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 예방이 최선! 한번 나면 막을 수 없다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비집고 나오는 새하얀 머리카락. 보기 싫어 뽑아도 보고, 염색도 해보지만, 

어느 샌가 또 눈에 띈다. 

요새는 10대 학생부터 20~30대도 흰머리 고민에서 자유롭지 않다.


■ 흰머리와 ‘새치’는 다르다?

흰머리는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현상이다. 

머리카락 색은 모낭 속 멜라닌 세포가 결정한다. 

세포는 멜라닌 색소를 합성하는데 색소의 양이 많을수록 머리색이 짙어진다. 

나이가 들수록 머리카락이 하얗게 나는 이유는 멜라닌을 합성하는 멜라닌 세포의 수가 줄고 그 기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서양인은 30대 중반, 동양인은 30대 후반, 아프리카인은 가장 늦은 40대 중반에 생기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흰머리는 옆머리, 정수리, 뒷머리 순으로 나서 콧수염과 턱수염, 눈썹으로 이어진다. 

반면 겨드랑이나 가슴 등에 나는 털의 색은 변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흔히 젊은 사람에게서 나는 흰머리를 ‘새치’라 부르는데, 이는 속칭일 뿐 의학적으로 흰머리와 동의어다. 

하지만 노화가 아니더라도 흰머리가 나는 원인은 다양하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나 저하증 같은 호르몬 이상도 원인이 될 수 있고, 

악성빈혈이나 골감소증, 당뇨병, 신장병 등의 질환이 흰머리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가족력도 영향을 미친다. 

이른 나이에 흰머리(새치)가 난 사람이라면 부모 중 한 사람은 같은 경험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너무 어린 나이에 흰머리가 난 경우, 특이 질환과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

또 흰머리와 다르게 부분적으로 백발이 나타나는 현상을 백모증(poliosis)이라고 하는데, 

이는 바르덴부르그증후군, 부분백색증, 티체증후군, 알레잔드리니증후군, 신경섬유종증, 결절경화증 등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 흰머리, 스트레스 받아도 난다?

스트레스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가 흰머리를 유발한다는 직접적인 연관성과 기전은 밝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혈액 순환의 장애를 일으키고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을 분비시켜 머리카락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모근의 혈관을 수축시킨다. 

그렇다면 스트레스의 원인을 해결하고 나면 다시 검은 머리로 돌아올까? 

안타깝게도 한번 난 흰머리가 검은 머리로 날 확률은 매우 낮다.


■ 흰머리 뽑을수록 많이 난다?

흰머리가 보기 싫을 때 사람들은 눈에 띄는 흰머리를 뽑곤 한다. 

그럴 때마다 어떤 사람은 흰머리는 뽑을수록 많이 난다며 뽑지 말라고 말린다. 

사실일까? 틀린 말이다. 

흰머리는 뽑은 만큼만 다시 난다. 

모낭 하나에는 한 개의 머리카락만 나오기 때문에 하나를 뽑았다고 그 자리에 2~3개의 흰머리가 나오지는 않는다. 

단지 흰머리를 뽑아도 모근은 두피 아래 그대로 있기 때문에 다시 흰머리가 나는 것은 가능하다. 



■ 염색은 건강에 해롭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염색이다. 

하지만 염색은 현기증이나 이명 현상을 일으키거나 탈모를 유발하기도 한다. 

염색약에 포함된 아니린(aniline) 색소의 유도체(아니린을 모체로 변화시킨 화학물질)는 피부 흡수율은 높고 배출은 잘 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몸 속 들어가면 눈과 귀의 기능을 담당하는 전정소뇌에 축적돼 현기증이나 이명, 난청을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20~30대의 경우 머리색을 본래 색이 아닌 다른 색으로 바꾸는 컬러 염색을 많이 한다. 

컬러 염색은 흰머리를 검게 하는 염색보다 아니린 색소의 유도체가 더 많이 포함돼 있어 전정소뇌의 기능을 해칠 위험이 더 높다.

또한 염색은 탈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염색을 할 때 사용하는 염료의 주성분은 과산화수소(hydrogen peroxide)다. 

이는 모발의 단백질을 파괴해 머리카락을 가늘게 만든다. 

또 염료가 모공을 통해 모근까지 손상시키기 때문에 잦은 염색은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탈모가 있는 사람은 흰머리가 나더라도 염색은 금기 사항이다. 

전문가들은 “염색은 가능한 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해야 한다면 전체가 아닌 부분으로 하고 염색약이 두피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머리카락 색과 눈썹 색을 맞추기 위해 눈썹도 함께 염색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눈썹과 콧수염, 입 주변은 두피보다 화학 성분에 민감한 부위다. 

