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ashlight Story 3

- 흔들리는 제국 -

 


 

90년대의 시점에서만 보더라도 플래시라이트의 종주국은 맥라이트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90년대 중반을 넘어서게 되면 LED 라이트들이 속속 출현하면서 시장의 판도가 바뀌게 됩니다.

 

다만 대개의 공산품에도 공통되는 사항이지만 최첨단의 고급 제품이 있다고 하여도 보급형 제품들이 결코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손목시계를 예로 들면 수천만원대의 고급 시계들이 인기를 끈다고 하지만 10만원 정도 가격의 전자시계보다 많이 팔리느냐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지금의 맥라이트가 다소 위상이 초라해졌다고는 하나 생산량이나 보급면에 있어서는 아직도 업계의 강자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1979년 창시자

Anthony Maglica,

Founder of Mag Instrument

 

그러나 전문적인 용도로 플래시라이트를 사용하거나 보다 고급품을 찾거나 라이트매니아들이 원하는 사양의 플래시라이트를 판매하는 시장에서는 이제 맥라이트는 설 자리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맥라이트의 업계 점유율은 높은 편이라 할지라도 이제는 한국의 경찰들도 맥라이트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업계의 점유율로만 플래시라이트를 살펴 보는 것이 아니라 라이트매니아의 입장에서 살펴 보는 것이므로 전체 라이트 시장의 흐름이나 상황에 맞지 않는 내용도 있을 수 있으므로 이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90년대 초반의 시점에서 본다고 해도 맥라이트 제국의 위상은 거의 절대적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 정도가 현재가 되면 고급 라이트 시장에서 맥라이트는 더 이상 약발이 안 먹히게 되는데 그러한 변화는 하루 아침에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현 시점에서 돌이켜 보면 그다지 큰 일이 이니었을지 몰라도 이미 80년대에 그러한 조짐이 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맥라이트의 주된 수요처는 군대, 경찰, 소방서 등이었는데,

아무리 구하기 쉬운 알카라인 전지라고 하더라도 매일같이 새로운 전지를 교체하여 사용한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부담이었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알칼라인 전지는 매우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보급품이 되었습니다만......)

 

그래서 충전용 라이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맥라이트가 튼튼한 것은 좋지만 보다 더 밝은 라이트에 대한 수요가 커지기 시작했는데,

사실 6셀 모델 정도되면 휴대용으로서는 한계에 다다른 셈인데 용도에 따라서는 더 밝은 제품들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플래시라이트의 속성 중에서 가장 첫 번째가 되는 것으로 일단 라이트는 밝을수록 좋고 같은 밝기라면 작은 모델에 더 끌리기 때문입니다.

이는 전체적으로 업무 자체가 보다 전문화되는 것에 구비 요건으로 생각해야 하겠지만,

80년대 이후로는 군대, 경찰, 구조, 레저 산업 등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특히 민간 수요의 레저 용품 시장이 점차 커지게 되는데,

이로 인해 90년대가 되면 민간용 장비를 군대, 경찰, 구조대 등에서 취사선택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점차 빈번해 지게 됩니다.

지금에 와서는 이는 당연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70년대까지만 해도 민수용 제품을 군대, 경찰에서 채택하기 보다는 원래 군용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민수용으로 사용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야기가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그에 대한 대표적인 예를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50대 이상의 어르신들 - 특히 60대 이상의 세대로부터 현재의 젊은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군용 물품이 있는데 통상 군용삼보(軍用三寶)라고 불리웁니다.

군용삼보는 "ㄱ" 자형 플래시라이트, 야전삽, M7 총검입니다.

(혹은 여기에 판초 우의, 군용 담요를 더해 5종 세트로 불리우기도 합니다)

이들은 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아웃도어 라이프 및 상비품으로써 군림하였고 지금도 상당 수량이 현역으로 쌩쌩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제가 훈련소에 입소했을 당시(1992년이었습니만)

1945년에 만들어진 야전삽을 지급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군용 라이트에 대해서는 전에 말씀드린 바 있는데,

핸들이 목제로 된 야전삽은 아직도 추석이나 한식 때 성묘가면 챙겨 오시는 어르신들을 종종 보고 있을 정도이며,

오래 전부터 사냥을 해 오시던 분들은 아직도 미군 총검이 최고라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실제로 최근처럼 각양각색의 공산품이 난무하는 시점에서 과거 80년대 이전의 공산품들을 보면 매우 단순하기 그지 없습니다.

지금이라고 해서 대기업들의 제품이 주종을 이루는 것은 같지만,

예전에는 동종업체 자체가 그렇게 많지 않았고 따라서 선택의 폭이 매우 좁았습니다.

생각해 보면 미국이나 유럽은 조금 앞섰을지 몰라도 기타 국가들(그것도 공산권은 제외해야 합니다만)은 1950년대 이후가 되어서야 공산품을 유통, 판매하는 시스템을 갖추어 나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민수용 제품 특히 레저용 제품들은 그 수요가 매우 적었다고 볼 수 있으며 오히려 아웃도어 용품의 최대 수요처는 군대였습니다.

2차 대전은 그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어야 할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전쟁이었고,

연합국과 추축국 모두 쌍방이 가지고 있는 모든 인적,물적 자원을 다 쏟아 부어가며 치렀던 전쟁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당시의 공업은 전쟁 물자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급성장하였고,

이에 타국과는 비교도 안되는 인적,물적 자원을 가진 미국은 세계의 공장이 되어 거의 모든 연합국의 뒷바리지를 해가며 막대한 수량의 전쟁 물자를 생산하고 사용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전쟁 물자라는 것이 사전에 계획을 세워 생산하는 것은 좋지만 이미 전쟁이 끝난 시점에서도 계약된 수량은 추가 입고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전쟁이 사업과 다른 것은 전쟁 그 자체는 이윤이 없는 무한한 소모일색인데,

그렇다고 해서 물자를 아끼기만 한다면 그 이상을 것을 잃을 수 있어 마치 앞만 보고 달려가는 기차의 질주와도 같은 측면이 있습니다.

어쨌든 이러한 군수 물자와 그 잉여품들은 전쟁 후 각 나라에 제공, 원조, 판매, 대여되었는데,

특히 식민지가 많았던 아시아 등에서는 그러한 물자가 당시로서는 최상급의 공산품이었고 곧 생필품으로 레저 용품으로 사용됩니다.

또한 군용 물품이 비록 고급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사용하기 편리하고 튼튼하다는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매우 우수한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개의 군용품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야전에서의 사용을 상정한 것이라 당연히 아웃도어/레저와도 궁합이 잘 맞습니다..

 

후에 각 나라별로 일단 생필품에 해당되는 경공업들이 발달되면서 여기에 해당되는 군복, 군화, 군용 의류부터 민간 시장에서는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지만,

의식주 해결에 총력을 기울였던 만큼 레저, 아웃도어 용품들은 당연히 그 뒤로 밀릴 수 밖에 없어 군용 물품이 상당히 오래까지 민수용으로써 살아 남게 됩니다.

