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카메라의 ISO
필름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뭐니뭐니 해도 필름이 차지하던 기능이 CCD(Charge Coupled Device)라는 것으로 대체되었다는 것이겠지요.
CCD는 미세한 화소가 세밀하게 모여있는 형태이며,
각 화소는 렌즈를 통해 받은 빛을 전하로 바꾸어 축적하는 기능을 합니다.
그래서 각 화소의 위치와 전하의 크기를 가지고 명암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단지 명암, 즉 빛의 세기만을 얻을 뿐 컬러에 대한 정보는 CCD로 얻을 수 없습니다.
디지털카메라는 렌즈를 통해 CCD에 입사될 상의 전하의 차를 골라내어 그것을 디지털사진 데이터로 만드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과정 중에 빛이 너무 소량이거나 반대로 너무 많을 경우에는 아직 기능적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필름의 기능과 특징을 잘 기억하며 비교하여 보면 그 이해가 훨씬 쉬울 것입니다.
알고 보면 그 내용은 같은 것임을 알 수 있거든요.
먼저 빛이 너무 많은 경우는 카메라의 최대 셔터 스피드와 조리개를 최대로 조이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은 디지털에서나 필름의 경우에서나 손쓸 수 없는 일 입니다.
오직 필터(ND)를 이용하여 렌즈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줄이는 수 밖에 없습니다.
다음으로 빛이 매우 소량일 경우는 디지털카메라에서는 필름카메라의 이와 같은 상황보다 더 문제가 됩니다.
빛의 양으로 해결하지 않고 전기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신호의 증폭(게인 업)이라는 것으로 즉 디지털카메라의 감도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감도를 높여 신호를 증폭시키는 것은 화상의 계조성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낳게 됩니다.
이것은 마치 필름의 감도를 높였을 때 그 입상성이 떨어져 거친 입자로 나타나는 것과도 비슷한 현상이지요.
실제로 얻은 빛의 신호가 4비트밖에 되지 않는 것을 8비트로 증폭하면,
그것은 8비트의 계조를 갖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4비트의 계조를 가지게 되므로 명암의 그라데이션이 끊어지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같은 맥락에서 샤프니스(선예도) 또한 떨어질 수도 있겠지요.
ISO값을 올릴 경우에 샤프니스값도 조정해 주시면 조금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겠습니다.
또 다른 부작용은 CCD가 원래 가지고 있던 노이즈가 두드러진다는 것입니다.
CCD의 노이즈는 암전류(dark current)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암전류라 하는 것은 CCD에 빛의 전하가 축적되는 것 이외에 쓸데없이 생기는 전하를 일컫는 말입니다.
원래 이 암전류는 매우 작은 값이어서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만,
ISO의 설정을 변경하면 CCD에 들어온 값을 두 배 이상 곱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안 보이던 암전류로 들어온 값까지 두 배 이상으로 곱하게 되므로 안 보이던 노이즈가 눈에 들어오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노이즈가 있었다하면,
1 0 0 0 2 0 0 0 1 (암전류)
0 1 2 3 4 5 6 7 8 (들어온 빛 - 원래 찍혀야할 값)
1 1 2 3 6 5 6 7 9 (노이즈가 더해진 값)
이 장면에서 ISO를 두 배 높이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0 2 4 6 8 10 12 14 16 (들어온 빛 - 원래 찍혀야할 값)
2 2 4 6 12 10 12 14 18 (노이즈가 더해진 값)
2 0 0 0 4 0 0 0 2 (결과적으로 생긴 노이즈)
노이즈가 생각보다 많이 눈에 띄게 됨을 알 수 있습니다.
노이즈라는 개념은 필름카메라에는 없는 디지털시대에서 새로운 문젯거리로 등장하여 이를 극복하게 위한 신기술들이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라는 ‘사진’에서 빛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의 극복 방안으로 감도의 활용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보았습니다.
디지털의 개념들은 어찌보면 필름의 그것과 같다고 보고 접근해 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도 아직.......
그래도 공부하고 노력하며 영차영차-.-;;
다만 이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모든 기능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무조건 AUTO로 설정하여 카메라를 사용하시던 습관은 버리시라는 것이지요.
좀 더 좋은 결과의 사진을 얻고자 한다거나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구입한 카메라값을 헛되이 하고 싶지 않으시다면 말이죠.
글쓴이: 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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