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씻으면 맛 떨어진다  


생선회를 조리할때 피, 비늘 등이 우리가 먹는 생선회 살점에 묻으면 상품가치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므로, 조리하면서 물에 씻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여름철에 비브리오 패혈증 예방을 위해서도 물에 씻는다.


목을 자른후 내장과 비늘을 제거할때 수도물을 흘려 내리면서 아가미, 내장, 껍질, 비늘에 오염된 피와 비늘을 씻어내고, 비브리오균을 죽이는 효과도 있다.

이같이 포떠기 전의 단계에서는 물로 씻어도, 생선회 살점에 있는 맛 성분 및 영양분이 물로 빠져 나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물도 생선회 살점으로 흡수되지 못한다.

그러나 포를 뜬후의 생선회 살점을 물에 씻으면 생선회 살점에 있는 물에 녹는 맛 성분 및 영양분이 물과 함께 빠져나갈 뿐만 아니라,

물이 근육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생선회가 물기를 머금으면서 생선회 맛은 닝닝하고 물컹해져 맛이 떨어진다.


생선회를 조리할 경우 포를 뜨기전의 라운드 상태에서는 물에 씻어도 근육에 물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상관이 없지만, 포를 뜬 상태에서는 씻지 말아야 한다.

 

만부득이 씻어야 할 경우 얼음물에 약간의 소금을 넣은 물에 씻으면, 근육의 외측 단백질이 응고하므로 맛 성분이 빠지거나 물이 근육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어느 정도는 막아준다.

그러나, 생선회 맛을 최상으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물에 씻어서는 안되며, 수건으로 닦아야 한다.



생선회 동결하면 맛 보존되나??

최근 횟감용으로 공급해야 할 활어가 외국산 활어범람과 국내 양식업계의 과잉생산으로 제대로 출하되지 못해 국내 양식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양식업계의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생선회를 급속동결, 비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한다.


냉동기술 발달에 따른 장기간 저장법으로 오늘날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식품의 동결저장법은,

식품을 본래의 상태로 오랫동안 보존 가능한 장점을 갖고 있으며,

영하 20℃에 동결 저장하면 6개월~1년 정도는 보존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반 식품과는 달리 생선회는 동결시키면 생성되는 얼음 결정에 따라 생선회의 쫄깃쫄깃한 맛을 내는 근육 단백질이 파괴돼 퍼석퍼석한 저질생선회로 육질의 질이 떨어진다.

이같은 현상은 액체질소를 사용해 초급속도로 동결해도 막을 수가 없다.

먹다가 남은 생선회를 냉장고 동결고에 넣어두었다가 먹으면,

퍼석퍼석해져 맛이 없어지는 것을 경험한 식도락가들도 많을 것이다.



참치회는 왜 동결하는가

참치회는 영하 60℃ 정도의 초저온 동결고에 저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참치는 태평양, 인도양 등의 원양에서 잡히기 때문에, 동결해 가져오지 않으면 선도가 떨어져 생선회로 먹을 수가 없다.

따라서, 동결해 육질이 퍼석퍼석해져도 방법이 없기 때문에 동결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영하 60℃의 초저온에 보관하는 것은 선홍색을 띠는 근육색소 산화를 막아 육색을 선명하게 보존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에 일본에서는 더 맛있는 참치회를 먹기 위해 어획후에 동결하지 않고 생선상태로 비행기를 이용, 공수(空輸)하는 경우도 있으며,

지중해, 호주, 중남미 등지에 어획한 참치를 축양하면서 필요한 때 냉장상태로 공수하기도 한다.

이것은 동결에 의한 참치근육의 파괴를 막아서 더 쫄깃쫄깃한(단단한) 참치회를 먹기 위한,

즉 더 맛있는 것을 찾는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

수송비가 엄청나게 들어가는 이런 방법을 생각해낸 것이다.