 

그런데 70년대가 지나고 80년대 들어오면서 부터는 이러한 생산, 소비 패턴에도 변화가 오기 시작합니다.

그 이전에는 먹고 사느라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하였지만,

의식주가 해결되면서부터는 레저, 여행 등으로 취미를 가지는 사람들이 늘었고,

그에 따라 새로운 시장이 생겨 납니다.

이러한 변화는 국가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국내에서는 야간 통행 금지가 해제된 80년대 이후의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도 그 이전의 고강도 전쟁에서 저강도 전쟁으로 그 개념이 바뀌는 시기이므로 군인의 숫자는 줄이고 첨단 병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아직도 나이드신 분들 중에는 이러한 군용폼을 높게 평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러한 견해는 80년대 중반까지는 어느 정도 맞는다고 볼 수 있지만,

지금에 와서는 성능이나 사양이 훨씬 우수한 민수용품이 그를 대신하기에 충분합니다.

 

규격화되고 단순한 군용품들이 여전히 주류를 이루던 시기에 등장한 맥라이트는 지금의 관점에서 군용 라이트와 그 이후의 고성능 라이트의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맥라이트는 그 이전의 대량생산, 단순모델이 특성인 군용라이트에서 현재 고성능 라이트의 특성인 차별적인 상품 시스템, 용도별 상품군으로 넘어가는 진화의 한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당시의 관점에서 보자면 획일적인 기타 제품들에 비해 다양한 상품군을 갖춘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은 맥라이트를 군대, 경찰, 레저 업계, 민수용품의 거의 전분야에서 호평을 받았고 그 뒷받침으로 현재에 이르러서도 맥라이트는 플래시라이트를 대표하는 고유명사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맥라이트는 후발 업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습니다.

 

모든 공산품이 그러하듯 특정한 브랜드나 메이커 하나가 전 수요층을 만족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과거에는 치약하면 럭키 치약 하나만 있었던 시대도 있기는 했지만,

현재처럼 전문화되고 수요가 다양한 사회에서는 동종의 공산품이라고 하여도 보급품, 저가품, 대중품, 고급품 등으로 나뉘며 각각의 등급에도 나름대로의 특성을 가진 다양한 브랜드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같은 수요층을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들이라고 하여도 그에 따른 특성은 있기 마련인데 동종의 제품으로는 맥라이트와 맞짱을 뜨기 어려웠던 후발 업체들로서는 맥라이트 제품에서 부족한 것을 자사의 특장점으로 내세우게 됩니다.

 

 

경찰 진압봉으로도 사용되는

맥라이트후레쉬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맥라이트의 제품에 있어서 부족한 점은 충전용이 아니라는 것과(후에는 출시됩니다만), 크기에 비해 광량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광량이 떨어진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그 당시로서도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광량을 높히기 위한 방법은 아주 간단한 것으로 사용시간을 줄이면 됩니다.

하지만 이는 기술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보아야 하는데 여기에는 가격 상승의 이유도 포함됩니다.

 

보다 강한 전구를 사용하고 용량이 크고 전압이 높은 건전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광량을 높히는 것은 해결되지만 문제는 그러한 제품을 어디에 판매하느냐는 것입니다.

이는 지금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손 안에 들어가는 HID라고 해서 만들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만,

과연 그러한 제품을 어디에 판매하느냐하는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보통 이러한 경우에는 특수한 주문이나 의뢰를 받는 것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한 업체 중 하나가 바로 스트림라이트인데,

이 업체는 이미 70년대에 미항공우주국(NASA)의 의뢰를 받아 매우 강력한 손전등을 개발하게 됩니다.

이후 스트림라이트는 상대적으로 가격은 저렴하지만 크기에 비하면 밝기가 떨어지는 맥라이트 제품에 비해서는 가격은 높지만 밝기에서는 매우 앞서는 제품들을 속속 출시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여러 기관들로부터의 당면 요청 과제였던 충전식 라이트의 개발에 있어서도 스트림라이트는 앞서 나간 업체로 광량도 우수하면서도 충전이 가능한 스팅거 모델을 출시하면서 경찰 등의 기관용 라이트로서 빠르게 자리를 잡기 시작합니다.

 

스트림라이트의 대표 모델로는 지금도 꾸준히 업데이트형으로 사용되고 있는 라이트박스 시리즈가 있으며 충전식 라이트인 스팅거, 울트라 스팅거 등의 모델이 있습니다.

또한 맥라이트의 제품군이 이전 라이트 메이커들에 비하면 비교적 다양하다고 볼 수는 있지만,

스트림라이트의 제품은 보다 더 다양해 지는데 여기에는 맥라이트의 제품과 쉽게 비교가 됩니다.

 

예를 들면 맥라이트의 4셀급 이상은 스트림라이트의 스팅거, 미니맥은 스트림라이트 주니어, 솔리테어는 키메이트 등으로 대응이 되며,

그 외에도 여러 다양한 제품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스트림라이트의 특장점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제국의 변방으로부터 신흥 세력들의 도전이 점차 거세지기 시작하는데,

이러한 징후가 이미 80년대부터 시작되었음에도 실제로 이것이 표면화되는 데에는 다소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현재는 인터넷이 발달되어 있어 관심만 있으면 신상품의 출시나 정보에 대해서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없었던 시절에는 신제품의 출시나 개발은 지면 광고 또는 카탈로그 등에서만 알 수 있을 정도로 신 정보로의 접근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이 점은 초창기의 맥라이트도 마찬가지이지만 이미 자리를 잡고 나면 후발 업체는 기존 업체에 비해 더 많은 광고를 해야 합니다.

그런 이유로 인해 맥라이트 제국은 인지도라는 강력한 무기로 인터넷이 없었던 시절에는 강력한 지위를 누렸습니다만 이미 제국의 곳곳은 도전을 받는 처지였습니다.

 

스트림라이트는 광량도 높고 제품군도 다양하지만 어디까지나 맥라이트의 영향이 작다고 할 수는 없는 제품이었고 두 브랜드의 주된 수요처는 경찰,아웃도어 시장 등으로 이 역시 양자가 가지는 공통점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맥라이트의 세력이 막강한 가운데에서도 점차 세력이 커지는 스트림라이트는 이웃한 세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맥라이트 제국의 출범 이후에 80년대까지는 특별한 변화없이 겉으로 보기에는 체제의 안정이 이루어지는 듯 했습니다만,

90년대에 들어 와서는 저렴한 민수용 라이트 시장을 제외하고는 그 외 분야에서는 맥없이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스트림라이트도 맥라이트 제국에 일격을 가한 세력 중 하나인데,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스트림라이트조차도 당해낼 수 없었던 무시무시한 세력이 곧 등장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슈어파이어라는 신흥 메이커였습니다.

