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부분의 군함은 앞이 좁고 몸통이 볼록한 유선형으로 만들어진다.

현대 해상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속도이기 때문이다.

군함 뿐 아니라 대부분의 배에 적용된 유선형 디자인은 두말 할 것 없이 물고기에서 비롯됐다.

인간의 머리에서 발명된 게 아니라 자연을 그대로 따 온 결과다.

 

그런데 알고 보면 자연을 닮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이뿐 만이 아니다.

그중 몇가지를 들어 본다면,

 

 

1.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제품은 ‘찍찍이’, 즉 벨크로 테이프다.

 

 

지난 1948년 프랑스의 조르주 드 메스트랄이 발명한 벨크로 테이프는 엉겅퀴 씨앗의 모양을 그대로 흉내 냈다.

벨크로 테이프를 보면 갈고리처럼 생긴 한 쪽 면이 털이 붙어 있는 다른 쪽 면에 달라붙는 구조를 띠고 있다.

사람의 옷이나 동물의 털에 달라붙는 엉겅퀴 씨앗과 같은 모양새다.

벨크로 테이프는 등장 이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의복, 신발, 가방 등 많은 제품에서 단추를 대체했으며,

최근에는 무중력 상태의 우주선에서 물건을 고정하는 데 활용하는 등 쓰임새가 계속 넓어지고 있다.

 

 

자연모사를 향한 인간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 과학자들은 연꽃잎의 매끈한 표면을 닮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폭우가 쏟아져도 연꽃잎은 젖는 법이 없는데,

이는 연꽃잎 표면에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산봉우리가 수없이 솟아 있고,

이 산봉우리에 나노미터 크기의 돌기가 마치 나무처럼 심어져 있기 때문이다.

물방울은 연꽃잎에 난 크고 작은 ‘골짜기’와 ‘숲’ 사이를 타고 일정한 크기로 모인 채 흘러 내린다.

이 과정에서 표면의 먼지까지 말끔하게 씻긴다.

바로 ‘로터스 효과’다.

 

자동차에 로터스 효과를 지닌 페인트를 바르거나 필름을 입히면 세차를 안 해도 된다.

빗물을 쓸어내릴 와이퍼도 필요 없다.

먼지가 조금 묻어도 비를 한번 맞으면 깨끗해지는 데다 빗물이 즉시 흘러내려 시야를 가릴 일이 없어서다.

건물 외벽이나 도로 표지판을 청소할 이유도 사라지고 인공위성의 태양전지판을 언제나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다.

현재 독일에서 이런 효과를 내는 페인트를 개발했고,

우리나라에서도 필름 형태의 제품을 내놓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세계 최정상급 수영선수들이 입는 수영복에는 상어의 피부에서 따온 기술이 녹아 있다.

 

수영을 하면 몸의 표면에 작은 소용돌이가 생겨 추진력을 떨어뜨린다.

이 소용돌이를 몸에서 최대한 밀쳐내야 추진력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상어의 피부에 돋아난 돌기가 바로 이런 역할을 한다.

오톨도톨하게 솟은 돌기는 소용돌이를 몸에서 튕겨낸다.

상어는 물의 저항이 센 코 정면에는 거친 돌기를, 코 아래에는 부드러운 돌기를 갖고 있어 부위별로 튕겨내는 힘을 차등화한다.

추진력을 최대한 보존하고 쓸 데 없는 마찰은 줄이는 것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수영 6관왕을 차지한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는 이런 특수한 돌기가 박힌 ‘패스트 스킨’이라는 수영복을 입었다.

팔, 어깨, 다리(상어의 코 정면)처럼 물과 직접 부딪치는 부위는 거친 옷감을 썼고,

가슴과 배(상어의 코 아래)에는 부드러운 재질을 썼다.

펠프스는 결국 상어의 피부를 입고 금메달을 딴 셈이다.

 

 

4. 뼈를 본 따 로켓의 부품소재를 만들기도 한다.

 

1997년 미국 탄도미사일방어기구(BMDO)는 전기가 통하지 않으면서도 충격에 잘 견디는 로켓 부품의 소재를 개발하면서 뼈의 내부 구조를 설계에 직접 반영했다.

 

뼈는 쉽게 깨지거나 부러지지 않는 데다 미세한 구멍이 뚫려 있어 상당히 가볍기까지 하다.

BMDO는 이를 모방해 작은 구멍이 수없이 뚫린 탄소 입자티타늄을 입힌 소재를 만들었다.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뼈의 구조를 그대로 끌어온 것이다.

