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역사나 우주의 역사는 시간이나 거리의 단위가 보통사람의 감각으로는 어느정도인지 가늠하기가 힘듭니다. 저도 마찬가지라 지구의 역사 지질시대를 사람의 키로 기준하여 비교해보기로 했습니다. 
175cm미터의 키를 가진 사람을 45.7억년으로 비교하는 경우, 1cm는 약 2611만년입니다. 
땅과 닿는 부분을 45.7억년으로 하고, 정수리부분을 현재로 합니다. 키로는 0cm가 45.7억년전이고, 175cm가 현재입니다.
이렇게 해서 생명이 출현한 36억년전, 광합성세균이 출현한 32억년전, 진핵생물이 출현한 16억년전까지는 선을 그어 어느 정도 구별을 할 수 있었지만, 5.1억년전 캄브리아기부터 현재까지는 적절한 선을 그어 표시하기가 극히 힘들어졌습니다. 아래그림에서는 오직 3가지 캄브리아기 대폭발, 중생대의 시작, 그리고 유인원의 출현만을 적어넣었습니다. 육상생물의 출현, 척추동물의 출현, 양서류의 출현, 속씨식물의 출현, 조류의 출현, 포유류의 출현은 말할 것도 없고, 인간의 출현도 적어넣지 못했습니다. 
유인원의 출현은 533만년전인데, 이 그림에서 1cm는 위에서 말한대로 2611만년이니, 유인원이 출현은 정수리로부터는 0.204cm 지점이고, 키로는 174.796cm 지점입니다. 현생인류 즉 호모사피엔스의 출현은 약 11만4천년이니, 정수리로부터 0.00241cm 지점이고, 키로는
174.99957 cm 지점입니다. 
새삼 지구의 역사가 얼마나 장구한지, 인간의 진화가 얼마나 짧은 기간인지 생각해보면 생명진화의 역사가 경이롭게 느껴집니다.


아래의 도표는 위키백과항목 지질 시대 문서에 나온 도표를 기본으로 하여, 주요 사건은 간략화하고, 지금부터 ~년전이라고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 지구생성후 ~몇년후라고 올라오는 시간, 175cm키를 가진 사람을 기준으로 하여 각 지질시대나 사건들이 몇 cm정도에 달하는지 표현하려고 만들어 본 표입니다. 표중에 굵은 글씨로 강조한 부분은 위의 그림에서 선을 그어 표시한 시대나 사건들입니다.


