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음식은 정말 산란기에 더 맛있는 걸까?11월 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듯 한데 금세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왔다.

추운 날이 계속되면 우리 몸은 다른 계절에 비해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

잠을 오래 자도 몸이 찌뿌둥하고 무기력해지기 쉽다.

혈압 상승과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이 그 원인으로, 면역력도 약해지기 쉬워 자칫 방심하면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영양보충이 필수적이라고 권한다.

한겨울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음식으로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각종 필수영양소가 풍부한 제철 음식이 제격이다.

겨울 제철 음식으로는 굴(9월~12월), 대하(9월~12월), 해삼(10월~11월), 과메기(11~1월), 대게(2~3월) 등이 유명하다.

이들은 모두 사시사철 살아가는 생물인데 왜 제철. 가장 맛있는 시기가 정해져 있는 걸까?

보통 음식마다 제철이 다른 이유는 산란기와 관계가 깊다.

산란기를 앞두고 먹이를 충분히 섭취해 생물들의 몸에 살이 오르고 각종 영양분이 풍부해지기 때문이다.

대하는 산란기인 9~11월에 맛과 영양이 가장 풍부하다.

꽃게의 경우 제철이 봄, 가을로 두 번인데 봄에는 암게의 알이 가득 찬 산란기이고, 가을에는 숫게가 살이 통통히 오르는 시기여서다.

2∼3월에 많이 잡히는 대게도 산란기에 가장 맛이 좋다.

하지만 모든 제철 음식이 산란기에 가장 맛이 좋은 건 아니다.

일반적으로 산란기에는 알이 있어 더 맛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가을 별미로 꼽히는 전어는 그 반대다.

산란기인 4월~5월과 산란을 끝낸 이후인 7월~8월에는 기름기가 적어 맛이 없지만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먹이 활동을 활발히 하는 9월~10월 즈음이면 살이 오르고 지방도 풍부해진다.

11월 이후에는 뼈가 억세지기 때문에 9월~10월이 전어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꽁치의 산란기는 5월~8월.

하지만 꽁치의 제철은 10월~11월로,

이 시기 꽁치 몸의 지방성분이 20%나 돼 가장 맛이 좋다.

추운 겨울을 앞두고 몸에 영양분을 축적하기 때문이다.

꽁치에는 두뇌 발달에 좋은 DHA는 물론 비타민 A, E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꽁치를 이용한 대표적인 가공품으로 11월~1월이 제철인 과메기도 있다.

과메기는 꽁치를 영하의 온도에서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하며 발효·숙성시켜 만든다.

꽁치로 만들었지만 영양분은 오히려 꽁치보다 많다.

과메기를 숙성하는 과정에서 노화현상과 뼈 약화를 억제하는 핵산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DHA, EPA, 오메가-3 지방산도 자연 상태의 꽁치보다 많이 들어있다.

칼슘도 다량 함유돼 있어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은 먹거리다.

‘바다의 우유’로 불리는 굴은 5월~8월이 산란기로, 가을에 살이 오르기 시작해 11월~2월이 가장 맛이 좋아지는 ‘제철’이다.

글리코겐 함량도 겨울이 여름에 비해 10배 이상 많아진다.

때문에 예로부터 서양에서는 R자가 없는 달(May, June, July, August : 5~8월)에는 굴을 먹지 않았다.

5월~6월이 산란기인 낙지도 찬바람 부는 9월~11월이 제철이다.

겨울이 오기 전에 영양분 섭취를 가장 활발히 하기 때문으로, 산란기에는 오히려 영양가가 떨어진다.

때문에 ‘오뉴월 낙지는 개도 안 먹는다’는 속담도 있다. 산란기를 앞둔 3월~4월이 제철로 알려진 주꾸미도 오히려 가을에 제철음식으로 꼽힌다.

산란기에는 영양분을 모두 알로 보내지만, 가을 주꾸미는 겨울을 앞두고 몸에 영양분을 축적하기 때문이다.

주꾸미에는 타우린이 오징어보다 5배 정도 많이 들어 있다.

