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회> '바다의 보리' 고등어

 


고등어(鯖)는 한자로 푸른(靑) 생선(魚)으로 지방질이 많은 정어리와 전갱이 및 꽁치 등과 함께 4대 등푸른 생선으로 불린다.

'바다의 보리'라고도 부르며,

생산량에선 정어리,멸치와 갈치,그리고 오징어와 더불어 우리나라 연근해 업 주요 어종 중의 하나이다.

특히 고등어 생산은 대형 선망어업의 본거지로 알려진 부산이 전체의 76∼90%를 차지한다.

고등어는 수온 10∼20℃의 맑은 연안 바닷가를 회유하며,

산란기는 4,5월경이며 가을이 제철로 지방질 함량이 가장 높다.


지방질을 구성하는 지방산 조성은 특히 동맥경화, 뇌졸중, 심근경색 등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을 예방하는데 효능이 높은 고도불포화지방산 EPA(1천2백14mg/1백g)와 DHA(1천6백27mg/1백g) 함량이 많으며,핵산(2백1mg/1백g) 및 타우린(1백68mg/1백g) 등의 기능성 성분이 풍부한 균형 잡힌 수산물이다.

인체는 수많은 세포로 구성돼 있는데, 세포의 핵심을 이루는 물질이 바로 핵산이다.

따라서 핵산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으면 노화를 예방할 수 있다는 원리를 내세운 핵산 식사법이 주목을 끌고 있다.

생선 중에서는 정어리,멸치가 핵산 함유량이 가장 많고 연어,고등어 등도 이에 못지 않다.


고등어는 독특한 진한 맛이 있는데 이것은 고등어 살에 아미노산의 일종인 히스티딘이 많기 때문이다.

이 맛 때문에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고등어회 전문업소가 성업이다.

그런데 선도가 좋을 때는 독특한 진한 맛을 내는 히스티딘이 선도가 떨어지면 세균이 생성하는 탈 탄산효소에 의해 식중독의 원인물질인 히스타민으로 변해 두드러기,복통,구토,발열 등 여러 가지 식중독 증상을 일으킨다.

따라서 고등어를 회로 먹을 때는 이 점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구이 찜 국 등으로 가열 해 먹으면 식중독 염려는 없다.


고등어는 자가소화 효소의 활성이 강하므로 사후경직 시간이 짧고,꽤 신선하게 보이는 것도,히스타민이 많이 생성된 것과 관련이 있다.

히스타민 생성량이 50mg/1백g 이상이면 식중독에 걸리는데 히스타민에 대한 반응은 사람에 따라 다르며,평소에 선도가 좋은 고등어를 먹는 바닷가 사람들은 히스타민에 민감하고, 선도가 떨어진 고등어를 먹는 내륙지방 사람들은 걸리기 어려운데 이것은 오랫동안 히스타민을 미량씩 섭취한 내성 때문이다.

 


독특한 고등어 회의 감칠 맛


일반적인 고등어 어획법은 군(群)을 이루고 회유하는 고등어를 그물로 한꺼번에 어획하므로 일종의 고민사가 돼 선도저하가 대단히 빠르다.

그러나 낚시로 한 마리씩 어획해 즉살시킨 후 저온저장하면 선도보존이 잘 돼 꼬들꼬들한 식감과 단맛을 내는 감칠 맛이 나므로 독특한 고등어 회 요리가 된다.


초가을부터 늦가을까지가 가장 맛이 좋은 고등어는 옛날에 고부(姑婦)간 갈등이 심할 때 "가을 배와 가을 고등어는 며느리에게 주지 않는다"고 할 만큼 알아준다.

고등어 맛은 지방질과 히스티딘 양에 의해 결정된다.

고등어 지방질 함량은 평균 16.5%이며,봄 고등어가 13%,제철인 가을 고등어는 20% 이상이 된다.

지방질 함량 17%인 생고등어를 간장에 삶으면 지방질은 약 14%가 되고 소금구이의 경우는 13% 정도가 된다.

그리고 가을 제철이 되면 엑스질소 함량이 많아지는데, 엑스질소 중에는 특히 히스티딘의 양이 많으며 히스티딘,지방질,이노신산(IMP)이 어우러져 고등어의 감칠맛을 낸다.

 


히스타민 식중독을 막는 방법

고등어는 성질이 급해 활어 상태로는 수송이 불가능하다.

일부 미식가들은 선어 상태로 수송된 고등어 회를 즐기고 있으나 고등어는 죽으면 고등어 살의 독특한 단맛을 내는 유리아미노산인 히스티딘이 선도 저하에 의해 히스타민으로 변하며,

그 양이 50mg/1백g 이상이 되면 히스타민 식중독에 걸리므로 날것으로 먹을 때는 이 점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최근 제주도에서 침으로 급소를 찔러 고등어를 숨만 쉬는 가사상태로 만드는 방법은 살아서 호흡을 하는 동안에는 히스타민이 생성되지 않으므로,

식중독 염려 없이 고등어회를 누구나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미식가들의 기대가 크다.

또한 가사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이 3,4일 이상은 된다고 한다.

따라서 앞으로 자연산 최고 생선 횟감으로 각광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에서 개발된 이 방법은 고등어,전갱이 등과 같이 성질이 급해 일반 활어차로는 수송이 어렵거나 붉은 살 생선을 날 것으로 먹을 때 문제가 되는 히스타민 식중독 염려가 있는 어종에 이용이 가능한 적절한 방법이다.

그러나 넙치,조피볼락 등 일반 어류의 활어 수송에 적용하는 것은 숙련성,대량처리,인건비 등의 문제로 한계가 있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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