누대 주요 사건 지금부터
단위:100만년
지구생성부터
단위:백만년
사람키
175cm 기준

신생대 제4기 홀로세 빙하기가 끝나고 인류의 문명이 시작되다. 0 4570 175.000
플라이스토세 여러 거대 포유류가 번성하고는 멸종. 현생 인류가 진화. 0.011 4569.98857 175.000
신제3기 플리오세 빙하기가 강화됨.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나타남. 현생 포유류의 속이 등장. 1.806 4568.194 174.931
마이오세 포유류와 조류의 과가 생겨남. 말과 코끼리의 조상이 번성. 풀이 널리 퍼지다. 유인원이 나타나다. 5.332 4564.668 174.796
고제3기 올리고세 따뜻한 기후; 동물, 특히 포유류의 빠른 진화와 확산. 속씨식물의 진화와 확산. 23.03 4546.97 174.118
에오세 고대 포유류가 번성하고 발달하다. 현생 포유류의 과가 생겨나다. 원시적인 고래가 생기다. 첫 풀. 남극의 재빙하화; 빙하 시대의 시작. 33.9 4536.1 173.702
팔레오세 열대 기후. 현생 식물; 공룡의 멸종 이후 포유류의 분화가 시작되다. 대형 포유류의 등장 55.8 4514.2 172.863
중생대 백악기 후기 속씨식물과 새로운 곤충이 출현하다. 보다 진화된 조기어류가 나타난다. 새로운 공룡(예, 티란노사우루스 렉스, 트리케라톱스)이 진화하다. 바다에서는 해룡과 현대의 악어와 상어가 출현하다. 원시적 조류가 익룡을 대신하기 시작한다. 단공목, 유대목, 진수아강에 해당하는 포유류가 나타난다. 곤드와나 대륙이 분열된다. 약 6천 5백만년전에 공룡이 멸종하다. 65.5 4504.5 172.492
전기 99.6 4470.4 171.186
쥐라기 후기 겉씨식물과 양치식물이 번성하다. 용각류, 알로사우루스, 스테고사우루스 같은 다양한 공룡이 번성한다. 몸집이 작은 포유류가 늘어나다. 새와 도마뱀이 나타나다.판게아 대륙이 곤드와나와 로라시아로 분열된다. 145.5 4424.5 169.428
중기 161.2 4408.8 168.827
전기 175.6 4394.4 168.276
트라이아스기 후기 지배파충류가 번성하여 땅 위를 지배하다. 키노돈트는 더 작아지고 더 포유류와 비슷해지다. 공룡, 포유류, 익룡, 악어가 나타나다. 199.6 4370.4 167.357
중기 228 4342 166.269
전기 245 4325 165.618
고생대 페름기 후기 판게아 초대륙이 생겨나다. 단궁류 파충류가 풍부해졌다. 이 시기의 중기부터 석탄기의 식물군이 속씨식물을 대체하였다. 페름-석탄기의 끝은 빙하기이다. 페름기의 대멸종이 일어나면서 지구상의 95%에 달하는 생물종이 사라지게 된다. 251 4319 165.388
중기 260.4 4309.6 165.028
전기 270.6 4299.4 164.638
석탄기 펜실베이니아기 후기 날개가 있는 곤충이 나타나 번성하며, 대형 곤충도 등장하다. 양서류가 풍부해지고 다양해진다. 최초의 파충류와 석탄이 될 숲이 나타나며, 대기 중 산소농도가 고도로 높아진다. 299 4271 163.550
중기 306.5 4263.5 163.263
전기 311.7 4258.3 163.064
미시시피기 후기 거대한 나무가 나타난다. 척추동물(양서류)이 최초로 육상에 진출한다. 삼엽충과 앵무조개는 쇠퇴하기 시작했다. 곤드와나대륙의 동부에서는 빙하작용이 있었다. 318.1 4251.9 162.819
중기 326.4 4243.6 162.501
초기 345.3 4224.7 161.777
데본기 후기 육지에서는 석송과 쇠뜨기, 원겉씨식물, 나무가 처음으로 나타남. 갑피강어류의 수가 줄고; 턱이 있는 어류, 총기강어류와 경골어류, 원시 상어가 중요한 생물이 되었다. 수생 양서류가 출현하였다. "오래된 붉은 대륙(Old Red Continent)"으로 알려진 유라메리카가 출현하였다. 359.2 4210.8 161.245
중기 385.3 4184.7 160.246
전기 397.5 4172.5 159.778
실루리아기 프리돌리세 최초로 관다발 조직이 있는 육상 생물, 노래기. 삼엽충과 연체동물이 번성하였다. 필석은 다양하지 않았다. 416 4154 159.070
루드로세 418.7 4151.3 158.967
웬록세 422.9 4147.1 158.806
슬란도버리세 428.2 4141.8 158.603
오르도비스기 후기 새로운 종류의 무척추동물(예를 들어, 거대한 앵무조개 두족류)이 상당수 번성하였다. 모든 공통적인 동물군이 살았다. 코노돈트은 원시적인 부유성 척추동물로 이 시기의 시작과 동시에 출현하였다. 유배식물과 균류가 육상에 처음 출현했다. 이 시기의 마지막에 빙하기가 있었다. 443.7 4126.3 158.009
중기 460.9 4109.1 157.351
전기 471.8 4098.2 156.933
캄브리아기 후기 캄브리아기의 대폭발로 생물의 다양성이 늘다; 현대 생물의 문 중 절반 이상이 생겨나다. 에디아카라 생물군은 점차 사라졌다. 488.3 4081.7 156.301
중기 501 4069 155.815
초기 513 4057 155.356

신원생대 에디아카라기 다세포 동물의 출현. 에디아카라 생물군이 생기다.말기에 에디아카라 생물군이 멸종되다. 542 4028 154.245
크라이오제니아기 로디니아 대륙의 분열이 시작되다. 지구 전체가 얼어붙었다고 여겨지다(눈덩이 지구) 630 3940 150.875
토니아기 First acritarch radiation 850 3720 142.451
중원생대 스테니아기 로디니아 대륙의 형성 1000 3570 136.707
엑타시아기   1200 3370 129.048
칼리미아기   1400 3170 121.390
고원생대 스타테리아기 진핵생물의 출현 1600 2970 113.731
오로시리아기 대기권에 산소가 늘다. 1800 2770 106.072
리아시아기   2050 2520 96.499
시데리아기   2300 2270 86.926

신시생대 대륙 지각이 생겨나다. 맨틀 대류. 2500 2070 79.267
중시생대 스트로마톨라이트의 생성 2800 1770 67.779
고시생대 광합성을 하는 세균의 출현 3200 1370 52.462
초시생대 고원핵생물의 출현 3600 970 37.144

