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조류 속에서는 어떻게 수중사진을 촬영할 수 있을까?
간단하게 정리하면 3가지 방법을 말할 수 있다.
조류와 싸우거나, 조류를 피하거나, 조류와 함께 흐르는 것이다.
때로는 찬물에서 드라이수트를 입고 언 손으로 촬영해야 할 때도 있고,
노출도 잘 나오지 않는 불량한 시야를 만나기도 하고,
거친 파도에 몸이 앞 뒤로 제멋대로 밀리면서도 촬영해야 할 때가 있다.
그렇게 바다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때에도 변함없이 좋은 사진을 촬영해서 집으로 돌아 오기 위해서는 요령을 익혀야 할 것이다.
수중사진을 촬영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의 하나는 매우 강한 조류이다.
조류가 너무 강해서 촬영하기가 힘들다면서 굳이 촬영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히 그곳에 멋진 주제가 있기 때문이다.
조류는 산호초의 생물들에게 자양분을 공급하여 활발한 먹이활동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원양성 해양동물들까지 모여들게 만든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건강하고 화려한 색상의 산호와 풍부한 해양동물들이 수중사진가들을 조류가 강한 곳으로 이끌어 들이는 이유인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중사진 포인트들은 대개 조류가 강하게 훑고 지나가는 곳에 있다.
예를 들어 시파단의 바라쿠다 포인트나, 얍의 밀채널(Mill Channel), 팔라우의 블루코너(Blue Corner), 슬루씨의 투바타하 리이프, 갈라파고스의 다윈 섬 등은 누구라도 최고의 포인트로 손꼽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지역들은 대부분 조석과 해류의 영향으로 상당한 속도의 조류가 흐르기 때문에 다이버들은 그 속에서 맥을 추기가 힘들다.
몇몇 리브어보드 보트나 리조트의 다이브센터에서는 준비물로 다이브얼러트, 안전 쏘세지 또는 신호용 거울 등을 명시하여 휴대하기를 요구하고, 준비가 안된 다이버들에게 빌려주기도 한다.
이럴 때는 몇몇 다이빙 포인트에서는 조류가 엄청날 것이라 짐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강한 조류 속에서도 멋진 사진을 촬영해서 돌아갈 수 있는 요령 몇 가지를 알아보자.
조류 속 촬영을 위한 장비 준비
조류 다이빙을 좀 더 쉽게 하는 몇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장비 트리밍을 확실하게 한다.
게이지가 늘어뜨려져서 산호에 걸리는 것을 원하는 다이버야 없겠지만 조류가 있는 곳에서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잘못 늘어진 콘솔이나 옥토퍼스가 산호나 바위 틈에 끼어서 다이버를 꼼짝 못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클립이나 리트렉터를 활용해서 콘솔이나 옥토퍼스를 BC의 D링에 부착시키면 장비가 바닥에 끌리다가 걸리는 일이 없을 것이다.
정상적인 조건에서도 다이버의 호흡 요구에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조절된 레귤레이터는 강한 조류에 퍼지버튼이 밀리는 상황에서는 프리플로우를 초래할 수도 있다.
유영 중에도 호흡노력의 조절이 가능한지 레귤레이터를 살펴보고 조절하는 연습도 해봐야 할 것이다.
또한 강한 조류는 다이버를 날카로운 바위나 산호 쪽으로 밀어 버릴 수 있기 때문에 보온 뿐만 아니라 긁힘까지 방지할 수 있는 튼튼한 왯수트가 필요하다.
부피가 큰 마스크는 조류를 측면으로 받았을 때 부피가 적은 마스크에 비해 쉽게 벗겨져 버릴 수도 있다.
그리고 만일 필요한 경우에는 조류를 거슬러서 움직여야 할 수도 있으므로 강력한 핀도 있어야 할 것이다.
조류 속에서 촬영하기에 더 좋은 카메라가 있을 수 있다.
수중사진업계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카메라 하우징과 암, 스트로브를 내놓고 있다.
니콘 90X 카메라에 105m 렌즈를 장착하여 하우징에 넣고, 다단계 볼조인트 암을 결합한 부티가 큰 장비도 있고,
휴대하기에 간편한 니코노스 V 카메라에 15mm 또는 20mm 렌즈를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니코노스 V는 거리만 적절히 맞추면 피사계 심도가 깊어서 포커스 문제가 쉽게 해결되며,
전체 카메라 셋트가 부피가 작아서 수류에 대한 저항이 거의 없다.
하우징 시스템도 조류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
큰 어안 포트 보다는 작은 돔을 이용하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최근 시중에 출시되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들도 조류 속에서 촬영하기에 좋을 정도로 매우 작다.
광각 줌 렌즈는 화면구성에 뛰어난 역할을 할 수 있는데 특히 고리를 이용하여 암초에 몸을 고정시키거나, 엄폐물에 숨어서 조류를 피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이버의 움직임이 제한될 때 줌 렌즈는 화면을 구성하기에 매우 좋을 것이다.
강한 조류에서 촬영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이 스트로브를 조준하는 것이다.
볼조인트 암은 강한 조류에서는 스트로브를 견고하게 지지하지 못하고 휘어 버린다.
특히 크고 무거운 스트로브는 저항을 많이 받기 때문에 더 심하다.
아이켈라이트는 매우 튼튼한 볼조인트 암을 내놓고 있으며,
파티마수중영상은 암의 볼에 O링을 삽입하여 클램프가 매우 단단하게 고정될 수 있게 했다.
니콘 SB-105 스트로브의 기본 암도 조류 속에서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 스트로브는 정상적인 다이빙 환경에서는 관절이 없기 때문에 좀 불편할 수도 있지만 강한 조류에서 오히려 뛰어난 대안이 될 수 있다.
