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생물을 합쳐 놓은 듯한 외형 때문에 키메라(chimaera, Chimaeriformes/은상어 목)라는 명칭을 지닌 어류가 있다.

주로 심해에 서식하는 연골어류의 일종으로 상어와 가까운 그룹이지만, 기괴한 외형으로 인해 못생긴 심해 물고기로 소개된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 독특한 생물에 큰 관심이 있다.

척추동물의 중요한 그룹 가운데 하나인 연골어류의 진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지금도 전 세계 심해에 널리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종은 50여 종 정도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깊은 바다에 살고 있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종이 존재할지도 모른다.


연골어류는 단단한 뼈가 별로 없어 화석화가 어렵다.

더구나 주로 심해에서 서식하는 은상어의 특징 때문에 화석화되는 기회는 더욱 적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은상어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미국 시카고 대학의 마이클 코테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매우 잘 보존된 2억 8000만 년 전의 은상어 조상 화석을 발견했다.

이 화석은 본래 1980년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발견된 것으로 처음에는 그 중요성을 몰랐으나 최근에 다시 연구가 이뤄진 화석이다.

화석 물고기는 드위카셀라쿠스 오취제니(Dwykaselachus oosthuizeni)로 명명되었다.


연구팀은 드위카셀라쿠스의 두개골 화석을 고해상도 CT를 통해서 매우 세밀하게 조사했다.

비록 화석으로 남은 것은 머리의 일부에 불과했으나, 보존 상태는 연골어류 화석에서 보기 힘든 완벽한 상태를 자랑했다.

덕분에 연구팀은 뇌 일부는 물론 뇌 신경, 내이 등 중요한 구조물에 대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다.

고생대 원시 연골어류 진화의 결정적인 정보가 얻어진 것이다.


드위카셀라쿠스의 화석은 이미 상당히 진화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것은 은상어의 조상이 아주 오래전 상어 같은 다른 연골어류에서 분리되었다는 이전의 연구 결과를 지지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3억 6000만 년 전 데본기 말 많은 척추동물이 멸종하면서 연골어류가 그 빈자리를 채웠고 다양하게 적응 방산해 번영을 누렸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 당시 분리되어 나온 그룹이 바로 우리가 키메라 물고기라고 부르는 은상어인 것이다.

우리 관점에서 보면 못생긴 물고기지만, 이들은 이미 지구에서 3억 년 이상 살아가고 있다.

아마도 인류보다 더 오래 살아남을 물고기일지도 모른다.


서울 신문 나우 뉴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머리가 투명해 그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기괴한 외모를 가진 심해어가 인터넷상에서 화제를 일으켰다.

‘매크로핀나 미크로스토마’(Macropinna microstoma)라는 학명을 갖고 있다.


4일(현지시간) 동물전문 매체 더 도도에 따르면, 이 심해어는 머리가 투명한 돔 형태의 막으로 덮여 있으며, 원통형의 눈을 갖고 있다.

원통형 눈이라는 말에 다소 의아한 생각이 들 수 있는데, 사진 속 심해어의 얼굴에서 눈처럼 보이는 돌출 부분은 사실 후각 기관인 콧 구멍이다.



실제 눈은 투명한 머릿속에 보이는 밝은 노란색 기관 앞에 있는 갈색 원통처럼 생긴 부위라고 한다.


이 심해어는 수심 약 600~800m 심해에서 움직이지 않고 떠 있다가 먹이가 내려오면 이 눈으로 확인하고 몸을 움직여 사냥한다.

먹이는 해파리 등이 있는데, 머리 안에 눈이 있는 이유가 해파리의 촉수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한편 이 심해어는 1939년에 처음 목격됐으며, 2004년에 미국 몬터레이만 해양연구소(MBARI)에 의해 그 모습이 처음 촬영됐다.



사진=임거

[서울신문 나우뉴스]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