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 굽는 냄새 고소한 소래 어시장 | |||||||||||||||||||||||||||||||||||||||||||
[오마이뉴스 2006-09-11 11:07] | |||||||||||||||||||||||||||||||||||||||||||
[오마이뉴스 김혜원
기자]
“전어 사세요. 며느리 친정 간 사이 문 잠그고 먹는다는 전어예요.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고 지금이 제일 맛있을 때예요. 한 마리 더 드릴게 여기 좀 보세요.” 지난 9월 9일 소래 어시장 골목에는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고소한 전어 굽는 냄새를 찾아온 미식가들의 발길로 어느 때보다 붐비고 있었습니다. “구이는 죽은 걸로 해도 돼요. 방금 죽은 전어가 1kg에 8천 원. 막 싸게 드려요. 들여가세요.” “횟감용 전어는 500g에 1만원이요. 작은 거는 열 댓 마리 달려요. 회로 드릴까요?”
“전어 값이 올랐다면서요?” 열 식구 정도 먹을 양으로 구이용 전어 만원 어치와 생물전어 1kg이다. 광어를 산 후 손질을 하시는 아주머니의 절묘한 칼질 솜씨를 지켜보며 요즘 전어 값이 많이 오르지 않았느냐고 물어보니 아주머니 말씀이 며칠 지나면 더 오를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 나는 건 좀 작은 거라 그래도 가격이 싼 편이지. 일주일만 지나면 지금보다 좀 더 큰놈이 올라오는데 그건 더 비싸요. 구이용은 비싸도 큰놈이 맛도 좋고 먹을 것도 있지만 횟감은 너무 크면 가시가 세서 먹기 힘들어요. 그저 아줌마 손바닥만한 크기가 회로 먹긴 좋아요. 좀 지나면 지금처럼 작은 건 없지. 값도 더 오르고.” 손놀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칼질을 하는 아주머니는 내친김에 전어자랑이 늘어집니다.
칼질만큼이나 맛깔 난 아주머니의 전어 칭찬은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해양수산부의 자료를 보니 봄에 산란한 전어는 여름내 각종 플랑크톤과 유기물 등을 먹고 가을이면 몸길이 20㎝ 정도로 자라는데 이 때가 1년 중 지방질이 가장 많아지면서 뼈가 부드러워지고 고소한 맛이 강해진다고 합니다. 또 가을 전어에는 지방 성분이 봄, 겨울보다 최고 3배나 높아 고소한 맛이 더하다니 ‘가을 전어 머리엔 깨가 서말’이라는 말 역시 단순한 속설만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키조개 주세요.” “저도 키조개 주세요.” “키조개 만원 어치 주세요.” 줄을 선 손님들 사이를 파고 들어가 보니 30센티는 족히 되어 보이는 싱싱한 키조개가 열 마리 만원. 믿어지지 않게 저렴한 가격입니다.
“그럼요. 한 마리 천 원이면 거저나 다름없어요. 볶아먹고, 데쳐먹고, 무쳐먹고 뭐든 좋아요.” 포장마차에 가면 한 마리에도 만 원 이상을 받는 키조개가 한 마리 천 원이라니 도저히 발이 떨어지지 않아 다른 손님들 뒤로 줄을 섭니다. “이거 가져다가 된장찌개도 끓이고 미역국도 끓이고 조개국도 끓이고 어디든 넣어도 좋아요. 예전엔 귀했는데 요즘엔 양식도 하고 워낙 많이 잡혀서 거저나 다름없는 값에 파는 거지. 뭐든 많이 나면 값은 떨어지는 거니까. 사다가 냉동실에 넣어두면 요긴하게 쓰인다니까요.” 빗속을 뚫고 온 소래어시장. 값싸고 싱싱한 생선을 장바구니를 채우다 보니 고소한 전어만큼이나 장보기의 재미도 고소합니다.
지금 소래 어시장엔 전어가 한창입니다. 이번 주말쯤엔 푸짐한 인심과 싱싱한 생선이 펄떡거리는 소래어시장에 한번 다녀오시면 어떨까요? 전어 굽는 냄새 고소한 소래 어시장. 집나간 며느리뿐 아니라 장안의 미식가들이 모두 모여들고 있는 가을 맛의 길목이랍니다. 뉴스게릴라들의 뉴스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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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 원더플스쿠바 | 글쓴이 : 해녀 원글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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