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회>시원하고 담백한 복어(3)
테트로도톡신(TTX)으로 불리는 복어 독은 어종이나 부위에 따라 차이가 난다.
참복과에 속하는 복섬, 흰점복, 메리복은 근육에도 어느 정도 독력을 갖는 반면,
밀복, 가시복, 거북복, 육각복 등과 같이 간장이나 난소에 독성이 없는 것도 있다.
또한 같은 어종이라도 개체나 계절, 어획 지역에 따라 달라진다.
또 유독복도 난소(알), 간장, 내장은 독성이 강하지만 근육은 비교적 독성이 약하다.
복어 독은 3백℃의 고온에서도 분해 되지 않는다.
산란기 봄철 독성이 매우 강할 때는 참복 한 마리 내장이 성인 33명을 죽일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으며, 0.5mg이면 체중 50kg인 성인 한 사람을 치사할 수 있다.
중독 증상은 입술과 혀의 마비로 시작,
두통→복통→구토→운동신경마비→언어장애→호흡곤란→치사로 이른다.
복어의 독에 중독 되면 먼저 입술, 혀끝에서 팔다리의 지각신경까지 마비돼 손발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호흡이 급해지거나 약해진다.
이러한 중독 증상은 식후 20분~3시간 사이에 나타나며,
치사시간은 빠르면 1시간30분, 길어도 8시간이지만, 보통 4~6시간이 가장 많다.
그리고 복어 독에 중독 되더라도 일단 회복되면 후유증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천국과 지옥의 복어 생식소
복어 수컷은 정소, 암컷은 난소를 항문 근처의 장말단(腸末端)의 좌우에 하나씩 갖고 있다.
생식선이 미성숙했을 때는 정소와 난소 모두 1~3cm 정도로 작지만 성숙기가 되면 10배로 증대된다.
정소(白子)는 표면이 흰색으로 평활하고 절단하면 야쿠르트 또는 부드러운 두부 모양으로 대단히 맛이 좋으나,
적합한 크기로 되는 시기는 산란전의 수개월에 제한되기 때문에 희소가치가 대단히 높아 고가로 거래된다.
난소는 표면에 다수의 혈관이 뻗어 있고 연한 난황색 또는 황갈색을 띄고 절단하면 미세한 난립(卵粒)이 저장돼 있다.
정소는 강독의 흰점복, 약독의 복섬과 졸복을 제외하고는 독이 없으며 대단히 맛이 좋다.
그러나 난소는 정소와 반대로 강독과 맹독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식용으로 불가능하다.
이같이 복어 생식소는 맛이 좋아서 고가인 정소와 독이 있어 위험한 난소를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복어 중독은 간장과 난소가 각각 50%씩을 차지한다.
그러나 정소에 독이 없다고 해서 1백%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가끔 있는 양성인 복어에 들어 있는 생식소를 먹으면 정말 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정소
난소
필살! 간장
간장은 생명체에 대단히 중요한 장기다.
유독한 물질을 해독하며 담즙을 만들고 영양을 축적하는 기관으로 비타민A 등이 풍부하다.
자주복 한 마리 간장의 총 독량은 32만5천MU로 성인 한사람 치사량이 1만MU라고 하면 32.5명을 죽일 수 있는 독량이다.
복어 간장은 총중량의 17.6%로 가자미 4.6%의 약 4배에 이른다.
전 장기 중량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버리기는 아까우나 절대로 먹어서는 안된다.
또 간장은 약 60%가 지방질로 복어가 섭취한 지방질은 거의 대부분 간장에 집중적으로 축적된다.
복어의 독화기구
복어의 독화기구에 대해서는 먹이 사슬에 따른 것인지 복어 자체에서 합성하는 것인지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으며 오래 전부터 연구돼 왔다.
최근에 복어 자신이 독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먹이사슬을 통해 복어독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즉 양식 또는 실험실에서 사육된 복어는 독이 없다는 것이 여러 실험을 통해 증명됐다.
그리고 이러한 무독 양식 복어에 유독 복어의 간장을 투여하면 단시간에 독화된다는 사실도 밝혀져 있다.
복어 독의 축적경로는 먼저 해저 퇴적물 중에 있는 세균으로 복어 독이 만들어지고,
이 독소는 세균 포식자에 의해 체내로 유입,
먹이사슬을 통해 복어에 축적된다.
또 일부는 내장, 피부 등 체내에 분포하는 세균류가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연산 유독 복어의 소화관에서 복어 독을 보유하는 권패류의 패각이 발견되고 있으며,
어떤 복어는 테트로도톡신을 함유한 납작 벌레를 먹이로 하는 점 등으로 미루어 적어도 일부는 먹이사슬에 의해 독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무독 양식 복어와 유독 자연산 복어를 같은 수조 안에서 사육하면 무독 양식 복어가 독화되는데 반해
수조 안에서도 각각을 그물로 격리시켜 두면 무독 양식 복어가 독화되지 않는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접촉 감염도 예상되며,
유독 복어의 표피에서 채취한 세균이 테트로도톡신을 생산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趙永濟 부경대교수. 생선회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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