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회>생선회 위생처리 시스템(3)  

 

 

 

조리때 물과 장갑 사용


생선회는 날 것을 먹는 특성상 위생적으로 조리해 식중독 및 패혈증을 예방하는 것은 기본이며,

생선회 종류에 따른 독특한 맛에 변화가 없도록 해 본래의 맛을 느끼도록 조리해야 한다.

 

 

물의 사용

 

생선회와 가장 관계가 깊은 병원성 세균은 비브리오균이다.

이 균은 미호염성 세균으로 소금이 있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

또한 이 균은 바다에서만 살 수 있으며, 민물에서는 살 수 없다.

여름철 수온이 20℃ 이상인 바닷물 표층수에는 비브리오균이 검출되기 때문에 활어에는 비브리오균이 오염될 확률이 대단히 높다.

활어가 비브리오균에 오염되더라도 민물에는 살 수 없는 특성을 감안,

생선을 수돗물에 깨끗이 씻거나 담가 놓으면 비브리오균이 죽기 때문에 패혈증이나 식중독 예방이 가능하다.

활어를 조리할 때 포를 뜬 후의 생선회를 물에 씻으면 생선 근육에 들어 있는 맛 성분 및 영양 성분이 물에 녹아 나올 뿐만 아니라 물이 생선회 근육 안으로 흡수돼 맛이 없고 살이 퍼석퍼석한 생선회로 변해 버린다.

그래서 포를 뜬 후 생선회를 물에 씻으면 오염된 비브리오균은 죽일 수 있지만,

맛 성분과 영양분은 다 빠져 나가고 물기만 잔뜩 머금은 생선회는 맛이 최악일 것이다.

이런 생선회를 먹은 손님이 다시는 그 횟집을 찾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포를 뜬 후에는 물이 생선회 살점에 묻지 않도록 조심해 조리해야 한다.

만약 부득이하게 물기가 묻은 경우는 깨끗한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 내야 한다.

 

우리 인간은 물론이고 살아있는 활어의 근육 안으로는 이물질이 파고 들어가지 못하도록 생체 방어체계가 갖춰져 있다.

활어에 오염된 비브리오균은 근육 안으로 파고들지 못하고 호흡할 때 아가미 또는 껍질 및 비늘에 붙어 있다.

따라서 활어 머리를 자르고 내장을 제거하고 비늘을 벗기는 등 포를 뜨기 전까지는 물을 많이 사용해야 한다.

민물이 아가미, 껍질, 비늘에 붙어 있는 비브리오균을 죽일 뿐만 아니라 도마와 칼 등에 오염된 비브리오균도 없애주므로 식중독 및 패혈증을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물이 근육 안으로 들어가는 것, 영양분과 맛 성분이 빠져 나오는 것은 껍질이 막아주므로 생선회 맛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포를 뜰 때 물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물을 사용하면 앞서 말했듯이 오염된 비브리오균은 죽일 수 있지만,

맛 성분과 영양분이 빠져나가 물기를 머금은 생선회는 최악의 맛이 된다.

 

 

장갑의 사용

 

지느러미 등 날카로운 부분이 많은 활어가 펄떡펄떡 튀는 것을 장갑을 끼지 않은 맨손으로 처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작업능률도 떨어질 뿐 아니라 손에 상처를 입기 쉽다.

따라서 작업 편의를 위해 많은 조리사들이 장갑을 끼고 생선회를 조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활어의 머리를 자르고 내장을 제거하고 비늘을 벗기는 등 포를 뜨기 이전까지는 장갑을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포를 뜨는 작업부터는 장갑을 끼고 조리해서는 안 된다.

장갑에는 활어로부터 비브리오균이 오염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장갑은 주방 상온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균의 증식이 대단히 빠르다.

2시간에 4천배나 증식할 수 있다.

때문에 이 오염된 장갑을 손에 끼고 생선회 살점을 잡으면 생선회 살점으로 비브리오균이 오염되므로 식중독 및 패혈증에 걸릴 확률이 대단히 높아진다.

 

 

냉장고 관리

 

병원성 세균은 냉장고 온도인 영상 5℃ 이하에서는 증식하지 못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런 특성을 이용, 음식을 보관하면 식중독을 막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비브리오균이 1백개 묻어있는 생선회를 5℃ 이하로 유지되는 냉장고에 보관하면,

생선회가 썩어서 냄새 때문에 먹지 못하는 시점에도 비브리오균은 1백마리로 그대로 유지된다.

 

그런데 식품을 냉장고에 넣어두면 식중독으로부터 무조건 안심할 수 있다고 과신하는 것이 문제다.

주방온도가 30℃일 때 냉장고문을 10초간 열어두면 냉장고내 온도가 약 5℃ 올라간다.

문을 닿고 본래의 온도인 5℃로 내려가는 데는 30분 이상 걸린다.

따라서 요리할 때 자주 냉장고문을 열면 5℃인 냉장고 온도가 10℃, 15℃, 20℃로 올라가서,

냉장고 안이 위험 온도대가 되므로 냉장고 안에서 병원성 세균이 증식하게 돼 냉장고에 보관한 음식을 먹고도 식중독에 걸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냉장고에는 온도계를 부착해 냉장고 온도가 5℃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철저히 온도관리를 해야 한다.

 

<趙永濟 부경대교수. 생선회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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