특히 우리 국민들은, 생선회는 육질의 단단함 즉 쫄깃쫄깃함을 중요시하는 씹힘성 문화에 젖어 있으므로, 동결해 육질이 퍼석퍼석한 생선회는 외면할 것이다.



활어의 품질판정 지표개발과 고품질의 생선회를 생산하자


작년말 현재 우리나라 횟감용 어류 양식량은 10년 전의 약 15배나 증가하고있다.

그리고, 생선회가 건강식이라는 인식의 확산 및 소득수준의 향상, 주 5일 근무제 실시 등 사회적 여건변화로 생선회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으며,

우리나라 외식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중국산 활어 대량 유입에 따라 국내 양식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다,


양식산 횟감용 활어 유통 실태를 살펴보면,

생선횟감으로서 제일 중요한 품질 판정지표가 돼야 할 생선회 맛과는 관계없이 외관으로 구별이 가능한 색택, 중량, 모양 등을 중심으로 활어 등급이 정해지고 유통되므로,

양식업자들도 이러한 기준에 맞추어서 양식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표피 색택을 자연산처럼 보이도록 밝게 만드는 기술 및 중량을 늘이는 기술은 생선회 맛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생선회를 고급화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관행부터 고쳐야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생선회 맛을 판정할 수 있는 활어 품질 지표가 개발되지 못하므로,

색택, 중량 위주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고급활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양식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생선회 맛과 직결될 수 있는 횟감용 활어의 품질판정 지표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활어 품질판정 지표개발은 중량 및 외관 위주의 양식기술에서 벗어나고,

고품질의 활어양식 기술개발을 위한 촉매가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양식업의 경쟁력 향상 및 생선회 식문화의 업그레이드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趙永濟 부경대교수. 생선회협회 이사장>

생선회 명칭부터 바르게 부르자  


생선의 명칭은 표준말이 있으나 생선회 관련 업소는 아직도 일본말 또는 방언을 종종 사용하고 있다. 생선회 식문화를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는 잘못 불려지고 있는 생선회 명칭부터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생선회를 ‘사시미’, 초밥을 ‘스시‘라고 많이 부르고 있는데 이것부터 고쳐야 한다.


일식집 및 생선횟집에서 주요리가 아닌 부요리(또는 곁요리, 받침요리, 주변요리)라고 표현하는 일본말 쯔께다시(付け出し)가 통용되고 있다.

생선회 가운데 자연산 단일 어종으로서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고 ‘도로’로 불리는 뱃살회는 가장 맛이 좋다.

참치는 기능성 성분으로 알려진 DHA 및 EPA 함량이 어류중 가장 많은데 ‘마구로’로 흔히 부른다.
이밖에도 강태공들이 가장 좋아하는 돌돔을 ‘시마다이’라고 부르지만(줄이 있다고 줄돔이라고도 함), 돌돔의 일본말은 ‘이시다이’이다.

봄철이 제철이며 자연산으로 가장 인기가 있는 돌가자미를 ‘이시가리’라고 부르는데 정확한 일본어는 ‘이시가레이’이다.

 

일본에서는 크면서 맛이 좋아지는 생선을 크기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르는 출세어(出世魚)라고 한다.

출세어에는 방어, 전어, 참돔, 숭어, 농어, 참다랑어가 있다.

방어를 ‘히라스’ 또는 ‘부리’라고 부르지만, 정확한 일본말은 중간 크기 방어를 ‘하마치’ 큰 것을 ‘부리’라고 부른다.

‘히라스’는 방어류인 잿방어의 일본 방언이다.

생선회를 처음 먹을 때 흔히 먹는 붕장어를 ‘아나고’ 라고 하거나 성질이 급해 활어상태로는 수송이 거의 불가능한 바다장어인 갯장어를 ‘하모’라 부른다.

또 학꽁치(표준말은 학공치)의 일본말은 ‘사요리’.

