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에 따르면 올여름 해수욕장에서 해파리 독에 쏘여 급히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부산 해운대 주변에서만 700여 명이 해파리에 쏘였다고 신고했고,
그 가운데 10% 정도가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하니 생각만 해도 몸이 움츠러든다.
어떤 사람들은 해파리는 식용이니까 잡아서 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사실 해파리 200여 종 가운데 4가지 정도만 식용으로 먹을 수 있다.
식용 해파리만 나타나 주면 좋겠지만 문제는 어업에 큰 피해를 주는 해파리가 대량으로 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물을 들어 올렸을 때 주로 잡히는 해파리 종류는 ‘노무라입깃해파리’인데 원래 우리나라에는 없던 난대성 대형 해파리였다.
한 마리 크기가 1~2m에 달하고 무게가 무려 100kg 이상이다.
무리 생활을 하고 육식성이라 일단 출현했다 하면 주변의 물고기는 싹쓸이 되고 느릿느릿 유영을 하므로 어부들의 그물에 찢어질 정도로 많이 잡혀 올라 그물 훼손, 어족자원 고갈로 이어져 어부들의 생계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작은 부레관 해파리 (bluebottle jellyfish)
해수욕장 부근에서 사람을 쏘는 해파리류로 대표적인 것은 노무라입깃해파리와 더불어 ‘작은부레관해파리’가 있다.
이 역시 최근에 한반도 근해에 나타난 난대성 해파리이다.
이들의 크기는 갓길이 10cm 정도로 작지만 촉수에 물고기나 사람이 접촉하면 촉수 끝의 자포가 총알처럼 발사되어 독소가 주입된다.
이를 맞은 사람은 극심한 통증과 더불어 맞은 피부가 괴사할 정도의 깊은 상처를 입고 만일 두 번 이상 연속으로 쏘이면 사망할 수도 있다.
비록 쥐치들이 천적이라지만 쥐치의 숫자는 한정돼 있고 한반도 근해 해파리들에만 적응되어 있는 터라 이들이 거대한 크기와 독으로 무장한 외래성 해파리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동안 우리 바다는 난류와 한류의 교차지점에 있어 어류 977종을 비롯하여 10,000여 종이 넘는 풍부한 해양 생태계를 자랑해 왔다.
비교적 생태자료가 부족한 옛날에도 정약전의 자산어보 같은 책에서 이런 풍요한 바다가 잘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사실 대기보다 바다에 훨씬 더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한반도 주변 바다의 생태계는 지금 급격한 과도기를 맞이하고 있다.
해파리뿐 아니라 난류성 어류인 고등어가 동해안까지 북상하여 잡히고 대표적인 한류성 어류인 명태나 대구는 몇 년 사이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다.
제주 특산인 아열대성의 자리돔이 울릉도 연안에서 잡히기도 한다.
현재 깊은 바다는 아직은 개발하기가 어렵고, 연안바다는 이미 오염과 고온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예컨대 매년 되풀이 되는 적조현상은 코클로디니움 등의 바다 플랑크톤의 급격한 증가에 의해 발생한다.
이 플랑크톤들은 해수면 온도 상승과 육지로부터 다량의 영양염류유입에 의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해수면 온도상승이야 불가항력이라 해도 오염은 대부분 인간의 폐기물에 기인한다.
우린 이미 몇십 년 전부터 바다에 인분 등 온갖 폐기물을 무단 투기하고 있으며 양식어업의 증가로 바다 한복판에서조차 끊임없이 고정 오염원이 배출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무섭게 증가한 플랑크톤들은 이제 역으로 양식장을 덮쳐 양식 물고기와 어패류의 집단폐사와 식중독을 일으키는 패류독소를 발생시킨다.
연안바다에서 문제시되고 있는 또 하나의 심각한 현상 중 하나는 바로 ‘갯녹음현상(whitening event)’이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해수온상승과 영양 염류의 과잉유입으로 인해 바다 밑바닥 해조류들이 영구히 말라 죽고 이들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어패류들 마저 사라지면서 그 자리를 흰색의 무절석회조류가 대처하는 현상이다.