슈어파이어는 원래 레이저프로덕트라는 이름의 브랜드로 플래시라이트와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헬리콥터 등의 써치라이트나 그를 위한 마운트 시스템을 개발하던 업체였습니다.

후에 총기용 라이트를 개발하면서 거기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휴대용 손전등을 출시하는데 순식간에 매니아가 생겨날 정도로 유저들 사이에서 그 인기는 폭발적이었습니다.

다만 슈어파이어 라이트는 맥라이트에 비하면 매우 비싼 편으로 민수용으로써보다는 군용/경찰용으로 먼저 알려지게 됩니다.

슈어파이어는 품질이나 성능에서 우수한 제품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민수용 제품으로서는 매우 과사양의 고급 제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굳이 그렇게까지 만들지 않아도 라이트로서의 기능을 발휘하는데 문제는 없지만 오히려 이러한 고품질주의가 슈어파이어의 브랜드 가치를 올려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어쨌든 90년대 들어서 스트림라이트, 슈어파이어 등의 고급 라이트는 물론이고 방수용 라이트 전문인 UK, 하드 케이스로 유명한 펠리컨, 일본의 밀리텍 등의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들이 등장하면서 맥라이트의 위상은 점차 축소되어 갑니다.

 

그리고 레저/아웃도어/구조용으로 필요한 라이트가 헤드 랜턴인데.

이 분야에서는 등산용 헤드 랜턴으로 알려져 있는 페츨 등의 업체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합니다.

방수용 라이트나 등산용 헤드 랜턴이 맥라이트의 획일성에 영향을 조금도 안 주었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 정도로는 스트림라이트나 슈어파이어 등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그런데 라이트 메이커 전반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바람이 일어 났는데 그것이 바로 LED 라이트의 등장입니다.

90년대 중반부터 출시되기 시작한 LED 라이트들은 새로운 세기인 2000년 이후부터는 더욱 급성장하는 새로운 시장이 되어 아예 LED 전문 메이커가 출현하거나 기존 업체들도 LED 라이트를 출시하였고 전체적인 플래시라이트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버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맥라이트도 2006년말에 이르러서야 LED 제품들을 출시하지만,

기존 업체로서는 너무 변화에 둔감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LED 라이트의 사용이 본격화된 2000년 이후에 LED 라이트가 아닌 라이트로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업체는 재미있게도 맥라이트이기는 합니다만,

이는 맥라이트 제품이 워낙 시중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며 맥라이트 본사로서는 일종의 반사이익을 챙긴 셈입니다.

제논/할로겐/크립톤 등의 일반적인 필라멘트 방식의 플래시라이트들은 비교적 규모가 큰 업체라야만 제품으로서 출시가 가능한 특성이 있는 반면에 LED는 일종의 회로기판과 그에 부속되는 다이오드이므로 원하는 조합을 만들어 각자 취향에 맞추어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커스텀 모듈이 맥라이트에 적용되고 이를 별도의 상품화하여 판매하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상품은 지금도 판매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LED 라이트의 발달은 인터넷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과거에는 입소문으로 제품이 알려지던 것이 인터넷을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정보를 알 수 있고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거기에 LED 라이트는 소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특성이 있으므로 소규모 업체들이 진출하기에도 비교적 쉬운 시장이기도 합니다.

물론 소규모 메이커로 시작하여 대규모 업체가 된 예는 거의 없는데,

그만큼 변화가 심하고 신제품의 출시 간격이 필라멘트식 전구를 사용하는 기존 라이트들보다 매우 빠르다는 특성도 있습니다.

 

부분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다시 살펴 보도록 하겠지만,

현재의 맥라이트를 살펴 보면 다음 몇가지 사항으로 인해 유저들로부터 멀어져 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1. 다양해 지는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지 않는 것.

2. 전문화된 제품 라인을 갖추지 않은 점.

3. LED 라이트를 등한시한 점.

이 중에서 1,2번 사항은 기존의 라이트들에 비해 맥라이트가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었던 특장점이었는데,

솔리테어 이후에는 맥라이트가 그 길을 그대로 걷고 말았습니다.

 

물론 이는 회사의 방침이기도 했을 테지만,

기술의 향상에 따른 변화가 비교적 쉽게 인식되는 플래시라이트의 특성을 고려하면 너무 안일한 대처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합니다.

이로 인해 아직도 맥라이트는 업계의 대표주자로 군림하기는 하지만,

많은 후발업체와 신상품에 밀려 매니아들은 물론이고 유저들로부터도 점차 멀어지고 있습니다.

영원한 제국은 없는 것처럼 과거에 세계를 석권하였던 업체들도 사라지거나 초라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개중에는 여전히 업계의 강자로서 군림하는 업체들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실로 강자로서 장시간을 유지한다는 것은 운도 따랐겠지만,

대내외적으로 부단한 노력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동차, 선박 등과 같이 기술, 자본이 매우 축적되어야 하는 중공업/복합산업 분야나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높은 식료품 등의 식료업체 등과 달리 플래시라이트 업계는 비교적 소규모이며 브랜드 신뢰도가 낮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시대의 변화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 기술적인 혁신을 게을리 하면 금새 도태되기 쉽습니다.

더구나 이 업계의 특성상 제품 변화에 따른 비교가 수월하므로 이러한 비교는 특정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어 매우 민감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최근에 와서는 인터넷 등의 발달로 인해 출시되자 마자 상품평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으므로 이러한 비교는 더욱 쉬워졌습니다.

그에 따라 각 메이커들도 열심히 개발에 몰두하고 개량을 통해 보다 우수한 제품을 제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라이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즐거운 사실이기도 합니다.

또한 최근의 제품을 통하여 과거 제품들을 살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현재 플래시라이트 업계는 과거에 비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메이커들이 활동하고 있는 일종의 황금기로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한창 회자되는 메이커들 중에는 오래된 메이커들도 있고 근래에 급속 성장한 메이커들도 있을 것이며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저물어가는 메이커들도 있을 것입니다.

비록 과거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많은 메이커들 중에 아직도 맥라이트는 대표 브랜드로 남아 있다는 대단한 일입니다.


맥라이트 창시자는
아직까지도 만들고 있답니다.

