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요즘은 잘 쓰지 않지만,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없었던 필름 카메라 시절 단체 사진이나 사진을 촬영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소리가 김치~~~입니다.
김치~~라고 따라 하면,
웃고 싶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웃는 미소를 담을 수 있습니다.
요즘은 김치라고 말하지 않고,
웃고 떠드는 걸 그냥 연사로 촬영한 후에 가장 자연스럽게 웃고 있고 사진을 추출하고,
나머지 사진은 버리기에 김치~~ 라는 말을 잘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아직도 정자세로 사진을 찍는 분들에게는 김치~~ 는 마법의 단어입니다.
위 사진이 화제입니다.
19세기에 촬영된 10대 소녀 사진인데 뭔가 다른 사진들과 다르지 않나요?
19세기 사진들은 대부분은 무뚝뚝하고 과묵한 표정을 짓고 촬영을 합니다.
그러나 이 소녀는 웃고 있습니다.
이 사진은 스미스 소니언 연구소가 관리하는 국립 인류학 기록 보관소에 있는 사진으로 1894년 오클라호마에서 살던 Oo-dee라는 아메리칸 원주민 소녀를 촬영한 사진입니다.
사진은 오클라호마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던 George W. Bretz가 촬영한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그냥 평범한 인디언 소녀의 사진일 수 있지만 웃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사진은 2019년 43,750달러(약 5천 3백만 원)에 판매되었습니다.
19세기 흑백 사진들 속 사람들이 웃지 못한 이유
<노출을 8시간을 준 조세프 니세포어 니엡스가 촬영한 최초의 사진. 1826년>
사진은 필름이나 이미지센서에 외부의 빛을 노광해서 외부 풍경을 그대로 담는 재현의 도구입니다.
이 재현을 위해서 우리는 카메라를 사용해서 사진을 담습니다.
이 사진이 세상에 처음 나온 것은 1826년으로 약 20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초기 사진들은 카메라와 필름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최초의 사진은 무려 8시간 동안 노출을 시켜서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셔터스피드가 8시간입니다.
이후 다게로오타이프라는 은판 사진법이 만들어지고 카메라가 나오면서 셔터스피드는 점점 줄어드러서 15분까지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사진 1장 찍는데 셔터스피드가 15분입니다.
그럼 15분 동안 움직여서는 안 됩니다.
15분 동안 움직이지 않은 것도 쉽지 않지만, 15분 동안 미소를 짓고 있을 수 없습니다.
이런 긴 시간 동안 촬영을 해야해서 웃는 얼굴의 사진을 담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카메라 기술이 발달하고 필름 기술도 발달하면서 1850~60년대에는 셔터스피드가 몇 초로 줄었습니다.
그래서 1894년에 촬영한 인디언 소녀 사진에서 소녀는 웃을 수 있었습니다.
셔터 속도가 빨라져서 미소와 웃음을 담을 수 있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웃지 않았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먼저 이 인물 사진이 인물 사진 여러 부류 중에 초상 사진 즉 증명사진의 역할이 큽니다.
그림으로 치면 초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본 많은 초상화 중에 웃는 얼굴의 초상화가 있나요?
대부분 근엄하고 권위 있는 표정과 포즈를 하고 있습니다.
모나리자 초상화처럼 미소나 얇은 미소가 담긴 초상화가 있지만 박장대소나 이를 드러내거나 입꼬리가 활짝 올라간 초상화는 없습니다.
그 초상화의 영향이 큽니다.
초상화는 돈 많은 상류층이나 그릴 수 있었고 19세기 중 후반에는 초상화의 보급형 버전인 초상사진도 가격은 저렴해졌지만 여전히 상류층들만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상류층은 굳은 표정이 일상의 표정으로 자리 잡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유럽은 19세기까지만 해도 여전히 귀족 문화가 있었고 마음 껏 웃을 수 있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 광대, 취한 사람 등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웃음을 천시하는 경향이 있었기에 초상 사진 촬영을 할 때도 굳은 얼굴의 사진 증명사진 같은 사진을 담았습니다.
누구나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는 시대에 등장한 스냅 사진
사진에 웃는 얼굴이 등장한 것은 카메라 기술의 발달과 사진을 누구나 촬영할 수 있는 사진의 민주주의가 일어나면서 동시에 등장합니다.
물론 19세기에도 웃고 있는 사진이 없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초상 사진에서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카메라가 발달하고 실내 사진관에서 근엄한 증명사진 찍듯이 찍는 사진이 아닌 주머니 속에서 카메라를 꺼내서 즉석에서 순간의 기록을 촬영하는 스냅사진이 유행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진에 웃는 얼굴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 스냅사진이라는 즉흥적으로 순간을 잡는 사진 장르에 큰 영향을 준 것은 롤필름을 만든 코닥입니다.
당시 코닥의 캐치 프라이즈는 '당신은 셔터만 누르세요.
나머지는 우리가 합니다'처럼 사람들은 사진 촬영을 너무나 간단하고 편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장을 촬영해도 더 이상의 비용이 들지 않은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으로 웃는 표정이 더 많아졌고 지금은 스스로 웃는 표정을 지으면서 셀카를 찍어서 SNS에 올리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사람들이 압니다.
사진은 행복을 담는 도구라는 것을요.
증명사진 찍는 것이 아니라면 웃는 사진을 담는 사진이 가장 사랑스러운 인물 사진입니다.
그렇다고 김치~~라고 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면서 상대방이 웃을 때 연사로 촬영한 후 그중 가장 자연스럽게 웃는 사진을 추출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앞으로는 동영상으로 촬영한 후 가장 멋진 표정의 순간을 추출하는 시대가 다가올 것으로 보입니다.
웃는 사람은 다 예쁘듯이 웃는 사진은 다 예쁩니다.
출처: https://hub.zum.com/sundog/62016?cm=front_hub_popularity&r=2&thumb=1
글쓴이: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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