내륙에서 사막화가 진행되듯이 일단 바다 한곳에 이 현상이 일어나면 주변부로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간다. 마치 서로에게 ‘이런 오염된 곳에서는 사는지 차라리 죽는 게 낫다.’라는 신호를 주고받는 듯이 보일 지경이다. 최근에 동해안 등에서 다시 해조류를 부착하여 갯녹음을 복구하려는 뒤늦은 노력이 이어지지만 한번 파괴된 자연은 복구하는데 그 수배 내지 수십 배의 시간이 들어간다.
경험상의 진리를 염두에 둔 인내심과 의지가 꼭 필요한 작업이다.
요즘 들어 주로 스페인이나 호주 인근해역에서 고래들이 해안으로 올라와 죽는 ‘스트랜딩(stranding)’ 현상도 부쩍 잦아지고 있다.
이 현상에 대해 초음파 교란, 질병, 기아, 기생충 감염 등 여러 가능성을 찾고 있지만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건 없다.
대신 특정 개체나 연령층이 아닌 집단이나 가족중심의 스트랜딩이 주로 일어나는 걸로 보아 지구온난화나 해양 기후변화 등 전 지구적인 환경변화와의 관련성도 간과할 수 없다.
만일 그렇다면 이렇듯 예측하기 어려운 고래의 집단 자살은 우리가 미처 감지하지 못하는 바다 환경의 심각한 변화의 조짐일 수도 있다.
다윈과 그 후계자들은 바다보다 육지에 더 많은 생물이 존재한다고 설명할 때 이 점을 지적하곤 했다.
심해에 환경 장벽이 거의 없고 식물과 같은 1차 생산자도 없는 것을 고려할 때 이 논리는 옳은 것처럼 보였다. 먹는 것을 봐도 해양동물들은 주로 위에서 떨어지는 유기물 부스러기나 서로를 잡아 먹으며 산다.
지난 수십년 동안 바다에 줄을 늘어뜨리거나 바닥을 준설하면서 탐험한 결과는 심해가 불모지라는 생각을 뒷받침해줬다.
발견된 몇 안되는 생명체도 단조롭고 서로 비슷했다.
대서양의 해삼은 태평양에서 발견한 것과 구분할 수 없었다.
매번 새로운 생물종 걷어 올려
그러나 사실은 이와 전혀 다르다는 것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1960년대 후반 케이프코드의 우즈홀 해양지리학협회에서 일했던 헤슬러 박사와 H. L. 샌더스 박사는 해저에서 표본을 채취하는 새로운 종류의 썰매(sled)를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탐사함으로써 그들은 심해에 생물들이 놀라울 정도로 풍부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같은 성과는 사실 간단한 조작으로 얻어졌다.
썰매 뒤에 매달려 끌려가며 표본을 채취하던 나일론망을 그물 눈이 더 촘촘한 것으로 바꿨을 뿐이었다.
새로운 망이 어마어마한 양의 작은 생물체를 잡아들였는데,
한 번에 3백65종의 어획고를 올린 적도 있었다.
▲삼발이고기(tripod fish).
이러한 심해 탐사는 놀라운 결과를 냈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렵기 때문에 다른 장소에서 다시 해보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게다가 심해 생물의 계통학에 능통한 생물학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채집한 표본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도 힘들 때가 많았다.
1970년대에 들어서서 심해탐사는 대서양과 태평양의 많은 새로운 장소로 확장됐다.
이 연구들 역시 놀라운 결과를 얻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표본 채취의 부정확성을 들어 계속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속도와 시간을 달리해 썰매를 끌면 다른 결과가 나왔던 것이다.
또 썰매가 해저에서 얼마나 많이 움직였는 가를 알기가 어려웠다.
이것은 생물의 밀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는 원인이 됐다.
그래서 헤슬러 박사는 스크립스해양지리학협회로 옮긴 후 동료들과 함께 상자 시료채취기(box corner)라는 기구를 개발해냈다.
이것은 한면이 50cm 정도 되고 네모난 과자틀처럼 생겼다.
배에서 이것을 줄에 매달아 내리면 일정한 부피의 해저 진흙을 정확하게 잘라 낸다.
봉합판(seal)은 회수할 때 표본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 준다.