염색약에 들어있는 암모니아는 알칼리성으로 두통과 시력저하, 결막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염색약이 눈 표면에 닿을 경우 눈꺼풀에 염증이 생기는 등 안구 질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흰머리에는 이렇다 할 치료법이 없다. 

세월이 지나 생기는 흰머리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젊은 나이에 나는 흰머리는 안 나게하는 방법 밖에 없다. 

평소 두피 마사지 등을 통해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 휴식 등을 통해 모근으로 영양분이 충분히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일 년 삼백육십오일 더도 덜도 말고 팔월 한가위만 같아라.” 


38년 만에 가장 빨리 맞는 올해 2014년의 민족 명절 추석(秋夕).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 나아가 ‘달 밝은 가을밤’이라는 의미로,

연중 8월 한가운데 달빛이 가장 좋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한가위라고도 부르는데 ‘한’은 ‘크다’, ‘가위’는 ‘가운데’라는 뜻이다.

또 가배(嘉俳), 가배일(嘉俳日), 중추(仲秋), 중추절(仲秋節),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고도 한다. 

 


■ 차례 상차림에도 ‘음양’의 이치가 있다 

추석날 행사의 으뜸은 바로 차례다. 

차례는 ‘차를 올리면서 드리는 간략한 예’를 뜻하지만, 이는 차만 올리자는 뜻이 아니라 ‘술을 올리더라도 차를 빼놓지는 말자.’라는 의미다.

 

조상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준비하는 상차림은 기본이다.

흔히 제사 음식을 제수라고 하고, 제수를 격식에 맞춰 차례상에 올리는 것을 진설이라고 한다. 

제수는 각 지방마다 나오는 특산품이 달라 지방과 가정에 따라 조금씩 다르고, 제수를 놓는 위치 또한 다소 다르다.

그 때문에 제수 진설에 말이 많다.

여북해서 ‘남의 제사에 곶감 놓아라, 대추 놓아라 참견 마라’라는 말이 나왔을까. 

그래도 기본 원칙은 있다.

추석 차례상은 방향에 관계없이 지내기 편한 곳에 차리면 되는데,

이 경우 ‘예절의 동서남북’이라 하여 신위(神位, 지방)가 놓인 곳을 북쪽으로 한다.

그리고 제사 지내는 사람(제주, 祭主)의 편에서 차례상을 바라보았을 때 신위의 오른쪽은 동쪽, 왼쪽은 서쪽이다.

신위를 북쪽에 놓는 것은 북쪽이 음양오행설의 오행 가운데 수(水)를 뜻하고 가장 높은 위치이기 때문이다.

이는 조상을 높이 받들겠다는 뜻이다. 

차례 상차림에도 음양의 법칙이 존재한다. 

 

제수품마다 나름의 의미가 있어, 놓는 위치와 수가 다르다.

예를 들어 생선을 놓을 때 머리는 동쪽으로, 꼬리는 서쪽으로 향하는 두동미서(頭東尾西)의 방향성을 갖는다. 

음양오행설에 따라 동쪽은 남쪽과 더불어 양의 방향이다.

동쪽은 해가 솟는 곳으로 소생과 부흥을 뜻하므로 머리를 동쪽에 둔다. 

반면, 해가 지는 서쪽은 동쪽과 반대되는 암흑과 소멸을 상징하므로 꼬리는 서쪽을 향하도록 한 것이다. 

또 음양의 원리에 따라 땅에 뿌리를 두고 얻어진 음식은 음(陰)을 상징한다고 해서 종류의 수를 짝수로 했고, 그 이외의 음식은 하늘에서 얻어진 것이라고 해 양(陽)의 수인 홀수로 맞추려고 했다.

한마디로 우주 삼라만상이 녹아든 상차림이다. 

차례 상차림은 총 5열이 기본이다. 

 

각각의 열은 과거의 조상들이 먹어왔던 음식을 순서대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시기적으로 가장 먼 수렵·채집 시대에 먹었던 음식을 의미하는 과일과 나물, 채소를 맨 앞쪽과 둘째 줄에 놓고,

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익혀 먹었던 것을 의미하는 음식인 전류, 농경 시대에 들어서면서 먹었던 주식과 반찬을 의미하는 탕, 적, 메(밥), 갱(국) 등이 나머지 세 줄을 장식하고 있다. 