 

그만큼 모든 연령 계층, 사용 영역에서 고르게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한데 현재 특정 분야에서 최고라고 평가되는 제품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맥라이트처럼 높은 인지도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며,

이 점으로 인해 비록 기울어가는 맥라이트 제국이기는 하지만,

그 그림자는 폭넓게 드리워져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출   처: http://www.ohled.com/20070429008

글쓴이: curse

Flashlight Story 2

- 맥라이트 제국 -

 

최근 정규방송에서는 뜸하지만 케이블 TV 등을 보면 미드(미국 드라마)가 상당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드가 강세를 보이는 데에는 제작 규모도 크고 기획에 있어서도 상당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가지는 경쟁력 때문이 아닐까라고도 생각해 봅니다만,

과거 70년대와 80년대에 유년 또는 청소년기를 보냈던 분들(지금은 30대 중반에서 40대 정도 되겠죠)은 당시에 상당히 많은 미국 드라마가 안방을 점령하고 있었던 것을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

당시 국내에서 방영된 미국 드라마들은 대개 액션, 활극, 전쟁물 등이었는데,

지금에 와서도 제목이 기억나는 드라마들이 있습니다.

600만불의 사나이, 소머즈, 원더우먼, 전격 Z 작전, 전우, 게리슨 유격대, 에어울프, 맥가이버, 레밍턴 스틸, 블루문 특급, 형사 콜롬보, 명탐정 바나비 존스, 보난자. 기동순찰대, 스타스키와 허치, 부부탐정, 미녀첩보원, 미녀 삼총사,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 등등이 그것인데,

지금도 제 또래의 친구들과 술자리라도 가지게 되면 예전에 보았던 드라마들이 곧잘 화제가 되곤 합니다.

 

지금도 기억나는 일 중에 하나가 600만불의 사나이의 광 팬이시던 이웃집 할머니(당시 미국 드라마는 나이드신 분들도 꽤 즐겨 보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가 "쟤네들은 분명히 양키 애들인데 어떻게 우리말을 그렇게 잘 하는지 몰라!!!" 라고 하시던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당시의 미국 드라마를 생각해 보면 보는 동안에는 물론 재미를 주었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면 일종의 문화 수출이었던 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시의 우리나라와 미국간의 격차를 생각하면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시절이었으므로 미제라든가 미국의 문화라면 선진 문물로 받이들이기에 급급했었고 그러한 이면에는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수준의 차이도 한 몫을 했을 것입니다.

 

80년대 초만 해도 자가용을 가진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어서 주택가 골목에 듬성듬성 차들이 세워져 있었던 것이 기억나며 그 차종도 포니, 제미니, 브리사, 마크 V, 그라나다, 로얄 살롱 등으로 아주 단조로왔습니다.

그런데 미국 드라마를 보면 별로 잘 살지도 못하는 것 같은데 자가용은 꼭 있고,

총기류들은 공구함의 망치처럼 매우 빈번하게 등장하였습니다.

또 풀장이 딸린 집이며 밥을 먹을 때에도 꼭 식탁에 앉아서 먹고, 넓은 집에서 파티를 벌이고 정원의 잔디를 손질하는 모습 등은 그야말로 꿈의 세계였습니다.

 

이야기가 다소 장황해진 것 같은데 어쨌든 그 당시의 미국 드라마나 영화등을 보면 자주 등장하는 새로운 플래시라이트가 있었습니다.

긴 원통형 몸체에 거의 몽둥이만한 크기의 제품들을 경찰들이 허리에 칼처럼 차고 다니는 것이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그 때는 그냥 보기만 해도 참 신기해 보였습니다만,

후에 남대문 등의 수입 상가들을 돌아 다니다 우연히 실물을 보게 되었습니다.

 

분야에 따라서는 차이가 있겠지만 지금도 미국산 제품이라고 하면 일단 어느 정도는 먹고 들어가는 편입니다만,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는 메이드 인 USA 의 파워는 대단했습니다.

 

물론 가전 제품이나 카메라 등은 일제, 독일제가 뛰어난 평가를 받았지만,

그 외의 기타 장비들은 역시 미제라는 것만으로 일단 신뢰 만빵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군이나 미국 경찰들이 쓰는 미제 플래시라이트라는 남대문 아저씨의 말에 홀라당 넘어가서 바로 하나를 사들고 돌아온 기억이 납니다.

 

그게 바로 맥라이트인데 후에 잃어 버렸지만 4D, 4C 모델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원래는 6D 모델을 가지고 싶었는데,

너무 크고 마땅히 사용하기에도 그렇고 해서 그냥 적당한 크기라고 해서 4셀 제품을 들고 왔는데,

일단 가격에 놀라고 밝기에 또 한번 더 놀랬고 완성도에 다시 한번 놀랬습니다.

 

지금의 슈어파이어 제품들에 비하면 몇만원 정도의 맥라이트를 비싸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일상품인 군용 라이트나 사각형 랜턴 등에 비하면 매우 비싼 고가의 전문용품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후에 6D 모델도 구하기는 했지만 4셀 모델만 해도 신기하고 놀라운 마음에 가끔 켜보기는 했지만,

막상 들고 돌아 다니자니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나중에 고리형의 홀스터링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고등학생이 몽둥이만한 플래시라이트를 허리에 차고 다닌다는 것이 권장할 만한 사항은 아니라서...(그건 지금에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역시 조용히 모셔 둘 뿐이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3셀 제품을 빼고는 하나씩 모아 두었던 것 같은데,

캠핑가서 쓰다가 잃어 버리고 친구들에게 주거나 교환했거나 하는 등으로...

지금에 와서는 3개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실제로 들고 돌아다니기에는 2셀 모델이 제일 적당합니다.

 

 

밝기도 밝기려니와 당시 맥라이트의 제품을 보고 느낀 점 중 하나가 매우 뽀대가 있는 디자인과 매우 높은 완성도였습니다.

단순한 원통형의 제품이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디테일한 부분이 잘 살아 있는 디자인으로 반원형의 헤드와 겁나게 반짝거리는 반사경, 왕스프링이 달린 테일캡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금속제 라이트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개가 브라스, 스틸 종류로 무겁고 녹에도 약하며 온도/습도에 따른 표면의 변색도 심했습니다.

그에 비하면 맥라이트의 제품들은 알루미늄 재질이며 그 위에 유광 코팅이 되어 있어 일단 중량감은 느껴지지만 막상 들어 보면 크기에 비해서는 가벼운 편이었습니다.

몸체의 중간 부분에는 미끄럼 방지를 위한 체커링 처리가 되어 있었고,

테일캡의 테두리에는 빗금처리가 되어 있어 돌리기 편하게 되어 있습니다.

 

 

조작법은 아주 간단한데 헤드 뒤쪽의 버튼을 누르는 것이 전부입니다.

맥라이트의 C,D 셀 제품들은 모두 조작 버튼이 헤드의 바로 뒤쪽에 있는데 이는 인체공학적으로 보아도 당연한 설정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의 소형 라이트들을 보면 테일캡에 버튼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플래시라이트의 소형화가 지금처럼 일반적이지 않았던 당시에는 상대적으로 대형이었고 그러다 보니 스위치를 뒤에 두기 보다는 앞에 두는 것이 더 편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대형 라이트들 중에도 조작 버튼이 뒤에 있는 제품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특수한 경우에 속합니다.