4100 MYA - 알려진 가장 오래된 암석. 3800 770 29.486
4400 MYA - 알려진 가장 오래된 광물.
4570 MYA - 지구가 생기다.








한글 위키백과 지질 시대 항목에 나오는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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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키로 본 지구역사 지질시대 타임라인 

지구의 역사나 우주의 역사는 시간이나 거리의 단위가 보통사람의 감각으로는 어느정도인지 가늠하기가 힘듭니다. 저도 마찬가지라 지구의 역사 지질시대를 사람의 키로 기준하여 비교해보기로 했습니다. 175cm미터의 키를 가진 사람을 45.7억년으로 비교하는 경우, 1cm는 약 2611만년입니다. 현생인류 즉 호모사피엔스의 출현은 약 11만4천년이니, 정수리로부터 0.00241cm 지점이고, 키로는 174.99957 cm 지점입니다. 새삼 지구의 역사가 얼마나 장구한지, 인간의 진화가 얼마나 짧은 기간인지 생각해보면 생명진화의 역사가 경이롭게 느껴집니다.
지질 시대 타임라인(Geologic time scale & Timeline) 

전체 지질시대를 표현한 그림입니다. 명왕누대 시생누대 원생누대 현생누대입니다. 포유류 조류 인간이 진화하는 현생누대의 신생대는  아주 조그마한 시간으로 나타납니다.
창조론자를 위한 맞춤 지질시대 연표 

과학이 밝혀낸 45.7억년의 지질시대와 창조론자들이 주장하는 6천년을 억지로 꿰어맞추어봅니다. 이것을 대입했을 때 캄브리아기는 1303년으로 고려 충렬왕때입니다. 공룡들이 출현하기 시작하는 중생대 트라이아스기는 1750년으로 조선 영조26년입니다.
지질시대송 

지구는 아주 오래됐어. 지각은 삼십 팔억년전

탄생후 일만 년 전까지 지질 시대라고 부르지!

... 

선 캄브리아시대~.고생대 중생대. 신생대의 네 가지의 시대

모두 합해서, 이게 지질시대야. 이렇게~

이 문서는 [창조론에 대한 과학적반론모음집]의 [CD: 지질학(Geology)]의 각항목들을 하나의 문서로 만든 것이다.


출처: http://blog.daum.net/ekasacce/1247 글쓴이:에까사쩨


▶1859년 9월1~2일 강력한 태양폭풍이 몰아쳤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의 거리에서 사람들은 넋을 잃고 하늘을 바라봤다. 

로키산맥의 광부들은 아침인 줄 알고 일어나 식사를 준비했다. 

카리브해 쿠바에서 태평양 하와이까지 오로라를 일으킨, '캐링턴 대폭풍'이라는 천문학적 사건. 

2013~2014년에 비슷한 규모의 태양폭풍이 예측되기도 했지만 큰 이변은 없었다.

세 번의 오로라를 봤다. 

처음은 알래스카의 에스키모(이누이트) 마을 카크토비크에서, 

두 번째는 런던에서 서울로 오던 항공기 안에서, 

세 번째는 아이슬란드의 한 농가에서다.

처음 만난 오로라는 격정적으로 휘몰아쳤다. 

북극해의 바닷가, 북극고래를 잡으러 나간 어른들을 기다리던 소년 소녀들과 함께 봤다. 

초겨울 어둠에 빛을 잃어가던 하얀 바다얼음 위로 뿌연 연기 같은 게 흘렀다.

처음에는 해무인 줄 알았다. 

그러나 천천히 녹색조를 띠면서 짙어졌고 나중에는 작은 마을을 미친듯이 휘감았다. 

떠도는 녹색의 유령 때문에 어안이 벙벙했다. 

소년소녀들은 심드렁하게 돌수제비만 떴다.

북극의 원주민마다 오로라는 다른 뜻을 품고 있다. 

캐나다 래브라도의 에스키모는 갓 죽은 영혼들이 저승에 오를 수 있도록 빛의 영혼들이 하늘의 틈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여겼다. 

'우르릉 쾅쾅' 하는 소리는 선한 빛의 영혼들이 죽은 자와 대화하는 소리다. 

북극의 바닷가에선 정말로 천둥 같은 소리가 들린다. 

사실은 바다얼음이 부딪히는 소리일 것이다.

그린란드의 에스키모는 태어나자마자 죽은 아기들이 오로라를 이룬다고 믿었다. 

아기들이 즐거워 춤을 추면 우아한 빛의 흐름, 화가 났을 때엔 땅으로 돌진하는 불길. 

왜 화가 났을까? 