자양강장제 성분으로 많이 쓰이는 타우린은 시력 강화에도 좋으며 당뇨병 예방, 면역력 강화 등의 기능이 있다.



[그림]산란기를 피해야 오히려 맛있어 지는 가을~겨울 제철 음식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전어, 과메기, 굴, 해삼.

사진 출처 : 동아일보


5월~7월이 산란기인 해삼도 10~11월이 제철이다.

‘바다의 인삼’으로 불리는 해삼은 산란 후 수온이 섭씨 20도 이상 되면 암반에 붙어 먹이를 섭취하지 않고 하면(夏眠)에 들어간다.

이 시기 해삼은 몸이 수축되면서(체중이 절반 정도로 줄어든다) 딱딱해지는데다,

부유물이 뒤덮여 해삼을 잡고 싶어도 잡기 힘들어 진다.

하면은 약 100일간 이어지며, 하면이 끝나는 가을부터 맛이 좋아지기 시작해 동지 전후에 가장 맛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동서남해안에 대표적으로 서식하는 돌기해삼은 아미노산 18 종류, 인, 철, 요오드, 아연, 셀렌, 바나듐, 망간외의 다양한 원소, 비타민 B1, B2, B3, E, K 등 다종류의 비타민류, 타우린, 항산화효소인 SOD 등의 생물 활성 성분을 포함한 50종 이상의 천연 영양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해삼은 동물성 식품 중에서 보기 드문 알칼리성 식품으로 열량이 23kcal, 콜레스테롤 1mg으로 소고기의 1.4%에 불과하다.

때문에 다이어트식으로도 각광받는다.

늦봄~여름이 산란기인 홍합은 10월~12월이 제철이다.

산란기에는 맛이 떨어지는데다, ‘삭시토닌(Saxitoxin)’이라는 독소가 들어있기도 하다.

삭시토닌은 마비, 언어장애, 입마름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식중독의 위험도 있다.

때문에 홍합은 맛도 맛이지만 안전을 위해 겨울철에 먹는 것이 안전하다.

이처럼 산란기에 맛있는 제철 음식도 있지만 산란기에 오히려 피해야 할 제철 음식도 있다.

제철 음식은 영양분의 함유량이 가장 많을 때여서 맛이 좋으며 수확량이 많아 가격도 저렴하다.

제철 음식, 제대로 알고 섭취한다면 추운 겨울을 건강하게 날 수 있을 것이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이시가리'로 많이 알려진 줄가자미.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수십종의 가자미 중 단연 최고급을 꼽으라면 바로 '줄가자미'일 정도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품 횟감.

그 가격도 상당할 뿐더러 어획량도 많지 않아 귀하게 취급되고 있는 횟감의 황제입니다.

어쩌면 자바리(제주방언 다금바리), 붉바리와 견주거나 혹은 그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는 명품 횟감. 하지만 이것을 모르는 분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제한된 시기에 이것을 아는 미식가들에 의해 산지에서 소비되다 보니,

바닷가와 떨어진 도시 사람들에겐 생소한 편.
오늘은 우리나라에서 사실상 가장 비싼 생선회에 속하는 '줄가자미(이시가리)'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기에 그리 비싼 걸까요?


 

 ■ 줄가자미에 대해서 


표준명 : 줄가자미(가자미목 가자미과)
방언 : 꺼칠가자미, 옴가자미, 돌가자미(X), 이시가리(X)
영명 : Rough scale sole
일명 : 사메가레이(サメガレイ)
전장 : 70cm(한국의 식용 바닷물고기 사전에선 45cm 되어 있지만 이는 잘못되었다. 줄가자미는 70cm가 넘는 개체수도 있다.)
분포 : 일본 전 연안, 우리나라 동해와 남해, 동중국해, 캐나다 BC주 앞바다, 사할린
음식 : 회, 소금구이, 조림, 초밥
제철 : 겨울(1~3월)

 

줄가자미의 유안측
 

줄가자미의 무안측


 

■ 특징과 생태


줄가자미의 형태적인 특징은 매우 독특하다.
일반 가자미와 같이 '좌광우도'의 '우도(눈이 오른쪽에 몰림)'에 해당되지만,

딱딱한 등 껍질엔 수많은 돌기가 있어 다른 가자미완 쉽게 구별이 된다.
전반적인 채색은 유안측이 황갈색을 띄고, 특히 무안측의 경우 흰색을 가진 다른 가자미완 달리 진한 자색을 띄고 있어 구별이 된다.

