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지식 없이도 PC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조립PC를 만들 수 있을까? 

IT조선에서는 초보자들이 미리 알아두면 도움될 만한 정보를 총 7회에 걸쳐 핵심 키워드 중심으로 준비했다.


CPU와 메인보드에 이은 세 번째 핵심 부품은 그래픽카드다. 

PC의 작동 상황을 시각적인 정보로 바꾸어주는 그래픽카드는 PC의 필수 부품이었지만, CPU에 기본적인 그래픽 기능(내장그래픽)이 탑재되기 시작한 이후에는 선택 부품으로 그 지위가 떨어졌다.

 

하지만 갈수록 성장하고 있는 PC 기반 게임 시장과 ITC 업계의 새로운 아이템으로 떠오른 ‘VR(가상현실)’ 등에 대한 수요로 인해 그래픽카드의 중요도는 오히려 더욱 커졌다.

 

게임과 VR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그래픽카드의 중요도는 더욱 커졌다. / 최용석 기자


GPU

그래픽카드를 이야기 할 때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부품이 GPU(Graphics Processing Unit)다. 

이름 그대로 그래픽 이미지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연산에 특화된 프로세서로 CPU와 비슷한 기능을 수행한다.

 

다만 CPU는 연산 외에도 각종 명령어 입출력 및 실행 등 PC가 작동하기 위한 다른 기능까지 동시에 수행하는 데 반해 GPU는 오로지 ‘연산’에만 특화된 것이 큰 차이점이다. 

그로 인해 최신의 고성능 GPU들은 단순 연산 성능만 따지면 CPU보다도 월등한 성능을 발휘한다.

 

2016년 현재 인텔 CPU 내장 그래픽을 제외하면 일반 소비자용 그래픽카드에는 엔비디아(NVIDIA)와 AMD 양사의 GPU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GPU와 이를 사용한 그래픽카드는 ‘지포스(GeForce)’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며, AMD GPU와 이를 사용한 그래픽카드는 ‘라데온(Radeon)’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나온다.

 

물론 CPU와 마찬가지로 GPU 역시 성능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엔비디아와 AMD 양사 모두 3~4자리 숫자를 사용해 등급 및 모델명을 구분하며, 세부적인 차이와 일부 예외는 있지만 처음 1~2자리 숫자는 주로 세대 구분을, 뒤의 2자리 숫자는 등급을 나타낸다. 

(예시-지포스 GTX 950 < 970 < 980 Ti, 라데온 R9 380 < 390)

고성능 그래픽카드 시장은 엔비디아와 AMD가 양분하고 있다. / 엔비디아, AMD 제공


비디오 메모리

CPU가 원활하고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를 위해 메모리(RAM)에 미리 데이터를 불러 놓는 것처럼 GPU 역시 그래픽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데이터를 자체적인 ‘비디오 메모리’에 미리 불러 놓는다.

 

시스템 메모리가 넉넉할수록 PC가 원활하게 작동하는 것처럼 그래픽카드 역시 비디오 메모리가 넉넉할수록 풀HD급 이상 해상도에서 성능 저하가 적다. 

최근 4K UHD 해상도의 도입이 늘면서 최소 2GB(기가바이트), 권장 4GB 이상의 비디오 메모리를 요구하고 있다.

 

GPU의 연산 성능이 CPU를 넘어선 만큼 비디오 메모리는 일반적인 PC용 DDR RAM보다 더욱 빠른 GDDR RAM을 사용한다. 

물론 이름과 기본 작동 원리만 비슷할 뿐 PC용 메모리와 그래픽카드용 메모리는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

 

현재 일부 보급형 그래픽카드(GDDR3)를 제외하면 대부분 그래픽카드는 GDDR5 메모리를 사용하고 있으며, 더욱 향상된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GDDR5X 등의 신형 메모리도 새롭게 도입되고 있다.


메모리 대역폭

그래픽 카드의 비디오 메모리는 PC의 시스템 메모리보다 더욱 빠르게 작동하는 만큼 대역폭(band width)에 따라서도 성능이 크게 변한다. 

그래픽카드 제품 제원을 보면 비디오 메모리 부분에 64bit, 128bit, 256bit 같은 식으로 메모리 대역폭이 표시된다.

 

메모리 대역폭이 클수록 그래픽카드의 성능도 좋아진다. 메모리 용량이 적어도 대역폭이 훨씬 크면 오히려 성능이 좋을 수도 있다.(예시: 64bit 2GB < 128bit 1GB)

 

보급형 그래픽카드는 주로 64bit, 메인스트림부터 퍼포먼스급 그래픽카드는 128bit, 하이엔드급 그래픽카드는 256bit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조 전원

그래픽카드의 GPU는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 100W 이상의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메인보드를 통해서도 전원이 공급되지만 고성능 그래픽카드일수록 메인보드 전원만으로는 부족하므로 별도의 전원 공급이 필요하다.