새로 죽은 사람들이 그들의 영역을 침범할까 두려워서 오로라가 땅으로 다가온다고 여겼다.

대기층을 영사막 삼은 빛의 향연

오로라는 태양이 부리는 마술이다. 

태양에서 날아온 전하를 띤 입자(플라즈마)가 지구 대기에 있는 입자들과 충돌한다. 

자기장의 영향에 따라 입자는 남·북극으로 흘러가고 전기에너지가 방전·소진하면서 빛을 발한다. 

마치 전자들이 텔레비전 영사막에 부딪히면서 빛을 내듯이, 오로라는 대기층을 영사막 삼아서 빛의 향연을 펼친다. 

빛을 내던 태양의 입자는 지상 90㎞ 지점 쯤에서 에너지를 모두 잃게 된다. 

여기가 향연의 최저점, 오로라의 치맛자락이다.

오로라는 보통 녹색과 적색 빛깔을 띠는데, 녹색 오로라는 90~150㎞, 적색 오로라는 150~300㎞ 정도에서 발생한다. 

가까이 떠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대기권의 최상층부인 열권에서 펼쳐지는 오로라를, 대기권 최하단부인 지표에 있는 우리들이 우러러 보는 것이다. 

따라서 북극에서 멀리 떨어진 위치에 있을수록 우리는 적색의 오로라를 볼 가능성이 커진다(캐나다 중부나 영국 스코틀랜드에선 일년에 한두 번씩 오로라가 육안 관측된다). 

높이 뜨는 적색 오로라는 그만큼 지상의 먼 지역까지 자신을 뽐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처음 본 오로라는 녹색이었고, 두번째 항공기에서 본 오로라는 붉으스레하기도 했고 노르스름하기도 했다. 

북반구 대서양을 횡단하는 항공기에선 오로라가 심심찮게 보인다. 

국내에서 유럽과 미국·캐나다를 가는 항공편도 아북극·북극권을 따라가기 때문에 관측이 가능하다. 

유럽을 가고 있다면 오른쪽 창가에, 미국을 간다면 왼쪽 창가에 자리를 잡으라.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천체 관측기록을 유난히 많이 생산한 나라 중 하나다. 

<삼국사기>를 살펴보면, 

지금 우리의 하늘에서 보이지 않은 현상이 관찰된다. 

붉은 기운(적기), 하얀 기운(백기) 등으로 묘사된 색의 기운들이다.

"여름 4월 동방에 붉은 기운이 있었다"(백제 다루왕 7년, 서기 34년)

"봄 3월 갑인 밤에 붉은 기운이 태미원에 뻗쳤는데 마치 뱀과 같았다"(고구려 신대왕 14년, 178년)

뱀처럼 하늘을 휘감은 붉은 기운은 무엇이었을까? 

기상청은 2011년 <삼국사기·삼국유사로 본 기상·천문·지진기록>에서 삼국시대에만 비슷한 천문기록이 일곱 번이나 등장한다고 밝혔다. 

신비로운 천체현상은 고려시대 들어서는 더욱 급증한다. 

<고려사>와 <증보문헌비고>에 실린 기록만 232개다. 

단순히 붉은 기운(적기)이 있었다는 표현에서부터 색의 짙기와 분포 범위를 자세하게 표현해 오로라의 세기를 추정할 수 있을 정도다. 

<고려사>의 일부 기록을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불같은 적기가 남방에 나타났다"(현종 3년, 1012년 6월12일)

"밤에 비단같은 백기가 하늘까지 닿았다가 갑자기 붉은 요기로 변했다"(현종 8년, 1017년 12월15일)

"밤에 적기가 북에서 서로 흩어져 하늘에 퍼지고 백기가 그 사이에 뒤섞여 일어났다가 잠시만에 흩어졌다"(숙종 6년, 서기 1101년 1월31일)

양홍진 박사(현 한국천문연구원 이론천문연구센터장)는 동료 연구자와 함께 1998년 쓴 <고려시대의 흑점과 오로라 기록에 보이는 태양활동주기>에서 이런 기록들이 오로라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양 박사가 사용한 방법은 오로라 기록이 나타난 시기와 빈도, 오로라의 강도를 통계적으로 정리해 '주기'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놀랍게도 적기와 백기는 10년 주기로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왜냐하면 태양 표면의 활동은 11년을 주기로 활동이 왕성해졌다가 조용해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태양의 활동이 강할 때, 태양의 입자는 더 폭발적으로 우주에 방출되고, 오로라는 지상에서 더 잘 보인다.

그렇다면, 두 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첫째, 유난히 한국에서 오로라 기록이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둘째, 지금 보이지 않는 오로라가 왜 고려시대에는 자주 보였는가?

