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생선회 다금바리,
가짜 부추기는 불편한 진실
입질의 추억입니다.
여러분들 다금바리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아마 대부분은 제주도에서만 나는 특산물로 1키로당 18~20만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생선회 정도로 생각하실 겁니다.
18kg짜리 대형급일 경우 400만원이 넘는 몸값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다금바리가 가짜도 많고 유사어종도 있어 구분이 매우 어렵습니다.
각 지방은 물론 다금바리 원산지라는 제주도까지도 이를 이용한 바가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더욱이 심각한건 TV, 신문과 같은 언론매체에서 이러한 다금바리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내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작년 이맘 때 제가 전설의 물고기 다금바리, 과연 존재할까? 라는 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얼마전 TV에 보도된 다금바리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말해 보려고 합니다.
어떤분께서 얼마전 방명록에다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내용은 1월 26일자 "KBS 6시 내고향"에서 제주 특산물 다금바리가 소개되었는데,
그것이 다금바리가 아닌데 방송에선 다금바리로 소개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직접 확인해 본 결과..
KBS 6시 내고향 '다금바리 소개편', 출처 KBS
확인된 생선은 다금바리가 아닌 '자바리'로 다금바리의 사촌격에 해당되는 어종이였습니다.
이 어종은 제주도에선 오래전부터 '다금바리'라 불리고 있었지만 방언일 뿐,
실제 표준명은 '자바리'로 우리나라 어류도감을 비롯,
일본어류학회에서 학술적으로 규정을 지은 어종입니다.
반면 실제 '다금바리'는 따로 있지만 방송에선 여전히 자바리를 다금바리라고 소개를 하고 있는데,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방송이 나간 후 게시판을 가보니 몇몇 분들이 이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한 '6시 내고향'측의 답변은 좀 이상했습니다.
문제의 답변입니다.
6시 내고향측도 사실 확인을 위해 제주 해양수산연구원에 문의를 했던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해양수산연구원에 문의하는 것 만큼 가장 확실한건 없다고 생각을 했겠고,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도 그렇할 것입니다.
그런데 해양수산연구원으로부터 온 답변은 놀랍게도 사실과는 괴리가 있었습니다.
어류도감과 학회에서 학술적으로 규정해 놓은 "표준명 다금바리"는 따로 있습니다.
그런데, 해양수산연구원은 "어종을 판독한 결과 제주산 다금바리"가 맞다고 결론을 지었습니다.
앞에 '제주산"이라는 말을 붙였기 때문에
표준명이 아닌 통상적으로 "제주 다금바리"라는 방언내지는 별칭의 의미를 담은 것인지는 몰라도
첨부한 사진에다 "제주산 다금바리(제주방언 자바리)"라고 기술한 부분도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자바리(제주방언 다금바리)라고 기술해야 옳은 것입니다.
출처 : http://blog.daum.net/whrtk123/17956833
얼마전 삼천포의 어느 방파제에서 낚시꾼이 70cm급의 대형 자바리(제주방언 다금바리)를 잡아 화재가 된 적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곳은 제가 지난달에 낚시를 했었던 '삼천포 화력발전소 방파제' 인데요,
제주해역에서만 서식하는 줄 알았던 자바리가 남해 연안에서 잡힌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온난화 영향에 따른 수온상승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은데,
낚시 기사에서도 이것이 "자바리"임을 확실히 명기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6시 내고향 이야기로 돌아와서
방송에 소개된 다금바리는 실제명칭이 '자바리'이며 다금바리는 제주도 방언일 뿐입니다.
이는 실제 다금바리가 국내 해역에서 자취를 감추자 '자바리'가 이를 대신해서 다금바리 행세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방송과 각종 언론에서 이를 표기할 땐 표
준명 자바리(제주방언 다금바리)라고 해야 올바른 것입니다.
그렇다면 도감과 학회에서 기술한 진짜 다금바리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다금바리(위)와 자바리(아래)의 비교 분석(그래픽 : 입질의 추억)
위 사진은 진품 다금바리이며 아래사진은 제주도에선 다금바리라 불리는 자바리입니다.
