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지만,

피사체의 종류에 따라서 분명히 달라져야 한다.

필자가 다른 모드에 비해 전구모드,

즉 3200캘빈으로 촬영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은

푸른색의 효과를 내는 전구모드는 물 속에서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모드이지만,

상황이나 피사체에 따라 그 장단점이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를 적절히 촬영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색 온도에 대해 분명한 이해와 장단점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저 어찌하다보니까 그렇게 찍었다’,

‘그냥 오토로 찍었다’는 말들은 프로라면 절대 해선 안될 말들이다.


그럼 스탠다드 모드와 태양광 모드는 언제 사용해야 하나?


일반적으로 스탠다드 모드는 말 그대로 물 속의 상태가 가장 무난할 때 사용한다.

쉽게 말해서 광량이나 바닷물의 색감이 가장 정상적이어서 특별한 조작이 필요 없을 때 사용한다.

태양광 모드는 깊은 수심에서 약간은 어둡고 칙칙할 때 조금이라도 더 밝게 보이는 효과를 주기 위해 사용한다.

또한 낮은 수심에서도 광량이 모자랄 경우 더 밝게 보이는 효과를 줄 수 있다.


▶▶▶수중에서의 조명

필자가 많은 수중촬영가들을 보면서 느낀 것은 아직 수중조명에 대한 이해와 기본기가 부족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점이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이런 지면을 통해 필자가 알고 있는 유치한 노하우와 경험, 지식을 공유하고 싶었다.


우선, 수중조명의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참고로 몇 가지를 말하자면,

기존에 우리가 하우징에 장착해서 사용하고 있는 작은 용량의 조명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또 수중에서도 육상과 마찬가지로 레프(반사판)를 사용할 수 있으며,

킬로와트 개념의 조명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필름으로 찍을 때는 더욱 절실하게 요구된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현재 우리 나라의 수중촬영 실력은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특히 자연다큐멘터리 분야에서는 선진국 못지 않게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문제는 인물을 다루는 촬영에 있다.

이는 자연다큐를 촬영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이점이 내가 본지에 기고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데서 비롯된다.

뛰어난 시스템, 장소, 인력이 있는데도 정보 교류가 부족해서 비싼 외화를 낭비해 가며 해외 촬영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감히 말하건대 우리 나라 수중촬영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지원 및 교류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특히 수중촬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성심 성의껏 안내하고 가르쳐 드릴 용의가 있다는 것을 본 지면을 빌어 분명히 밝혀둔다.
서론이 너무 길었는데,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오늘날 수중촬영에 따라 수중조명은 다양하게 사용된다.

따라서 다음의 내용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고 본인의 개인적인 기준일 수 있다.

우선 자신만의 고유한 테크닉을 개발하는 것이 여러분 자신의 스타일을 만드는데 필요하다.

최근 수중촬영용으로 다양한 조명이 나오고 있다.

HMI, 백열등, 자외선 등과 많은 부속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움직이는 피사체를 찍기 위한 수중촬영은 확산유리필터(diffusion glass filter) 등을 사용해 빛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 사용 전에는 항상 램프헤드, 커넥터, 플러그 케이블 등의 상태를 점검해야 하며,

라이팅 시스템에 친숙하고 간단한 수리나 유지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


인공조명은 피사체의 컬러밸런스이미지 콘트라스트를 수정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과 같이

노출시야를 위해 광량을 조절하는데 있어 꼭 필요하다.


수중에서 분산된 입자에 대한 인공조명의 분산은 흔히 백스캐터링(Backscattering)으로 알려져 있다.

그 효과는 심한 안개나 눈보라가 칠 때,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를 켜고 달릴 때 느끼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런 백스캐터링은 카메라에서 조명을 분리하거나 하나의 강력한 조명보다 중간정도의 조명을 여러 개 사용한다.

또는 리플렉터(reflector)나 차광판(barndoor) 등을 이용해서 날카로운 광선을 만듦으로써 많이 감소시킬 수 있다.


움직임이 많은 피사체를 향해 조명을 비출 때는 고정식보다는 손으로 들고 비추는 방식이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손으로 들고 비추는 조명은 움직이는 피사체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어 적정 노출비를 맞출 수 있다.