 

언젠가 마케팅에 관한 강의를 듣다가 기억에 남은 내용이 있는데 과거에는 대량 생산의 시대로 100명의 소비자가 1개의 상품을 사고 그 이후에는 100명의 소비자가 10개의 상품을 사고 지금은 100명의 소비자가 100개의 상품을 사는 시대라고 하였습니다.

실제로 20년 전의 수퍼마켓과 요즘 수퍼마켓을 보면 동종 상품이 매우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인데 우유 한 품목만 봐도 요즘에는 30종류쯤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맥라이트는 대량 생산 체제의 산물로 볼 수 있는데,

지금처럼 다양한 라이트 제품들이 갖추어지지 않고 몇몇 메이커에서 대표 상품만을 신나게 만들어 내던 시절에 있어 맥라이트는 새로운 표준을 만든 셈이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군용 라이트나 사각형 랜턴은 막상 그 메이커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여기저기서 만들어 내다 보니 제품은 있지만 브랜드가 없어져 버린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물론 그 당시의 상황이 현재처럼 지적재산권을 칼같이 보장해 주는 시대도 아니었고,

공산품이란 것이 워낙 선택의 폭이 적다 보니 매점 매석이 보편화되고,

찍어만 내면 묻지 않고 팔리는 시절이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그에 비해 분명 맥라이트는 후발 주자이기는 합니다만,

다른 업체들이 가지지 않은 새로운 발상으로 라이트 업계에 진출하였던 것입니다.

 

요즘 생각해 보면 아이러니한 일이기는 하지만,

전기의 공급이 원활해 지고 가로등이나 기타 조명 시설이 과거보다 무척 좋아졌음에도 플래시라이트 시장의 규모가 더 커졌다는 것입니다.

이는 여러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겠지만 과거에는 플래시라이트가 비록 가정의 필수품이라고 할지fk도 주로 집에서만 사용하였고 평소에 휴대하고 다니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에 비해 최근에는 열쇠고리용 라이트로부터 대형 써치라이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라이트들이 존재하는데,

이는 그만큼 플래시라이트가 필요한 수요층이 다양해지고,

아웃도어 레저 활동과 야간 업무가 늘었으며,

업무의 효율성을 높히기 위한 도구라는 개념 등이 반영된 종합적인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과거에는 라이트를 휴대한다고 하는 것은 경찰, 소방관, 군인 정도의 특수 직업 종사자에 주로 국한되었습니다.

(물론 경비/순찰용으로 사용되었던 라이트는 여전히 사각형 랜턴이 주를 이루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직업적으로 늘 플래시라이트를 휴대한다고 한다면 아무래도 성능의 우열은 필수적으로 검토해야 할 요소가 됩니다.

특히 대민업무 종사자들인 경찰, 소방관 등의 경우에는 늘 플래시라이트를 사용한다고 상정해야 하는데 그에 따른 몇가지 조건이 붙기 마련입니다.

 

1. 견고해야 할 것

2. 건전지의 수급이 용이해야 할 것

3. 조작이 간편할 것

4. 소모품 수급이 보장될 것

물론 밝아야 하고 휴대성이 좋아야 한다 등등의 기본적인 사항은 당연한 것입니다.

 

대략 이러한 조건에서 보자면 당시의 상황에서 맥라이트는 아주 탁월한 선택이 되었던 것입니다.

지금에 와서야 더욱 강력하고 더 작은 라이트들도 매우 많지만,

아직까지도 품질,가격,효용성 등으로 보자면 맥라이트는 우수한 제품입니다.

맥라이트 제품들이 기존의 라이트들과 다른 점은 일련의 제품군이 있어 선택의 폭이 비교적 다양했다는 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군용 라이트나 사각형 랜턴의 메이커는 매우 많습니다만,

특정한 브랜드로써 그 상품이 자리잡은 것이 아니라 막상 제품은 널리 알려졌음에도 메이커의 인지도는 매우 낮은 편입니다.

 

지금에 와서는 어떠한 메이커든 자사의 브랜드나 기업 가치를 높히기 위해서 광고도 하고 기타 여러 수단을 통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만,

브랜드의 가치라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중반 이후의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공산품 메이커가 품질이나 신제품의 개발없이 브랜드의 인지도로 만 매출 신장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전세계가 산업화가 된 이후로는 동종 상품의 수자가 매우 많아지고,

소비자의 선택이 그만큼 다양해지면서 고유의 제품, 고유의 브랜드가 없이는 메이커로써 살아남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맥라이트 이전에도 플래시라이트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많았지만,

전세계적인 브랜드가 된 것은 맥라이트가 처음이 아닐까 합니다.

최근에 와서는 슈어파이어와 같은 고급 제품들도 비교적 널리 알려진 셈이지만,

주변을 둘러 보면 맥라이트도 모르는 사람이 수두록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그 브랜드를 몰라도 맥라이트를 처음 본 사람들도 이것이 플래시라이트라는 것은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맥라이트 제품이 가장 널리 알려진 특징 하나는 초점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용도에 따라 맞추어 가며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이 기능이 과연 편리한 것일까라고 반문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 방식을 선호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 것을 보면 역시 쓰기 나름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맥라이트의 대형 제품들은 초점 조절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클리키 스위치를 사용하는 것이므로 미리 초점을 맞추어 두고 점등/소등만 하면 되므로 초점 조절은 보너스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맥라이트는 보기에도 매우 단순한 제품인데 비록 다양한 제품군이 있다고 해도 헤드와 테일캡은 동일하며 몸체의 길이만 다른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는 생산에 있어서도 매우 효율적이며 구매자가 제품을 이해하는데 있어서도 아주 쉬운 방법인데,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사용전지의 수가 모델명이나 C셀, D셀 등의 종류 역시 모델명에 포함되므로 건전지의 사용갯수가 많은 제품이 더 밝다라는 것도 쉽게 이해합니다.

 

국내에 맥라이트 제품이 소개된 것은 80년대이지만 이 당시만 해도 맥라이트의 지면 광고는 학생 잡지 등이 아닌 신동아, 월간 조선, 월간 중앙 등에 실렸습니다.

당시에는 마땅히 기어나 장비 등을 다루는 잡지들이 없었을 때이기는 하나,

미국에서는 대중품인 맥라이트 제품이 국내에 정식 소개된 것은 고급 제품으로써 소개된 셈입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맥라이트는 민간용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업체 비즈니스 품목으로 시작된 것인데, 

당시의 국내 상황에서 레저용 라이트는 아직 시기상조였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맥라이트의 C,D 셀 제품들은 지금도 인기가 있는 제품이지만,

맥라이트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것은 1984년에 첫선을 보인 미니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대형 제품들이 주로 경찰, 소방서 등의 관공서 등의 특수 직업 종사자들에게 인기있었던 헤비 듀티용 라이트였다면,

미니맥은 플래시라이트를 누구나 가지고 다닐 수 있는 EDC용 아이템으로 발전시킨 공로가 있습니다.

