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다이버의 교육일기 (3)
앞으로 내 교육생을 진상이라고 부르자.
왜 진상일까?
이 글을 다 읽고 ‘진상’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면 난 스쿠바 다이빙 강사 스스로 그만 둔다.
참고로 1미터 얕은 물에서 호흡기 물고 잠수도 아닌 얼굴 담그고 숨쉬는 데 20분 이상 소요가 되었다.
진상. 나이 27의 직장 생활 5년 차의 직장인.
모 다이빙 클럽의 회원이다.
진상의 키는 168. 몸무게는 53Kg.
남자인 내가 볼 때 아주 괜찮은 몸매의 아가씨다.
어떻게 몸무게를 알았냐고?
다이빙 강사만이 가진 두 가지 권한이자 의무가 있지 않은가?
첫 째. 슈트 맞출 때 자연스럽게 밝힌다.
둘 째. 교육 첫날 정확한 웨이트를 맞추기 위해 물어 본다며 불게 만든다.
‘위험’과 ‘안전’이라는 단어를 수식어로 적절히 쓰면 거의 100%정확히 분다.
마음씨? 근자에 보기 드물게 밝고 건강한 사고의 아가씨다.
게다가 얼굴도 예뻐.
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소개 시켜주고 싶은 그런 타입이다.
진상의 다이빙 적성을 보자.
수영을 못한다.
수영장이라고는 야외수영장에 물놀이 하러 간 게 전부라고 한다.
어릴 적에 물에 빠져 죽을 뻔한 경험이 있어서 물이 두렵다고 한다.
심장이 약하다고 한다.
비염도 있단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나의 마음이 어떠하였으리라는 건 누구나 쉽게 상상을 할 수 있는 대목.
난 솔직히 말리고 싶었다.
내 돈이 궁하다고 내 스스로 무덤을 팔 수는 없지 않는가?
그런데, 이런 사람을 왜 학생으로 받았을까?
예쁘니까!!!
첫 째는, 오는 사람 안 물리치고 가는 사람 안 붙잡는게 내 생활 신조다.
둘 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다이빙이 하고 싶단다.
바다 속을 동경 한단다.
그것도 아주 구체적으로.
특히, 이 점이 내 마음에 속 들었다.
다른 말이지만, 공중파와 유선방송에서 해양 다큐멘터리가 자주 방송이 되고,
아침 프로에 바다 속의 모습을 경쟁적으로 보여주기 시작하면서,
예전의 추상적인 바다 속에 관한 꿈보다는 이제 보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그림을 그리면서 스쿠바 다이빙에 접근을 한다.
(강사인 내가 보면 ‘말도 안 되는 헛 소리인 고 모씨의 썰’도 큰 몫을 했으리라.
참 그 고 모씨가 마레스 모델이구나.)
이런 꿈을 가진 사람들을 내가 돈벌이가 안 된다고,
가르침에 불편과 제약이 있다고 돌려 보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무슨 아침 방송하는 사람도 있겠지? 일반 직장인들은 아침 방송 보기가 불가능 하지만,
나 같은 자유직종과 아줌마들은 쉽게 접할 수 있다.
지금 방송가에 ‘고’ 모씨와 ‘장’ 모PD의 인기가 상종가라는 소문이 들린다.
특히, 아지메들에게. 나도 돈 모아 언젠가 비디오를 사서 방송계로 진출하리라!!! 아지메들 기다리쇼!!!)
여기에 글을 올리는 이유.
기록이다.그리고,혼자말이다.
대 밭에 가서 '임금님 귀는...'하는 심정으로 이 글을 쓴다.
게다가, 진상은 대웅 홈페이지에 대해서는 모르고 관심도 없는 눈치다.
하긴, 진상이나 진상 주위 동호회 회원들이 마레스 장비는 안 쓰는 걸로 보아 그렇기도 하겠지만.
교육을 하다 보면 여러가지 스타일이 있다.
크게 나누어 본다면,
물과 친하고 수영을 잘하는 경우/물과 친하고 수영을 못하는 경우/물과 안친하고 수영을 잘하는 경우/물과 안친하고 수영도 못하는 경우.
여기에 기본적인 성격이 추가 된다.
잘 나서거나, 아는 척을 한다거나, 겸손하게 있다거나.
가장 최악의 경우는 물과 안친하고 수영도 못하면서 입만 살아 나불거리면서 주제 넘는 행동을 하는 경우.
가끔 이런 스타일을 만난다.
이 경우는 초장에 일단 기선 제압을 해야한다.
나의 교육 편의를 위해서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학생의 안전한 다이빙을 위해서이다.
이 경우 놔두면 30깡 정도하면 수영장에서 같이 강습을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실제로도 그런 경우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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