이때 백스캐터링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카메라 렌즈 축에 대해 45∼90도의 앵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또한 피사체의 종류에 따라 다르고 개인적인 취향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방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가능한 조명을 비춰주는 사람과 카메라맨의 호흡이 맞고,

다이빙 실력이 비슷해야 한다는 점이다.
태양광선과 비슷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조명을 카메라 위에 위치시켜야 한다.

단지 자연광과 비슷한 데이라이트를 사용했을 때 가장 효과가 좋다고 할 수 있다.


자, 그렇다면 수중촬영을 할 때 사용하는 조명 종류의 정석은 무엇일가?

결론부터 말하면 정석은 없다.

그 이유는 흔히 수중조명은 데이라이트텅스텐라이트로 크게 구분하는데,

각각의 장단점이 분명하게 구분되기 때문이다.


우선 필자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면,

찍고자 하는 피사체의 종류에 따라 조명의 종류와 광량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바라쿠다와 같은 대형어류들을 찍을 때는 광량을 많게 하고,

반사율이 큰 텅스텐을 선호한다.

조명에 반사되는 은빛 몸통의 색깔이 일품이기 때문이다.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갈치를 생각해 보자.

실제로 갈치를 물에서 막 잡았을 때 모습을 봤던 분들은 그 아름다운 은빛 색깔에 감탄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피사체들은 데이라이트보다는 광량이 강력한 텅스텐이 훨씬 효과적이다.


하지만 디테일하고 컬러풀한 소형 어류들을 찍을 때는

강력한 조명보다는 데이라이트처럼 은은하고 자연광에 가까운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물론 데이라이트도 광량이 몇 킬로와트가 되는 것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하우징에 라이트를 장착하는 소형기종으로 촬영하는 것을 전제로 하자.


이처럼 수중에서의 조명은 어떤 것이 정석이라고 말하기 보다 어떤 종류의 피사체를 찍을 것이냐에 따라서 조명을 선택하는 것이 정석이라 생각한다.

흔히 데이라이트의 단점으로,

약한 광량과 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떠올린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데이라이트의 광량에 대해서 필자는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데이라이트는 빛이 소프트하다.

이로 인해 수중촬영을 할 때는 빛이 피사체에 잘 들어맞지 않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쓰는 텅스텐 조명 특유의 노르스름한 색깔과 특유의 반사되는 느낌에 익숙해져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조명 각각의 빛의 특징에 대해 확실한 이해와 감을 잡고 있어야 한다.


수중촬영을 하는 사람들이 알고 있는 조명의 종류는 몇 개나 될까?

크게 나누어 보면 아마 데이라이트나 텅스텐라이트 정도일 것이다.

그것도 하우징에 장착시켜서 사용하는 조명정도,

더구나 현재까지 데이라이트를 써본 사람들도 드물 정도이니 열악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모든 것에는 기초가 있다.

촬영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냥 눈대중으로 어깨 너머로 본 경험을 마치 자신의 지식인양 착각하는 것도 슬픈 일이다.


수중에서의 조명 역시 마찬가지다.

흔히 일부 업자들이 광고하는 카탈로그에 나오는 조명만을 전부인양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진정한 프로들이라면 각각에 맞는 조명을 연구해야 하고 또 그에 맞는 조명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미국의 모 유명한 영화사 스튜디오에 가보면,

‘에일리언’이나 기타 다른 수중장면을 찍기 위해서 만든 거대한 인공풀이 있는데,

그들이 수중에서 사용하고 또 설치한 조명들을 보면 완전히 개념이 다르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데이라이트를 쓰는데 그것도 육상에서 쓰는 조명의 광량보다 더욱 강력한 것이다.

우리가 주로 사용하고 있는 50와트 정도의 용량과는 엄청난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주어진 여건에 맞춰 조명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수중에서의 조명은 분명 정석은 없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기본은 분명히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각자가 사용하고 있는 조명의 종류에 대한 분명한 이해와 빛의 차이에 대해서도 확실한 감을 갖고 있어야 된다.