일본에선 진품 다금바리를 "아라(アラ)"라고 부르며, 자바리는 "쿠에(クエ)"로 완전히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 둘의 비교는 한눈에 봐도 척 알 수 있을 정도로 형태학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주둥아리의 생김새부터 꼬리의 색과 모양까지..
무엇보다도 몸의 채색과 무늬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이렇게 차이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에서 조차도 "아라(アラ)"와 "쿠에(クエ)"를 늘 햇갈려 합니다.
왜 그럴까요?
위 사진은 둘다 미성숙어로 형태학적 특징이 확연히 달라 구분이 쉽습니다.
하지만 얘네들이 다 큰 성어가 되면 치어 때 나타났던 특징들이 희미해져 구분이 어렵게 되는 것입니다.
혹시 이것 때문에 자바리(제주방언 다금바리)가 진품 다금바리 행세를 할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진품 다금바리로 15kg이상 나가는 성어이다.
위 사진은 일본해역에서 낚시로 잡은 진품 다금바리입니다.
15kg이상 나가는 자바리(제주방언 다금바리)이다.
이것은 자바리로 보시다시피 성어가 되면 진품 다금바리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형태적으로 흡사해 집니다.
하지만 이것도 구별해내는 방법이 없는건 아닙니다.
아래 제가 표시해 놓은 부분을 유심히 봐 주세요.
분명 이 둘은 형태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다금바리의 가슴 지느러미는 폭이 좁고, 꼬리지느러미는 가운데가 움푹 패인것이 특징
자바리의 가슴지느러미는 폭이 넓고 어두운 색을 띄며 꼬리는 부채꼴 모양
이렇듯 가슴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의 형태를 보고 충분히 구별 가능합니다.
다금바리와 자바리는 낚시방법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주로 선상에서 낚을 수 있는 다금바리(왼쪽), 갯바위에서 돌돔 처박기 채비로 낚는 자바리(오른쪽)
현재 진품 다금바리는 우리나라 해역에선 거의 멸종단계에 이르렸으나 일본의 남방 해역에선 이렇듯 낚시로 어획되고 있습니다.
다금바리의 분포지역을 살펴보면 원래 남방어종이기 때문에 제주해역을 포함한 일본 남부, 대만, 필리핀이라고 도감에는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제주해역에선 거의 멸종되다 시피해 다금바리 서식처는 제주도 남방해역까지가 위도 한계선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몇 년 전 추석특집으로 방영했던 MBC스페셜 "자연산 이야기 2부작"을 기억하시나요?
그 프로그램에선 전설의 물고기 돗돔을 비롯, 잊혀져가는 여러 자연산 어종을 소개해서 흥미를 끌었는데요.
이 프로그램에선 자바리(제주방언 다금바리)를 어떻게 소개하고 있을까요?
MBC 스페셜 "자연산 이야기 중", 출처 MBC
저는 총 2부작으로 방영된 "자연산 이야기" 중 다금바리를 소개하는 대목에서 뚜렷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프로그램이 진행될 당시 MBC도 다금바리와 자바리에 대해 다소 햇갈렸는지 처음 소개땐 '제주 다금바리'라 표기했으나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자바리라 표기하고 그 옆에 괄호로 (제주 다금바리)라며 혼용 표기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KBS 6시 내고향은 어땠을까요?
1월 26일 방영분, KBS 6시 내고향 다금바리편과 제주 해양수산연구원이 답변한 내용
6시 내고향에선 자바리를 다금바리로 표기했고 이후 시청자들이 이의를 제기했지만 끝내 '다금바리가 확실하다'다고 말해 혼란을 야기시켰습니다.
그렇다면 해양연구원측에선 왜 이렇게 답변했을까?
자바리(제주방언 다금바리)를 축양시키는데 성공한 제주 해양수산연구소
여기에 대해 제 소견은 그렇습니다.
제주 해양수산연구원이 자바리와 다금바리를 구분하지 못해서는 아니라고 봅니다.
환경오염과 양식어의 범람으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자연산.