줄가자미는 비교적 심해성 어류로 분류된다.
이유는 150m~1,000m 이상의 깊은 수심에 사는 저서성 어종으로 펄과 모래질이 있는 곳에 엎드려 있다가 거미불가사리류, 갑각류, 갯지렁이류등을 먹고 산다.

성숙체장은 최대 사이드가 70cm에 다다르지만, 대부분의 씨알은 45cm 정도. 4년생 정도 커야 30cm를 넘기므로 성장속도가 느리다.
최근 줄가자미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양식업을 시도하고 있지만 워낙 성장속도가 느리고 키우기가 까다로워 이 부분에 대한 전망은 갠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줄가자미 어획은 우리나라 동해에서 주로 나지만 2~6월 사이엔 한시적으로나마 남해, 통영 욕지도 인근의 수심 깊은 해역에서 다른 어종들과 함께 혼획되고 있다.

하지만 그 어획량이 여타 가자미 어종에 비해 매우 적은 편이다.

여기에 미식가들이 '겨울철 별미 이시가리'라 칭하면서 찾는 탓에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여전히 맞지 않기도 한다.
줄가자미의 거래 가격은 1Kg당 12~15만원선으로 부요리(스끼다시) 포함 1Kg에 18~20만원에 팔고있는 자바리(제주방언 다금바리) 보다도 더 고가인 셈.
이 줄가자미가 3~4인 기준으로 회 한접시와 부요리까지 곁들여져서 한상 차려질 경우 최소 20만원에서 25만원까지 가격이 상승, 한때 30만원이 넘은 적도 있다고 하니 자바리(제주방언 다금바리)나 붉바리를 제치고 가장 비싼 횟감인 셈이다.
물론 1Kg이 넘는 사이즈에 한해서 그러한 가격율이 적용된다.

1Kg이하의 줄가자미는 상품가치가 떨어져 다른 잡어들과 함께 취급되고 있다.
사실 다금바리라 불리우는 자바리도 공급 단가 상으론 그렇게 비싼 어종은 아니다.
공급 단가 상으로만 따지자면 이보다 더 비싼 횟감들이 즐비하다. 

흑산도 홍어, 참복, 최상급 참다랑어 뱃살등이 여기에 속한다.

※ 만약 "겨울철 별미 이시가리'란 이름으로 Kg에 15만원 이상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 이것을 드신다면 "오늘 소개한 줄가자미가 맞는지"  또는 "1kg가 되는 사이즈인지" 확인하고 드셔야 한다.

외형적인 특징은 앞서 설명했기 때문에 이것으로도 줄가자미 여부를 판단하는 건  충분하다고 본다. 

   

어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줄가자미들

 


■ 줄가자미와 이시가리에 대한 오해


줄가자미의 원래 일명은 "사마가레이"
하지만 이것이 돌가자미와 혼용으로 사용되면서 돌가자미의 일어명인 "이시가레이"가 한국으로 넘어올때 "이시가리"로 와전된 것이다.
거기에다 어판장이나 산지에서 이 줄가자미를 "돌가자미"라 불리면서 와전에 와전을 거듭, 현재는 업계에서도 햇갈릴 정도로 줄가자미를 일컫어 '이시가리' 혹은 '돌가자미'로 불리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시정이 필요하다.
돌가자미는 따로 있으므로 줄가자미를 그렇게 부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본 장에서 제목을 줄가자미(이시가리)라 기재한 이유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이시가리'로 알고 있거나 통용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혼용 표기한 것 뿐이다.

