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9/10.다이버의 복어 상식
글/편집실, 사진/정준연
복어(Pufferfish)는 영어권에서는 다른 말로 blowfish, swellfish, globefish, balloonfish 등으로도 불린다.
이는 복어가 위협을 당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물을 삼켜서 몸을 공처럼 크게 부풀리기 때문이다.
복어는 주로 작은 가슴 지느러미를 이용해서 유영하는데 수영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포식자들을 따돌리기에는 너무 느리다.
따라서 위험을 느끼게 되면 자신의 몸이 더 커 보이도록 부풀려서 포식자를 쫓아 버리려 한다.
복어의 위장과 피부는 탄력이 매우 강해서 물을 삼키면 몸을 거의 2배 이상 부풀릴 수 있다.
복어가 물밖으로 잡혀 나오는 경우에는 물 대신 공기를 들이마셔 몸을 부풀린다.
가시복(Balloonfish, Diodon holocanthus)의 경우 온몸에 굵고 날카로운 가시가 있어서 몸을 부풀릴 때 마치 고슴도치처럼 가시가 밖으로 일어서게 된다.
이는 효과적인 방어 수단이 된다.
그러나 가시복이 몸을 부풀리기도 전에 포식자에게 잡히면 어떻게 될까?
가시복은 포식자의 입이나 내장 속에서도 몸을 부풀리는데,
이렇게 되면 포식자는 가시복을 뱉어 내지도 못해서 결국 두 마리 모두 죽게 된다.
따라서 경험있는 포식자들은 가시복을 먹지 않는다.
뿔복(Cowfish, Lactoria cornuta)이나 노랑거북복(Yellow Boxfish, Ostracion cubicus) 같은 거북복류는 피부가 딱딱한 골판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물을 삼켜 몸을 부풀리지는 못하지만 포식자들이 쉽게 찢어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딱딱한 갑옷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다.
복어들은 몸을 부풀리는 것에 더해서 강력한 신경독을 자신의 내장기관에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포식자에게는 복어가 죽음의 식사가 된다.
독 성분은 대부분 복어의 난소나 간 등에 집중되어 있고, 내장과 피부에도 독이 있으며, 근육과 피에는 양이 적다.
복어의 독은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이라고 하는데
독성은 청산카리의 1,200배 정도로 강하지만 아직 해독제는 알려진 것이 없다.
테트로도톡신은 블루링 옥터푸스(Blue ring Octopus)나 일부 편형동물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복어는 스스로 독을 만들지는 못하며 독성 박테리아를 포함하고 있는 먹이를 포식함으로써 박테리아를 보유하게 된다.
포획 상태에서 태어나 자란 복어는 독성물질을 생성하는 박테리아를 공급받을 때까지는 테트로도톡신을 생성할 수 없다.
이들은 종종 다른 독성 어류의 조직을 포식함으로써 독성 박테리아를 얻는다.
일부 복어는 다른 복어에 비해 특히 독성이 강한데 어른 30명을 치사시키기에 충분할 정도의 많은 독을 가지고 있다.
테트로도톡신은 매우 강한 신경독으로 신경 세포의 막에 있는 나트륨 채널 단백질의 구멍을 막아버림으로써 신경이 전기적 신호를 전달할 수 없게 만든다.
이들은 뇌신경 자체를 파괴하는 것은 아니므로 희생자는 몸의 다른 부분이 마비되는 동안에도 의식은 말짱하다.
쥐에 대한 동물 실험은 몸 무게 1kg 당 8㎍(백만분의 8g)의 테트로도톡신 만으로도 50% 정도의 치사율을 보여준다.
복어 자체는 세포막의 나트륨 채널 단백질 구조가 변형되어 있기 때문에 독에 대한 면역성이 있다.
복어의 이러한 강한 독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전통적으로 복어를 고급 식용어로 간주해 왔다.
복어 조리사는 특별한 교육을 받고 일반 요리사보다 몇 배나 더 까다로운 시험을 거쳐야 된다.
그러나 복어 요리를 즐기다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매스컴의 뉴스에 오르내리는 것은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마찬가지이다.
내용을 알아보면 이들은 일반인들이 아니라 복어 매니아인 경우가 많다.
복어 요리를 오랫동안 즐기면서 자신들은 복어 독에 내성이 있다는 생각으로 점점 위험 수위에 접근한 것이다.
그러나 복어 독에 내성이 있는 사람은 없다.
또한 참복(Puffer)이나 가시복(Porcupinefish) 등은 앵무새의 부리 같은 매우 강력한 이빨을 가지고 있다.
작은 이빨들이 유합되어 치판을 형성하는데 참복은 아래 위로 각각 2개씩의 치판을 갖고 있고,
가시복은 아래 위로 각각 1개의 치판이 있다.
이런 강력한 이빨은 산호가지를 자를 수 있을 정도인데 미국에서는 복어를 가지고 장난치다가 엄지 손가락을 잘린 다이버도 있다.
따라서 다이버들은 주의해야 한다.
흥미있는 것은 일부 복어가 눈을 깜박이거나 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류들 중에서는 상어들이 먹이를 공격할 때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눈을 감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준연 :
TDI/SDI 강사로 ’96년에 처음 다이빙을 시작하여 ’99년에 강사가 되면서 트라이믹스,
재호흡기 등의 테크니컬 다이빙에 심취하기도 했고,
국내에서 다이빙숍 수중산책을 운영하다가 2001년에는 괌 다이브시티(Dive City) 리조트를 맡아 1년간 운영하기도 했다.
현재는 자영업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어 수중사진 투어를 다닌다.
본명 보다는 제임스라는 닉네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홈페이지(www.uwwal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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