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머니에 든 작은 카메라로 휴가 때 바라본 빛나는 별을 영원히 간직할 수는 없을까?
방법은 있다.
제대로 된 천체사진을 찍으려면 고가의 장비와 많은 지식이 필요하지만,
여행지에서 별을 촬영하는 방법 정도는 조금만 노력하면 쉽게 배울 수 있다.
천체사진이 특별한 이유는 어두운 밤에 촬영한다는 점이다.
특히 카메라의 자동촬영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점이 문제인데,
평상시처럼 디지털카메라로 하늘을 겨누고 셔터를 눌러봐야 별은 찍히지 않는다.
너무도 캄캄해 카메라가 어느 곳을 찍어야 할지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진이란 필름이나 디지털센서를 빛에 반응시켜 얻은 이미지이다.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촬영한다는 건 흐릿한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아서 또렷한 영상을 얻기 어렵다.
따라서 별 사진을 찍을 때는 일단 수동기능을 사용해 ‘오랫동안’ 찍어야 한다.
찰칵하는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사진을 찍는 일반적인 상황을 생각해서는 안 되며,
카메라를 고정시켜 두고 적어도 몇 초 이상은 사진을 찍어야 한다.
특수한 장비가 있다면 몇 시간씩 사진을 찍기도 한다.
따라서 삼각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도심에서 다리를 배경으로 달과 밝은 행성을 찍은 사진. 카메라와 삼각대만 있으면 손쉽게 찍을 수 있다.> |
요즘에는 소형 디지털카메라도 대부분 수동기능이 들어 있다.
설정 중에서 ‘셔터 스피드’를 찾아보자.
이 기능을 사용하여 셔터 스피드를 최대치인 30초 정도로 설정한다.
하늘의 밝기와 렌즈의 성능, 카메라의 기타 설정에 따라 밝기가 달라지지만 일단 30초로 사진을 찍어보자.
사진이 너무 밝게 나온다면 25초, 20초나 10초 정도로 바꾸어가며 사진을 찍으면 된다.
만약 30초 까지 사진을 찍었는데도 어둡게 나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약한 빛을 ‘최대한’ 증폭해 사진을 찍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디지털카메라의 촬영 메뉴를 찾아보면 ISO 세팅이 있다. 카메라에 따라 ASA 라고 적어 놓은 것도 있다.
이 기능은 카메라가 빛에 반응하는 정도(감도)를 맞추는 것으로,
셔터스피드와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감도를 가장 높여 본다.
일반적으로 소형 카메라의 경우 감도 설정은 400에서 1600, 요즘 나오는 최신형은 3400까지 설정이 가능하다.
감도가 높아질수록 화질은 거칠어지지만,
일단은 사진이 찍히는 것이 중요하니 최댓값으로 설정한다.
그리고 너무 밝다 싶을 때 조금씩 줄이면 된다.
<노출 20초 정도로 촬영한 사진. 배경사진과 함께 많은 별들을 찍을 수 있다.> |
카메라 감도와 셔터스피드를 설정했다면 기본 설정은 끝났다.
또 고급형 디지털 카메라는 DSLR 카메라 처럼 조리개도 세팅이 가능하다.
조리개는 렌즈가 빛을 받아들이는 정도를 설정하는 것으로,
F라는 기호로 표시되며 보통 F 2.8 등과 같이 적는다.
숫자가 작을수록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최댓값은 카메라에 달린 렌즈마다 각각 다르다.
조리개 역시 허용하는 최댓값으로 열어 두자.
여기까지 마쳤으면 카메라를 최종적으로 점검 해 본다.
감도는 400에서 1600 사이, 조리개는 2.0에서 3.5 정도, 셔터스피드는 15초에서 30초 정도로 설정되어 있을 것이다.
이제 알고 있는 별자리나 흐릿한 은하수가 지나가는 곳 등을 겨눠 사진을 찍어보자.
주변에 인공조명이 없는 한적한 바닷가나 산 속이 별 사진을 촬영하기에 제격이다.
주위가 너무 밝으면 별이 화면에서 사라져 버리니 주의하도록 하자.
만약 사진이 너무 밝게 찍힌다면 최대치로 설정한 값 중 ISO, 셔터속도, 조리개 순서로 설정된 값을 조금씩 줄여보며 사진을 몇 장 찍어보자.
장소에 따라 적당한 밝기(노출)를 곧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꼭 한 가지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지구는 가만히 있지 않고 자전을 한다는 점이다.
하루 24시간 동안 360도를 회전하게 되니,
1시간에 15도 정도 움직인다.
따라서 어떤 별을 찍든 몇 십초 이상 촬영하면 별의 모습이 반짝반짝 빛나는 하늘의 ‘점’이 아니라.
쭉 늘어난 선 모습으로 사진이 찍힌다.
<별사진이 점으로 찍히는 시간.>
사진 찍는 사람이 서 있는 지구상의 위도, 카메라에 설치한 렌즈의 초점거리에 따라 셔터속도가 각각 달라진다. 실제로는 이 보다 조금 더 긴 시간동안 사진을 찍어도 큰 문제는 없다. |
일반적인 디지털 카메라로는 30초 정도 촬영할 경우 대개 큰 문제가 없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별의 모습이 ‘선’으로 찍힐 경우 셔터속도를 적당히 빠르게 해 보자.
카메라에서 셔터속도를 조절할 때, B(벌브)를 선택할 수 있다면 10분 이상의 노출을 주어서 별이 흐른 궤적을 살린 사진도 촬영할 수도 있으니 시도해 보자.
벌브는 필요한 만큼 긴 시간동안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메뉴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는 동안은 계속해서 사진이 찍히게 된다.
<산 속에서 새벽 동이 터올 무렵 약 3분간 촬영한 사진.> 짙푸른 하늘의 색이 별의 궤적과 어울려 보인다. |
별 사진은 다른 사진처럼 순간에 찍을 수는 없지만 몇 분의 시간을 기다리는 묘미가 색다르다.
휴가철 산이나 바다에서 추억과 함께 그곳의 별을 담아오는 것은 어떨까?
올해 여름에는 밤하늘을 담아와 자신의 블로그나 사진첩을 장식해보자.
글 : 조상호 천체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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