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5년 만에 절반의 개펄이 사라진다니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개펄 등 서남해안 습지의 20%가 매립 등으로 사라졌으며,

앞으로 5년 안에 남은 연안습지의 44%가 더 사라진다고 한다.

5천여년 전부터 조성됐다는 우리 개펄이 불과 25년 만에 절반 이상 사라지는 셈이다.

개발 광풍이 끔찍하기만 하다.


서유럽이나 북미의 개펄 정책이 개발에서 보존으로 바뀐 지는 이미 오래됐다.

독일은 자국 안 모든 개펄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네덜란드는 개펄을 포함한 기존 해안선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정책을 1990년부터 실시했다.

덴마크는 자연 야생 보호구역으로...,

영국은 특별보존지역이나 조수보호지역으로 지정해 대부분의 개펄을 보호한다.

일부 국가는 매립지를 원래의 습지로 돌리기 위해 예산을 쓴다.

그런데 우리는 막대한 혈세를 쏟아부어 개펄을 매립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개펄은 크기로는 세계에서 세번째이지만 생태적·경제적 가치로는 최고다.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개펄의 경제적 가치가 1ha(0.01㎢)당 9900달러로 92달러인 농경지의 100배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해양수산부는 경제적 가치에 생태·환경·문화적 가치를 합한 개펄의 연간 가치가 3919만원에 이른다고 봤다.

수산물 1199만원, 동식물 보존 1026만원, 서식지 제공 904만원, 수질 정화 444만원, 여가 174만원, 재해예방 173만원의 가치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수질정화만 보더라도 10㎢의 개펄은 인구 10만명 도시에서 쏟아 붓는 하수를 처리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특히 우리 개펄은 생물 다양성의 보고로 꼽힌다.

지금까지 조사된 것만 어류는 200여종, 갑각류 250여종, 연체동물 200여종, 갯지렁이류 100여종 등이 서식한다.

100여종의 바닷새가 개펄에 의지하고 김이나 굴 양식도 사실 개펄에 의지해 이뤄진다.

황복이나 농어, 낙지, 민물뱀장어, 꽃게 등 금값에 팔리는 어류도 개펄을 매개로 살아간다.

정부의 개펄 정책은 천혜의 보석을 잡석으로 바꾸려는 것이나 다름없다.

제 정신이라면 건축자재가 부족하다고 설악산의 기암괴석을 폭파하진 못할 것이다.

그 비옥한 천수만 어장을 매립해 민간 농장으로 바꿔 무엇을 얻었는지 반성해야 한다.

못난 정부 탓에 우리 국민이 세계인의 손가락질을 받을 순 없다.

 

개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라.

 

출처: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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