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rainbow)
비가 그친 뒤 물방울이 많은 대기에 햇빛이 비칠 때 나타나는 아름다운 빛깔의 반원형 호(弧).
태양의 맞은편 쪽에 반지름이 빨강 부분에서 약 42˚, 보라 부분에서 약 40˚의 원호(圓弧)를 이루며, 그 사이에 스펙트럼으로 분광(分光)된 색이 나란히 있다.
색은 바깥쪽으로부터 빨강·주황·노랑·초록·파랑·남·보라 순이며,
반드시 이 색들이 모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색이 모두 나타나는 것이 <주(主)무지개>이다.
이 주무지개 바깥 쪽에서 더 큰 <부(副)무지개>를 볼 수 있다.
이것은 색 배열이 주무지개와는 반대로 바깥쪽이 보라, 안쪽이 빨강이며 반지름은 보라 부분에서 약 54˚, 빨강 부분에서 약 50˚이다.
그리고 무지개와 무지개 사이의 하늘은 다른 부분보다 어둡게 보인다.
또 산에서 갑자기 쏟아지던 소나기가 갠 경우에는 주무지개 안쪽에 분광된 스펙트럼 색이 여러 번 되풀이 반사되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과잉무지개>라고 부른다.
흔히 7색 무지개 또는 5색 무지개라고 하는데,
그 색은 태양빛의 굴절률의 차이로 스펙트럼으로 나뉘어 보이는 것이므로 5색 또는 7색으로 한정되어 있는 게 아니고,
본디 빨강에서 보라까지 연속된 파장(波長)으로서 다만 그 가운데에서 5색이나 7색의 대표적인 색의 이름을 부르고 있을 뿐이다.
주무지개는 태양광선이 물방울에 들어갈 때 1번 굴절하고, 물방울 내면에서 전반사(全反射)를 1번, 물방울을 나올 때 다시 1번 굴절함으로써 생긴다.
이때 빛의 파장(色)에 따라 굴절률이 다르므로 보라에서는 입사(入射) 광선과 40˚ 방향, 빨강에서는 42˚ 방향으로 되돌아 나가는 것이 강해진다.
이것은 프리즘에서 굴절하여 광선의 방향이 바뀌어질 때의 최소편각(最小偏角) 방향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주무지개에 둘러싸인 안쪽의 하늘은 밝지만, 바깥쪽 하늘은 굴절하여 흘러드는 빛이 적으므로 어두워 보인다.
부무지개의 경우는 광선이 이 물방울에 들어갔다 나옴으로써 굴절을 2번, 물방울의 내면에서 전반사를 2번 되풀이하여 생긴다〔그림 1〕.
물방울이 클 때에는 무지개 빛깔이 선명하여 태양스펙트럼의 이른바 7색이 모두 보이지만,
물방울이 작으면 빛깔이 뚜렷하지 못하므로 안개비나 안개가 낀 경우에는 흐린 흰색 띠로 보인다.
이것을 <안개무지개> 또는 <흰무지개>라고 한다.
빗방울이 커서 빛깔이 선명한 무지개와 이 흐릿한 안개무지개와의 중간크기 물방울일 때에는 무지개 속에 빨강색이 보이지 않고 폭이 넓어지며 전체적으로 푸른빛을 띠어 과잉무지개는 누런 빛에서 흰빛으로 되어 간다.
기하광학(幾何光學)을 이용한 간단한 설명으로 무지개가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대강 알 수 있는데,
물방울이 작아졌을 때의 색의 변화 및 과잉무지개가 어떻게 생기는가에 관한 것 등은 파동광학적(波動光學的)인 복잡한 설명을 필요로 한다.
설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반꼭지각[半頂角(반정각)] 약 40˚의 원추상(圓錐上)에 있는 물방울에 빛깔이 나타나 보이는 것이므로 해가 질 때면 대개 반원형 무지개가 보이지만,
오후 이른 시각 태양이 아직 높이 떠 있을 때에는 지평선 가까운 곳에 원호의 꼭대기 부분밖에 보이지 않는다.
폭포 가까이에서는 물방울이 많으므로 태양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면 무지개가 보이는 수가 많다.
인공적인 분수에서도, 또 가정에서 물뿌리개로 화초에 물을 주는 경우에도 무지개 현상이 보인다.
