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희의 소소한法 이야기] .."법에 정해진 방법만 허용"



한 스포츠 해설위원이 휴가 중 문어를 잡은 사진을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올렸다가 구설에 올랐습니다.

문어를 잡은 도구가 '작살'이었기 때문인데요.

사진을 본 이들이 '작살로 해산물을 잡는 것은 불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여름 휴가철이면 계곡으로 바다로 휴가를 떠나 물고기를 잡기도 하고 조개를 줍기도 하는데요.

한국낚시연합에 따르면 국내 낚시인구가 약 600만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낚시는 괜찮은데 '작살'로 물고기를 잡으면 왜 안 되는 걸까요?


수산자원관리법 제18조는 어업인이 아닌 경우 물고기 등 수산자원을 포획·채취할 수 있는 방법을 정해두고 있습니다.

법이 정해둔 것 이외의 도구나 방법을 사용하면 불법입니다.


수산자원관리법 시행규칙 제6조에 따르면 비어업인이 수산물 등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은 △투망(추가 달린 그물) △족대(틀에 그물을 붙인 기구), 반두(두 작대기 사이에 그물을 붙인 기구), 4수망(그물로 만든 상자와 비슷한 기구) △외줄낚시(대낚시 또는 손줄낚시) △가리(밑이 없는 통발과 비슷한 기구), 외통발 △낫대(비료용 해조류를 채취하는 경우로 한정) △집게, 갈고리, 호미 △손 등 7가지 입니다. 잠수용 스쿠버장비를 사용해도 안됩니다.

허용 목록에 작살은 포함돼 있지 않으니 작살로 수산물을 잡는 것 역시 불법입니다.

처벌규정도 있습니다.

어기면 같은 법 제65조에 따라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법은 왜 시시콜콜해 보이는 이런 것까지 규정하고 있는 걸까요?

낚싯대나 통발을 사용하는 건 괜찮은데, 왜 작살은 안된다는 걸까요?


해양수산부의 수산자원관리법 담당자는 "작살이 원시어목법이긴 하지만 살상 위험이 있고 물 속에서 흉기로 쓰일 수 있다는 점,호미나 집게같은 도구보다 어획 강도도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해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바다가 아닌 다른 곳은 어떨까요?

법은 바다가 아닌 강이나 하천, 댐, 호수, 저수지 등은 내수면어업법을 적용해 따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바다는 수산자원관리법을, 바다가 아닌 강이나 호수는 내수면어업법을 적용하는데요.

강이나 호수에서도 작살은 '사용 불가'입니다.

내수면어업법 제14조는 유어행위(취미 등으로 수산물을 잡는 것)를 할 때 △동력기관이 부착된 보트 △잠수용 스쿠버장비 △투망 △작살류 등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강이나 호수에선 예외가 있을 수 있습니다.

도지사나 시장, 군수, 구청장 등이 허가하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내수면어업법 시행령 제14조 제2항).

법은 이들은 어업 여건을 고려해 지정한 일정 지역에서 필요하다면 금지된 어업 방법에 해당되는 것의 사용을 허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해양수산부의 내수면관리법 담당자는 "어업 자원이 풍부하거나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필요할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이 보트나 투망 사용 등을 허가하기도 한다"며 "해당 지자체가 어업 여건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작살을 사용해 고기를 잡는 건 강이나 호수에서도 불가능해 보입니다.

담당자는 "국내에 작살 사용을 허가하는 지역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박보희 기자 tanbbang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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