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통발과 그물,

물고기 고래 물새 등의 무덤
해양폐기물의 10%인 64만t…

 
바다에서 잃거나 버린 그물과 통발은 스스로 어획을 한다.

이른바 ‘유령 어획’이다.


유령어획으로 인한 해양환경 파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유엔식량농업기구(FAO)유엔환경계획(UNEP)이 밝혔다.


이들은 최근 공동으로 발간한 보고서에서 세계적으로 어업활동이 증가하는데다 내구성 있는 합성재료가 어구에 널리 쓰이면서 유령 어획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해마다 바다에 버려지는 어구가 전체 해양폐기물의 10%인 64만t에 이른다고 추정하고,

이로 인해 물고기와 갑각류, 거북, 새, 물개 등 해양동물이 어구에 걸려 죽고 선박의 안전운항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문제가 되는 어구는 해저에 설치하는 자망통발이다.

바다 밑바닥에 고정하고 꼭대기에 부표를 달아 그물로 수중에 600~1만m 길이의 절벽을 만드는 자망은 버려진 뒤에도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홀로 어획을 계속해 수많은 물고기와 동물을 죽음으로 이끈다.

발트해 대구 자망의 예를 보면,

버려진 뒤에도 석 달 동안 어획효율이 처음의 20% 수준을 유지했고 그물이 손상을 입고 불순물에 덮여 눈에 잘 띄게 된 뒤로도 27개월 동안 5~6%의 안정된 어획효율을 나타냈다.


 폐 그물에 잡힌 물고기가 죽으면 이를 먹기 위해 갑각류가 몰려들어, 피해 대상이 처음엔 물고기가 많다가 갑각류로 대체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는 도로 주변에서 ‘로드 킬’ 희생물을 먹기 위해 다른 동물이 모여들어 2차 희생자가 되는 양상과 비슷하다.
 

통발도 유령 어획으로 악명이 높다.

미국 체사피크 만에서는 해마다 50만 개의 게 통발이 설치되는데 이 가운데 15만 개가 유실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통발에는 애초 미끼가 들어있지만,

버려진 통발에 갇힌 어획물이 미끼 구실을 해 버려진 뒤에도 높은 어획 효율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갇힌 동물들은 굶주림이나 서로 잡아먹기, 감염 등으로 죽어간다.
 

버려진 어구는 이밖에 거북, 물개, 물새, 고래 등 해양동물에 피해를 주는데,

해마다 그물에 걸리는 등으로 죽는 물새가 세계적으로 100만 마리에 이른다.
 

어구로 인한 선박 피해도 적지 않다.

이 보고서는 한 참치잡이 어부가 미국 연안경비대에 보낸 편지를 소개하고 있는데,

여기엔 조업중 선박 프로펠러에 그물과 밧줄 폐기물이 감겨 애를 먹었는데 거기엔 한국어 표지가 달려 있었다는 얘기가 실려 있다.
 

보고서는 유령 어획을 막기 위해 손상된 어구나 버려진 어구를 회수할 수 있도록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생분해성 재질을 쓴 어구, 또는 그물에 경보음 발생기를 설치해 고래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신기술이 도입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계레 환경뉴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1500m 바닷속 기름 유출 장면


영국의 석유회사 BP가 멕시코만에서 폭발한 원유 시추시설의 해저 파이프에서 기름이 유출되는 장면을 1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 사진은 수심 1500m 해저에 투입된 로봇 잠수정이 찍었다.
지난달 20일 발생한 사고로 현재까지 약 1500만L의 원유가 새어 나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BP 측은 원유 유출량이 줄어들지 않고 있어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바다가 땅을 먹어버리고 있다!"

러시아 북극해 지역 틱시에서 수천년 동안 살아온 에벤키 부족 사람들은 요즘 얼음이 녹고 있는 북극해를 보며 이렇게 외친다.

북극해의 해안선은 해마다 5~6m씩 마을 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곳 사람들은 언젠가는 마을 전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애태우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해의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주변 국가들이 얼음 밑에 잠겨 있던 원유와 천연가스 등 '자원 쟁탈전'에 나섰지만,

뒤편에선 이 지역 사람들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20일 < 뉴욕타임스 > 가 전했다.

북극해에 접한 국가는 러시아, 캐나다, 덴마크, 노르웨이, 미국, 아이슬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 8개국이다.

북극해 지역에는 약 400만명이 살고 있다.

녹아내리는 마을들

전체 영토의 20%가 북극해 지역 안에 있는 러시아는 이미 국가적인 위기를 겪고 있다.

북부 지역의 주택과 공장, 송유관 등 모든 시설이 영구 동토층의 얼음 위에 지어져 있어,

여러 마을과 도시 전체가 가라앉고 있다.

러시아 북부 탄광도시인 보르쿠타의 주민 리우보브 데니소바

"아파트 벽이 갈라지고 천정과 창문은 다 뒤틀렸다.이 지역 집들은 대부분 마찬가지"

라고 한숨을 쉬었다.

미국 정부도 알래스카에 있는 이누이트 원주민들의 해변가 마을을 이주시키려고 준비하고 있다.

에벤키와 이누이트 등 북극해의 원주민들은 5천년 넘게 이 곳에 살면서 얼어붙은 바다 위로 썰매를 타고 이동하고 사냥하고 얼음집을 지었지만 지난 10여년 사이에 모든 것이 사라졌다.

기술 개발과 국가 간 경쟁으로 이 지역 원유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많은 유조선들이 오가고 있으며,

원유 누출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올 들어 2천만톤의 원유가 이 지역을 통과해 운송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민들은 이미 유조선이나 LNG운반선이 주 수입원인 어장을 휘젓고 다니거나 어구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말한다.



석유 열기와 북극해 쟁탈전

지금의 추세가 계속되면 북극해의 빙하는 금세기 안에 모두 사라지고,

이곳은 지중해의 5배나 되는 거대한 바다로 변하게 된다.

얼음 때문에 탐사·채굴이 어려웠던 원유, 가스를 쉽게 생산할 수 있고 운송하기도 쉬워지기 때문에 주변 국가들과 대기업들의 '자원 전쟁'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미국 국립지질연구소는 전세계 미발견 원유 가스의 4분의 1이 북극해 지역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아직 이 지역의 해양경계선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변 8개국은 앞으로 일어날 영유권 분쟁에서 더 넓은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주장하기 위해,

수중음파탐지기를 단 쇄빙선과 잠수함을 동원해 대대적인 탐사를 벌이고 있다.

북극해에서는 아시아와 유럽, 북아메리카와 태평양, 대서양이 맞닿아 있어 북극해가 녹는다면 이들 지역을 최단거리로 잇는 해상교통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부풀고 있다.

북극해 항로를 개발하면 수에즈운하파나마운하에 버금가는 황금 노선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유엔환경프로그램은 2001년엔 북극해 지역의 15%에만 원유·가스 탐사, 항구, 산업시설이 있었지만,

2050년에는 80%가 이런 시설의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알래스카 출신의 기후학자인 찰스 월포스는 황량한 풍경 대신 곳곳의 유전과 송유관들이 북극의 특징이 될 것이라며, "더이상 북극은 없다"고 말했다.

 

출   처 : 한겨레(http://www.hani.co.kr)

글쓴이 :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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