차례상 차리는법

 


1열
시접, 잔반, 메(밥) - 떡국은 우측, 술잔은 좌측.
2열
어동육서(魚東肉西) - 어찬은 동쪽, 육찬은 서쪽.
3열
탕류 - 육탕, 소탕, 어탕 순.
4열
좌포우혜(左鮑右醯) - 왼쪽에 포(脯), 오른쪽에 식혜.
5열
조율이시(棗栗梨枾) - 왼쪽부터 대추, 밤, 배. - 붉은 과실은 동, 흰 과실은 서.

이 차림은 일반적인 상차림이며, 지역이나 지방풍습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진설과 제수에 담긴 의미들 

1열은 제주와 가장 멀리 있는 곳을 삼는다.

1열에는 메(밥)와 갱(국)을 놓는다.

추석엔 메(밥) 대신 송편을 올린다. 

송편을 올리는 이유는 송편이 추석의 상징적 의미인 둥근 달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이때 갱(국)은 동쪽(오른쪽)에, 메는 서쪽(왼쪽)에 놓는다.

송편과 함께 밥도 올리는 경우, 반서갱동(飯西羹東)이라 하여 밥과 술잔은 왼쪽, 국과 송편은 오른쪽에 놓는다.

이는 산 자의 세계와 죽은 자의 세계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2열에는 세 가지의 적과 전을 놓는다. 

어동육서(魚東肉西)에 맞춰 어류는 동쪽, 육류는 서쪽에 둔다. 

하늘로부터 얻어진 음식이므로 적과 전을 합해 홀수로 놓는다.

 

3열에 올라가는 탕은 어탕, 육탕, 계탕을 모두 올리거나 한 가지만을 놓는다.

탕도 하늘로부터 얻어진 음식이라 홀수로 올려놓는다.

탕은 건더기만을 떠서 놓는데 여기에는 조상들이 먹기 편안하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4열에는 삼색 나물과 식혜, 김치, 포 등이 올라간다.

이때 좌포우혜(左脯右醯)를 원칙으로 삼는다. 

북어와 대구, 오징어포는 왼쪽, 식혜는 오른쪽에 둔다.

제사상에 빠지지 않는 북어는 우리나라 동해 바다의 대표적인 어물이자 머리도 크고 알이 많아 훌륭한 아들을 많이 두어 알과 같이 부자가 되게 해 달라는 유래가 있다. 

삼색 나물의 삼색은 검은색과 흰색, 푸른색의 세 가지 나물로 역시 귀함을 뜻하는 양(陽)의 수인 홀수이다.

흰색은 뿌리나물이라 하여 도라지나 무나물을 쓰고, 검은색은 줄기나물로 고사리를 쓴다. 푸른색은 잎나물로 시금치나 미나리를 쓴다. 뿌리는 조상을, 줄기는 부모님을, 잎은 나를 상징한다. 

마지막 5열, 즉 제일 앞줄에는 과일과 약과, 강정을 둔다.

과일은 땅에서 난 것이므로 짝수 종류를 놓고, 한 제기에 올리는 과일의 양은 귀함을 뜻해 홀수로 놓는다.

이때 조율이시(棗栗梨枾)와 홍동백서(紅東白西)를 지킨다. 

즉 왼쪽부터 대추와 밤, 배, 곶감, 약과와 강정 순으로 차리고 사과와 같은 붉은 과일은 동쪽, 배 등 흰 과일은 서쪽에 둔다. 



■ 영양을 고려한 추석 차례상 

그렇다면 왜 차례상은 조율이시, 홍동백서, 어동육서, 좌포우혜, 두동미서로 놓는 것일까? 

좌포우혜의 경우 포(脯, 말린 것) 종류의 음식보다는 혜(醯, 소금에 절인 젓갈류) 종류의 음식이 좋고,

어동육서 또한 육(肉, 육류)의 음식보다는 어(魚, 생선류)의 음식이 좋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두동미서는 미(尾, 꼬리)의 음식보다는 두(頭, 머리)의 음식이 좋은 것이니 좋은 것을 먼저 먹고,

자주 먹어야만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율이시의 경우 과일은 신위 쪽에서 가장 먼 줄에 있으니 약처럼 가끔씩 먹을 일이로되 뼈에 좋은 대추, 머리에 좋은 밤, 배에 좋은 배, 피부에 좋은 감의 순서로 좋은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홍동백서는 백(白, 흰색) 종류의 음식보다는 홍(紅, 붉은색) 종류의 음식이 좋은 것이니 먼저 먹고 자주 먹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들을 함께 먹어야 몸에 좋다는 것을 자손들에게 가르쳐 주기 위한 것이다. 



한의학적으로나 현대 영양학적으로도 완벽함을 갖춘 조상들의 상차림 지혜에 그저 감탄이 나올 뿐이다. 

글 :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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