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수십 밀리볼트의 극소량이지만...

모든 살아있는 동식물은 전기를 생산한다는데,

이는 생물 세포의 안쪽은 음전하의 농도가 높고 바깥쪽은 양전하의 농도가 높은데,

이렇게 세포막을 사이에 두고 전위차가 나타나는 것을 막전위(membrane potential)라고 한다. 그리고 이 전위차에 의해 전기가 발생하게 된다.

보통은 안정적인 막전위를 나타내지만 흥분성 세포, 즉 신경세포나 근육세포가 흥분을 하면 빠르게 일시적으로 막전위가 확 바뀌며,

이때 생긴 전기신호로 생물체는 자신이 경험한 자극을 전달하게 된다.

이렇게 모든 생물은 전기를 생산해서 일종의 전기신호체제를 확보하고 있죠...

그리고 충전을 하고도 남을 만큼, 아니 충전하다 감전돼 죽을 만큼 강한 전기를 만들어내는 동물도 있읍니다.

발전어(發電魚) 혹은 전기물고기라고 불리는 것들인데,

전기뱀장어, 전기메기, 전기가오리 등이 대표적인 발전어랍니다. 

전기뱀장어 경우는 600~800V(볼트), 전기메기는 400~500V, 전기가오리는 8~400V 정도 되는데,

물론 전압이 높다고 다 충격이 큰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정전기 전압은 2만 볼트가 넘는데도 따끔할 정도로 미약하죠..

이것은 전압도 중요하지만 전류량이 높아야 하는 것입니다.

발전어들은 높은 전압에 전류량도 상당하기 때문에 전기뱀장어 같은 경우엔 말처럼 큰 동물도 기절시키거나 죽일 수 있답니다.

발전어들은 이렇게 센 전기를 이용해 먹이를 기절시켜 잡기도 하고,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도 합니다.

이런 발전어들은 어떻게 전기를 만드는지 궁금하겠죠???

전기를 만드는 특정 기관이 따로 있는데,

전기뱀장어를 예로 들어 설명해 보면,

이 녀석들은 큰 경우 2m까지 자라는데,

몸 전체의 90%인 180cm가 꼬리입니다.

그 엄청난 길이의 꼬리에 전기판이라고 하는 발전기관을 5,000개도 넘게 직렬구조로 연결되어 있기때문에 순간적으로 엄청난 양의 전기를 방출할 수 있고,

전기판 한 개의 전압이 0.15V라고 가정하면 5,000×0.15V = 750V의 전압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런데 그 정도로 센 전류를 흘려보내면 전기뱀장어 스스로도 감전되지 않을까요?”

결론은 아니랍니다.

전기뱀장어의 몸속에는 5,000개 넘는 직렬구조의 전기판이 무려 140개나 있지만,

이 전기판들이 병렬로 나란히 연결돼 꼬리근육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밖에서 들어오는 전기 충격을 1/140 수준 정도로만 받아들이게 되어 있답니다.


전기뱀장어와 전기메기는 주로 남아메리카 나일강 근처나 적도 근처 아프리카의 강에서 많이 사는데, 맛이 상당히 좋고 잡는 방법도 간단하답니디다.

전기어들이 위협을 느껴 전기를 마구 방출하도록 물 위를 막대기로 막 친 다음,

방전된 전기어가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 건져 올린다는 거죠.. 참 쉽죠잉~~.”


출처: KISTI의 과학의 향기  글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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