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눈은 어떤 사물을 바라보게 되면 특정 물체 한 가지에만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초점이 맞는 물체를 제외하고 다른 물체는 상대적으로 선명하지 않고 흐릿하게 보이게 됩니다.
이와 같이 우리의 눈은 한 사물에서 다른 사물로 옮겨 갈 때마다 초점을 계속 조절해 주어야 합니다.
사진의 경우는 초점이 선명하게 맞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것의 차이가 우리 눈에 즉각 보이게 됩니다.
이를 우리는 피사계 심도라고 합니다.
즉, 피사계 심도라는 것은 피사체를 중심으로 그 앞부분과 그 뒷부분이 어느 정도 선명하게 촬영되느냐 하는 것(초점이 맞는 정도)을 말합니다.
사진에서 “피사계 심도가 얕다”라는 말은 피사체는 초점이 맞고 피사체 전후의 배경은 초점이 맞지 않아 흐릿하게 보이는 경우를 말 합니다.
반면, “피사계 심도가 깊다”라는 말은 피사체의 전후 모두가 초점이 맞아, 피사체 뿐 만 아니라 배경까지도 선명한 경우를 말 합니다.
사진을 촬영할 때에는 피사계심도를 이용하여 다음 두 가지 방법으로 촬영을 하게 됩니다.
아웃 포커스(Out Focusing) 기법
피사계 심도가 얕은 사진을 아웃 포커스 사진이라고 하며,
인물, 정물, 식물, 곤충의 접사 등 배경은 흐릿하게 처리하면서 주 피사체는 선명하게 처리하여, 피사체를 돋보이게 하는데 사용합니다.
아웃 포커스 효과는 조리개를 개방할수록, 초점거리가 긴 망원렌즈일수록, 피사체는 가까이 하고 배경은 멀수록 그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초점거리는 35mm 필름 환산 초점거리가 같더라도 실 초점거리가 길어야 아웃 포커스 효과가 큽니다.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는 실 초점거리가 짧아 아웃 포커스 효과를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능한 피사체 가까이서 촬영을 해야 아웃 포커스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인물사진의 경우 인물 가까이서 상반신 정도 나오도록 촬영해야 아웃 포커스 효과가 나타나며,
클로즈업 사진에서는 아웃 포커스 효과가 꽤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됩니다.
(그림1: f3.2) | (그림2: f5.6) |
(그림1)은 인물에만 초점이 맞고 뒤 배경은 전혀 초점이 맞지 않아 무엇이 있는지 잘 알아 볼 수 없으며,
(그림2) 역시 주 피사체인 앞부분의 열매 부분만 초점을 맞추니 뒤 배경인 줄기 부분은 흐릿하게 보이게 함으로써 주 피사체를 돋보이게 하였습니다.
이처럼 아웃 포커싱 기법은 카메라의 조리개를 될 수 있는 한 개방함으로써 어느 특정 부분만 초점이 맞게 하고 나머지 부분은 흐릿하게 촬영하는 기법을 말합니다.
팬 포커스(Pan Focusing) 기법
아웃 포커싱과 반대의 개념으로 피사계 심도가 깊은 사진을 팬 포커스 사진이라고 하며,
풍경, 야경, 건축물, 상품, 단체 기념사진 등 피사체 전체와 배경까지도 선명하게 처리하는 것을 팬 포커스 기법이라고 합니다.
팬 포커스 효과는 조리개를 조이고 초점거리가 짧은 광각일수록, 피사체는 멀수록, 배경은 가까울수록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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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f11) | (그림4: f11) |
(그림3)의 경우 색연필의 앞부분과 뒷부분의 색연필까지 선명하게 촬영되었습니다.
(그림4)의 경우도 근경과 원경 모두가 흐릿하게 촬영되지 않고 전체적으로 선명하게 촬영되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팬 포커스 기법은 (그림4)에서 처럼 조리개를 많이 조여주면 줄수록 더욱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특정 장르의 사진을 촬영할 때는 어떤 기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공식화된 것이 아니라 촬영자의 의도와 촬영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시도해 봄으로써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인물 사진을 촬영할 때는 반드시 아웃 포커싱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처럼 공식화해서는 안 됩니다.
같은 인물 사진을 촬영하더라도 인물과 뒤 배경까지를 전부 살려야 할 것인지, 아니면 뒤 배경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으므로 인물만 부각시켜야 할 것인지를 먼저 판단하고 난 후에 어떤 기법으로 촬영을 해야 되겠다고 결정해야 만 본인의 의도에 맞는 올바른 촬영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아웃 포커스 기법은 조리개를 최대한 개방하고, 팬 포커스 기법은 조리개를 최대한 조여서 촬영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좀 더 부연 설명을 하면 피사계 심도는 다음 세 가지에서 서로 차이가 납니다.
첫째, 조리개의 크기(렌즈의 구경)에 따라 다릅니다.
조리개를 f2.8 에서 f22로 조이면 피사계심도가 깊어집니다.
그 반대가 되면 피사계 심도가 얕아지게 됩니다.
둘째, 초점거리가 짧은 렌즈일수록 피사계 심도는 깊어집니다.
예를 들면, 50㎜ 표준렌즈로 f11에 두고 촬영하는 것이 200㎜ 망원렌즈를 f11에 두고 촬영한 것보다 더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셋째, 렌즈와 피사체 사이의 거리관계로 촬영자와 피사체가 멀리 떨어져 있으면 피사계 심도가 증가하게 됩니다.
이를 요약해서 도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런데 종종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필름 카메라에 비해 디지털 카메라가 아웃포커싱이 잘 되지 않는다’라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 이유는 필름 카메라에 비해 디지털 카메라는 실 초점거리가 짧기 때문에 어느 정도 조리개를 개방해서 촬영해도 배경까지 선명한 사진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팬 포커싱은 잘 되지만 아웃 포커싱이 필름 카메라에 비해 잘 되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좀 더 강한 아웃 포커싱 효과를 얻고 싶으면 촬영자가 피사체에 가까이 다가가서 촬영을 해야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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