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에서 축구나 농구 경기를 보다 보면 선수 중 한명이 허벅지나 종아리를 당기며 괴로워하는 표정으로 경기장에 쓰러져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이 종종 비친다.
근육에 경련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럴 때 여러 명의 스태프들이 달려 들어가 경련을 풀어주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만약에 이러한 현상이 수중에서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
불행하게도 이러한 현상은 수중에서 유영 중에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여러분들은 수중에서 근육경련(쥐)을 경험해 보았는가?
필자는 바다에서 유영 중에 다리에 경련이 유발되어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수면으로 상승을 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으나 다행히도 옆에 계신 강사님의 도움으로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고 다이빙을 계속 할 수가 있었다.
여러분들이 물속에서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오늘은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과 예방법 그리고 대처방안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려한다.
근육경련이란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균형이 깨져 수축만 강하게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경련 시에는 심한 통증과 마비 증상을 동반한 뻐근한 느낌을 경험하게 된다.
어떤 경우에 이러한 상황이 연출되는가 하면
첫째, 입수하기 전에 충분한 준비 운동이 부족한 경우,
두 번째는 충분한 근육풀기 준비가 있었어도 수중에서 과도한 발차기로 인해 순간적으로 근육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균형이 깨져버려 과도한 수축 지속상태에 놓이게 되는 경우이다.
두 가지 모두 생리적인 메커니즘은 똑 같다.
근육의 수축과 이완의 메커니즘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근육은 수많은 근섬유들의 집합체이며 근섬유에는 액틴과 미오신이라는 단백질 성분이 있다.
이 두 가지 섬유에 칼슘이온(Ca+)과 인산(phosphate) 그리고 아데노신 삼인산(adenosine triphosphate), 줄여서 ATP의 상호작용으로 이완과 수축을 반복하게 만든다.
이 과정에는 칼슘이온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경련 시에는 이런 상호작용이 깨지면서 수축된 근육이 이완불능 상태로 지속된다.
소위 말하는 쥐났다는 표현을 과학적으로 기술한 것이다.
그렇다면 다이버들이 바다에서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여러분이 이러한 상황을 수차례 경험한 숙련된 다이버가 아니라면 더욱이 그러하다.
우선 버디에게 신호를 보내어 자신의 상태를 알리고 수심이 깊지 않고 바닥이 보이면 바닥으로 내려가 편하게 양팔로 바닥을 집고 앉는다.
버디는 상대 발목을 잡고, 상대방 방향으로 힘 있게 눌러준다.
만약에 바닥이 보이지 않는 절벽이라면 적당히 잡을 곳을 찾아 절벽에 등을 대고 다리를 뻗고 버디는 같은 방법으로 눌러 주면 되겠다.
만약에 도와줄 숙련된 버디가 없다면 혼자서 같은 방법으로 해야 될 것이나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버디 없이 나 홀로 다이빙은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요한 건 경련이 일어난 부위의 근육을 펴주는 방향으로 힘을 가해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허벅지 뒤쪽이라면 발목과 무릎을 잡고 배 쪽으로 힘껏 밀어주며 정강이 뒤쪽 장단지라면 역시 발가락 쪽과 발목을 잡고 배 쪽으로 힘껏 눌러주면 된다.
이렇게 하면 대부분의 증상은 사리진다.
만약에 경련이 너무 심하여 다이빙을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버디들과 함께 안전하게 상승하여 물 밖에서 근육을 풀어주고 휴식을 취한다.
이때 이온음료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이러한 처치에도 불구하고 경련이 지속된다면 가까운 병원을 방문하여 항경련제나 근이완제를 정맥 내 또는 근육 내 주사를 하고 칼슘이 포함된 수액치료를 충분히 해주면 증상은 사라질 것이다.
사실 평소에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력을 향상 시키게 된다면 쉽게 경련이 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다이빙 기술의 연마로 물속에서 본인 스스로의 안전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당장 내일이라도 수영장에 가서 이러한 상황을 설정하고 연습해 보는 것이 어떠할까?
오늘도 여러분의 안전다이빙을 기대하며 마침표를 찍을까 한다.
박건욱의 메디컬 다이빙스토리 - 박건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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