다시 정리하자면..

이시가리는 줄가자미가 아니다. 줄가자미는 그냥 줄가자미이다.
또 하나, 줄가자미는 돌가자미가 아니다.

돌가자미는 따로 있다.(아랫 부분에 소개)
하지만 사람들이 "겨울철 별미 이시가리" 혹은 "횟감의 제왕 이시가리"라 불리고 있는 어종은 "줄가자미"를 지칭하는게 맞다.
앞으론 이시가리라 부르지 말고 줄가자미라고 부르는게 어떨까?

 

위의 붉은기가 도는건 줄가자미 뱃살 부분이며 맨 아래 깔린건 등살이다.

 


■ 줄가자미의 식용


앞서 말했듯 줄가자미는 우리나라에서 거래되는 횟감 중 가장 비싼 축에 속하는 최고급 어종이다.
줄가자미를 회떠 보면 위 사진처럼 붉으스럼한 빛깔을 띄는게 특징이며 씹으면 매우 찰지면서 지방의 고소한 맛이 나 비싸도 미식가들에게 환호받는 명품 횟감이라 할 수 있다.

다른 바다 생선도 그렇듯 줄가자미도 크면 클 수록 맛있으며 상품가치가 더해지게 된다.

일본에선 우리나라보다 어획량이 조금 더 많아 어시장에서 활어가 아닌 손질된 것을 구할 수 있지만 역시 비싸다.
줄가자미를 먹는 최고의 방법은 단연 '회'이다.
그 밖에 일본에선 소금구이(플랑베)를 하거나 밀가루에 부쳐서 튀겨먹는 '무니엘' 방식을 선호하기도 한다.
현재로썬 줄가자미의 맛을 따라 잡을 가자미 종류는 없다고 말할 정도로 거의 독보적인 가치를 갖고 있는 어종이다.
그러한 줄가자미와 필적할 만한 고급 가자미 어종을 꼽으라면 노랑가자미와 범가자미 정도가 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가자미 시리즈에서 차례대로 소개할 예정이지만,

줄가자미, 노랑가자미, 범가자미의 공통된 특징은 어획량이 적고 맛은 최상급이여서,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이다.


 

줄가자미 처럼 몸에 돌기가 나 있는 강도다리

 


■ 줄가자미와 혼동할 수 있는 유사어종

얼핏보면 위의 사진이 줄가자미 처럼 보일 수 있다.

몸에 돌기가 퍼져 있는 특징이 그렇지만 자세히 보면 지느러미에 검은 무늬가 있어 가자미와는 뚜렷하게 구분되고 있다. 

강도다리는 봄철 동네 횟집에서 '도다리'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지만, 은 중국산 양식이 대부분인 급 횟감이다.

몸에 물집이 난게 특징인 돌가자미(이시가레이)

형태적으론 줄가자미와 큰 차이가 있지만 명칭상 혼동이 있는 돌가자미(이시가레이)다.
일부 잘 모르는 사람들이 겨울철 별미 이시가리를 이 돌가자미로 잘못 오인하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돌가자미와 이시가리는 별 관계가 없는 어종이다.
돌가자미는 우리나라 서해와 동해에서 어획되고 있으며 동해에선 '돌광어'라 불리며 비교적 고급어종으로 인식하고 있다.
서해에선 원투낚시에서 도다리(문치가자미)와 함께 혼획되고 있다.

자연산은 별미지만 이 또한 중국산 양식이 많아 봄철 도다리 세꼬시란 이름하에 동네 횟집 수조를 차지하고 있는 저급 횟감이다.

요즘 어류도감을 작성하면서 느낀 은 우리나라 도감에서도 꽤 틀린 부분이 있고 인터넷에 나도는 정보 중 적잖은 내용들이 잘못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일본 사이트를 뒤져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네요.

양측의 이야기를 다 들어 보고 또 제 경험에 비추었을 때,
타당성이 있는 부분만 추려서 작성 중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일식을 드실 때 생선이름을 일본어로 부르지 않으면 못배기는 분들이 계세요.