첫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우리나라 천문 관측 기록이 서양보다 훨씬 방대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한반도에서는 중앙집권적인 왕조가 오랫동안 유지되면서 많은 역사기록을 남겼다. 역사기록에는 역법이 필수적이다. 

한반도의 발달한 농경문화 또한 역법을 발전시켰을 것이다. 

이런 경제사회적 배경은 천문 기록을 자세히 남길 수 있는 좋은 조건으로 이어졌다. 

둘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자북극이 역사적으로 이동해왔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나침반은 항상 북쪽을 가리킬까? 

그렇지 않다. 

자북극은 일반적으로 서쪽으로 5년에 약 1도씩 이동한다. 

지금의 자북극은 고려시대와 달리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캐나다 북극권에 있다. 

양홍진 박사는 "고려시대에는 자북극이 유럽~러시아 북극권에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한반도에서 오로라가 떴다는 사실은 이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천문학계의 정설로 통한다. 

이를테면 2008년 영국의 천문학자 리처드 스테픈슨(Richard Stephenson)과 데이비드 밀스(David Mills)는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등을 분석해, 조선 중기인 1625~1628년 약 3년 반 동안 96차례의 '붉은 기운' 기록을 찾아냈다. 

인조 3년 1625년 <승정원일기>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나온다. 

"자시와 축시에 사방에서 붉은 기운이 있다. 

하늘 위에 서 있고 밝았으며 그리고 사라졌다"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약 11년 전인, 2003년 10월30일 새벽 경북 영천의 보현산천문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의 학생 연구원이었던 정종균 박사(현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원)는 100㎞ 상공의 대기 파동을 관측하고 있었다. 

관측한 자료를 가지고 후반 작업을 하던 중 그는 '붉은 기운'을 포착했다. 

오로라가 다시 뜬 것일까. 

고감도의 전천카메라(하늘을 한 장의 프레임에 담는 카메라)가 가을의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종균 박사가 8일 말했다.

"그때 전지구적으로 큰 태양폭풍이 있었어요. 

워낙 커서 '핼러윈 자기폭풍'이라고 불렸죠. 

그래서 나중에 프로세싱 작업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니 붉은 오로라가 나타났습니다. 

육안으로요? 

육안으로는 보이진 않죠."

태양활동의 극대기였다. 핼러윈인 10월31일 전후로 미국의 플로리다와 텍사스, 캘리포니아 등 미국 남부 지역에서도 오로라가 관측됐을 정도였다. 

'보현산 오로라'는 남·북극에 생기는 일반적인 오로라와 비슷한 오로라로 당시 보도됐는데, 나중에 연구해보니 이와는 생성 매커니즘이 좀 다른 '중·저위도 오로라'에 가까왔다고 정 박사는 말했다.

일반적으로 붉은색을 띠는 중·저위도 오로라는 우주의 외부 입자가 지구의 산소 원자와 충돌하면서 생긴다는 정도만 알려졌을 뿐, 정확한 생성 매커니즘이 과학자들 사이에서 합의되지 않았다. 

남·북극 오로라가 자기력선을 따라 극지로 흘러들어가면서 빛을 발한다면, 중·저위도 오로라는 어떤 식으로 자기력선을 뚫고 들어오는지가 남은 의문점이다.

세번째 오로라는 아이슬란드 동해안의 작은 마을 후세이에서 봤다. 2009년 9월, 북위 65도 서경 14도. 캐나다의 옐로나이프, 알래스카의 페어뱅크스 같은 오로라 관광지(자북극이 있는 캐나다 북극권에서 가깝다)처럼 오로라가 잘 보이는 지역도 시기도 아니었다. 

오로라 예보(아북극·북극권 나라는 대부분 오로라 예보를 제공한다)를 봤는데, 태양활동은 중간 정도였다. 무작정 창문을 열고 삼각대에 카메라를 얹었다. 멀리 어슴푸레 희미한 형체가 있었는데, 안개인지 연무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1분 이상 장노출을 주자, 디지털카메라 액정에 녹색의 유령이 떠올랐다. 

오로라였다.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카메라는 보는 오로라.

2015년은 태양활동 극대기의 터널을 이제 막 지난 상태다. 

오로라는 지금도 우리 하늘을 쓱 하고 지나갔는지 모른다. 

오로라는 사실 열권의 허공을 은막으로 삼은 한편의 빛의 영화가 아니던가. 

누구에게는 보였고 누구에게는 보이지 않았다. 

보현산에 뜬 오로라도, 아이슬란드에 뜬 오로라도 마찬가지였다.

 한겨레신문사, 남종영 기자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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