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의 명칭은 표준말이 있으나 생선회 관련 업소는 아직도 일본말 또는 방언을 종종 사용하고 있다. 생선회 식문화를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는 잘못 불려지고 있는 생선회 명칭부터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생선회를 ‘사시미’, 초밥을 ‘스시‘라고 많이 부르고 있는데 이것부터 고쳐야 한다.
일식집 및 생선횟집에서 주요리가 아닌 부요리(또는 곁요리, 받침요리, 주변요리)라고 표현하는 일본말 쯔께다시(付け出し)가 통용되고 있다.
생선회 가운데 자연산 단일 어종으로서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고 ‘도로’로 불리는 뱃살회는 가장 맛이 좋다.
참치는 기능성 성분으로 알려진 DHA 및 EPA 함량이 어류중 가장 많은데 ‘마구로’로 흔히 부른다.
이밖에도 강태공들이 가장 좋아하는 돌돔을 ‘시마다이’라고 부르지만(줄이 있다고 줄돔이라고도 함), 돌돔의 일본말은 ‘이시다이’이다.
봄철이 제철이며 자연산으로 가장 인기가 있는 돌가자미를 ‘이시가리’라고 부르는데 정확한 일본어는 ‘이시가레이’이다.
일본에서는 크면서 맛이 좋아지는 생선을 크기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르는 출세어(出世魚)라고 한다.
출세어에는 방어, 전어, 참돔, 숭어, 농어, 참다랑어가 있다.
방어를 ‘히라스’ 또는 ‘부리’라고 부르지만, 정확한 일본말은 중간 크기 방어를 ‘하마치’ 큰 것을 ‘부리’라고 부른다.
‘히라스’는 방어류인 잿방어의 일본 방언이다.
생선회를 처음 먹을 때 흔히 먹는 붕장어를 ‘아나고’ 라고 하거나 성질이 급해 활어상태로는 수송이 거의 불가능한 바다장어인 갯장어를 ‘하모’라 부른다.
또 학꽁치(표준말은 학공치)의 일본말은 ‘사요리’.
단일 어종으로 우리나라에서 소비가 가장 많고 피로 회복제 박카스에 첨가하는 타우린 함량이 많은 오징어를 ‘이까’라 한다.
‘오도리’는 회로 먹는 보리새우가 팔딱팔딱 튀는 것을 형상화한 일본말이며 보리새우의 일본말은 ‘구루마애비’이다.
세꼬시는 도다리 새끼(도다리는 일본말이 아님)나 전어 등을 뼈채 썬 것을 말한다.
사투리로 잘못 부르는 말
볼락을 '뽈라고' 또는 '뽈라구'라고 부른 것이 대표적 예.
또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횟감 넙치와 함께 해산어류 양식량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조피볼락을 우럭이라고 부르는데 조피볼락이 표준말이다.
우럭볼락은 자연산으로 다른 종이다.
광어는 방언이므로 넙치라고 불러야 한다.
쥐노래미를 '게르치'라고 부르는데 '게르치'라는 생선은 따로 있다.
포장마차에 종종 소주 안주로 등장, 껍질을 벗긴 후에도 꿈틀거리는 먹장어를 부산에서는 '꼼장어'라 부른다.
참숭어는 지금이 제철이다.
성인병을 예방하는 기능성 성분을 포함하는 지방질 함량이 많아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고대 이집트나 그리스, 일본에서 귀한 생선으로 애용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급 생선회로 취급하는 이 참숭어를 밀치라고도 하며 조그만 숭어를 '모치'라고 부른다.
정량제 가격표시 필요
생선회는 건강 기능성 고급 식품으로 우리 국민의 단골 메뉴로 사랑을 받고 있다.
대부분 생선횟집 메뉴판에는 특대(特大), 대(大), 중(中), 소(小)로만 구분해 놓고 특대는 8만~10만원, 대는 5만~8만원, 중은 3만~5만원, 소는 2만~3만원으로 업소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난다.
특대, 대, 중, 소는 특별한 기준이 아니다.
주방장 마음대로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지난 2000년 9월 10일자 조선일보는 생선횟집의 경우 1kg 짜리 광어로 직접 회를 떠본 결과 생선회가 4백50g이 나왔음에도 불구, 조사 대상업소의 81.8%가 이보다 적은 양을 내놓았다.
가장 적은 양은 2백70g에 불과했고 대부분 업소에서 4백50g을 기준으로 10~40% 적게 회를 주고 있다는 것.
또 생선횟집의 53.3%가 아예 가격표시를 하지 않는다는 소비자보호원의 조사를 인용, 보도했다.
생선횟집에서 생선회 대(大)를 시켜놓고 눈어림으로 "이 정도구나"라고 생각하고 먹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소비자보호원이 조사한 것처럼 업소에 따라 10~40% 적게 놓을 수밖에 없다.
생선회를 접시에 놓을때 몇 줄이냐에 따라서 양이 많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줄수에 따라 특대, 대, 중, 소를 결정한다면 생선회의 써는 두께에 따라 줄수가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할 수도 있다.
만약 소비자가 대(大)가 아니라고 따지더라도 기준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생선회가 지속적인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업소가 양심적으로 정량을 속이지 말아야 할 것이며 생선회 무게를 손님이 확인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서 조속히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趙永濟 부경대교수. 생선회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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