그들은 일식이니깐 관련 식자재를 일어로 부르는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부분이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언제부터 바다에서 나는 고기들이 일본것이였나요? 일제시대부터?
관련 자료를 조사하고 정보를 적을 때 이해하기 쉽도록 병행표기를 하는 게 아니라면 일어명 사용은 자제했음 좋겠습니다.
줄가자미, 돌가자미, 참돔, 돌돔, 다금바리, 그외 수십 수백만 어종들이 우리나라 고유의 명칭을 갖고 있습니다.
관련 업계도 문제입니다.
메뉴판을 한글로 고치고 앞으로도 사람들의 입에서 "이시가리'대신 "줄가자미"라고 입에 오르 내릴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하는게 어떨까요?

 

출처: slds2.tistory.com/801  ★입질의 추억★


  ■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참치 유통 과정

 


 

참치의 선도 유지를 위해 영하 47~50도로 운영되고 있는 대형 냉동고

연중 참치회 소비량이 가장 많은 계절인 겨울.
저는 지난달 참치의 유통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경기도에 있는 어느 참치 공장을 방문하였습니다.
이곳은 참치 횟집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이 참치를 사러오는 시장과도 같은 곳.
하지만 일반적인 어시장과는 달리 참치는 전량 수입 냉동이므로 이렇게 대형 냉동고가 있는 공장입니다.


 

참치의 여러 부위를 주문하자 박스포장된 참치들이 냉동고 밖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맨 처음 통째로 얼린 참치가 들어오면 이곳에서 각 부위별로 가공 및 재단을 하면서 박스포장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영하 50의 냉동고에 보관되어지면서
중간상인들(횟집 사장)을 기다리게 됩니다. 재단은 딱딱하게 얼린 참치를 단번에 자를 수 있는 기계(톱이 달린)로 합니다.


 

30kg짜리 눈다랑어.

이것은 눈다랑어로 참다랑어(혼마구로) 다음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참치계의 2인자 정도 되겠습니다.
사진은 멀쩡히 들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이후의 동작은 기구를 내려놓는 역도선수의 동작이 생각날 정도로 대단한 무게를 지녔어요.
저 뒤에 내 팽겨친듯한(?) 살 덩이는 혼마구로. 참치 중 가장 맛있는 참다랑어인데 보기엔 살덩어리지만 돈 덩어리라 보심 됩니다. ^^;


 

다양한 부위를 주문, 박스를 개봉해 물건의 질이 좋은지를 직접 만져보고 선별합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이렇게 물건을 직접 만져보고 선별하기 위해 직접 찾아오는 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주문배달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그도 그럴것이 적게는 한달에 2~3회, 많게는 1주일에 1~2회씩 참치를 사기 위해 매번 공장으로 발걸음을 해야 하니, 주문하면 매장에서 편하게 받아 볼 수
있는 편리함을 무시 못할 것 같습니다. 다만 그렇게 할 경우 직접 고른것 보단 상대적으로 퀄리티가 떨어지는 상품을 받을 수 있겠지요.


 

어느 매장에서 참치를 주문한 수량입니다. 가격으로 치면 수백에서 많게는 천단위가 넘어가는 물량이지만 참치소비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계절이다 보니 
몇 일 못가 다시 사러와야 할 물량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날 구입한 거래 목록인데요, 자세한건 공개할 수 없지만 우리가 먹는 참치는 생각보단 정말 다양한 부위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거래되고 있는 참치의 부위별 단가는 참치가 잡히는 어획량과 계절에 따라 변동이 있지만 대략적인 단가는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참치 개체수는 줄어들고 소비국과 소비량은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보니 어획량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참치는 전량 원양산이며 이 중에서 대서양, 인도양, 태평양, 지중해산 등으로 나뉘는데 전 세계 어느 해역에서 잡히든 이제는 참치
어획량이 예전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단가는 계속 오르는 중이고 이것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요새는 축양참치(바다 한가운데 거대한 가두리에 넣어서 기르는 반 자연산)로 물량을 어느정도 매꿀 수 있다지만 이것도 한계에 부딪히나 봅니다.
횟집에서 요구하는 부위는 다양하지만 그것을 받쳐줄만한 수량은 늘 부족하다는 것. 

