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다이버의 교육일기 (6)

 

내친김에 해장하고 하나 더 쓴다.

아직 술기운이 남아 있는 것도 한 이유다.
독수리 타법으로 글쓰기가 힘든건 사실이다.

내 얼마나 맺힌게 많았으면 이러겠는가?


오늘은 차 수리를 맞기러 간다.

다행히 태풍 덕으로 주말 동해 투어를 취소를 했다.

처음 베스타를 몰고 동해 다니던 기억이 어제 같은데 벌써 몇 년인가?

베스타에서 갤로퍼로. 카니발로(오토다!!! 태어나 오토차는 처음 샀다.)

차를 바꾼 이후에는 동해 투어? 전혀 부담가지 않는다.

남해? 별 부담 없이 쏜다.

예전에 스틱 몰고 그 밀리던 길을 어떻게 다녔는지.

남해를 다녀 올라치면,

다이빙해서 몸살이 나는게 아니라

운전하다 몸살이 나던 시절이 얼마 전이다.

열시간 이상 크러치를 밝았다 놓았다 하다 보면 나중에는 허리까지 아프오곤 했다.

우리 회원들은 술 한잔에 세상 모르고 뒤에서 코까지 골면서 자고.

이럴때 내 옆좌석에서 말도 붙여주고 음료수도 챙겨주는 회원(주로 여자 회원이다)을 보면 뽀뽀라도 해주고 싶을 정도로 고맙고 예쁘다.

자기도 피곤하고 다음날 출근 할 몸인데 졸린 눈 부비면서 나를 지켜 주니 말이다.

 

진상도 이런 고마운 종류의 사람이다.

지난번 거제도에 다녀 올 때도 10시간이 넘도록 내 옆자리에서 나를 지켜 주었다.

뽀뽀라도 해주고 싶을 정도로 예쁜데,

여긴 대한민국이지 영화속의 미국이 아니지 않는가?

내가 여 강습생이랑 뽀뽀(키스도 아니다)?

그걸로 바로 스캔들이다.

게다가 이 말 많고 좁은 바닥에서.....

진상을 가르쳤던 이유는 앞에서 쓴 것처럼 하고자 하는 의지와 바다에 대한 동경심이 강했다는 것과 진상의 눈빛 때문이다.

오해는 말라, 눈빛이 아름다와서 그 깊고 그윽한 눈빛에 빨려 들어가?

이건 아니다.

너무 영화를 많이 보셨군!!!

내가 다이빙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눈빛으로 서로를 교감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고?

모른다면 당신은 아직 다이빙의 숨겨진 매력을 모르는 사람이다.

어느 누군가와 눈빛과 약간의 손짓으로 모든 생각을 주고 받는다고 생각해 보자.

(그래야 사실 많은 내용도 아니다.)

멋지고 신비로운일이 아닐까?
다이빙이 그런거다.

 

눈빛을 가지고 이야기 한다는 거.

상대에게 항상 관심을 가지고 좀 더 충실하고,

상대를 좀 더 잘 이해하려고 노력하는거.

보이고 들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걸 볼 수있게 노력하는거.

 

밖이 보이면 더 잘 내려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두번째 깊은물 교육은 롯데월드 수영장에 갔다.

처음 어항을 본 진상은 약간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내가 봐도 다른 수영장과는 느낌이 다르다.

막연히 내려 간다는 것과,

보이는 만큼 내려 간다는 차이겠지?

20여분 실랑이 끝에 바닥에 내려 갔다.

바닥에 내려 가자 진상의 눈빛이 확 바뀌었다.

그 초롱이는 눈빛.

아직도 잊지 못한다.

(떠나간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니까. 딴 생각 맙시다요.)

 

하긴, 나도 무지무지 기뻤다.

내가 처음 강습 받으면서 수영장 바닥에 내려왔을 때보다 더 기뻤다.

거의 나도 울뻔했다니까???
진상의 손을 잡고 두어 바퀴 빙빙 돌았다.

그래봐야, 어항에서 제자리 돌기 수준이지만.

학생에게 기운을 북독아 주는 차원에서 말이다.

 

그 때 사건이 발생했다.

이 진상이 밖에서 구경하는 아이들에게 환하게 웃으면서 손을 흔드는 것이 아닌가.
지 몸도 못 가누고,

겨우 이틀만에 바닥에 내려온 사람이 환하게 웃으면서 밖의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 여유가 있다?

바다에서도 마찬가지다.

물에 들어가기 전의 장비를 챙기는 진상의 눈빛은 만감이 교차하는 눈빛이다.

걱정을 지나 공포와 근심에 가득찬 암튼 그 눈빛을 보고 있으면 내가 한숨이 다 나온다.

그런 눈 빛을 가진 사람과 다이빙 하는 강사의 기분을 아시나요?


하지만, 물에 들어가면 그 눈빛이 어느새 바뀐다.

초롱초롱 빛나기 시작하면서 그 많던 상념은 어디론가 다 사라져 버리고 기쁨과 환희에 가득한 눈빛을 보게된다.

다이빙을 하면서 이렇게 반짝이는 눈빛은 처음 보았다.

그 눈빛이 나로 하여금 진상을 포기하면 안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아마 동료 강사분들은 내 마음을 이해를 하시리라 생각한다.

이런 느낌 때문에 벌이는 시원치 않아도 강사라는 직업을 택하게 했다면,

나보고 미쳤다고 그럴까?

아니면 돌았다고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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