무엇보다 시급한건 우리바다에서 나는 자연산 어종들의 멸종을 막는 일입니다.
제주 해양수산연구소는 자바리(제주방언 다금바리)의 어족자원을 늘리기 위해 오래전부터 종묘생산 연구에 연구를 거듭, 현재는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자바리의 생존 확율이 1% 미만이긴 하나 지난 2년 동안 백여마리의 치어를 키워 온 것은 그래도 성공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2년생 자바리(제주방언 다금바리)의 체장은 약 27cm 정도.
이렇게 축양된 자바리는 바다목장 사업의 일환으로 제주 앞바다에 방류하고 있습니다.
이는 개체수를 늘려 멸종위기의 자바리를 보호하기 위함인데,
이러한 노력 덕분에 안 나오던 자바리가 그나마 한 두마리씩 잡히는 것입니다.
이렇듯 제주 해양수산연구소는 자바리와 붉바리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어쩌면 자바리를 아예 다금바리로 굳히려는 목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진품 다금바리는 국내에서 거의 나오지 않으므로 이를 대신할 만한 제주 특산물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는 '제주 다금바리'라는 특수성과 브랜드 가치를 형성시키기 위함으로 일반 사람들에겐 생소한 '자바리'란 명칭을 사용하느니,
최고급 횟감으로 알려진 '다금바리'로써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함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것이 그렇게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하지만 제가 바라보는 문제는 다른데 있습니다.
문제는 바로 '능성어'
제주는 물론 전국적으로다가 '다금바리'로 둔갑시켜 팔고 있는 어종이 능성어란 사실에 우린 주목해야 합니다.
능성어는 90% 이상 일본산 아님 중국산 양식으로 수도권 100군데 중 100군데, 제주도 횟집 100군대 중 90군데 이상이 저 능성어를 다금바리로 둔갑시켜 팔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기엔 두가치 측면이 있습니다.
첫째는 능성어, 자바리, 다금바리에 대해 종의 구분과 개념이 없어 메뉴이름을 '다금바리'라며 팔고 있는 업주.
둘째는 손님들이 어종 구분을 못하는 점을 악용, 바가지를 씌워 양식 능성어를 다금바리라며 키로당 18만원 이상을 받고 파는 업주
수도권 대부분의 횟집들은 전자에 속하지만 문제는 다금바리 원산지라는 제주도인데 제주도 횟집의 90%가 후자에 속한다는 사실.
최근 다금바리와 관련하여 집중 단속을 실시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그래도 여전히 능성어를 다금바리라며 파는 횟집들이 남아 있습니다.
중국산을 국내산이라며 원산지를 속이는 경우도 다반사.
제가 이 글을 쓰기 전 N사 포털에서 다금바리 키워드를 쳐 봤습니다.
그랬더니 무수히 많은 제주도 횟집들이 검색되면서,
그곳에서 다금바리를 먹었다던 파워 블로거 및 일반 블로거들의 경험담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루에 한 두마리 잡기도 힘들다는 자바리(제주방언 다금바리)를 먹어봤다는 사람만 수백명.
도대체 이들은 무엇을 먹은 걸까요?
능성어를 드셔 놓고 "다금바리의 기가 막힌 맛에 반했다, 육즙이 보이시나요?" 등의 표현에 저는 쓴 웃음 만 나왔습니다.
보다시피 능성어와 자바리(제주방언 다금바리)는 수족관 상태에선 어지간한 눈썰미로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형태적 특징을 확실히 알아야만 확신할 수 있는데 그나마 구별하기 쉬운 판별법은 "무늬"입니다.
어차피 진품 다금바리는 우리나라에선 먹을 수 없으니 논외로 치고 키로당 18~20만원 하는 자바리(제주방언 다금바리)를 올바로 드시기 위한 구분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위 일러스트를 보면 능성어는 깔끔하게 떨어지는 줄무늬가 7~8개 정도 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디다스 무늬)
이것이 희미해도 능성어는 능성어입니다.
