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한 수산생물이지만 듣고 나면 무릎을 칠 유래를 가진 이름도 적지 않다.
▷고래 용왕 아들 포뢰가 무서워 소리 질러 두드릴 ‘고’에 포뢰 ‘뢰’ 붙여 고뢰(→고래)
고래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의 고래는 뿌리가 같다.
중국 명나라 때 호승지가 쓴 책 <진주선>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용왕의 셋째 아들로 포뢰가 있었는데, 겁이 많아 고래를 보면 놀라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용의 아들 포뢰를 공포에 떨게 만드는 무시무시한 동물이란 뜻에서 두드릴 ’고’(叩)에 포뢰의 ’뢰’(牢)를 붙여 ‘고뢰’라 불렀다.
‘고뢰’의 자취는 종각에 남아 있다.
종을 매다는 곳에 용의 아들인 포뢰를 조각해 놓고 고래를 조각한 당목으로 친다.
고래에 놀란 포뢰가 종소리를 크게 울려퍼지게 하라는 의도다.
▷참치 1957년 우리나라의 첫 원양어선인 지남호가 인도양에서 크고 맛좋은 시커먼 생선을 처음으로 잡아 왔다.
일본에서 검다고 해서 마구로(眞黑)라고 부르는 물고기였다.
참 진(眞) 자에 물고기 치를 붙여 참치가 탄생했다.
현재 참지는 다랑어와 새치류를 통칭하는 말이다.
▷장어 장어도 참치처럼 하나의 종을 가리키지 않는다.
네 가지 장어 가운데 먹장어는 흔히 곰장어 또는 꼼장어라고 부른다.
가죽을 벗겨내도 한동안 살아있고, 불판에서도 꼼지락거려 스태미나식으로 인기가 높지만,
서구에서는 사체에 몰려드는 징그러운 모습을 떠올려 먹지 않는다.
사실 곰장어는 장어도 아니고 아예 물고기도 아닌 턱뼈 없는 원구류에 속한다.
먹장어란 이름은 눈이 퇴화해 눈이 먼 장어라는 뜻이다.
옆구리에 수십개의 옆줄구멍이 나란히 있는 모습이 특징인 붕장어는 속칭 아나고로 불린다.
아나고(穴子)란 구멍에 산다는 뜻으로, 모래속에 숨는 습성에서 온 이름이다.
갯장어는 붕장어 비슷하지만 주둥이가 길고 뾰족하며 이빨이 날카롭다.
바다에서만 살아 ’개’ 자가 붙었다.
뱀장어는 장어 가운데 유일하게 바다와 강을 오가 민물장어로 불린다.
▷꽁치 아가미 근처에 침을 놓은 듯한 구멍이 나 있어 공(空)치로 불린데서 유래했다.
▷복어 위협을 느끼면 배를 부풀리는 습성이 있어 배 복(腹)과 관련이 있다.
<본초강목>에서는 고대 중국의 미인 서시의 젖가슴처럼 부드럽고 희다며 서시유(西施乳)라 했다.
▷상어 한자 문화권에서 쓰는 사어(沙魚)에서 유래했다.
피부가 모래(沙)처럼 거친데서 온 이름이다.
상어 피부에 난 미세한 돌기는 거칠어 사포 대용으로 쓰기도 했다.
▷이면수어 서유구의 <임원경제지>는 관북(함북) 지방에 살던 임연수라는 어부가 수심 100~200m 바닥에 사는 물고기를 잘 잡았는데,
이 생선을 임연수어라 불렀다.
▷갈치 몸이 칼처럼 생겨 칼치로 불렸다.
서양에선 꼬리를 보고 머리카락 고기라고 한다.
▷미역 고구려에서는 물에서 나는 여뀌를 닮았다 해 매역(물여뀌)이라 불렀다고 <삼국사기>에 나와 있다.
중국 고문헌엔 고래가 새끼를 낳고 상처 아물기 위해 미역을 뜯어먹는 것을 보고 고려 사람들이 산모에게 미역을 먹였다는 기록 있다.
▷피조개 꼬막류는 조개류 가운데 유일하게 혈액속에 헤모글로빈이 있어 피가 붉은색이다.
꼬막류 가운데 큰 피조개에서 피가 두드러지게 보인다.
▷바지락 바지락은 깊이 20㎝ 안팎의 얕은 개흙 속에 살고 번식력 좋아 흔했다.
개펄에서 이 조개가 ‘바지락 바지락’ 소리를 내며 밟힌 데서 유래했다.
▷백합 조개껍데기 무늬가 100가지나 될 정도로 다양하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오징어 중국에서 먹물을 내 ‘까마귀 고기’(烏賊魚)로 불린 데서 유래했다.
출처: 미련없이 뒤돌아 글쓴이: 샤이 트리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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