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패류 날로 먹다간 죽을 맛 봅니다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의 계절이 돌아왔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매년 거르지 않고 10~20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무서운 질병.

‘설마 내가…’라는 마음으로 날 어패류를 그대로 먹다가 화를 입는 경우가 많다.

을지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차상우 교수로부터 비브리오 패혈증의 위험성과 예방법, 주의사항 등에 대해 들어 봤다.



비브리오 패혈증이란

비브리오 패혈증은 바닷물이 따뜻해지는 6~10월 대체로 서남해 해안지방에서 발생한다.

발생 건수는 점점 감소 추세이긴 하지만,

일단 한번 발생하면 치사율이 40~60%에 이른다.

바닷물에 있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원인균으로 생선회, 굴, 낙지 등 날 어패류를 먹는 경우 발생한다.

또 드물지만 피부에 상처가 난 상태에서 바닷물에 들어가도 감염되는 수가 있다.

상처나 벌레 물린 곳이 오염된 바닷물과 닿거나 어패류를 손질하거나 낚시 도중 고기에 찔린 상처를 통해서도 균이 침입할 수 있다.

 

사진: 위키백과


■  증상

 

비브리오 패혈증은 잠복기가 1~2일 정도로 짧다.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먹은 후 16~20시간 후 갑자기 오한, 발열, 의식혼탁 등 전신증상으로 시작되며, 발병 36시간 이내에 팔다리에 출혈, 수포형성 및 궤양 등이 나타난다.

이렇게 생긴 붉은 반점은 점차 썩어 들어가 목숨에 지장이 없다 하더라도 썩은 부분을 도려내야 한다.

심할 경우 피부를 이식하거나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피부 증상은 염증기, 수포기, 괴저기의 3단계로 나타난다.

초기(염증기)에는 갑자기 벌에 쏘인 것처럼 홍반성 국소 부종이 나타난다.

병변부에 심한 통증이 동반되고 피부병변이 주로 하지에 발생하기 때문에 다리가 매우 아프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홍반 부위가 확산되고 통증이 사라지면서 수포, 부종, 출혈이 시작된다(수포기).

병이 진행되면 혈성 수포도 나타나고 수포가 터져 궤양을 남기고 쇼크와 함께 여러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괴저기).

일단 쇼크에 빠지면 대부분이 사망한다.

 

예방법

 

물론 건강한 사람들에겐 회 한두 점을 먹었다고 병에 걸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만성질환 환자들, 특히 간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여름 동안 어패류의 생식을 피해야 한다.

환자의 대부분은 40대 이상(88%)의 남자(94%)로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92%),

특히 간 질환이나 매일 다량의 술을 마시는 사람(70%)들이었다.

그외 당뇨병, 악성종양, 위장질환 등의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도 발생했다.

생선회보다 조개류가 더 위험하다.


뚜렷한 예방법은 없다.

다만, 여름철 균이나 균독은 섭씨 56도 이상 열을 가하면 파괴되기 때문에 어패류를 끓여먹거나 구워 먹는 것이 최선이다.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6~10월 사이에 어패류를 날 것으로 먹지 않아야 하며 강 하구에서 낚시나 수영을 하지 않도록 한다.

생선회 등을 먹은 뒤 오한과 발열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을 각별히 주의해야 할 사람


①간질환 환자(간경화, 만성간염, 간암, 혈색소증)

②알코올 중독, 매일 술 마시는 사람

③만성질환 환자(당뇨병, 폐결핵, 만성 신부전, 만성 골수염 등)

④재생 불량성 빈혈, 지중해 빈혈

⑤악성종양 환자, 백혈병

⑥위절제술을 받은 사람

⑦장기간 부신피질 호르몬제를 투여받은 사람

⑧항암제나 면역 억제제를 복용중인 사람

⑨제산제나 위산분비 억제제를 복용중인 사람

⑩면역결핍 환자(에이즈나 백혈구 감소증 환자)


 ■ 비슷한 증상의 장염 비브리오


똑같이 날 어패류에 서식하는 비브리오균이 원인이지만 단순한 장염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

균이 있는 어패류를 먹은 뒤 10~18시간 이내에 급성 설사 증상이 나타나며 상복부가 아프다.

대부분 2~3일 지나면 회복되지만,

설사가 심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으므로 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장염 비브리오균은 민물과 바닷물이 합치는 곳에 많이 서식하기 때문에 이런 장소에서 잡은 생선을 날로 먹으면 식중독에 걸리기가 쉽다.

젓갈 내의 높은 염분 농도 내에서도 오랫동안 살 수 있기 때문에 젓갈을 먹고 식중독에 걸릴 수도 있다.


설사가 심해 탈수증이 우려될 경우 의사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주요 감염경로가 손이므로 외출 후 또는 음식을 먹기 전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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