새롭게 부상하는 분야의 거대한 규모를 염두에 둔다면 환경보호론자들이 육지의 생태계에만 신경을 쓰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램쉬드 박사는 말한다. "교과서에는 아직도 모든 종의 80%가 열대우림에 집중돼 있다고 나와 있다. 이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그것은 단지 생물 다양성을 연구하는 전문과학자의 80%가 우림지역에서 연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부족류▲심해홍합
이러한 추정은 논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옥스퍼드대학의 동물학자인 M. R. 메이 박사는 그 숫자에 이의를 달면서 심해에 살고 있는 생물은 50만종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오스트레일리아의 생물학자인 G. C. B. 푸어 박사와 G. D. F. 윌슨 박사는 태평양에서 연구한 결과 전체 종수는 1천만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처'(Nature)지 1993년 2월 18일자에 그들은 "이보다 많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 다모류 동물(polychaete worm)-크기는 약3.6cm
램쉬드 박사와 같은 전문가는 또 깊은 바다 진흙에서 많이 살고 있는 더 작은 생물들인 요충, 요각류, 패충류 등과 계산되지 않은 작은 다세포동물의 무리를 포함한다면 종수는 쉽사리 억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슬러 박사는 해양 생물학자들이 대략적으로 추정하기 보다는 연구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가 모르는 것은 이제까지 연구한 지역 외 다른 지역에서 표본이 추가되는 비율이며, 그것은 큰 의문점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윈 이론과 달리 심해가 어떻게 해서 최소 표면적으로 그렇게 풍부한 종류의 생물들을 부양할 수 있는가 하는 '다양성의 수수께끼'에 대해 더 많이 조사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레슬 박사는 다윈 이론과 '심해의 현실' 사이의 모순이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의 연구는 위에서 떨어져 내려 해저에 쌓이는 식량자원과 같이, 미세하지만 결코 만만찮은 장벽이 심해에 존재함을 시사한다.
또 다른 추측은 바다가 육지에 비해 진화과정을 거칠만한 시간이 10억년 정도 더 있었으므로 이것이 바다 깊숙한 곳에 뜻하지 않게 풍부한 생물이 사는 요인이 됐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
촉수벌레(lophenteropneust)-크기는 약97cm
상자 시료채취기는 심해연구에 혁신을 불러 일으켰다.
이를 이용해 최초로 심해동물군의 분포를 정확히 지도에 나타낼 수 있게 됐다.
한 번에 채취한 표본의 규모는 작지만 여러번 채취하면 한 구역에 있는 종의 밀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1970 ~ 1980년대에는 6개의 장소에서 그런 방법으로 감질나게 적은 결과만을 얻었다.
이 분야에서 본격적인 연구는 그래슬 박사가 몇 명의 학자들과 함께 미국의 동부 해안에서 집중적인 연구를 시작하면서 비롯됐다. 그는 당시 심해에서 원유와 가스를 개발하려고 하는 내무부의 광물자원관리국을 위해 이 연구를 시작했다.
1980년대 중반 그래슬 박사와 N. J. 맥치올렉 박사, J. A. 블레이크, B. 힐비크 박사 등은 수백만달러의 예산으로 중무장했다.
그리고 델라웨어, 뉴저지, 뉴잉글랜드 그리고 남북 캐롤라이나 인근의 바닷속에 상자 시료채취기를 던져 넣었다.
그래서 수심 3.5km에 이르는 여러 장소에서 5백56개의 표본을 채집했다.
진흙에서 추출해 낸 생물체가 하도 많아서 계통학자들은 이를 분류하느라고 몇년을 소비해야만 했다.
과학잡지인 '아메리칸 내추럴리스트'(American Naturalist) 1992년 2월호에서 그래슬 박사와 맥치올렉 박사는 "심해사 최초로 광범위한 대량 표본 채취를 실시한 결과, 심해가 이제까지 생각해온 것보다 훨씬 다양한 종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썼다.
과학자들은 상자 시료채취기로 포획한 27만2천9개의 개체에서 총 1천5백97개의 종을 분류해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표본 채취를 하는 동안 새로운 종을 발견하는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았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다양성이 매우 커서 상자 시료 채취기가 닿는 곳마다 새로운 것이 발견됐다.
약 93cm2의 진흙에서 매번 이제까지 과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생물체가 약 12개 정도 드러났다.
그래슬 박사와 맥치올렉 박사는 "표본과 개체를 채취할수록 종의 숫자는 꾸준하게 늘어만 갔다"고 말했다.
다양성의 수수께끼
종이 추가되는 비율을 근거로 그들은 심해에 1억종에 이르는 소형 무척추동물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했다.
