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회>시원하고 담백한 복어(2)
복국은 매운탕보다 지리로 먹어야
복어는 대표적인 흰 살 어류로 엑스분 및 지방질 함량이 매우 적어 담백한 맛을 낸다.
이같은 담백한 맛은 감칠맛 성분인 이노신산(IMP)과 단맛을 내는 글리신, 알라닌 등이 맛의 주체 성분이 된다.
복국은 대표적으로 매운탕과 지리가 있다.
매운탕과 지리의 차이는 매운탕에는 매운 양념 다데기가,
지리에는 지리초가 들어가는데,
다데기와 지리초의 큰 차이점은 다데기에는 지리초에 없는 고추장과 고춧가루가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흔히 복 매운탕은 고춧가루 등의 얼큰한 맛에 먹는다고들 하지만 복어만이 갖고 있는 담백한 참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복지리 형태로 먹는 것이 좋다.
생복국과 냉동복국 맛이 차이 나는 이유는
수산물을 장기간 저장하기 위해서는 냉동보관을 해야 한다.
이 때 보관조건이 나쁘거나 보관기간이 길어지면 수산물이 언 상태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동결 변성된 수산물은 얼리지 않은 수산물이 갖고 있는 본래의 맛이 나지 않으므로 미식가들은 값이 비싼 냉장 수산물을 선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동결된 것이면 무조건 맛이 없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동결 저장기간이 짧고,저장조건이 좋은 수산물은 동결시키기 전의 품질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냉동시설이 대단히 좋아 동결에 대한 내성이 좋은 오징어, 고등어 등은 이같은 조건만 지켜주면 동결품과 냉장품의 차이가 생각하는 것만큼 크지는 않다.
시내 복집에서 사용하는 까치복 및 은복은 중국 등지에서 동결된 상태로 수입되는 것이 많다.
중국은 아직까지 냉동시설이 낙후된 어선 및 냉동 창고가 많고,
취급하는 사람들 또한 수산물 냉동에 대한 지식의 결여 등으로 수입된 냉동복어의 품질이 좋지 못한 것이 많다.
냉동복어 품질저하 현상은 첫째가 동결 저장에 따른 보수력의 저하다.
동결 변성된 복어로 조리한 복국의 복어 살은 수분을 당기는 힘이 적으므로 씹으면 퍼석퍼석해지는 스펀지현상이 일어난다.
둘째 복어는 지방질 함량이 매우 적지만,
동결 저장 중에 지방질 산화가 일어나면 복어의 흰 살이 누렇게 변해 외관상으로 좋지 않고 지방질 산화에 따른 냄새도 나게 된다.
복국을 먹을 때 복어 살의 육질 및 색택을 잘 관찰하고 냄새를 맡아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복국을 매운탕으로 먹으면,
색택은 물론이고 냄새도 관찰할 수 없다.
따라서 복집에서는 색택이 누렇게 된 부분을 숨기기 위해 복어껍질이 붙어 있는 부분을 위쪽으로 하거나,
조미료를 많이 넣어 동결 냄새를 감추기도 한다.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생복국의 맑고 담백한 국물맛과 탱글탱글한 살의 씹힘성이 생복국 맛의 비밀이다.
까치복국 값은 왜 은복국 값의 두 배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복국을 대단히 좋아하는 국민이다.
복국이 숙취에 좋은 특효약으로 판단,
과음한 다음날은 반드시 복국을 찾는다.
팔팔 끓인 복국에 고춧가루를 확 푼 복매운탕을 땀을 뻘뻘 흘리며,
"시원하다"는 소리를 연발해 가면서까지 먹는 모습을 외국인들이 봤을 때 의아해 할 것이다.
일반 복집의 경우 까치복국과 은복국이 주된 메뉴로 등장한다.
업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은 까치복국의 값이 은복국 값의 두 배가 된다.
까치복국과 은복국 맛이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필자도 손님이 항상 붐비는 유명 복집에 가끔 들러 까치복국 또는 은복국을 먹지만,
미각이 둔해서인지 맛의 차이를 느끼지는 못한다.
따라서 언제부턴가 맛의 차이도 모르면서 값을 두 배로 주고 먹는 까치복국은 돈이 아깝다는 생각에서 먹지 않게 됐다.
그러나 손님과 같이 가는 경우는 아깝다고 생각하면서도 까치복국을 주문해야 만 하는 경우도 있다.
생복으로 조리한 복국은 까치복국과 은복국의 맛의 차이를 알 수 있지만 실제로는 복국의 원료로 냉동복어가 많이 사용되므로 맛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냉동복어는 동결 보관할 때 복어의 선도, 동결방법, 저장온도, 저장기간 등의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품질에 많은 차이가 생긴다.
따라서 동결 저장조건이 좋지 않은 까치복을 원료로 조리한 까치복국은 저장조건이 좋은 은복으로 조리한 은복국보다 맛이 안좋을 수도 있다.
복어의 냉동 보관법
1997년 7월 수산물 수입 완전개방 이후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복어는 중국 등지에서 수입한 냉동 복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복어의 냉장 및 동결기술과 방법은 대단히 중요하다.
복어를 냉동 저장할 때 복어의 간장 등 유독 부분에서 근육부분으로 복어독이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복어는 사후에 간장의 부패가 대단히 빨라서 간장의 황색 및 차색이 흰 근육으로 옮겨 가면서 독성분이 함께 이행된다.
따라서 복어를 냉동 저장 할 때는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얼린 복어를 사용하는 경우 동결 및 해동에 따라 복어독이 유독 부위에서 근육으로의 이행을 막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을 지켜야 한다.
△동결은 최대빙결정생성대를 빨리 통과하는 급속 동결을 하고 글레이징(glazing)작업을 충분히 함과 동시에 가능하면 내장을 제거한 상태로 동결해야 한다.
△동결 보관온도는 -18℃ 이하로 하고 보관 중에는 온도변동을 적게 한다.
△해동은 흐르는 물 등을 사용해 빨리 해동하고 해동 후에는 바로 처리한다. 재동결은 하지 않아야 한다.
<趙永濟 부경대교수. 생선회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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