암초에 고리걸기
강한 조류 속에서 몸을 안정되게 고정시키는 데는 고리가 달린 커런트 라인(current line) 만큼 편리한 것이 없다.
라인의 한쪽 끝을 BC의 앵커 포인트에 부착하고,
고리를 암초의 적당한 곳에 걸어 놓으면 다이버는 강한 조류 속에서도 가볍게 아래 위로 출렁거릴 뿐이다.
다이빙 포인트에는 산호를 손상시키지 않고 고리를 걸 수 있는 죽은 산호나 생물이 부착하지 않은 바위가 있기 마련이다.
고리를 사용하면 다이버는 두 손이 자유로워져서 편하게 카메라를 조정하면서 촬영할 수 있다.
다이버가 암초에 고정되어 있으면 상어 같은 주제도 다이버의 존재에 영향을 받지 않고 가까이 올 수 있다.
이들은 유영하는 다이버들 보다는 바닥에 붙어서 움직이지 않는 다이버에게 더 가까이 접근한다.
다이버는 상어보다 더 빨리 유영할 수 없기 때문에 상어가 다이버를 믿거나 아예 무시하게 만들어야 한다.
암초에 붙어 있는 것은 이런 대형 동물 촬영을 위한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조류가 시작되는 곳이나 깊은 수중절벽의 선반 같은 곳에서 고리를 사용할 수 있다.
밀려오는 조류는 영양염을 밀집시키고, 지역적으로 깨끗한 시야를 제공하므로 수중 촬영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
공기나 필름 또는 무감압한계시간이 남아 있을 때까지는 암초에 몸을 붙이고 머물 수 있을 것이며 그런 다음에는 고리를 풀고 외해로 떠밀려 가면서 감압 시간을 가지면 된다.
엄폐물 뒤에 숨기
엄폐물 뒤에 숨는 것도 조류를 해결하는 또 다른 좋은 방법이다.
강한 조류가 있는 난파선 다이빙의 경우 하강할 때는 무어링 라인을 잡고 힘겹게 내려가야 하지만 일단 난파선에 도착하면 조류로부터 숨을 수 있는 곳이 많다.
큰 난파선이 조류를 막아주는 뒤편에 숨어서 먼저 휴식을 취하며 호흡을 진정시킨 다음에 촬영에 임하면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하강줄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카메라를 휴대하고서 안전하게 보트까지 되돌아갈 수 있을까?
물론 다이빙이 끝난 다음에는 흘러가면서 상승할 수도 있고,
다른 위치에 마련된 무어링 라인을 찾아서 상승하면 된다.
현지의 조류 상황을 잘 아는 다이브마스터들은 다이버들이 난파선의 선수쪽에서 입수하여 배의 측면을 따라 이동하며 흐르다가 선미쪽에서 상승하도록 할 수 있다(아니면 반대로).
물론 다이빙 보트를 몰고 있는 스탭도 이런 사항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하고,
다이버들에게도 브리핑이 되어 이를 따르도록 해야 한다.
이런 방법은 대형 난파선 뿐 만은 아니다.
팔라우나 갈라파고스에서 암초 사이의 틈을 찾아서 기다리면 만타 가오리나 햄머헤드 상어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조류로부터 보호받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소모를 줄여서 다이빙시간도 늘어날 것이며 호흡량을 조절하고 행동을 최소화하는 데도 도움이 되어 조심성 많은 대형 어류들이 좀 더 가까이 다가올 수 있게 해줄 것이다.
함께 떠내려 가기
앞의 두 가지 기술이 조류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면 떠내려가는 것은 조화를 이루어 몸을 맞기는 것이므로 더욱 편안한 방법이 된다.
조류에 밀려 흘러가면서 지나가는 주제들을 촬영하는 것이다.
조류의 속도에 따라서 재미도 있고, 효율적으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을 것이다.
슈퍼맨처럼 허공을 날아서 다이빙하는 것을 생각해 보라.
대해에서 조류가 밀려오면 환초의 좁은 출구를 통해서 맑은 물이 엄청나게 밀려온다.
마치 노즐을 통과하듯이 바닷물이 압축되면 조류의 속도는 엄청나게 증가하게 된다.
다이버들은 물고기들이 떼지어 노니는 아름다운 산호초 지대를 날아서 지나가며 사진가들에게 순간순간 촬영 소재를 제공해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진을 잘 촬영할 수 있는 전략은 미리미리 계획하는 것이다.
사진을 구상하고, 노출을 조정하고, 스트로브를 조준하는 동안 이미 촬영가는 주제로부터 멀어지고 말 것이다.
미리 촬영할 사진을 머리 속에 그리고 있다가 조류를 이용해서 주제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간 다음에 적절한 위치에 왔을 때 재빨리 셔터를 눌러야 한다.
잠깐 동안 몸을 고정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찾을 수도 있지만 조류에 저항하는 것은 쓸모 없는 역효과만 일으킬 수도 있다.
조류를 타고 흘러가면서 촬영한 사진 만큼 현장감 있고 아름다운 사진은 없을 것이다.
조류를 따라 흘러가면서 즐겨보자.
2003,7.8 월호 |
'영상 물안경 > ┗ 수중촬영 이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수면 사진의 기초 지식 (0) | 2009.10.26 |
---|---|
수중사진 입문 (0) | 2009.10.17 |
수중촬영의 기초-초점- (0) | 2009.04.20 |
수중촬영의 기초-노출- (0) | 2009.04.16 |
수중사진 공모전 입상하는 방법 (0) | 2009.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