 

 

미니맥은 사용 전지에 따라서 AA와 AAA가 있는데 두 제품 모두 2개의 전지를 사용하는 소형 제품입니다.

그 크기도 볼펜보다는 크지만 상의 주머니에 넣고 다닐 정도로 작업복에는 넉넉하게 충분히 넣고 다닐 수 있는 크기입니다.

또한 이 당시는 워크맨을 비롯한 소형 가전 제품의 붐이 일기 시작한 시기로 그에 따른 소형 전지의 수요도 매우 커져 전지를 구하기도 편리해졌습니다.

 

 

AAA 전지를 사용하는 AAA 모델은 1987년에 출시되었는데,

휴대의 편의라는 점에서는 AA 모델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있습니만,

그립감으로 보자면 AA 모델 쪽이 더 인기있는 모델로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그 이후에 맥라이트가 아닌 다른 군소 메이커에서 출시된 옵션 부품 등을 보면 대개 미니맥 AA 용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입니다.

 

 

미니맥의 등장으로 비록 밝기는 미치지 못하지만,

누구나 쉽게 휴대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되면서 EDC용 라이트의 크기가 대략 이 정도로 정해지게 됩니다.

 

 

특히 미니맥 제품들에는 클립이 딸려 있어 작업복등에 꽂고 다니기에 매우 적합한데,

현재에도 미국에서 생산되는 경찰용 파우치 중에는 미니맥 수납을 고려한 제품들이 꽤 있을 정도입니다.

미니맥이 EDC용 라이트의 지평을 열었다면 맥라이트의 또 다른 역작인 솔리테어는 열쇠고리용 라이트의 새로운 막을 열었습니다.

 

 

누구나 매일 가지고 다니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열쇠이며,

이를 묶어서 한데 관리하기 위한 열쇠고리가 필요합니다.

열쇠는 매일 사용하더라도 플래시라이트를 매일 사용할 수 있을까라는 점에서는 생각해 볼 수 있기도 하지만,

대개 플래시라이트의 소중함은 막상 필요한 상황에서 가지고 있지 않을 때 가장 절실함을 느끼게 되므로 매일 가지고 다니는 아이템과 플래시라이트의 결합은 매우 훌륭한 발상입니다.

조명이 갖추어진 사무실에 있을 때라도 책상의 틈이나 바닥을 살피기 위해서 플래시라이트가 필요할 경우가 있는데 바로 이럴 때 열쇠고리에 플래시라이트가 있다면......

 

요즘 보면 열쇠고리용 라이트는 매우 많아져서 그 종류는 수십가지는 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많은 열쇠고리용 라이트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종류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버튼 셀을 사용하는 포톤라이트 타입과 하나는 원통형의 헤드 베젤 트위스트 타입의 솔리테어형입니다.

이 중에서 전자는 휴대성에서 후자는 밝기에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굳이 원조를 찾으려면 솔리테어가 될 것인데 열쇠고리용 라이트라는 점에서 - 특히 쓸 만한 라이트라는 점에서 - 솔리테어의 우수함이 돋보입니다.

 

보통 EDC용 라이트급 이상이 되면 모멘터리 타입보다는 클리키 타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열쇠고리용은 트위스트 방식이 압도적입니다.

이는 인체공학적인 것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실제로 열쇠고리에 라이트를 매달아 사용해 보면 플래시라이트를 엄지와 인지로 쥐고 헤드 베젤을 돌리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열쇠고리용으로는 다소 크면서도 EDC 중에서는 초소형인 제품들도 대개 헤드 베젤을 돌리는 타입인데 그 이유는 솔리테어와 같습니다.

 

 

그래서 솔리테어는 현재도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현재의 최신 제품들도 그 영향하에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ARC AAA, Fenix L0D 등은 그 형태로 보아 직계이며,

ARC LS와 같은 소형 EDC 라이트도 그 영항을 받은 제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솔리테어가 맥라이트가 또한 기술의 변화로 인해 사람들의 정서나 느낌 등에도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에 와서야 솔리테어 이상가는 제품들이 매우 많지만,

플래시라이트를 열쇠고리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하였다는 발상의 전환이라는 측면에서 솔리테어의 의미는 매우 큰 것입니다.

 

 

이 솔리테어는 지금도 꽤 많이 판매되는 플래시라이트 중 하나인데,

판촉이나 홍보용으로도 꽤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러한 용도로 꽤 사용되고 있지만 90년대에 특히 그러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대개 중국제 카피 제품들로 대체되었습니다만......)

 

 

이 두 제품은 90년대에 판촉/홍보용으로 많이 사용되었던 아이템들입니다.

이 정도의 제품들 - 판촉/홍보용으로는 그렇게 싼 제품들이 아닙니다 -을 그러한 용도로 사용하려면 꽤 큰 기업들이겠지만,

받는 사람 입장에서도 상당히 유용한 아이템이었고 제품 자체의 완성도도 높은 제품이었던 만큼 꽤 인기있었던 아이템들입니다.

 

 

그래서 당시에 조금 기어나 장비를 안다고 하는 사람들의 열쇠고리는 위와 같았습니다.

지금이라면 그 구성이 조금 바뀔 수는 있겠지만 구성상의 조합은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또한 위 사진과 같은 조합은 아직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맥라이트 제품들은(최근의 LED 제품들을 제외하면) 솔리테어만 해도 출시된지 20년이 되었을 정도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도 일선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놀라울 정도입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일단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물량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하고 싶어도 가지고 있는 제품이 못쓰게 된 것도 아니고 전구 등의 소모품과 전지만 보충해 주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므로 새로 교체하기 보다는 있는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중국산 제품들이 플래시라이트에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만 값이 싸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품질이나 부품 수급의 안정된 보장이라는 측면에서는 다소 고려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비록 최신 제품들보다 광량은 떨어지지만 아쉬운 대로 저렴한 비용에 꽤 우수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맥라이트에는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지금에도 맥라이트는 여전히 플래시라이트를 대표하는 메이커입니다.

비록 과거에 비하면 그 위상이 다소 초라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플래시라이트에 있어 하나의 대제국을 건설했다는 점에서 맥라이트는 길이 남을 만한 브랜드입니다.

 

맥라이트 이전에도 플래시라이트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개는 군납 제품이나 조명 기기 업체로써 그 브랜드로써 알려지기 보다는 대박 상품을 생산하는 제조자에 그쳤다는 점입니다.

이후 수많은 악세사리들이나 MOD 제품의 근간이 맥라이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맥라이트는 단순한 대박 상품을 넘어선 하나의 시스템을 만든 것입니다.

