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가 바다를 산성으로 만든다”

 

 

 

플랑크톤 사라지고 어자원 급감할 수도,

2030년 남극해 미생물은 사라져....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산화탄소(CO2)가 바다를 산성화시켜 해양생태계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럽 해양생태계 연구소 유르-오세앙(EUR-Oceans)에 따르면 현재 산업화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고려할 때 20년도 채 못돼 남반구 해양의 상당 부분이 산성화돼 수백 종의 플랑크톤이 사라질 것이며 이는 어종의 멸종으로 이어져 큰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르몽드>가 보도했다.


지구의 71%를 차지하는 바다가 부식되고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 변화는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와 산성비 등 대기오염의 주범으로만 알려졌지만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또한 심각하다. 바다로 흘러들어간 이산화탄소량이 적정량 이상 초과되면서 바다는 산성화 되고 이로 인해 해양생태계 최하위 먹이 사슬에 위치한 플랑크톤이 영향을 받게 된다.


“우리가 배출하는 70개의 이산화탄소 분자 중 20여개는 육지 생태계에 의해 흡수되고 30여개는 대기 속에 남으며 나머지 20여개는 해양에 녹는다”고 유르-오세앙의 폴 트레게 소장은 설명했다. 이산화탄소는 바다에 섞이면서 수소이온(H+)의 농도를 증가시켜 바닷물을 산성화시킨다. 산업화이후 해양의 수소이온의 농도는 25%나 증가했다.


이산화탄소로 인한 화학적 불균형은 해양 탄산염 농도를 급감시킨다. 탄산염은 칼슘과 반응해 석회질을 생성한다. 석회질은 익족류 등 바다 속 조개모양의 미생물이 조직을 형성하는데 꼭 필요하다.


그런데 “탄산염의 급감으로 2030년이면 이들 미생물은 태평양 일부지역과 남극해 전체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과학전문 학술지 <네이처>는 최근호에서 밝혔다.


<네이처>는 “해양생태계 먹이사슬의 최하위 단계에 있는 이들 미생물의 소멸은 대구·연어 ·고래 등 중요 어자원의 급감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양온도 상승이 산성화와 맞물리면서 예상치 못한 환경재난이 닥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연안생태연구소의 그레고리 보그랑 연구원은 “바다 속 미생물은 환경변화에 극도로 민감해 섭씨 0.5도 미만의 해수면 온도 변화에도 어자원은 급격히 반응해 생활터전을 옮긴다”며 “과거 대구 등 특정 어류군이 많이 잡히던 곳에서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기후 및 환경과학연구소’의 제임스 오르 연구원은 “2100년이 되면 심해 산호의 3분의 2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산호는 어류의 생활터전을 제공하는 등 해양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산업화로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점점 증가한다면 플랑크톤, 패류, 산호 등 모든 석회질류 해양 생물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

 

해양의 산성화에 대한 연구는 최근에야 시작됐다. 프랑스 빌프랑슈쉬르메르 해양학 연구소의 장-피에르 가튀소 연구원은 “1998년이 돼서야 바다 속 유기체들이 해양 산성화에 부정적인 반응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우리는 그동안 바다의 자연 정화능력이 커서 pH 농도가 외부 물질에 의해 크게 반응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자조했다.


해양산성화에 대한 우려가 뒤늦게 부각되면서 유럽은 해양산성화를 제7회 연구개발 프로그램의 연구주제로 채택할 예정이다.



내일신문 /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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