단일 어종으로 우리나라에서 소비가 가장 많고 피로 회복제 박카스에 첨가하는 타우린 함량이 많은 오징어를 ‘이까’라 한다.

오도리’는 회로 먹는 보리새우가 팔딱팔딱 튀는 것을 형상화한 일본말이며 보리새우의 일본말은 ‘구루마애비’이다.

세꼬시는 도다리 새끼(도다리는 일본말이 아님)나 전어 등을 뼈채 썬 것을 말한다.


사투리로 잘못 부르는 말

볼락을 '뽈라고' 또는 '뽈라구'라고 부른 것이 대표적 예.

또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횟감 넙치와 함께 해산어류 양식량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조피볼락을 우럭이라고 부르는데 조피볼락이 표준말이다.

우럭볼락은 자연산으로 다른 종이다.

 

광어는 방언이므로 넙치라고 불러야 한다.

쥐노래미를 '게르치'라고 부르는데 '게르치'라는 생선은 따로 있다.

포장마차에 종종 소주 안주로 등장, 껍질을 벗긴 후에도 꿈틀거리는 먹장어를 부산에서는 '꼼장어'라 부른다.


참숭어는 지금이 제철이다.

성인병을 예방하는 기능성 성분을 포함하는 지방질 함량이 많아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고대 이집트나 그리스, 일본에서 귀한 생선으로 애용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급 생선회로 취급하는 이 참숭어를 밀치라고도 하며 조그만 숭어를 '모치'라고 부른다.



정량제 가격표시 필요

생선회는 건강 기능성 고급 식품으로 우리 국민의 단골 메뉴로 사랑을 받고 있다.

대부분 생선횟집 메뉴판에는 특대(特大), 대(大), 중(中), 소(小)로만 구분해 놓고 특대는 8만~10만원, 대는 5만~8만원, 중은 3만~5만원, 소는 2만~3만원으로 업소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난다.

특대, 대, 중, 소는 특별한 기준이 아니다.

주방장 마음대로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지난 2000년 9월 10일자 조선일보는 생선횟집의 경우 1kg 짜리 광어로 직접 회를 떠본 결과 생선회가 4백50g이 나왔음에도 불구, 조사 대상업소의 81.8%가 이보다 적은 양을 내놓았다.

가장 적은 양은 2백70g에 불과했고 대부분 업소에서 4백50g을 기준으로 10~40% 적게 회를 주고 있다는 것.

또 생선횟집의 53.3%가 아예 가격표시를 하지 않는다는 소비자보호원의 조사를 인용, 보도했다.

생선횟집에서 생선회 대(大)를 시켜놓고 눈어림으로 "이 정도구나"라고 생각하고 먹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소비자보호원이 조사한 것처럼 업소에 따라 10~40% 적게 놓을 수밖에 없다.

생선회를 접시에 놓을때 몇 줄이냐에 따라서 양이 많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줄수에 따라 특대, 대, 중, 소를 결정한다면 생선회의 써는 두께에 따라 줄수가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할 수도 있다.

만약 소비자가 대(大)가 아니라고 따지더라도 기준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생선회가 지속적인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업소가 양심적으로 정량을 속이지 말아야 할 것이며 생선회 무게를 손님이 확인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서 조속히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趙永濟 부경대교수. 생선회협회 이사장>

비브리오 패혈증 염려 '뚝'  


매년 여름철이면 국내 모든 횟집들이 울상이다.

불청객 비브리오패혈증때문이다.

지난 2000년 8월 보건복지부가 치사율이 높다면서 제3군 전염병으로 지정한후 사람들은 으레 여름에는 생선회를 먹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조금만 신경써서 위생처리하면 전혀 문제가 없고 전염도 되지않는 것을 전염병으로까지 지정,

생선회 관련산업을 모두 죽여야 하는지 도대체 알수가 없다.

이번에는 비브리오패혈증 실체와 예방법을 집중 보도한다.



