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급경사에 놓여 추가 침몰 가능성 …
일단 안전 지역으로 수중 이동 필요성 제기
'돈스코이(Donskoi)호를 안전지역으로 옮겨라.’
수십조원의 금괴와 보물을 싣고 있었다는 ‘전설’ 속의 보물선이다.
동아건설의 용역을 받은 해양연구원 측은 2003년 초 울릉도 저동항으로부터 2km 떨어진 수심 400m 해저에서 돈스코이호로 추정되는 침몰선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동아건설은 이 배를 인양하기 위해 70여 억원을 투자했지만 회사가 부도나면서 작업이 중단됐다. 이후 이 침몰선은 세인의 관심권에서 멀어졌다.
그러나 최근 동아건설의 회생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침몰선 문제가 다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당시 인양작업에 참여했던 몇몇 관계자들은 “배를 현 상태로 방치할 경우 영원히 인양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배의 침몰 위치가 좋지 않다.
울릉도 앞바다 해저는 험준한 급경사로 이뤄진 계곡 지역이다(사진 참조).
그런데 배가 이 지역 계곡 바위에 비스듬히 걸려 있다.
인양작업에 나섰던 한 관계자는 “태풍 등으로 해류에 이상이 생길 경우 배가 계곡의 더 깊은 곳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 경우 배의 인양은 영원히 불가능해진다.
수십조원 보물설에도 인양 나서는 곳 없어
또 다른 우려는 100여 년간 바닷물에 노출된 선체가 심하게 부식됐다는 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강한 수압이 계속 작용할 경우 선체는 산산이 부서질 수밖에 없다.
배의 인양작업 당시 심해용 카메라와 무인잠수정, 유인잠수정을 동원해 확인작업을 벌인 탐사팀은 심하게 부식된 선체를 확인했다.
당시 인양작업을 했던 한 관계자는 “소유권 분쟁 등으로 인양이 어렵다면 먼저 배를 울릉도 근해의 안전한 지역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의 수중 이동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
그는 “해양문화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라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중 이동은 인양과 달리 러시아 등 관련국과의 소유권 분쟁을 야기할 소지도 없다는 것.
이 배를 활용하는 아이디어는 많다.
배에서 수십조원의 금괴가 나오면 그야말로 대박을 맞는 셈.
이 경우 소유권을 놓고 러시아 등과 외교적 협상을 벌여야 한다.
배에서 보물이 나오지 않더라도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울릉도에 해양박물관을 지어 이 배를 전시할 경우 문화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인양이 어렵다면 수중박물관을 만들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해도 된다.
1992년 7월,
100여 년간 해저 600m에서 잠자고 있던 타이타닉호의 잔해 일부가 공개됐다.
그 후 영화 ‘타이타닉’이 제작됐고,
이 영화는 대박을 터뜨렸다.
경북도 이철우 정무부지사는 “이 배로 제2의 타이타닉을 찍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러시아 ‘해전사(海戰史)’를 보면 돈스코이호에는 “스미르노프(smirnoff) 보드카가 상당량 실려 있다”는 기록이 나온다.
코르크 마개가 부식되지 않았다면 100년 묵은 보드카가 무더기로 쏟아질 수도 있다.
이 역시 또 다른 ‘보물’이다.
그러나 이 배에 대해 정부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한다.
해양수산부의 한 관계자는 9월13일 전화통화에서 “침몰선의 인양 및 수중 이동은 정부가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해양연구원 측도 태도 표명에 소극적이다.
정치적 논쟁에 휘말리는 것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인양과 관련해 기득권을 가진 동아건설 측도 “그 문제(침몰선)는 더 이상 동아건설의 관심 사항이 아니다”라며 추가 발굴 가능성을 일축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100년을 버틴 ‘보물선’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
이 기사는 이번 주에 발매된 시사주간지 주간동아 553호에 실린 것입니다.
기사제공 = 주간동아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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