"대륙붕에서 멀리 떨어진 심해 지역에는 생물체가 덜 살 것이라고 가정하면 1천만종 정도가 현실적인 숫자일 것"이라고 그들은 말했다.
그리고 "이것은 조심스러운 추정에 불과하다"고 덧붙여 말했다.
▲심해 우렁쉥이 ▲심해 말미잘 ▲심해 해삼
이러한 추정은 논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옥스퍼드대학의 동물학자인 M. R. 메이 박사는 그 숫자에 이의를 달면서 심해에 살고 있는 생물은 50만종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오스트레일리아의 생물학자인 G. C. B. 푸어 박사와 G. D. F. 윌슨 박사는 태평양에서 연구한 결과 전체 종수는 1천만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처'(Nature)지 1993년 2월 18일자에 그들은 "이보다 많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램쉬드 박사와 같은 전문가는 또 깊은 바다 진흙에서 많이 살고 있는 더 작은 생물들인 요충, 요각류, 패충류 등과 계산되지 않은 작은 다세포동물의 무리를 포함한다면 종수는 쉽사리 억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램쉬드 박사와 같은 전문가는 또 깊은 바다 진흙에서 많이 살고 있는 더 작은 생물들인 요충, 요각류, 패충류 등과 계산되지 않은 작은 다세포동물의 무리를 포함한다면 종수는 쉽사리 억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슬러 박사는 해양 생물학자들이 대략적으로 추정하기 보다는 연구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가 모르는 것은 이제까지 연구한 지역 외 다른 지역에서 표본이 추가되는 비율이며, 그것은 큰 의문점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윈 이론과 달리 심해가 어떻게 해서 최소 표면적으로 그렇게 풍부한 종류의 생물들을 부양할 수 있는가 하는 '다양성의 수수께끼'에 대해 더 많이 조사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레슬 박사는 다윈 이론과 '심해의 현실' 사이의 모순이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자갈기머리해파리
그의 연구는 위에서 떨어져 내려 해저에 쌓이는 식량자원과 같이, 미세하지만 결코 만만찮은 장벽이 심해에 존재함을 시사한다.
또 다른 추측은 바다가 육지에 비해 진화과정을 거칠만한 시간이 10억년 정도 더 있었으므로 이것이 바다 깊숙한 곳에 뜻하지 않게 풍부한 생물이 사는 요인이 됐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심해가재(tanaid)- 크기는 약2.5cm.
새롭게 부상하는 분야의 거대한 규모를 염두에 둔다면 환경보호론자들이 육지의 생태계에만 신경을 쓰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램쉬드 박사는 말한다.
"교과서에는 아직도 모든 종의 80%가 열대우림에 집중돼 있다고 나와 있다.
이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그것은 단지 생물 다양성을 연구하는 전문과학자의 80%가 우림지역에서 연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심해 계통학자는 드문 반면 새로 발견될 것으로 추정되는 동물수는 아주 많기 때문에 심해에 서식하는 생물을 식별하는 데만도 수천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그는 말했다.
"우리가 찾아내는 동물을 철저하게 연구하지 않는다면 많은 종들이 기술되기도 전에 멸종의 위기를 맞이 할지도 모른다.
바닷속에서 들여다 보면 독도의 높이는 2,000m가 넘는 거대한 화산체 중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바닷속에 잠겨 있는 부분까지 포함하면 독도 전체 높이는 2,300m에 이르고,
상부 대지 면적이 여의도의 10배나 된다.
또 독도 주변은 차가운 물과 따뜻한 물이 서로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독도 구조 및 환경 특성 때문에 독도 주변 해양 환경 및 생태계는 동해의 다른 지역과 판이하게 차별화된다.
독도의 생태계는 크게 동·서도를 중심으로 하는 육상생태계와 그 주변의 광활한 해역을 무대로 하는 해양생태계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육상생태계를 보면,
독도를 번식지와 중간 휴식지로 이용하는 다양한 조류들과 독도를 뒤덮고 있는 식물들, 곤충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간 여러 연구팀에 의해 시기별로 각각 다르게 조사되어 다소의 차이점들이 있지만,
최근의 보고에 의하면,
현재까지 독도에서 관찰된 조류는 모두 129종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많은 개체 수를 보이는 바닷새인 괭이갈매기를 비롯해 바다제비, 슴새, 매, 물수리, 고니, 흑두루미와 세계적 멸종위기종의 하나인 뿔쇠오리 등 수많은 철새들이 번식하거나 이동 중에 중간 기착지로 이용하고 있다.