촬영하고자 하는 피사체의 종류에 따라 적절한 조명을 써야 좋은 화면을 얻을 수 있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정립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시청자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본다면,

수중에서 자전거 타기,

스노우 보드 타기,

씨워커(물속에서 그냥 걸어다니며 말할 수 있는 장비)를 이용한 수중인터뷰,

작년에 필자가 촬영한 수중에서 머리 커팅하기,

수중환갑식,

수중결혼식,

수중드라마 등

수중촬영이 필요한 아이템들이 셀 수 없을 만큼 끝이 없다.

 

이렇듯 수중촬영의 세계는 넓고 그 응용성은 무궁무진하다.

이에 비해 소화해 낼 수 있는 전문적인 수중촬영가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지금까지 실제 수중촬영에 필요한 몇 가지 테크닉에 대해 알아봤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글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판단과 경험에서 쓴 글임을 다시 한번 밝혀 둔다.

제대로 된 수중영상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위의 글들을 참고로 하여,

촬영에 필요한 몇 가지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한 분명한 이해와 장단점을 파악하고,

각자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정립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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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영상 제작의 이해 2
수중촬영의 특성

많은 사람들이 스킨 스쿠버다이빙에 대한 질문과 수중촬영을 의뢰한다.
그때마다 느낀 점은 수중 환경에 대한 상식이 너무나 부족해서 많은 경비를 들여 국내외로 촬영을 가지만 원하는 영상을 얻지 못하고 숱한 시행착오를 겪는다는 것이다.
연재를 통해 수중촬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이번 호에는 수중촬영의 특성에 대해 알아본다.

글 | 최 찬 규
시네아트 감독 E-main : pd1@chollian.net

육상촬영에서 불가능한 샷 구현 가능


‘미션임파서블Ⅱ’라는 영화가 개봉되기 전 예고편이 공개됐을 때 많은 사람들은 그 멋지고 인상적인 장면을 접하고 영화를 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을 것이다.


이 영화 첫 장면에서의 카메라 앵글은 멀리 보이는 까마득한 절벽을 담고 있다.

화면은 서서히 가까워지고 절벽에 붙어있는 까만 점 하나가 보이기 시작한다.

점점 가까워지는 화면에서 맨몸으로 절벽을 올라가는 낯익은 외국청년(톰크루즈)을 발견하게 된다.

카메라는 절벽을 기어올라가는 그 청년을 원거리에서 점점 가까이 확대하면서 정상에 도달할 때까지 까마득한 절벽전체를 함께 올라간다.

이윽고 정상에 도착한 청년은 지령이 담겨있는 선글라스를 끼고 임무를 부여받은 다음,

여성팬들을 꼼짝못하게 만드는 환상적인 미소와 함께 멋진 폼으로 선글라스를 절벽 아래로 던져 버린다.

카메라 앵글은 정상의 그 청년 주변을 360도 회전하고는 절벽 아래로 떨어지면서 폭발하는 그 선글라스를 따라 간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 까마득한 절벽을 따라 광대한 자연을 보여주던 그 멋진 장면을….


이런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과연 어떤 촬영 장비들이 필요할까?


멀리서 절벽을 잡기 위해 헬기 및 특수장비가 필요할 것이고, 수많은 카메라와 엄청난 장비가 동원돼야만 할 것이다.

물론 세트장에서의 촬영이나 CG로 대체할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카메라맨이 수퍼맨처럼 날라 다닐 수만 있다면 카메라맨 혼자서 장비의 도움 없이 촬영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같은 평범한 카메라맨들은 막대한 장비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장면을 수중에서 촬영한다고 가정해 보자.

 

수중에 솟아있는 수 백미터가 넘는 협곡에 잘생긴 청년이 스쿠바 장비를 매고 그 협곡을 올라가 정상에서 선글라스 대신 마스크를 벗어 던져버리는 장면을 촬영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육상처럼 헬기를 사용할 수는 없으니 잠수함이라도 동원해야 할까?

지미집이나 이동차는 사용할 수도 없다.
수중촬영에서는 이 같은 장면을 의외로 간단히 소화할 수 있어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지난 호에서도 간략히 언급했듯이 수중은 육상과는 전혀 다른 세계다.