다른 분야들도 시대를 선도한 제품들은 그 이후의 제품들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큽니다.

현재의 기준에서 보자면 맥라이트는 범용적인 면에서 돋보이는 제품이 되겠지만 당시로서는 꽤 첨단을 달리는 제품이었다고 보아야 하는데,

이후에 출시된 메이커들이 맥라이트와 다른 길을 걸었다는 의미도 됩니다.

 

즉 맥라이트가 가지고 있는 범용적인 특성들에 보다 전문화되고 고급화된 라이트들이 생겨 났다는 의미인데,

후발 주자인 스트림라이트, 슈어파이어, 펠리컨, UK 등에 있어서,

맥라이트는 벤치마킹의 대상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 후의 각각의 브랜드는 고유의 특성을 살리면서 발전했으므로 이제는 적용 분야에 있어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맥라이트의 그림자가 조금이라도 드리워져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출   처: http://www.ohled.com/20070416004

글쓴이: curse

 

Flashlight Story I

-플래시라이트의 고전- 

 

돌이켜 보면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기술의 발달에 의한 변화가 아닐까 합니다.

또한 기술의 변화로 인해 사람들의 정서나 느낌 등에도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루하루가 격변하는 요즘에 와서 예전과 달라진 점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되는데,

그러한 분야 중 하나가 플래시라이트입니다.

플래시라이트는 장소나 시대를 막론하고 많이 사용되는 도구 중 하나로 최근에 이르러서는 급격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EDC 용품으로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 플래시라이트인데도 막상 EDC화된 것은 그렇게 오래된 것이 아닙니다.

또한 가정 상비품으로서나 비상 업무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있어서도 플래시라이트는 필수품으로 볼 수 있음에도 다른 용품들에 비하면 발전이 늦은 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최근 나날이 발전하는 라이트들을 바라 보면서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것을 조금씩 시간나는 대로 작성하여 올려 볼까 합니다.

 

요즘 20대 이하의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30대 이상이신 분들께는 집들이 선물 중 하나가 양초와 성냥이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

70년대, 80년대는 어떻게 생각하면 꽤 오랜 시대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전기가 들어 오지 않았던 시대는 아니었음에도 양초와 성냥 등을 선물했다는 것은 그만큼 지금에 비해 전력의 공급이 불안정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소형 LED 라이트들을 보면 이제는 단순히 밝기, 사용시간 등의 성능만으로 제품의 우열을 가리는 시대를 넘어선 것 같습니다.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대중적인 제품들과 프리미엄 제품들이 존재합니다.

아이템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프리미엄 버전이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어느 정도의 수요층이 형성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소형 LED 라이트들은 최근에 와서는 지하철에서 판매할 정도로 많이 유행하고 있는데 다른 분야들에 비해서는 기술적인 변화나 혁신이 체감하기 쉽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가령 만년필 등을 보면 재료나 가공법의 발전에 따른 기술적인 변화가 있기는 하겠지만 과거의 제품이나 현재의 제품이 크게 달리질 정도로 체감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에 비하면 플래시라이트 - 특히 최근의 LED 라이트들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어 3년전 제품이 이미 구식이 될 정도입니다.

그러한 변화는 특히 소형 라이트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 상대적으로 효율이 좋은 1W,3W LED 제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최근에는 거의 3W 체제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들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니라 직간접적인 요소들이 결합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그래서 첨단을 달리는 최근의 LED 제품들이 앞 다투어 출시되는 것을 보면서도 아직도 과거의 유물들이 버젓이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것에도 새삼 놀라게 됩니다.

 

 

위 사진의 플래시라이트도 그러한 플래시라이트의 대표적인 경우에 해당되는데 흔히 군용 라이트로 알려져 있는 제품입니다.

원래 이 모델은 미군용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지금도 우리나라 군대에서는 사용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알칼라인 D 셀 2개를 사용하는 크립톤 라이트로 아마 이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가정도 꽤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모양을 따라서 크룩넥 타입 플래시라이트로 불리우는 이 제품의 정식 명칭은 TL-122 라고 하는데 위 사진의 제품은 국산 제품입니다.

 

2차 대전시 미군이 사용했던 초기 모델은 A 타입으로 브라스, 메탈 등의 몸체에 헤드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금속제였으나,

다음 버전인 B 타입부터는 플라스틱으로 대체되었으며,

C 타입을 거쳐 색상 필터 등을 추가한 D 타입이 현재까지 사용되는 최종형입니다.

그러므로 약간의 변화는 있을지 몰라도 최종형이 정착된 후부터도 50여년이 넘게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플래시라이트 분야의 바이블이라고 할 만한 제품이 아닐까 합니다.

 

 

후에 아크라이트, 스트림라이트, 슈어파이어 등의 제품을 접하면서는 매우 유치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사실상 현대의 모든 휴대용 라이트는 그 뿌리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간혹 TV 다큐멘터리 등을 보면 인간이 조상이 원숭이에서 갈라져 나와서 현재에 이르렀다는 것 등을 보게 됩니다만,

초기와 최후기형은 항상 그 차이가 매우 커 보입니다만,

거슬러 올라가 보면 전혀 연관성이 없는 것도 아니라서 수긍을 하게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 플래시라이트 역시도 그보다 초창기 모델과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으나,

그 이전에는 주로 직선형의 제품들이었던 것에 비하면 포켓이나 배낭 등에 거치할 수 있도록 'ㄱ" 자 형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특기할 만한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건전지는 테일캡을 열고 교체하며 테일캡 내부에는 필터들이 수납되어 있습니다.

 

 

이 필터들은 신호용으로 사용되는 것이 주된 용도인데 녹색, 적색, 커버 그리고 디퓨저까지 들어 있습니다.

필터를 사용하려면 헤드 베젤을 열고 그 사이에 해당 필터를 넣고 다시 베젤을 돌리면 됩니다.

 

 

헤드 베젤이나 몸체 모두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으므로 크기에 비해서는 상당히 가벼운 편이며 그립감도 괜찮은 편입니다.

 

 

뒤에는 클립이 있는데 이 클립은 일상복에는 사용하기 불편하지만 군복이나 작업복 등에 매우 거치 효과가 뛰어 납니다.

이 크룩넥 라이트의 조작법은 간단합니다.

몸체 중앙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점등/소등이 되는데 놀랍게 이 제품에 이미 모멘터리/컨스턴트 듀얼 방식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즉 순간 점등, 연속 점등을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매우 유용한 기능입니다.

 

 

우선 몸체 중앙의 버튼을 보면 좌위에 칸막이가 솟아 있는데 이는 오점등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최근 제품들의 테일캡 테두리로 진화되었습니다.

일단 위 사진을 보시면 큼직한 스위치와 원형이 소형 버튼이 있는 것이 보이는데,

원형 버튼은 모멘터리(순간) 점등용이며 스위치는 컨스턴트(연속) 점등 조절용입니다.