사실 참치회란게 단가도 높지만 소비자 가격도 워낙 높아 고마진을 낼 수 있는 업종이라 생각했는데 이 날 부위별 단가를 보니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한때 유행했던 저가형 참치집들(소위 무한리필)은 갈수록 시들해지는 분위기고 원전사태에 경제까지 불황이다 보니 고퀄리티 참치를 이용하는 손님들도
예전같지 못한 느낌입니다. 우리가 수입해다 먹는 참치는 일본 원전과는 별 상관없는 지중해, 인도양산들이 대부분인데 말입니다. 
어쨌든 이렇게 구입한 참치는 매장으로 운송되면서 또 한번의 선별 작업을 거쳐 냉동고로 들어가게 됩니다.
손님상에 올려지기 전까지 참치들은 어떻게 취급되고 있을까요? 참치 마니아들이 궁금해 할 참치 상식은 이제부터입니다. ^^
지난번에 한차례 설명했지만 아직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참치의 서열 및 부위별 개념"에 대한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 참치 서열 및 부위의 개념에 대해

● 다랑어 서열도

 

 

 

다랑어의 숫자는 사실상 퀄리티를 나타내는 서열과도 같습니다.
참치의 퀄리티란 결국 '맛'과 '단가'의 우위에 의해 결정되어집니다. 그런이유로 맛과 단가가 가장 빼어난 순서로 나열하자면

① 북방 참다랑어(혼마구로, 블루핀튜나) : 최고급 횟감으로 사용
② 남방 참다랑어(미나미 마구로) : 최고급 횟감으로 사용
③ 눈다랑어(메바치 마구로, 빅아이) : 고급 횟감 및 초밥재료, 타다끼등으로 사용
④ 황다랑어(키하다 마구로, 옐로핀 튜나) : 횟감 및 초밥재료, 타다끼, 고급 참치 통조림등으로 사용
⑤ 날개 다랑어 : 통조림 및 저가 참치회에 사용
⑥ 가다랑어 : 통조림, 가쯔오부시, 조림등에 사용


새치 서열도

 


① 황새치(메 카지키, 스트립드 마린) : '메카도로'라 불리는 뱃살부위를 비롯 고급 횟감으로 사용
② 청새치(마 카지키, 블루마린) : 등급이 높은건 횟감으로 사용(보통 무한리필집에서 자주 등장)
③ 백새치(시로 카지키)와 흑새치(구로 카지키) : 새치류 중에서 퀄리티가 다소 떨어지는 횟감으로 무한리필, 곁들임 음식에 사용
④ 돛새치(바쇼우 카지키, 세일피쉬) : 서양과 동남아에선 인기 있는 트롤링 낚시 대상어종이지만 횟감으론 저급에 속함.


※ 참치의 원래 의미는 "참다랑어(혼마구로)"에 한해서지만 지금은 다랑어, 새치류를 모두 포함해서 '참치'라고 일컫는다.



참치 부위도

 

일러스트 : 어복부인

참치 부위에 대한 상식은 한우보다 비싼 참치, 종류와 부위 알고 먹자 글을 참조하시고
여기선 시장에서 사온 부위를 가지고 좀 더 심도 있는 참치 상식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 보다 고차원적인 참치상식

 

지방의 침착도를 보여주는 눈다랑어 뱃살 단면

사진은 눈다랑어 뱃살 블럭입니다. 참치서열로는 두번째로 비싸면서 맛도 좋은 부위이기도 한데요. 단면을 보시면 하얗게 일어난 부분 보이시죠?
참치의 지방이 얼마나 들었나를 가늠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기름기가 많은 참치를 톱으로 썰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잘릴때 지방성분이 살에 침착된 것입니다. 참치를 고를 때 참고할 수 있는 부분이겠죠. ^^ 여러분들이 시장에서 참치를 고를 일은 거의 없으므로 참고만 하시라고 올려봤습니다.