□ 비브리오 패혈증(敗血症)


지금까지 알려진 비브리오균은 총 34종이고 이 가운데 병원성인 것은 12종이다.

비브리오패혈증 원인균은 비브리오 블니피쿠스(Vibrio vulnificus) 이다.

 

패혈증이란 말 그대로 비브리오균때문에 패혈, 즉 피가 제 기능을 하지못해 사망에 이르는 질병이다. 패혈증은 역사가 짧아 약 20년 전부터 보고되기 시작됐을 뿐 그 이전에는 단순히 식중독세균으로 알려져 있었다.

어패류를 섭취한 후 24시간 이내에 발병, 발열과 오한, 피부병변, 구토 등의 증상을 수반한다.

vibrio photo.jpg

비브리오 균에 감염된 다리와 손가락 사진,

c: 현미경으로 본 비브리오 박테리아.

출처: http://cafe.daum.net/byoyang/Imat/3


□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어디 있나


비브리오패혈증균은 소금을 좋아하고 소금이 있어야 살 수 있는 미호염성(微好鹽性, 2~3%) 세균으로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연안에 서식한다.

겨울철에는 수온이 낮아 바다밑 갯벌에서 월동하다 봄철 해수온도가 15℃ 이상으로 올라가면 표층수에서 검출된다.

특히 해수온도가 20℃ 이상 되는 6~10월 바닷물 표층에서 많이 검출된다.



□ 감염 경로


대부분의 간질환자, 알콜 중독자, 당뇨병 등 지병(持病)이 있는 면역력 약한 노령자가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오염된 수산물을 비위생적으로 생식했을 때 감염된다.

또 상처있는 사람이 해수욕장에서 비브리오패혈증균에 오염된 바닷물과 접촉했을 때 상처를 통해 균이 침입, 발병하기도 한다.



□ 건강한 사람도 걸리나?


비브리오 패혈증 특징은 건강한 사람의 감염은 매우 드물다는 것.

음주를 많이 해 간기능이 저하된 알콜 중독자가 감염률이 높고 증세 역시 강하다.

비브리오 패혈증에 의한 사망자의 90% 이상이 간경화 등 간질환자, 알콜 중독자, 만성 신부전, 백혈병 등의 환자로 면역력이 약한 노령자가 대부분이다.

건강한 사람은 걸릴 확률이 대단히 낮다.

남녀 비율은 5:1로 남자가 많다.



□ 생선회 살점은 무균 상태


사람은 물론이고 활어 등 살아있는 생명체는 이물질이 근육 안으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생체 방어체계를 갖추고 있어 균이 아가미, 껍질, 비늘 밑에 붙어있다.

따라서 생선회를 조리할 때 비위생적으로 조리하면 칼, 도마 등 조리기구에 묻어 2차오염의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껍질과 비늘을 제거하거나 내장을 빼내는 칼과 도마, 그리고 생선회 살을 자르는 칼과 도마를 별도로 사용하면 된다.

또 손, 도마, 칼, 행주 등을 철저히 소독해 위생적으로 조리하면 전혀 걱정할게 없다.



□ 균 한 마리라도 먹으면 패혈증에 걸리나?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산(酸)에 약하기 때문에 위(胃)를 통과할때 pH 2.0이하의 위산(胃酸)과 섞이면서 사멸한다.

우리나라는 생선회에 비브리오균이 한 마리라도 검출되면 안되지만 일본에서는 1백개까지 허용하고 있다.

이 정도 균은 먹어도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릴 염려가 없다.



□ 냉장고에서도 증식하나?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중온성 세균으로 사람의 체온에서 증식이 가장 빠르다.

체온보다 높은 온도에서는 증식이 늦어지고 60℃에서는 사멸한다.

체온도보다 낮은 범위에서는 온도가 낮을수록 증식이 억제될 뿐 아니라 10℃ 이하가 되면 현저히 줄어든다.

