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씻으면 맛 떨어진다 <14회>


 

생선회를 조리할때 피, 비늘 등이 우리가 먹는 생선회 살점에 묻으면 상품가치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므로, 조리하면서 물에 씻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여름철에 비브리오 패혈증 예방을 위해서도 물에 씻는다.
목을 자른후 내장과 비늘을 제거할때 수도물을 흘려 내리면서 아가미, 내장, 껍질, 비늘에 오염된 피와 비늘을 씻어내고, 비브리오균을 죽이는 효과도 있다.

이같이 포떠기 전의 단계에서는 물로 씻어도, 생선회 살점에 있는 맛 성분 및 영양분이 물로 빠져 나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물도 생선회 살점으로 흡수되지 못한다.

그러나 포를 뜬후의 생선회 살점을 물에 씻으면 생선회 살점에 있는 물에 녹는 맛 성분 및 영양분이 물과 함께 빠져나갈 뿐만 아니라, 물이 근육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생선회가 물기를 머금으면서 생선회 맛은 닝닝하고 물컹해져 맛이 떨어진다.
생선회를 조리할 경우 포를 뜨기전의 라운드 상태에서는 물에 씻어도 근육에 물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상관이 없지만, 포를 뜬 상태에서는 씻지 말아야 한다.

만부득이 씻어야 할 경우 얼음물에 약간의 소금을 넣은 물에 씻으면, 근육의 외측 단백질이 응고하므로 맛 성분이 빠지거나 물이 근육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어느 정도는 막아준다.

그러나, 생선회 맛을 최상으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물에 씻어서는 안되며, 수건으로 닦아야 한다.



생선회 동결하면 맛 보존되나

최근 횟감용으로 공급해야 할 활어가 외국산 활어범람과 국내 양식업계의 과잉생산으로 제대로 출하되지 못해 국내 양식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양식업계의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생선회를 급속동결, 비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한다.


냉동기술 발달에 따른 장기간 저장법으로 오늘날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식품의 동결저장법은,

식품을 본래의 상태로 오랫동안 보존 가능한 장점을 갖고 있으며,

영하 20℃에 동결 저장하면 6개월~1년 정도는 보존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반 식품과는 달리 생선회는 동결시키면 생성되는 얼음 결정에 따라 생선회의 쫄깃쫄깃한 맛을 내는 근육 단백질이 파괴돼 퍼석퍼석한 저질생선회로 육질의 질이 떨어진다.

이같은 현상은 액체질소를 사용해 초급속도로 동결해도 막을 수가 없다.

먹다가 남은 생선회를 냉장고 동결고에 넣어두었다가 먹으면, 퍼석퍼석해져 맛이 없어지는 것을 경험한 식도락가들도 많을 것이다.



참치회는 왜 동결하는가

참치회는 영하 60℃ 정도의 초저온 동결고에 저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참치는 태평양, 인도양 등의 원양에서 잡히기 때문에, 동결해 가져오지 않으면 선도가 떨어져 생선회로 먹을 수가 없다.

따라서, 동결해 육질이 퍼석퍼석해져도 방법이 없기 때문에 동결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영하 60℃의 초저온에 보관하는 것은 선홍색을 띠는 근육색소 산화를 막아 육색을 선명하게 보존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에 일본에서는 더 맛있는 참치회를 먹기 위해 어획후에 동결하지 않고 생선상태로 비행기를 이용, 공수(空輸)하는 경우도 있으며,

지중해, 호주, 중남미 등지에 어획한 참치를 축양하면서 필요한 때 냉장상태로 공수하기도 한다.

이것은 동결에 의한 참치근육의 파괴를 막아서 더 쫄깃쫄깃한(단단한) 참치회를 먹기 위한,

즉 더 맛있는 것을 찾는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

수송비가 엄청나게 들어가는 이런 방법을 생각해낸 것이다.
특히 우리 국민들은, 생선회는 육질의 단단함 즉 쫄깃쫄깃함을 중요시하는 씹힘성 문화에 젖어 있으므로,

동결해 육질이 퍼석퍼석한 생선회는 외면할 것이다.



활어의 품질판정 지표개발과 고품질의 생선회를 생산하자


작년말 현재 우리나라 횟감용 어류 양식량은 10년 전의 약 15배나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생선회가 건강식이라는 인식의 확산 및 소득수준의 향상, 주 5일 근무제 실시 등 사회적 여건변화로 생선회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으며,

우리나라 외식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중국산 활어 대량 유입에 따라 국내 양식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다,


양식산 횟감용 활어 유통 실태를 살펴보면,

생선횟감으로서 제일 중요한 품질 판정지표가 돼야 할 생선회 맛과는 관계없이 외관으로 구별이 가능한 색택, 중량, 모양 등을 중심으로 활어 등급이 정해지고 유통되므로,

양식업자들도 이러한 기준에 맞추어서 양식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표피 색택을 자연산처럼 보이도록 밝게 만드는 기술 및 중량을 늘이는 기술은 생선회 맛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생선회를 고급화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관행부터 고쳐야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생선회 맛을 판정할 수 있는 활어 품질 지표가 개발되지 못하므로, 색택, 중량 위주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고급활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양식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생선회 맛과 직결될 수 있는 횟감용 활어의 품질판정 지표개발이 선행돼야한다.

활어 품질판정 지표개발은 중량 및 외관 위주의 양식기술에서 벗어나고 고품질의 활어양식 기술개발을 위한 촉매가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양식업의 경쟁력 향상 및 생선회 식문화의 업그레이드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趙永濟 부경대교수. 생선회협회 이사장>

'물안 내시경 > ┃ 물안 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선회도 제철이 있다 <16회>  (0) 2009.07.18
생선회는 언제부터 먹었을까? <15회>  (0) 2009.07.17
홍탁삼합(三合)  (0) 2009.06.24
참치는 ‘보약’   (0) 2009.06.18
쫄깃쫄깃한 복어회   (0) 2009.06.0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