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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름다운 커피향기  |  글쓴이 : 루이스 원글보기

순한소주+섹시미녀 ‘효리처럼’ 통했다

소주는 여자 맥주는 남자.

무언가 어색한 구분법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광고모델 이야기라면 다르다.

국내 대다수의 주류회사는 광고모델 선정에 있어 이 같은 공식을 정석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주광고는 모델의 영향력이 상당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어떤 모델을 기용하느냐에 따라 판매율이 좌지우지되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소주광고는 당대 최고의 여자 연예인한테만 허락된다는 말도 생겨났다.

모델에 따라 웃고 우는 소주광고와 여자연예인의 함수관계를 살펴봤다.


5년 동안 '처음처럼' 모델로 활동한 국내 최장수 소주모델 이효리.

 

지금은 여자연예인의 전유물이 된 소주광고이지만 불과 15년 전만 하더라도 소주광고의 대세는 '터프남'이었다.

배우 독고영재, 최민식, 유오성 등 1980~1990년대 톱스타 남자배우라면 누구나 소주광고 한 편씩은 찍은 이력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당시 소주 도수는 평균 25도로 독한 술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 때문에 제품의 특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강한 이미지가 필요했고 자연스레 남자 연예인들이 소주광고를 독차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돌연 소주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소주시장에 저도수 열풍이 불면서 부드러운 이미지로의 변신이 필요했던 것.

하지만 남성 연예인한테서는 부드러움을 찾을 수 없었고, 광고주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여자 연예인한테로 옮겨갔다.

더욱이 소주의 주요 소비층이 30대 이상 남성들이었기 때문에 해당 연령대에서 인기 있는 여자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할 경우 광고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

가장 먼저 금녀의 벽을 깨트린 주인공은 1999년 하이트진로 '참이슬'의 모델로 선정된 당대 최고의 여배우 이영애였다.

이영애의 등장은 소주 업계에서는 신선한 충격이었는데, 그 효과가 대단했다.

6개월 만에 무려 1억 병을 팔아 치우며 역대 최단기간 판매기록을 세웠던 것이다.

이후 소주광고 모델은 여성시대가 됐다.

하이트진로는 이영애를 필두로 배우 황수정, 박주미, 김정은, 최지연, 김태희, 성유리, 고은채. 한태윤, 남상미 등을 모델로 기용해 깨끗하고 맑은 이미지를 강조했다.

롯데주류의 '처음처럼'도 배우 이영아를 시작으로 구혜선과 가수 김윤아까지 청순 발랄한 이미지의 여성 연예인을 내세워 맞불을 놨다.

 

여기에 대선주조, 무학소주, 금복주, 보해양조 등 지방 소주 업체들도 앞다퉈 인기 여자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해 이름을 알리는 데 톡톡히 효과를 봤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소주광고 모델의 수명은 상당히 짧은 편이었다.

평균 3~6개월마다 모델이 교체됐고, 길어야 1년 남짓할 뿐이었다.

한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가끔 차별화를 위해 남자연예인을 모델로 쓰는 업체들도 있었는데 광고효과가 없어 모조리 여자연예인으로 바꾸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며 "어떤 모델이라도 인기가 떨어지면 가차 없이 바꿔 치웠다.

주류는 규제가 심해 포스터광고를 중요시하는데, 인기 없는 연예인의 얼굴을 내세워서는 제품이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수명이 길었던 모델들은 그만큼 매출이 잘나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007년 '처음처럼'의 모델로 가수 이효리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났다.

이전까지 제품은 뒷전에 두고 모델의 밝고 깨끗한 이미지를 강조했다면 이효리는 섹시함을 전면에 내세웠던 것.

여기에 제품과 모델의 합일화 전략도 적중했다.

소주를 흔들어 마시는 일명 '회오리주'를 광고를 통해 직접 선보이고 병 뒷면 라벨의 사진을 이용한 '효리주 열풍'도 불러일으켰다.

광고 효과도 기대 이상이었다.

연간 4억병 가까운 판매율을 기록하며 이효리가 모델로 활동한 5년 동안 약 20억 병의 소주가 팔려나갔다. 더욱이 점유율 변동이 적은 소주시장에서 '처음처럼'의 전국 점유율은 11%대에서 15%대까지 치솟았다.

또한 경쟁사들도 배우가 아닌 섹시한 이미지의 가수를 광고모델로 기용하기 시작했고 스토리텔링이 접목된 광고들이 속속 등장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이효리가 '처음처럼'의 브랜드 인지도 및 판매율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국내 최장수 소주광고 모델(5년)이라는 점부터 이를 증명한다"며 "이효리의 등장 이후 모델이 곧 매출이라는 공식도 생겨났으며 다른 업체에서도 장기계약을 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문채원의 '참이슬' 신세경의 '즐거워예' 이다해의 '맛있는참'

 

한편 누구나 관심을 갖는 모델료에 대해서는 '받을 만큼 받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내 대형 광고업계 관계자는 "모델료를 정확히 밝힐 순 없으나 소위 B급으로 불리는 연예인들도 한 달 광고 상영을 기준으로 3000만원 정도를 받는다.

메인모델의 경우 이름값에 초상권까지 더해져 상당한 보수를 받는다.

매출신장 효과를 봤던 모델은 당연히 재계약을 하는데 그 때마다 몸값이 오른다"고 귀띔했다.

 

시크릿의 '좋은데이'

 

소주광고계 징크스

모델 주량 셀수록 매출도 캬~


절대 술병을 기울이지 말라.

소주광고 포스터를 유심히 봤다면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어떤 제조사의 포스터라도 술병은 오른쪽 하단에 기울임 없이 반듯이 서있다는 점이다.

이는 술병을 기울이면 사세도 따라간다는 이유로 소주회사에서 오랫동안 지켜오는 불문율이다.

술잔을 드는 법도 까다로웠다.

과거에는 광고모델들이 절대 술잔을 왼손에 들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술잔을 왼손에 드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라 무조건 오른손에 술잔을 들게 했다는 것.

하지만 최근에는 조금 자유로워진 모습이다.

여전히 절대 다수의 광고는 오른손에 술잔을 들고 있으나 일부 광고에서는 왼손이나 양손으로 술잔을 들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또한 광고계에서는 모델의 주량에 따라 매출액과 계약기간이 결정된다는 소문도 떠돈다.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광고모델이었던 가수 이효리는 연예계에서 소문난 주당.

덕분에 최장수 소주모델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처음처럼' 매출신장의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학의 '좋은데이' 역시 지난해 9월부터 걸그룹 '시크릿'을 모델로 내세운 후 판매량이 22% 급증했다.

시크릿의 멤버 한선화는 자신의 주량을 무한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하이트진로의 'J(제이)'는 주량이 소주 석 잔인 배우 신민아를, 대선주조의 '시원소주'와 금복주는 각각 술을 잘 못 마신다고 밝힌 배우 한예슬과 가수 손담비를 모델로 내세웠다가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누구나 탐내는 소주광고라지만 이를 거절하는 연예인도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유명한 A 씨는 신인임에도 파격적인 소주광고 제안이 들어왔지만 이를 거절했다.


박민정 기자mmjj@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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