냉장고 온도인 5℃ 이하에서는 균이 증식하지 못하고 아예 휴지(休止) 상태가 된다.

따라서 5℃ 이하 온도를 유지하면 비브리오 패혈증이나 식중독에 걸릴 염려가 없다.


□ 동결시키면 죽나?


가열하면 세균을 사멸하지만 동결은 세균을 사멸시키지 못한다.

생선회를 동결하면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상식을 믿고 있는 사람도 있는데,

동결시키면 균이 휴지(休止) 상태로 있다가 해동하면 다시 증식한다.

따라서 동결하는 것은 비브리오 패혈증을 막지도 못하고 생선회를 맛이 없게 만드는 것이다.



□ 민물에 씻으면 죽는가?


필자 연구실에서 도마에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오염시키고 수돗물에 넣어둔 실험에서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전부 사멸한 실험결과를 갖고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묻어있을 가능성이 있는 아가미, 껍질, 비늘 등을 처리할 때는 수돗물로 충분히 씻어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죽여야 한다.



□ 레몬즙을 짜면 예방될까?


레몬즙을 짜면 비브리오 패혈증 및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상식 때문에 너도나도 생선회에 레몬즙을 짜댄다.

레몬즙은 pH 2.4의 강산성이긴 하나 접시에 담겨져 있는 생선회에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죽을 수 있게 골고루 레몬즙을 짤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레몬즙을 골고루 짜면 강한 향때문에 생선회 맛을 느낄 수 없다.



□ 비브리오 패혈증은 전염병이 아니다.


전염병이란 콜레라, 장티푸스, 감기, 아폴로눈병처럼 발병된 환자로부터 세균, 바이러스 등에 의해 전염되는 질병을 말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전염성이 없다.

따라서 수산관련 단체가 요구하고 있는 권역별 주의보 발령도 안 될 이유가 없다.



□ 여름철에 문제가 되는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 발령체계는...


비브리오 패혈증이 제3군 전염병으로 지정돼 여름철 바닷물, 갯벌, 어패류에서 검출되면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 발령을 내지 않을수 없도록 돼 있다.

주의보 발령체계는 균 검출 즉시 각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이 국립보건원에 보고하고 국립보건원은 확인후 전국에 주의보를 발령하는 아주 단순한 체계로 돼있다.

그러나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여름철 바닷물 수온이 올라가면 표층부에서 검출되는 흔한 균인데 지금대로라면 언제나 여름에는 주의보를 발령 내려야 한다.



□ 주의보 발령에 따른 시민 반응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일반 시민은 주의보가 발령되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면서 당연히 생선회를 멀리한다.

더욱이 날이 갈수록 " 여름철은 생선회를 먹으면 안된다" 는 인식이 고착화되고 있다.


여름철이라고 생선회를 멀리할 이유가 없다.

되레 자주 먹는다.

일본인들이 여름철을 맞아 생선회를 한껏 먹는것과는 달리 생선회를 먹으면 안된다는 반응을 보이는 우리국민들과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 일본도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가 발령되나?


일본에도 연간 비브리오 패혈증에 의한 사망자 수는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여름철에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 발령은 단 한번도 없고 언론도 보도하지 않는다.

이는 일본에서는 비브리오 패혈증을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같은 문제를 두고 우리나라와 일본 정부 및 언론이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한 대처방법 및 보도형태에 차이가 나는 이유를 과학적 근거를 갖고 다시 검토해야 할 숙제다.



□ 비브리오 패혈증 보도는 신중해야 한다.


여름철에 비브리오 패혈증이 검출돼 주의보가 발령되거나 환자가 발생하면 언론은 기다렸다는듯이 경쟁적으로 환자를 화면에 떠올리는 등 무시무시한 질병으로 보도, 국민들의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준다.