무리(halo)·광관(光冠)·글로리 등도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빛의 현상으로서는 공통된 것인데,
무리는 하늘에 떠 있는 미세한 얼음알갱이에 의한 빛의 굴절과 반사,
광관과 글로리는 하늘에 떠 있는 미세한 물방울에 의한 빛의 회절현상(回折現象),
그리고 무지개는 빗방울 속으로 드나들 때의 빛의 굴절과 반사에 의해 생겨난다는 점이 서로 다르다.
신화
신화에서 무지개는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통로로서 신(神)에 의해 만들어진 다리로 여겨졌다.
북유럽신화에서는 세계의 종말이 올때까지 헤임달이라는 신이 그 일을 맡아 보며,
이 세계가 끝날 때는 이 다리는 거인이나 요물의 군세(軍勢)가 하늘나라를 공격하는 통로로 쓰여져 그때 그 무게 때문에 무너져 내린다고 한다.
무지개를 다리로 보는 이러한 관념은 북아메리카의 원주민을 비롯해, 캐나다 북서부에서 멕시코까지 널리 보인다.
푸에블로족은 신화적인 조상 카치나들이 해마다 겨울이 되면 무지개 다리를 타고 내려와 그들 사이에서 머무른다고 믿으며,
나바호족도 무지개를 신들의 여행통로로 보고 있다.
그리스신화에서는 무지개가 이리스라는 이름의 여신으로서 신들의 사자(使者) 역할을 하며 하늘과 땅 사이를 오간다.
구약성서에서는 신이 노아에게 더 이상 홍수를 일으켜 인류와 다른 생물을 멸망시키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기억하고 있음을 나타내기 위해 구름 사이에 출현시키는 <계약>의 표시라고 기록되어 있다(창세기 9:13).
무지개를 거대한 뱀으로 보는 관념도 고대 중국 등 많은 지역에 보인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사이에서 <무지개뱀>이란 세계를 창조한 최고신으로서 남녀 양성(兩性)을 가졌으며,
물과 풍요를 담당하고 주술의(呪術醫)들에게 능력을 준다고 믿고 있다.
아프리카 서해안의 요르바족 신앙에서는 무지개란 땅속에 사는 큰 뱀으로 하늘에 나타나는 것은 물을 마시기 위해서라고 한다.
서아프리카의 에베어족(語族) 사이에서는 무지개란 바다 속에 사는 큰뱀으로 꼬리를 밑으로 하여 해면에 서서 하늘의 물을 마신다고 믿고 있다.
남아프리카 원주민들 사이에 공통적으로 많이 보이는 신화에 의하면 무지개는 본디 조그만 물뱀이었는데 한 소녀에게 사로잡혀 길러지는 동안 마침내 거대하게 자라나 인간을 잡아 먹으며 온 세상을 돌아다녔다.
이에 새들이 힘을 합해 이 괴물을 죽였는데 그 피가 깃털에 묻어 새들은 그 때부터 저마다 다른 빛깔로 구분되게 되었다는 것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무지개란 불길한 현상으로서 결코 손가락질 해서는 안 되는데,
북아메리카에서도 다코타족과 호피족 등 사이에서는 무지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이 금기로 되어 있다.
유럽에는 무지개 밑을 지나가면 남자가 여자로, 여자가 남자로 변하게 된다고 하는 내용의 전설이 있다.
루마니아의 민간신앙에 의하면, 무지개의 양 끝은 강에 닿아 있는데 그 끝쪽으로 기어가 그곳의 물을 마시면 누구나 성(性)이 바뀐다고 한다.
유럽에는 또한 무지개끝이 닿아 있는 지면에는 황금이 가득 담긴 항아리 등 보물이 있다는 전설도 널리 퍼져 있다.
무지개 끝에 보물이 있다는 신앙은 말레이반도 등에도 보이지만,
세망족은 무지개 끝이 닿는 장소를 불길하게 여긴다.
한국에는 무지개와 관련된 전설이나 속담이 매우 많은데, 조선시대에는 무지개 현상을 보고 홍수를 예상하는 홍점(虹占)이 성행하였다.
또 선녀(仙女)들이 깊은 산속 맑은 계곡에 목욕하러 무지개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온다는 전설이 있다.
출처: http://cfs12.blo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