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의 서울 상경기(3)

 

 

◆ 미끼의 유혹, 그리고 뜻밖의 죽음

 

오징어는 주로 밤에 사냥을 한다. 큼직한 쥐치도 오징어에게 걸리면 속수무책이다. 그런 오징어의 최대 사냥 무기는 날카로운 이빨, 그리고 10개의 다리에 달려있는 빨판이다. 오징어에게 먹물은 구원투수와 같다. 위급한 상황에 닥치면 먹물을 쏜 후 줄행랑을 친다.

하지만 천하의 오징어도 사람들이 드리운 낚시용 미끼의 유혹을 빗겨가진 못한다. 어미 없이 홀로 태어나 성장해온 밤바다에서 낚시 바늘에 낚여 뜻밖의 죽음을 맞이하는 오징어의 최후.

날마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치열한 밤바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오징어의 서울 상경기(2)

 

 

 ◆ 오징어에 얽힌 어민들의 삶의 애환

 

 

젊은 사람들이 모두 떠난 바닷가 마을에는 노인들만 남아 오징어와 함께 고단한 삶을 꾸려가고 있는데...

밤새 조업을 마친 오징어잡이배가 항구에 닿으면 그때부터 갑판장도 분주해 진다.

오징어의 내장을 제거하는 할복에서부터 시작해 대죽에 오징어를 꿰고 세척하기까지

세 번의 사람 손을 거친 오징어가 건조장을 향해 떠나면,

비로소 신새벽부터 시작된 할복과정은 끝이 나고,

그때부터 건조장에서는 밤잠도 설쳐가며 오징어를 말리는 작업이 계속된다.

일일이 열 개의 다리를 손수 떼어주고, 지느러미를 뒤집느라 열두시 이전에는 잠잘 수도 없다는 임순조 할머니(76세).

하지만 힘이 남아있는 한 자식들에게 손 벌리며 살고 싶지 않다는데...  

 

 

오징어의 서울 상경기(1)

 

◆ 오징어의 모성애

 

일반적으로 오징어는 알만 낳으면 곧 바로 떠나버리는 비정한 어미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오징어의 수명은 1년 남짓으로 어미 오징어는 산란 후 얼마지 않아 죽음을 맞이한다.

때문에 어미들은 매우 신중하게 알자리를 선택해서 산란을 하는데...

맹독의 '모래해변 말미잘' 곁에 알을 낳음으로써 교묘한 위장술로 다른 물고기의 접근을 막는 어미 오징어의 지혜 !!!

그런가하면 산란을 마친 후,

최후의 순간까지 자신이 낳은 알들을 보살피다 그 앞에서 조용히 숨을 거둔 또 다른 어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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