앞으로는 환자 건강 상태와 조리 위생정도 등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린 이유를 상세하게 알리는 예방차원의 보도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 수출도 타격받는다.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가 발령되면 일본으로 수출되는 넙치 가격이 3분의2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에따라 일본 활어 유통업자들은 매년 여름철이면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 발령을 은근히 기다린다는 말도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가 발령됐을때 수입어종을 생선회로 먹고 일본에서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렸다는 보도는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다.

일본인들은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리지 않는 특수 체질인가.

우리 양식업자는 피해를 보고 일본 수입업자를 배불리는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 발령은 분명히 잘못돼 있다.



□ 주의보 발령으로 입는 경제적인 손실은..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가 발령되면 1주일 정도 횟집에 손님 발길이 뚝 떨어진다.

주의보 1회 발령 때문에 전국 생선횟집이 입는 경제적 손실은 대략 3천억원.

한 업소 하루 매출액을 약 50만원으로 추정, 전국의 생선회 관련 업소 8~9만여 곳을 기준한 액수다.

 

매출 손실 뿐 만 아니라 양식업자, 유통업자, 부식업자 등의 손실까지 감안하면 줄잡아 5천억원은 타격을 받는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 위생관리 시스템 도입으로 예방


비브리오 패혈증을 단 한방에 예방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은 없다.

수조관리에서 소비자들이 먹는 시점까지 철저한 위생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한국생선회협회가 개발한 위생관리 시스템으로 생선회를 조리하면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할 수 있다.


위생관리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해수 및 활어와 함께 수조로 유입된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수조의 온도를 낮춰 증식을 막거나 오존처리 등 살균장치를 장착, 사멸시킨다.

 

둘째 조리전 전처리 단계에서 싱싱 활어기 등을 사용, 활어 아가미 및 껍질 등에 부착된 비브리오균을 죽이는 살균뿐만 아니라 생선회를 쫄깃쫄깃하게 해 맛을 좋게 한다.

 

셋째 조리할때 조리사 그리고 칼, 도마, 행주 등의 조리기구에 의한 2차 오염을 막을 수 있는 위생적인 조리를 한다.

즉 머리를 자르고, 비늘을 벗기고, 껍질을 벗기는 처리를 하는 오염구역과 생선회 포를 뜨고 살점을 써는 처리를 하는 비오염 구역으로 나누어 처리장소 및 담당 조리사 그리고 칼과 도마를 다른 것을 사용한다.

 

넷째 시식하는 동안 상기 과정에서 남아있을 수 있는 비브리오 패혈증균 증식을 막기 위해 냉각된 생선회접시를 사용하는 방법 등이다.

 



□ 무허가를 없애야 한다.

생계형이라는 명목으로 생선회관련 무허가 음식점이 많다.

한정식, 중화요리, 육고기 등 가열하는 음식은 병원성균에 일부 오염됐더라도 조리과정에서 사멸되므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생선회는 가열 과정이 없기 때문에 위생적인 조리가 대단히 중요하다.

국민건강을 위해 생선횟집 만은 무허가업소를 단속해야 한다.

포장마차 및 노점에서 생선회를 안주로 소주를 기울이는 낭만도 좋지만 비위생적으로 조리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포장마차에 생명을 담보할 수 없다.



□ 제 3군 전염병에서 제외해야 한다.


전염병도 아닌 것을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 해수, 갯벌, 어패류 등에서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검출되면 국민건강 예방이라는 미명하에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를 발령한다.

일본은 우리처럼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를 발령하지 않는다.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생선회를 먹었다는 역사도 조선중기 이후로 비슷한 두 나라가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해 정책차이가 나는 이유를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바다나 갯벌에서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검출됐다고 주의보만 발령할 것이 아니라 생선회의 위생적 조리교육 및 관리감독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일본처럼 비브리오 패혈증을 제 3군 전염병에서 제외시켜 주의보 발령에 따른 국민들의 공포를 불식시키고 생선회 관련산업을 보호해야 만 한다. 

 

 

<趙永濟 부경대교수. 생선회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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