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남 연안지역이 잇따른 태풍에 이어 만조 수위가 50년 만에 최고에 이르면서 피해가 속출했다고 중국신문망이 19일 보도했다.
중국 저장(浙江)성은 중추절(中秋節·추석) 연휴 시기 태풍 므란티와 말라카스가 거쳐가는 동안 18일을 전후로 1년 내 밀물이 가장 높게 들어오는 한사리(대조<大潮>) 시기를 맞으며,
곳곳에서 폭우, 강풍, 만조의 3중고를 겪었다.
특히 해류와 강물이 만나는 자연현상으로 유명한 첸탕(錢塘)강의 파고가 최고조에 이른 날이었다.
첸탕강의 밀물 파도는 태풍 말라카스 영향으로 방파제를 넘어서 주변 도로를 침수시켰다.
첸탕강의 밀물[EPA=연합뉴스] |
저장성을 관통하는 첸탕강은 항저우만의 밀물과 썰물이 나팔 형태의 강 하류를 통과하면서,
최고 높이 3.5m의 파도를 만들어내 중국에서 '천하제일조(天下第一潮)'라는 명칭이 붙어 있다.
해마다 7∼9월께 이 장관을 보기 위해 몰려 드는 수만명의 관광객 중 일부가 파도에 휩쓸려 사망 실종하는 사고가 잇따른다.
또 저장성 일부 해안가의 밀물 수위는 5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수면 수위가 범람 기준에서 불과 15㎝ 부족했을 정도였으며,
저장성 일대 항포구에 정박된 선박 가운데 4분의 3이 밀물에 밀려 해안도로 바닥에 나 앉았다.
저장성 당국은 이에 따라 전날 첸탕강의 밀물파도 관람을 금지했으며,
주요 항만인 저우산(舟山)시에선 응급 대응 태세를 3급으로 올렸다.
강력한 비바람을 동반한 슈퍼태풍 므란티의 상륙에 이어 강태풍 말라카스가 스쳐 지나간 저장성에서는 중추절 연휴기간 모두 11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으며 106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므란티의 직격탄을 맞은 푸젠(福建)성에서도 모두 18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되는 등 중국 전역에서 44명의 인명피해를 기록했다.
19일 오전 현재 말라카스는 대만과 중국 동부를 거쳐 제주 서귀포 남쪽 430㎞ 해상에서 일본 열도를 향해 가고 있으나 태풍 중심의 최대 최대풍속이 초속 45m로 중국 동부 해역에서도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
첸탕강변의 밀물파도[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태풍에 휩쓸려 좌초된 대만 어선[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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