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어선이 스쿠버다이버나 해녀들을 수송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허용될 전망이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본부에 따르면 국회 제종길 의원 등은 최근 스쿠버다이빙이 대중적인 레포츠로 각광받고 있지만 스쿠버 동호인들의 선박 이용에 관한 법률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불편을 겪자 이들의 수송을 허용하는 내용의 낚시어선업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개정안에는 어장관리선이 없는 어촌계의 해녀들도 낚시어선에 승선해 마을어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재 낚시어선에는 낚시승객의 선상낚시 또는 낚시터 안내행위만 허용돼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레저 관광객들이 섬을 왕래하는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2003년 8월 제주도 서귀포항에서는 스쿠버다이버를 태운 낚시어선들에 대해 해경이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며,

단속에 나서 레저관광객 100여명이 다이빙을 하지 못한채 발길을 되돌려 반발을 사기도 했다.

행정당국은 이후 해양레저가 어민들의 소득증대는 물론 지역경제에 적지않은 도움을 주고 있는 만큼 관련법이 정비될때까지 스쿠버다이버들의 낚시어선 이용을 허용해주도록 해경에 지속적으로 협조 요청하고 있다.

제주도에는 제주시 117척, 서귀포시 71척 등 모두 188척의 낚시어선 운영되고 있으며,

이들은 지난해 낚시객 8만4천여명을 수송해 16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출처: 제주,연합뉴스 글쓴이: 김승범 기자 (ksb@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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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고려청자 박물관’이었다.

눈 앞에 수백 점 이상의 고려청자가 물속 개흙에 몸을 누인 채 곳곳에 무리 지어 놓여 있었다.

얼핏 보아도 수천 점은 넘었다(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총 1만2000점 이상으로 추정).

고려청자는 수중 연녹색 바닷물과 어울려 마치 녹아 내릴 것만 같았다.

고려청자는 수십 점 단위로 소나무 조각과 볏짚으로 포장돼 있었다.

이들은 청자와 청자가 닿을 때 상하지 말라는 완충제 역할도 했다.

볏짚은 대부분 삭았지만,

소나무는 마치 스펀지처럼 무른 상태로 남아 있었다.

발굴단원들이 가장 신중하게 작업을 해야 할 때는 고려청자를 개흙에서 꺼내 유물 바구니에 담으려는 순간이다.

발굴책임조사원인 국립해양유물전시관 문환석 수중발굴조사과장은 잠수 전 ‘가르침’을 줬다.

“수백 년 묵은 개흙이 고려청자 사이에 마치 접착제처럼 붙어서 잘 떼어지지 않습니다.

무리하게 뽑아내듯 하지 말고, 청자 사이를 살짝 잡고 좌우로 살살 흔드세요.”

청자는 서너 점씩 잘 떨어졌다.

이때 건진 청자를 물 밖에서 보았을 때는 바다 속에서 보았던 빛깔 맛이 나지 않았다.

“고려청자는 바다 속에서가 더 예쁘다”는 수중 발굴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그제서야 실감했다.



1일 오전 9시 40분부터 10시 32분까지,

같은 날 오후 3시 5분~3시 55분까지,

그리고 2일 오전 9시 10분~9시 30분 동안

기자는 충남 태안군 근흥면 정죽리 대섬 앞바다에 세 차례 뛰어 들었다.

 

우리나라 수중 발굴 사상 기자가 물밑 현장까지 내려가 발굴에 직접 참여한 사례는 없었다.

기자는 이를 위해 지난달 제주도에서 스킨스쿠버 교육을 받았다.

발굴단인 국립해양유물전시관(관장 성낙준) 직원들은 “여기 바다는 제주도와 다르다”고 했다.

1m만 넘어도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물이 뿌옇다는 것이다.

기자가 참여한 1, 2일 발굴에는 이 전시관에서 ‘머구리’(바다 속에서 조개잡이 등을 하는 직업 잠수사를 부르는 속칭)란 별명을 가진 양순석(36) 학예연구사와 직업잠수사 경력 30년째인 박영봉(52)씨, 그리고 대섬 앞바다 수중 발굴 현장 촬영을 맡은 신승구(42)씨 등 6명이 함께 바다에 뛰어 들었다.

1일 오전, 기자는 잠수복과 오리발 외에, 잠수를 위해 10kg의 납덩이로 된 벨트를 찼다.

직업 잠수사들은 하나 같이 20kg 이상 납벨트를 찼다.

오리발은 신지 않았다.

“강한 조류에 쓸리지 않고 일을 쉽게 하려면 납덩이를 무겁게 하고, 오리발은 신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이었다.

첫 ‘입수(入水)’에는 ‘촬영 감독’으로 불린 신승구씨의 뒤를 따르며 발굴 현장 전체 모습을 살폈다.

신씨가 라이트를 켜고 촬영을 했기 때문에 시야가 더 확보된다는 장점도 있었다.

라이트를 켜면 2m 떨어진 곳도 보였지만,

라이트 없이는 1.5m 정도까지만 물체의 윤곽이 잡혔다.

발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실측도를 그리기 위해 발굴 현장에는 동서와 남북 방향으로 각각 12개와 8개의 줄이 1m 간격으로 길게 쳐 있었다.

발굴 현장은 거대한 모눈종이처럼 보였고,

각 구역은 ‘A1구역’ ‘H8구역’등 96개로 분류 돼 있었다.

발굴 현장은 비디오로 보던 것과는 감이 달랐다.

층층이 쌓인 고려청자를 처음 보았을 때 “와”하는 탄성이 터졌다.

입에 물었던 호흡기를 놓칠 뻔했다.

 

10m 바다 속에서 본 앵무새 무늬는 청자에서 지금이라도 ‘태’를 끊고 훨훨 날아오를 듯 선명했다.

발굴단원들은 잠수해서 건져 올린 고려청자를 물로 씻은 뒤 그릇별로 분류하고 10개씩 테이프로 포장하는 작업을 했다.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해양 유물 발굴을 위해 지난해 11월,

18t급 전용선 ‘씨뮤즈(Sea Muse)호’를 샀다.

유물 세척 등 1차 정리를 위해 철골과 스티로폼으로 된 10X6m짜리 바지선(船)도 만들었다.

물 세척 작업 중 온전한 유물은 ‘완(完)’으로, 깨진 것은 ‘파(破)’로 분류했다.

1일 인양한 유물 총수는 ‘완’만 1145점이었다.

2일 오전 입수는 전날과 상황이 달랐다.

뿌연 미세 부유물과 함께 녹색 조류가 세게 밀려오는 게 눈에 보였다.

몸을 가누기도 힘들었지만,

바로 앞이 보이지 않았다.

손 뻗은 곳까지가 시계(視界)였다.

그 와중에 앞 사람을 놓쳤다.

눈이 어두우면 귀가 밝아진다.

그때까지 들리지 않던 조류(潮流) 소리가 “우르릉”하며 귀를 울렸다.

30여 초도 되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갇힌 녹색 공간’은 공포 그 자체였다.

촬영감독인 신씨도 “쌍라이트를 켜도 촬영이 되지 않는다”며 일찍 철수했다.

이날 건진 유물은 ‘완’이 모두 1122점,

이틀 합계는 2267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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