반면 자바리(제주방언 다금바리)는 무늬가 규칙적이지 않고 중간중간 구멍이 뻥뻥 뚫려 있어 마치 호피무늬를 연상케 하는게 특징입니다.
또 한가지는 이빨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능성어는 잔 이빨이 나 있지만, 자바리는 이빨 크기가 들쑥날쑥하며 고르지 않으며 거칩니다.
질문 : 이것은 능성어일까요? 자바리(제주방언 다금바리)일까요?
이것을 보고도 여전히 햇갈려 하신다면 제주도에서 바가지 쓸 확률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
답변은 아랫 사진 밑에 기재하였습니다.
자바리(제주방언 다금바리)의 회 때깔(좌), 능성어의 회 때깔(우)
자바리와 능성어는 회를 떠 놓은 것으로도 구별이 가능합니다.
저는 다금바리를 드셨다는 블로그를 검색했을때,
그 분이 진짜 자바리(제주방언 다금바리)를 드시고 온건지 양식 능성어를 드시고 온건지를 판별하기 위해 촬영된 회의 때깔을 봅니다.
대부분의 블로거들이 수족관에서 고기를 잡는 장면을 찍지 않고 거의가 접시에 나온 회만 찍기 때문인데 이것으로도 판별은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제주 다금바리라 일컫는 자바리의 회는 연분홍색이 살짝 있지만,
전반적으로 희고 투명하다는게 특징.
반면 능성어의 회는 마치 도미처럼 붉다는게 특징입니다.
굳이 외형을 보지 않고 회 떠놓은 것만 봐도 이것이 20만원짜리 능성어인지
20만원짜리 제주 다금바리인지 알 수 있는 것입니다.
퀴즈의 정답은 능성어이다. |
마치며..
이제 결론을 맺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키로에 20만원씩 줘가면서 먹었다는 다금바리. 그 중 대부분은 "양식 능성어"입니다.
능성어는 키로에 8~12만원이면 먹을 수 있는 가격.
제주도가 아닌 육지에선 이러한 행태가 더 심합니다.
사실 육지에서 먹었다는 다금바리는 99.9%가 전부 가짜입니다.
그중 0.01%는 제주에서 직접 공수받은 자바리로 고급 일식집에서 몇 일전 예약을 해놓고 먹을 수 있는 극소량입니다.
아직까지도 많은 분들이 능성어를 다금바리로 알고 먹는 실정입니다.
이 두 어종의 식별이 육안으로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많은 횟집에서 잘못 팔거나 혹은 속여 팔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한데 능성어와 유사한 자바리까지 가세해 다금바리 행세를 하고 있으니 이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바로 잡아야 할 방송이 오히려 이러한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는 꼴입니다.
방송에서 무엇을 정의하거나 명칭을 사용할 땐 신중해야 합니다.
여기에 "표준명"을 써야 함은 말 할 것도 없습니다.
통상적으로 불리고 있는 호칭이라던가 방언을 써도 된다면 구태여 학자들이 정보를 수집해 어류도감을 편찬하고 학회에서 정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어류도감은 이러한 혼선을 막기 위해 학술적으로 규정지은 도서이자 정의입니다.
제 생각은 지금이라도 수산연구 관련부서에선 혼선을 초래할 수 있는 어종에 대해 다시 규정해서 이를 알려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또 그렇게 했을 때 능성어를 다금바리로 파는 행위들도 근절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축산분야는 원산지 관리가 어느 정도 정착되어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수산물은 여전히 빵점입니다.
어류도감, 해양수산연구원, 방송에서 조차도 서로 말이 다른데 누구 말에 장단을 맞춰야 할까요?
일본의 남방 해역에선 여전히 다금바리가 잡히고 있지만,
우리나라 해역에선 사라진지 오랩니다.
이를 대신하고 있는 자바리가 진정한 '제주 다금바리'가 되기 위해선 방송과 관련학회에서 입을 맞추어야 할 것입니다.
자바리를 다금바리로 명칭을 승격 시키던가,
그게 아니라면 자바리는 자바리로 만 남아있어야 할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출처: http://slds2.tistory.com/771 글쓴이: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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