독도에 서식하는 식물은 울릉도 특산식물인 섬장대를 포함, 도깨비쇠고비 등 59종으로 보고되었으며,
각종 단체들이 그간 심어온 보리장, 동백, 섬괴불, 향나무, 사철나무, 후박나무 등의 울릉도 향토수종을 포함하여 현재 약 80여 종의 식물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있다.
육지에서 200km 이상 떨어져 있는 독도는 그 면적의 제한성으로 인해 자생하는 육상포유류는 없는 것으로 보고되나,
무척추동물인 곤충류는 딱정벌레 목 22종, 나비 목 17종, 파리 목 17종, 노린재 목 10종, 매미 목 10종, 벌 목 9종의 서식이 보고 되었다.
한편, 육상생태계에 비하여 눈으로 쉽게 볼 수 없는 해양생태계는 크게 바닷물을 서식공간으로 살아가는 표영생태계와 해저면 혹은 암반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저서생태계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다시 크기와 생태적 지위에 따라 미생물, 동·식물 플랑크톤, 어란 및 치자어, 어류, 유용성 저서동물, 대형저서동물, 중형저서동물, 해조류 등의 범주로 나뉘어 각각의 전문가들에 의해 연구되고 있다.
최근 한국해양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독도 연안의 수산자원 생물은 어류가 총 104종이며,
무척추동물, 해조류를 포함해서 전체 137종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수산 생물은 혹돔, 돌돔, 벵에돔, 개볼락, 조피볼락, 볼락, 불롤락, 자리돔, 연어병치, 말쥐치, 달고기, 소라, 해삼 등이다.
이런 유용성 자원 생물 이외에도 독도의 해양생물상은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암반생태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게류, 해조류, 고둥류, 절지동물류가 순차적으로 보고 되었는데,
1990년대 후반에 들어 독도에 서식하는 연체동물 중에만 밝혀진 종은 총 91종이었으며,
새우류, 집게류, 게류 등의 십각류가 33종, 갯지렁이류 32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도 주변 해역은 계절별로 한류와 난류의 복합적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 된다.
따라서 비교적 영양분이 풍부한 저층수가 잘 혼합되어 다량의 영양분을 선호하는 다양한 종류의 플랑크톤이 번성한다.
다양한 어종의 먹이가 되는 이러한 플랑크톤의 번성은 독도 주변 해역이 회유성 어종이 풍부한 어장이 되게 한다.
또한 수심 2,000m 이하의 심해에 둘러싸여 급경사를 이루는 독도의 해저면은 천해에서 심해에 이르는 광범위한 수심별 저서생물 분포 특성을 직접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국내에서의 유일한 장소이기도 하다.
이런 독특하고 다양한 서식환경은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보고된 바가 없는 생물들을 발굴할 수 있는 중요한 조건이 되기도 한다.
2006년 동계 독도 생태계 조사에서 모래 틈에 서식하는 중형저서동물 중 선형동물에 속하는 2종의 신종을 발견하여 이를 독도와 한국이라는 명칭이 포함된 종명(Prochaetosoma dokdoense n. sp., Paradraconema coreense n. sp.)으로 명명했다.
이는 곧 국제논문에 보고 될 예정이다.
또한 최근 들어 각종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대로 미생물 분야에서도 지난 2005년부터 현재까지 약 40여 종 이상의 신종 미생물 박테리아가 발견되어 독도란 이름을 붙여 국제학회에 보고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독도는 미지의 생물자원의 보고(寶庫)로 가치가 매우 높다.
새로운 생물을 찾고 생태계의 특성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유지되어 온 자연 그대로의 독도의 생태계를 보전하고 관리하는 것도 독도를 사랑하는 과학자들의 큰 바람이다.
독도를 지키자는 목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무분별한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오히려 독도가 훼손될 수도 있다.
장기적인 판단으로 독도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및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도록 추진하는 등의 대책을 함께 모색해 봄이 어떨까?
바로 이러한 국민들의 노력이 전 세계에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명백한 사실을 알리면서 동시에 생태계를 보전하는 현명한 독도 수호 방법일 것이다.
글 : 박찬홍(한국해양연구원 동해연구소장, 독도전문연구사업단장 겸임), 김창환(연구원), 민원기(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