물은 공기에 비해 밀도가 800배나 높아 육상보다 중력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마치 무중력 상태에서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이는 새처럼 날아다닐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수중촬영의 가장 큰 특성이라면 오직 1장비,

즉 카메라와 카메라맨으로 이루어진 1인 촬영시스템이라는 점이다.

수중촬영이 1인 촬영시스템일 수 있는 것은 바로 수중 카메라맨이 수중에선 마치 새처럼 날아다니는 수퍼맨(?)으로 변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높이와 거리의 제한을 받지 않고 다이빙 기술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중성부력을 이용해 원하는 높이와 위치, 어디서라도 촬영할 수 있다.

방대한 절벽을 따라 올라가는 틸팅, 그리고 협곡의 정상에서 360도 회전하며 건너편 절벽으로까지 찍는 롱테이크샷 등도 구사 가능하다.


이 같은 테크닉은 다이빙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전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도 사실 육상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멋진 장면들을 특별한 장비 없이 혼자서 그 모든 것을 해냈을 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물론 육상에서의 카메라 워크를 모르는 일반 다이버들의 입장에서는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 촬영현장에서의 카메라 앵글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촬영자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 또한 육상의 한계점을 극복하는 이러한 수중의 매력 때문에 수중촬영의 마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수중의 세계는 육상과 똑같은 협곡이 있고 거대한 산맥과 함께 너무나 아름다운 지형들로 가득하다.

꽃밭에서부터 3∼4미터 높이의 암반지형과 심해 600미터까지 내려가 있는 아주 뾰족한 봉우리까지 다양한 피사체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촬영 소스들을 수중촬영장비를 제외한 특수한 장비의 도움 없이도 촬영할 수 있다.

또한 지미집이나 이동차를 사용한 효과, 360도 회전 등의 기술을 무리 없이 구사할 수 있다.

주 피사체를 앞에 두고 핀킥(오리발질)을 이용해 회전을 한다든지,

카메라를 고정하고 정지한 상태에서 360도 회전하는 기술도 가능하다.

물론 이러한 고도의 촬영테크닉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중성부력 등 상당한 다이빙 실력이 필요해, 고도의 수중 카메라맨이 되려면 뛰어난 다이버가 되어야 한다.


멍게는 회색 ?


수중촬영은 육상촬영과는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있다.

그 중 앞에서 설명한 육상과 다른 물리적인 차이와 실제 촬영시의 환경을 크게 꼽을 수 있다.

사실 수중촬영을 할 때는 육상과 다른 색깔을 볼 수 있다.


왜 멍게의 색깔은 회색일까?.

수산시장이나 포장마차에서 파는 멍게는 분명 빨간색이다.

그런데 왜 수중에서는 회색으로 보이는 걸까?


바다는 약간의 녹색도 띠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파란색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뒤에 나오는 수중의 조명 부분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하고 여기에서는 간략하게 집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태양광은 여러 개의 파장이 다른 빛들이 모여서 백색광(무색에 가까운)을 형성하고 있다.

이 빛들이 물을 통과할 때는 단계적으로 투과한다.

즉 광선의 프리즘 색깔은 물을 통과하면 먼저 붉은 색이 흡수되고 그 다음으로 주황색, 노랑색, 초록색 등의 순서로 서서히 흡수돼 마지막으로 푸른색만 남는다.

좀더 자세히 얘기하면 물은 약 3미터 수심부터 순차적으로 색깔을 흡수하는데,

깊이 들어갈수록 다음 순서대로 색깔이 없어진다.

 

적색은 3미터,

오렌지색 6미터,

노랑색 15미터,

녹색 15미터,

청색 45미터 정도이다.

 

물론 이 또한 정확한 데이터는 아니다.

그날의 일기나 물의 투명도(탁도)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어쨌든 붉은 색은 잘 투과되지 않고 파란 색은 잘 투과된다.

붉은 색의 빛은 수면 아래로 깊게 투과되지 못하고 파란색의 빛만이 깊은 수심까지 투과되기 때문에 바다색이 파랗게 보이는 것이다.