위 사진처럼 컨스턴트 스위치가 최하단에 놓여 있으면 완전 소등 상태로 상단의 원형 버튼을 눌러도 점등되지 않습니다.

 

 

컨스턴트 스위치는 3단으로 조절되는데 위 사진처럼 중간에 놓으면 모멘터리 모드가 됩니다.

이 상태에서는 상단의 원형 버튼을 누르고 있는 동안에만 점등이 됩니다.

즉 누르면 켜지고 떼면 꺼지는 방식이라는 의미입니다.

 

 

컨스턴트 스위치를 제일 상단으로 올리게 되면 연속 점등이 되며 이를 내릴 때까지 계속 점등이 됩니다.

저 역시 어렸을 때에는 플래시라이트라고 하면 점등에만 주안점을 두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전우","3840 유격대","113 수사본부","추적","게리슨 유격대","전투" 등의 드라마에서 신호를 보낼 때 깜박깜박하는 기능을 사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러한 관점은 현대의 택티컬 라이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지만 군용 라이트라면 연속 점등/소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순간 점등/소등이 신속하고 신뢰성이 있는가에 더욱 비중을 두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고 보면 과거의 장비와 현대의 장비는 기술적인 진보에 의해서 그 형태나 사용법이 바뀌었을 뿐이지 기본적인 개념에서는 동일선상에 있다고 봅니다.

당시로서는 최첨단을 달리던 이 우수한 라이트는 특별한 경쟁상대가 없어 오랫동안 애용되었는데 마침내 무시무시한 경쟁자가 출현합니다.

 

 

대개의 가정은 물론이고 동네 수퍼마켓을 비롯한 상가마다 비치되어 있으며,

지금도 캠핑에는 빠지지 않은 범세계적인 아이템인 일명 '순찰용 라이트'입니다.

특히 이 플래시라이트는 경비원이나 수위들이 주로 사용하는 라이트로 지금도 매일 저녁이면 그리 어렵지 않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빨간 색이 압도적인 이 라이트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재질이나 사용전지는 바뀌었습니다만,

디자인 자체는 큰 변화가 없이 계속 유지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예전에는 주로 라디오용 각형 9V 전지를 사용하였는데,

후에는 C셀이나 D셀 또는 충전용으로까지 발전하여 지금도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입니다.

이 모델의 장점은 딱 두가지입니다.

밝다는 것과 사용법이 쉽다는 것입니다.

물론 싸다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예전에는 집에서 플래시라이트 가지고 장난하면 어른들에게 혼나던 시절도 있었고 그 당시로서는 다른 생필품에 비하면 결코 싼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플래시라이트의 밝기를 높히는 방법 중 가장 쉬운 것은 헤드와 반사경을 크게 만드는 것인데 다른 것을 포기하고 이 두가지만 키운 것이 바로 이 라이트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제품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슈어파이어로 치면 C3 정도의 밝기는 됩니다.

물론 빔의 품질이나 조사거리, 식별성 등은 당연히 떨어지겠지만 가격을 생각하면(사진의 제품은 비충전용인데 3,000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꽤 쓸만합니다.

그리고 사용법이 처음보는 사람도 바로 사용할 정도로 쉽습니다.

우선 건전지나 전구를 교환하기 위해서는(전구 교환은 해 본 적이 없습니다만......) 헤드 베젤을 열면 됩니다.

일단 구멍이 앞에만 있고 뒤는 막혀 있는 상태니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점등하려면 상단의 고무 스위치를 누르면 됩니다.

다른 이상한 부속물이 없기 때문에 다른 방법도 없습니다.

 

 

중앙의 아치형 부분은 당연히 손잡이이며 헤드를 전방으로 향하고 손잡이를 잡게 되면 엄지 손가락은 당연히 스위치를 향하게 되어 있어 그렇게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게 됩니다.

그리고 랜야드가 아예 포함되어 있고 질긴 고무 재질이라 손목에 걸고 시작하면 일단 매우 든든합니다.

 

 

게다가 워낙 덩치가 크고 빨간색이라 집안 어디에 두더라도 누구나 쉽게 찾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은 기본 딸림입니다.

다만 휴대성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다소 문제가 있지만 군용 라이트에 비하면 일단 조사시에 시야가 뻥 뚫리는 느낌마저 받을 정도로 만족감을 줍니다.

 

 

매우 많이 보급된 이 제품은 지금도 농어촌인 배경이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야간의 단골 소품이며 실제로 상비품이기도 합니다.

 

지금 20대 이하이신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예전에는 등화관제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간혹 2차대전사 등을 보면 전시 폭격을 당하게 되면 전등을 모두 소등하는 것을 아시겠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그러한 훈련을 했었습니다.

또 새삼스러운 이야기 같지만 12시가 넘으면 길거리에 돌아 다녀서는 안되는 통행금지 - 일명 "통금" -를 시행했었던 시기와도 일치합니다만,

정기적인 민방위 훈련의 일환으로 전국적으로 등화관제 훈련을 했습니다.

그 시간은 대략 30분 정도인데 그 시간 동안에는 집집마다 불을 꺼야 하고 밖으로 불빛이 새어 나오면 안 되며 훈련 상황을 라디오로 청취했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이 대개 드라마 - 특히 당시 베스트셀러인 전설의 고향 - 시간대이다 보니 TV는 켜놓고 군용 담요 등을 뒤집어 쓰고 보곤 했었습니다.

또 어쩔 수 없이 불을 켜야 할 상황이 되기도 해서 살짝 불을 켜기도 합니다만 그럴 때는 어김없이 밖에서 큰 소리가 납니다.

"501호 불꺼요!!! 불꺼!!!"  등등의 소리였는데 통장님인지 반장님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러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특히 집안에서도 플래시라이트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또한 등화관제가 아니더라도 당시에는 전력 상황이 지금보다 못해서 예고없는 정전이 매우 많았습니다.

특히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이면 간혹 정전이 되곤 했었고 가로등도 요즘보다 못하던 때라 밤에는 플래시라이트를 들고 다닐 때도 많았습니다.

또한 새벽에 운동하러 가거나 약수터에 가면 위에 소개한 두 가지 플래시라이트를 보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HID를 손에 들고 다닐 정도가 된 것을 보면,

격세지감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만,

현재도 위 라이트들은 사용될 정도이고,

또는 비록 형태는 바뀌었더라도 위 제품들이 추구했던 것 자체만큼은 동일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다시금 꺼내 보게 됩니다.

 

나중에 더 좋은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겠지만 위 두 제품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살아남은 백전노장인 동시에 전세계를 평정했다는 점에서 플래시라이트 역사의 알렉산더 대왕이나 징기스칸 정도로 기억되지 않을까요?

 

출   처: http://www.ohled.com/20070412005 

글쓴이: c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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