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 표본에서 확인한 앙케라이트/탄산염 광물. 

 출처: 미국 화학 학회


지구 평균 기온은 거의 섭씨 1도 가까이 상승해서 국제 사회가 목표로 하는 섭씨 2도 이내 억제에 접근하고 있다.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 속도를 생각하면 이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방법이 필요한 이유다.


미 에너지부 산하의 퍼시픽 노스웨스트 국립 연구소(PNNL, 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oratory)는 공장이나 발전소에서 나온 이산화탄소를 암석화시키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기체 상태에서는 부피가 매우 큰 이산화탄소라도 탄산염(carbonate) 암석이 되면 크기가 매우 축소될 뿐 아니라 장기간 보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목표로 하는 것은 현무암 지층에 고압의 이산화탄소를 주입한 후 앙케라이트(ankerite, Ca[Fe,Mg,Mn](CO3)2) 같은 암석 성분이 되게 하는 것이다.


사실 지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나 산소는 지구 지각에 암석의 형태로 존재하는 산소나 탄소에 비해서 많은 양이 아니다.

대기 중에 있는 것보다 더 막대한 양의 산소와 탄소가 지각에 존재한다.

대부분은 암석 형태지만, 석유처럼 일부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것도 있다.

문제는 인간이 본래 지하에 저장된 석유를 대량으로 연소시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산화탄소를 땅에 매립한다는 것이 해결책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이론은 간단하다.

현무암 사이의 공간에 고압의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면 주변의 다른 암석 성분과 서서히 결합하면서 탄산염 광물이 된다.

그러면 별다른 관리 없이도 장기간 암석 상태로 이산화탄소가 보존된다.

다만 얼마나 빨리 암석화되는지, 그리고 주입한 이산화탄소가 틈새를 타고 다시 대기 중으로 빠져나오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실제 암석층에서 테스트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2013년에 워싱턴 주의 현무암 지층에서 1000t량의 이산화탄소를 주입한 후 다시 지층을 뚫어 조사했다.

그 결과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이산화탄소가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앙케라이트로 변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주입한 이산화탄소와 본래 지층에 있던 탄소의 동위원소비를 측정해서 표본 추출한 암석에 있는 앙케라이트가 2년 전 주입한 이산화탄소가 맞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산화탄소의 매립 및 암석화 저장 기술은 현재 여러 대학과 연구소에서 경쟁적으로 연구 중이다.

안전하고 비용면에서 효과적인 매립 저장 기술이 개발된다면 현재의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 할 대안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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