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하는 물고기는 대략 두가지 패턴이 있다.
첫 번째는 성장하면서 수컷에서 암컷으로 성전환하는 것인데,
이러한 이유는 진화의 비밀이 숨어있다.
수중동물에 있어 수컷은 크기가 작아도 수십억개의 정자를 생산할 수 있지만,
암컷의 경우 상대적으로 생식세포가 크기 때문에 더 큰 몸이 더 많은 난자 생산에 유리하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나 크기에서 성을 전환하는 개체는 수컷이나 암컷으로 계속 남아 있는 개체보다 더 많은 자손을 남길 수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굴이나 돌조개(영국 남동부에 사는 조개)는 성장하면서 수컷에서 암컷으로 성전환을 한다.
두 번째는 암컷에서 수컷으로 성전환하는 것
이러한 패턴의 물고기들은 주로 하렘을 형성하여 번식하는 종류의 물고기들이다.
양놀래깃과(우리나에도 있음), 그루퍼(농어과의 물고기), 비늘돔(비늘돔과의 물고기), 에인젤피시(관상용 열대어) 등이 좋은 예이다.
이러한 종류의 젊은 수컷들은 강력한 할렘 소유자(수컷)와 경쟁해서 자신의 유전자를 가진 후손을 남길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오히려 암컷으로 남아 적은 양이나마 후손을 남기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강력한 할렘 소유자(수컷)가 죽었을 때는 상황이 다르다.
암컷들 중 가장 덩치가 크고 호전적인 녀석이 재빨리 수컷으로 성전환을 해서 그 할렘을 지배하는 것이다.
수컷으로 성전환하면서 얻는 이익은 단 한가지,
암컷일때 보다 더 많은 후손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화적으로 매우 유리한 성전환 패턴은 왜 해양생물 에게서만 나타날까?
그건 물이라는 매개가 있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에서 나와 뭍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생식 활동시 생식세포의 건조를 막기 위해 물에서보다 훨씬 더 복잡한 방식으로 알을 감싸야 하기 때문에 암컷은 해부학적으로 더 여성적이 되어야 했다.
그래서 알에 방수껍질을 마련해 주기 위한 특수한 도관과 부비선을 갖추게 되었고,
결국 자궁으로 진화시켰다.
뭍에 오른 생명체는 결국 건널 수 없는 다리를 만들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참고서적 : 존 스파크스 `동물의 사생화`
'물안 내시경 > ┗ 물안 지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극지방생물들의 추위를 견디는 방법 (0) | 2009.11.03 |
---|---|
물개나 바다사자가 다이버에게 재롱떠는 이유 ! (0) | 2009.10.24 |
수산생물 이름의 유래 (0) | 2009.08.04 |
물고기도 멀미를 할까? (0) | 2009.07.15 |
물고기는 어떻게 소리를 들을까? (0) | 2009.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