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앞 광장. 지난 6월13일 체험관의 암컷 돌고래 ‘장꽃분’(18살)과 수컷 ‘고아롱’(15살)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 수컷 돌고래 ‘고장수’의 100일 잔치가 열렸다.


고장수는 ‘고래 고’의 성씨에 오래 살라고 ‘장수’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고장수는 지금까지 1m40㎝ 길이에 무게 40㎏으로 자랐다.


인간들의 100일 잔칫상처럼 고장수의 잔칫상에도 떡과 꽃, 사과 등이 놓였다.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은 인사말에서 “혹시 고장수가 잘못되면 어쩌나 정말 노심초사했다”면서,

고래생태체험관에서 근무하는 사육사 6명, 남구도시관리공단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했다.

주변에 몰린 손님들도 “축하 할 일”, “고래의 100일 잔치는 처음 본다”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잔치를 지켜봤다.

하지만 돌고래 100일 잔치를 보는 시선이 꼭 곱지만은 않았다.

노인단체에서 이날 문화여행을 온 박모씨(68·경북 포항)는 “드넓은 바다에서 살지 못하고 좁은 수족관에서 살아야만 하는 고장수가 정말 축하받을 만큼 기분이 좋을지 글쎄…”라고 말했다.

동물보호단체는 100일 잔치를 신랄히 비판했다.

고래보호단체인 ‘핫핑크돌핀스’는 이날 낸 성명에서 “감옥에 갇힌 노예의 삶을 살지 않도록 울산 남구는 돌고래쇼장을 폐쇄하고, 현재 남아 있는 돌고래를 모두 바다로 돌려보내라”고 촉구했다.

이런 요구에는 울산 남구가 2009년 처음 일본으로 부터 고래 4마리를 들여 온 후 지금까지 잇따라 수입됐거나 수족관에서 태어난 돌고래 11마리 중 폐사한 고래가 아기 돌고래 2마리를 포함해 모두 6마리나 되는 현실이 깔려 있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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