대기권 바깥의 극한 환경에서도 로켓이 정상적으로 비행할 수 있는 환경을 뼈가 제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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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는 짧게는 수 만 년에서 길게는 수억 년을 거치며 개량돼 왔다.

다양한 환경에서 혹독한 검증을 거친 결과물이다.

그만큼 기능과 내구성이 입증됐다.

따라서 현재 태동기에 있는 자연모사 기술엔 앞으로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게 여러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새가 나는 모습을 기록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공책이 현대 비행기의 기반을 닦았듯이

앞으로 선보일 많은 첨단기술의 고향도 자연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글: 이정호 과학칼럼니스트)

미주리대 전기컴퓨터공학과 권재완 교수

 

미국 미주리대 전기컴퓨터공학과 권재완 교수는 물리학 학술지 '저널 오브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스(JAPL)'에서 다양한 마이크로/나노전기기계시스템(M/NEMS)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동전 크기의 핵전지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전지는 전기를 저장해 작은 센서에서 대형 기계까지 다양한 장치에 전기를 공급하지만 강력하고 용량이 커질수록 크기가 급격히 커지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더 작고 더 강력한 전지를 만드는 것은 항상 관련 분야의 과제가 돼왔다.

  

출처: 미주리대 < 권재완 교수팀이 개발한 핵전지. >


권 교수는 인터넷 과학매체 '사이언스데일리'에서 방사성 동위원소를 활용해 만든 이 핵전지는 단위면적당 전력밀도가 화학전지보다 100만배 높다고 밝혔다.

방사성 물질은 붕괴하면서 하전입자를 방출하는데 이를 이용하면 전기를 만들 수 있다.

이 방식의 핵전지는 이미 군사 또는 우주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나 크기가 아주 큰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핵전지는 동력원인 방사성 동위원소가 최고 수백년에 이르는 긴 기간에 전력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권 교수는 안전성에 대해 "사람들이 '핵(nuclear)'이라고 하면 아주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지만, 핵 동력원은 이미 심장박동 조절장치와 인공위성 등 다양한 장치에 안전하게 동력을 공급하고 있다"며,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사이언스데일리는 또 이 연구결과는 핵전지를 동전크기로 만들었다는 점 외에도 고체 반도체 대신 액체 반도체를 이용했다는 점에서도 혁신적이라고 평가했다.
권 교수는 "방사성 물질을 사용하는 전지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방사능 때문에 전기를 모으는 고체 반도체의 격자구조가 손상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액체 반도체를 이용함으로써 이런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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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사고 등으로

산산조각난 뼈를 안전하게, 튼튼하게 붙일 수 있는

천연 접착제가 발견됐다.



바로 갯지렁이가 체내에서 합성해 만드는 천연 접착 성분에서 힌트를 얻어 만들어진 것이다.

갯지렁이는 파도에 휩쓸려 나가지 않기 위해 풀을 뱉어내 모래와 조개 껍데기 등을 뭉쳐 은신처를 만든다.

이때 이용되는 천연 풀 성분을 과학자들이 인공적으로 합성해 내는데 성공했다고.

단순히 부러졌거나 금이 간 뼈는 깁스를 통해 치유가 가능하지만,

산산조각 난 뼈는 못, 핀, 스크류, 철사 등을 박아 굉장히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복구를 해야 했다.

이 방식은 지독히 시술하기 어려울 뿐더러 뼈를 제자리에 갖다 맞추기 조차 어려웠다.

그래서 의학계는 오래전부터 뼈를 붙일 수 있는 의학용 접착제를 연구해 왔다.

문제는 인체 친화적인 물 기반의 접착성분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런 성분은 체액에 녹아 버린다는 점이었다.

물로 만들어졌지만, 물에 녹지 않는 접착 성분을 찾아 헤매던 의학계는 드디어 갯지렁이에게서 힌트를 얻었다.

갯지렁이가 만드는 풀은 물로 만들어진 액화 성분이지만 물과 섞이지 않는다.

갯 지렁이의 풀을 합성하는데 성공한 과학자들은 이 성분이 동물 세포 내에서 무해하다는 사실까지 입증했다.

그러면서도 시중에서 파는 최강의 순간 접착제만큼 접착력이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접착력은 갯지렁이의 풀보다 2배 정도 더 강하다고.

과학자들은 앞으로 체내 세포들이 이 접착 성분에 대해 거부 반응을 보이는지 좀 더 확인할 것으로 알려 졌다.

현재까지 연구에 따르면 세포들은 이 성분에 별다른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아 실용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출처: Sea Worm Inspires Novel Bone G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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