바다는 거대한 파란색의 필터라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상하고 싶지는 않지만 만약 수중에서 빨간색이 가장 잘 투과된다면 바다의 색깔은 붉은색을 띠고 있을 것이다.

새삼 조물주의 능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어진다.


또 수중은 얕은 수심보다 깊은 수심이 푸른색을 강하게 띠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깊이 들어갈수록 다른 빛의 파장들은 흡수되고 오직 파란색의 파장만 남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심 5m이상 내려가면 수면에서는 그렇게 예쁘던 멍게나 형형색색의 연산호가 제 색을 띠지 못하고 마치 탈색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수중촬영을 할 때 인공광원을 이용해 부족한 색을 보충해 줘야 한다.


게다가 수경을 통해 물체를 보면 빛의 굴절에 의한 영향으로 약 25%정도 가깝게 보이게 된다.

실제보다 더 커 보인다는 것이다.

일례로 물 속에서 수박 만한 멍게를 발견하고 신나서 물 밖으로 가지고 나오면 막상 주먹만해지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또 일반 스틸카메라 렌즈를 통해 필름에 도달하는 빛 역시 굴절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수동으로 거리를 조작하는 카메라에서는 실제 거리보다 약 25%정도 가깝게 거리를 조절해야 한다.

즉, 실제거리를 측정, 그 거리대로 카메라를 조절하면 초점이 흐려지는 현상을 초래하게 된다.

이로 인해 실제 거리보다 약 25%정도 가깝게,

수경을 통해 보여지는 거리 그대로 맞춰야 초점이 정확하게 맞게 된다.


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바다는 수심이 깊은 곳은 얕은 곳에 비해 청색을 강하게 띤다.

즉 태양광을 여과시키는 청색의 필터가 크기 때문이다.

같은 수심에서라도 수평거리가 멀수록 더 어둡고 푸르게 나타난다.


수중에서는 인간의 눈으로 보기에는 시야가 매우 좋게 보이더라도 물은 그 자체 성질로 피사체에서 반사되는 빛을 산란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런 현상을 이미지 디퓨전(image diffusion, 영상의 난반사)이라 한다.

그래서 수중촬영시 먼 거리의 피사체를 촬영할 경우 화면의 콘트라스트나 선명도가 좋지 않다.

따라서 피사체에 접근해서 와이드렌즈로 촬영하면 카메라와 피사체 사이의 바닷물 층을 줄일 수 있다. 색상이나 선명도가 떨어지는 현상을 최소화 할 수 있고 초점거리에서도 피사체심도가 깊은 화면으로 촬영할 수 있다.


수중에서 조명의 역할은 물이 흡수한 원색의 복원에 있다.

피사체가 수중에서 나타내고 있는 색은 그 본색이 아닌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물이 색깔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이 흡수해 버린 색을 복원시켜야 하기 때문에 조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피사체와 조명간 거리가 멀수록 빛의 영향권에서 멀어져 본래의 색이 드러나지 않고 거므스름 하거나 퇴색된 색깔을 나타낸다.

또 투명한 열대바다라도 수심 10미터이상 들어가면 조명 없이는 원래의 색깔을 볼 수가 없고 온통 회색으로만 보이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피사체와 조명의 거리를 잘 조절해야 한다.

이와 같이 수중촬영에서 조명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수중촬영은 카메라맨의 다이빙 실력에 비례


수중촬영은 무중력 상태와 같이 자유자재로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날개를 달고 있는 것처럼 높이에 제한을 받지 않고 촬영이 가능한 장점이 있는 반면, 많은 한계점과 단점을 동반한다.

많은 스텝들과 장비가 동원되는 육상의 촬영과 달리 수중촬영은 카메라와 카메라맨으로 이루어진 1인 촬영시스템으로 진행됨에 따라 촬영의 성공여부는 전적으로 카메라맨에게 달려 있다.


우선 수중에서의 카메라 포지션닝(위치)은 전적으로 카메라맨의 다이빙 실력으로 결정된다.