 

지방 함량이 서로 다른 눈다랑어 뱃살 블럭

사진은 내장을 감싸안는 뱃살 부위로 참치 중에선 가장 고가이자 맛있는 부위.
그런데 여기서도 지방 함량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그것은 곧 단가 차이이자 맛의 퀄리티로 이어지게 됩니다.
바다에서 나는 생선은 지방이 많이 낀 것이 비싸며 맛도 월등히 좋으므로 같은 크기 같은 부위라도 지방 함량에 따라 등급이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위의 뱃살 블럭과 아래의 뱃살 블럭 중 여러분들이라면 무엇을 고르시겠습니까? 
보는 순간 답은 결정된거죠. ^^


 

눈다랑어 뱃살(특대 사이즈)

똑같은 눈다랑어 뱃살 부위라도 30kg짜리냐 60kg 짜리냐에 따라 1Kg당 단가는 확연히 달라집니다.
바다에서 나는 모든 생선은 "크면 클 수록 맛있다" 이것은 절대 불변의 진리입니다.
물론 죽기 직전의 노성어라면 살도 푸석하고 맛도 떨어지겠지만 생선을 사람의 나이로 환산했을 때 1살에서 80살까지 있다고 치면 70~80살을 제외하곤
대략 50~70살에 해당되는 성어가 가장 맛이 좋을 때 입니다. 그래서 같은 1Kg라도 특대 사이즈의 1Kg의 맛이 월등히 좋은 편.
저거 한조각 업어가고 싶지 않으세요? ^^ 아~ 있어도 해먹을 줄 모른다구요?
조만간 참치 해동에 대한 글도 올려보겠습니다.


 

참다랑어 울대(목젖)

이것은 참다랑어의 울대(목젖) 부위랍니다. 마리당 한덩어리밖에 안나오는 고급부위로 이것 또한 맛이 기가막히는 부위.
회를 쳐보신 분이면 생선의 목젖이 어디에 달려 있는지 아실텐데요. 보통 피를 뺄 때 아가미 정중앙을 찌르는데 아가미에서 배로 이어지는 곳에 위치한
자그마한 살덩이입니다.


 

참다랑어 정육

표현은 정육이라 했지만 알고보면 각 부위를 재단하면서 생긴 '짜투리' 입니다.
그러니깐 로스된 부위라고도 할 수 있는데 잔여 뼈가 붙어 있는 살점이라 보시면 되요.
어찌보면 부산물에 해당되지만 참다랑어다 보니 요것 또한 무시못할 가격입니다. 그 출신이 참다랑어다 보니 이것도 발라내면 훌륭한 횟감이 됩니다.


 

남방 참다랑어 뽈살

참다랑어도 두 종류가 있는데요. 북태평양에서 잡힌 참다랑어가 있고 남태평양에서 잡힌 이른바 열대성 참다랑어가 있습니다.
북방 참다랑어에 비해 크기가 다소 작아 맛이 살짝 뒤쳐진다곤 하나 그래도 참다랑어이기 때문에 최고급 횟감에 쓰이고 있습니다.
저 뽈살은 마리당 두 덩어리가 나옵니다. 오른쪽 뺨과 왼쪽 뺨이겠죠.
다른 생선들도 마찬가지지만 뽈살의 특징은 아주 쫄깃하다는 점. 참치 뽈쌀은 마치 쇠고기와도 같은 형태에 잘근잘근 씹히는 치감이 특징입니다.