촬영하고자 하는 피사체에 접근해 적당한 위치에서 원하는 영상을 잡기 위해서는 정교하고 능숙한 다이빙 스킬을 구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수중환경은 육상환경보다 훨씬 가변적이다.

환경에 따른 좋은 영상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다이빙 기술과 지식이 필요하다.

또한 수중에서는 상하좌우의 틸팅과 패닝 등을 특수장비의 도움 없이 촬영할 수 있지만 그만큼의 거리를 카메라맨의 힘만으로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엄청난 체력 소모가 뒤 따른다.

예를 들어 빠르게 움직이는 대형물고기의 움직임을 찍기 위해서 카메라맨은 물고기와 같은 속도로 유영해야 하며 물고기가 순간적으로 방향을 바꿀 때도 똑같이 방향을 틀어주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무거운 촬영장비를 들고서 카메라 모니터에 시선을 맞춘 채 제멋대로 움직이는 물고기를 쫓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필자가 전에 제작에 참여했던 KBS 드라마 ‘숨비소리’의 수중장면 촬영의 예를 들어보자.

남자주인공이 칼을 맞고 물 속으로 가라앉는 장면이었는데,

다이빙에 익숙치 않았던 배우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 주기를 기대할 수는 없었다.

이 때 필자는 남자 주인공 대신 위로 급상승하면서 남자주인공이 가라앉는 효과를 낼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수중에서 급상승하는 것은 잠수의학상 매우 위험한 행위지만 원하는 영상을 만들어 내기 위해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고 촬영한 적이 있다.

이 또한 카메라맨의 숙련된 다이빙 실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 경우, 가장 좋은 방법은 피사체가 되는 배우의 다이빙 실력을 키우는 것이다.

양쪽의 숙련된 움직임이 좋은 화면을 만들어낸다고 할 수 있다.

촬영에 열중하다 위험에 처하기도


수중에서 무거운 촬영장비를 들고 수 십미터의 수심을 거슬러 올라가거나 수 십미터를 좌우로 이동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가끔씩 조류(물의 흐름)를 거슬러 이동해야 될 때는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힘이 들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기도 한다.

말 그대로 수중촬영은 거의 막노동에 가깝다.

이런 과정에서 다이빙 수칙상 절대로 지켜야 되는 사항들(잠수병을 방지하기 위한)을 어기면서까지 촬영을 해야 될 때가 비일비재하고 이런 경우 카메라맨은 심각한 건강상의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필자가 필리핀 민도르라는 곳에서 촬영할 때의 이야기다.

그 곳의 특징은 항상 강력한 물의 흐름이 있는 곳이었는데,

처음에 입수한 지점이 원래 촬영하려고 했던 장소보다 너무 멀어서 막상 본격적인 촬영을 해야할 목적지에 도달하자 공기가 얼마 남지 않게 됐다.

그런데 평상시 찾아보기 힘든 대형어류가 눈앞에 나타났다.

그것도 1미터가 넘는 대형어류가 한 두 마리도 아닌 여러 마리가 유혹하고 있었다.

발견하자 마자 본능적으로 미친 듯이 찍기 시작했다.

촬영을 하면서도 현재 수심(약 40미터) 확인과 함께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은 불과 1∼2분 정도 될 것이란 생각에 공기 잔량을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그런 동작을 하면 영상이 흔들린다는 생각에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찍고 있었다. 그날 따라 어류는 신기하게도 도망가지 않고 계속 그 자리에서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정신없이 촬영은 계속됐고 그러다 갑자기 호흡기에 공기가 뚝 끊어져 버렸다.

그 순간, 머릿속에는 무수한 필림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 갔다.

드디어 죽는구나 하는 생각에서부터 가족생각, 살아야겠다는 생각 등….

어찌됐든 더 이상 호흡기로 공기가 빨리지 않는 것을 느낀 순간 본능적으로 수면위로 튀어 올라 가려고 하면서 뒤를 돌아보는 순간.

하늘의 도우심인지 스텝이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재빨리 그 친구의 보조 호흡기를 받아 공기를 나눠 쓰면서 무사히 수면위로 나올 수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아무리 생각해 봐도 무모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었다.

영상을 다루는 독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목숨까지도 잃을 뻔한 심각한 상황이었다.

항상 물 속에 들어갈 때는 자제! 자제력을 외치며 들어가지만 막상 머리 속에 그리던 그러한 영상이 눈앞에 펼쳐질 때는 순간적으로 몰두하게 되는데,

이 같은 경우가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기 쉽다.

육상에 비해 장시간 촬영이 어려워


수중촬영의 또 다른 특성은 장시간 지속적인 촬영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자연다큐멘터리 촬영의 경우, 동일한 위치에서 장시간 지속적으로 촬영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다.

산호의 방정(산란) 장면을 촬영하거나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피사체를 촬영할 때,

육상의 경우 촬영 대상 앞에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테이프만 바꿔주면 별 문제없이 장시간 촬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수중에서는 이런 식의 촬영을 할 수가 없다.

육상처럼 카메라를 미리 설치해 둔다든지 하는 것은 물의 흐름이 있는 수중에서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물론 물의 흐름이 거의 없는 특정한 지형과 민물에서는 가능할 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수중에서는 항상 카메라맨이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해야 되고,

가지고 들어가는 공기탱크 속의 공기를 다 소모하면 어쩔 수 없이 수면으로 나와야 한다.

게다가 잠수병의 위험 때문에 연속적인 다이빙을 할 수 없거나 배터리가 다 소모됐을 경우에도 수중에서는 교환이 불가능해 수면으로 상승해야 한다.

이처럼 수중에서는 장시간 지속적인 촬영이 필요한 경우에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또 다이빙 이론에 속하는 내용이지만 사람이 물 속에서 잠수 할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제한적이다.

수중에서는 육상과는 달리 대기압 보다 더 높은 수압을 받기 때문에 공기탱크 안의 공기도 압축되게 되고 결과적으로 대기와는 다른 압축공기로 숨을 쉬게 된다.

수면 아래로 하강해 주위 압력이 증가하면 호흡하는 공기에 포함된 질소의 부분압 역시 증가하게 된다.

이로 인해 신체조직의 질소농도가 증가한 질소의 분압과 평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소간의 질소를 흡수해야 한다.

다이버가 상승하여 수면에서 휴식을 취하면 각 조직내의 질소는 각 조직에서 혈액으로 또 혈액에서 허파를 통하여 체외로 배출된다.

그런데 다이버가 상승하면 주위 압력이 낮아지기 때문에 체내에 용해되어 있는 기체가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하면 조직 내에서 기포형태로 환원된다.

체내에서 발생된 기포는 혈액의 흐름을 차단해 조직이 뒤틀리게 된다.

이런 현상을 소위 ‘잠수병’ 또는 ‘벤즈’라고 한다.

다이빙 수칙에는 이런 잠수병을 방지하기 위해 체내 질소농도가 일정 농도 이상이면 연속적인 다이빙을 금하거나 강제적으로 질소를 배출하는 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수중촬영을 할 때 또는 산호가 방정(산란)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 산호를 지속적으로 촬영하다가,

막상 방정하려는 순간 공기가 떨어져 출수해야 한다면 그동안 들인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또 빨리 출수해서 새로운 공기탱크를 가지고 잠수해서 찍으면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잠수병 방지를 위해 출수와 입수에는 일정한 시간을 요하기 때문에 막상 다시 들어왔을 때는 상황이 종료됐을 수도 있고,

카메라맨의 체내 질소농도가 이미 일정농도 이상이 되어 연속적인 다이빙(잠수병 방지를 위해)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수중촬영은 공간적인 이동이 자유로운 반면에 거의 혼자서 하는 1인 시스템이기 때문에 카메라맨에게는 엄청난 체력소모를 요구한다.

또 잠수병 등의 위험에 수시로 노출되기 쉬운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수중촬영은 육상촬영과는 전혀 다른 여러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수중영상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육상의 프로듀서나 카메라맨들에게 수중촬영에 대한 많은 이해를 필요로 한다.


다음 호에서는 실제로 필자가 많은 수중촬영 경험 속에서 터득해 온 수중촬영 테크닉에 대해 소개하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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