 

황다랑어 뱃살

통조림 원료에선 고급, 하지만 횟감으로의 메리트는 참다랑어와 눈다랑어에 비해 다소 떨어집니다.
그래도 뱃살이다보니 횟감으로 많이 이용되는데 저가 참치집에서 자주 사용될 겁니다.
촬영을 협찬해 준 이 업소는 참다랑어와 눈다랑어만을 취급하다보니 황다랑어 뱃살은 부요리(스끼다시)의 재물이 되겠지만요. ^^;


 

가다랑어 한마리

눈짐작으론 약 60~70cm급 가다랑어로 저렇게 4블럭이 한마리를 이룹니다.
가다랑어는 다랑어류 중 가장 하급이라(횟감으로선) 이 집에선 부요리(조림, 튀김등)에 쓰이고 있습니다.
이제 새치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황새치 가마 블럭

 

가마란 아가미에서 뱃살로 이어지는 작은 부위로 섬세한 지방질이 퍼져 있어 뱃살의 고소함과 지방 조직의 쫄깃함을 함께 맛볼 수 있는 부위입니다.
저것이 모두 살은 아닙니다. 가마는 뼈가 있어 발라내는 작업이 필요한 부위.


 

황새치 가마 블럭과 뱃살 블럭

 

참치를 종종 드시는 분들이라면 매우 익숙한 황새치 뱃살입니다.
황새치는 약칭으로 '메카', 뱃살은 '도로' 그래서 이 부위를 '메카도로'라 불리는데 지방의 고소함을 느낄 수 있는 고급 부위.


 

흑새치 뱃살 블럭

흑새치는 횟감으로의 메리트론 단가가 저렴하나 그만큼 맛은 떨어져 보통 무한리필과 같은 저가형 참치집에서 섞어서 내놓는 어종.


 

흑새치 뱃살 단면이구요. 무한리필집에서 비스므리한 걸 많이 보셨죠? ^^


 

청새치 등지살과 뱃살 블럭

역시 무한리필의 단골 주자로 사용되는 청새치입니다. 만져보니 각목보다 더 딱딱합니다.(휘두르면 무기가 따로 없는)
이 업소에선 탕수육과 같은 부요리로만 사용되고 있어요.


 

청새치의 단면입니다.
이것을 해동시키면 상단의 붉은 모서리는 아주 붉게 되고 나머진 유백색을 띄는데 무한리필집 가보신 분들은 아 이거! 하고 생각나실 거예요.


 

사진의 냉동고는 청새치, 흑새치등 조림과 튀김등에 사용될 재료를 보관하는 곳으로 너무 많이 사셨는지 문이 안닫힐 정도.
문을 닫기 위해 퍼즐놀이를 해야 할 판입니다. ㅎㅎ
참다랑어와 같은 고급 횟감은 따로 보관하는데 그 자체가 금고인 셈. 



참다랑어 한접시

참치 공장에서 사와서 분류하고 그것을 다시 해동시켜서 코디하면 이런 모습이 됩니다. 
그렇게 땡땡 얼은 참치가 녹으면 이런 색을 띈다니. 참 신기하죠? ^^
참치를 좋아하는 미식가들은 한번 맛 본 참다랑어의 그 맛을 잊을 수 없다고 합니다. 
참다랑어는 어느 부위를 막론하고 다른 참치에 비해 월등히 우월한 맛을 지니고 있어 맛을 아는 분들은 또 다시 참다랑어를 찾을 수 밖에 없다고 해요.
 
오늘 참치에 대해 다소 포괄적인 내용으로 다뤘는데, 평소 참치회를 즐겨 드시는 분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었음 좋겠습니다.
아울러 참치라는 이름하에 우리가 듣도 보도 못한 국적 불명의 부위들이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주로 저가형 횟집 중 일부 양심없는 업주들은 단가를 줄이기 위해 참치 대신 기름치, 상어고기와 같은 부위를 쓰곤 하는데 오늘 부위별 특징을 잘 기억해 
뒀다가 참치집에서 나오는 것을 유심히 관찰해 보시기 바랍니다.
조만간 참치 집에서 해동해서 먹는 방법과 참치 맛있게 먹는 방법에 대해서도 글을 준비할 계획입니다.

PS : 오늘의 포스팅을 위해 촬영을 적극 도와주신 오참치 사장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출처:★입질의 추억★  글쓴이: slds2@hanmail.net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