그래픽카드의 보조전원 입력 단자 / 최용석 기자


퍼포먼스급이상 그래픽카드를 보면 한쪽 모서리에 6핀 또는 8핀 형태의 보조 전원 단자를 갖추고 있으며, 파워서플라이의 전용 케이블을 통해 전원을 직접 공급받는다. 

하이엔드급 그래픽카드는 보조 전원 단자만 2개이상인 경우도 있다.

 

보조 전원 단자가 있는 그래픽카드는 전용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려면 파워서플라이의 최대 출력과 보조 전원 전용 케이블의 지원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냉각시스템(쿨러)

전원을 많이 소비한다는 것은 그만큼 열도 많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발열을 제때 해소하지 않으면 그래픽카드가 오작동을 일으키며, 심하면 과열되어 고장이 날 수도 있다.

 

따라서 고성능 그래픽카드일수록 큼직한 방열판에 2~3개의 팬을 사용하는 등 발열 해소 기능에 더욱 신경을 쓰는 편이다. 

먼지나 이물질이 쌓이면 냉각 효율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PC 내부를 청소할 때 CPU 쿨러와 더불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PC 내외를 화려하게 꾸미는 ‘PC 튜닝’이 유행하면서 멋진 디자인에 화려한 LED를 쿨러에 적용한 그래픽카드가 늘어나는 추세다.

고성능의 그래픽카드일수록 대형의 쿨러를 사용한다. / 조텍 제공


팩토리 오버클럭(OC)

CPU가 규정 속도 이상으로 작동 속도를 높여 성능을 끌어올리는 ‘오버클럭’이 있는 것처럼 그래픽카드의 GPU와 메모리 역시 오버클럭으로 기본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예전에는 주로 하드웨어 마니아들이 전용 프로그램 등으로 그래픽카드를 오버클럭해 사용했는데, 최근에는 그래픽카드 제조사에서 자체 테스트를 거쳐 기본적으로 오버클럭이 적용된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이를 ‘팩토리 오버클럭’이라 하며, 이름에 ‘OC’라고 표기되어 있다. 

 

안정성을 고려해 속도 상승 폭이 5% 내외의 경미한 오버클럭이 대부분이지만, 엔비디아나 AMD가 ‘기준’으로 제작해 공급하는 레퍼런스 제품들에 비해서는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하드웨어를 잘 몰라도 같은 가격에 좀 더 나은 성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팩토리 오버클럭 제품을 선호하는 편이다.


출력 인터페이스(HDMI, DP, DVI, D-SUB 등)

PC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이미지로 만드는 것이 그래픽카드의 역할이지만,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서는 모니터나 TV와 같은 디스플레이 장치를 연결해야 한다. 

디스플레이의 종류에 따라 영상 신호를 입력받는 방식도 각각 다르므로 그래픽카드는 최소한 2가지 이상의 방식으로 영상을 출력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고성능의 그래픽카드일수록 대형의 쿨러를 사용한다. / 조텍 제공


현재 그래픽카드에서 가장 많이 쓰는 영상 출력 인터페이스는 

▲가장 오래된 방식인 데다 아날로그 방식인 D-SUB(RGB) 

▲본격적인 디지털 인터페이스의 시작인 DVI 

▲TV를 비롯한 가전제품에서 많이 쓰는 HDMI 

▲고해상도 모니터를 위해 만들어진 DP(디스플레이포트) 등 4가지다.

 

최근에는 2K급 이상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한계가 있는 D-SUB는 점차 사라지고 있으며, HDMI와 DP 같은 완전한 디지털 영상 출력 인터페이스가 기본 출력 방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편, 2개 이상의 영상 출력 인터페이스를 갖춘 그래픽카드는 2대 이상의 디스플레이를 연결해 다중 디스플레이 환경을 구성할 수 있다.


다중그래픽 기술(SLI, 크로스파이어)

CPU가 2개 이상의 코어를 사용해 각종 작업을 분산처리하는 것처럼 GPU 역시 2개 이상의 GPU를 동시에 사용해 그래픽 성능을 높일 수 있다.

 

다만 CPU에서 멀티코어가 기본 사양이 된 것과 달리 다중 그래픽(다중 GPU) 환경은 여전히 소수 마니아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선택적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구성하기 위한 조건이 까다로운 데다, 성능 향상에 비해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4K UHD 해상도를 지원하는 게임과 VR처럼 평균 이상의 더욱 강력한 하드웨어 성능을 요구하는 차세대 콘텐츠가 늘면서 더욱 강력한 그래픽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다중그래픽 기술도 재조명받고 있다.


GPGPU

국내 정상급 바둑 기사인 이세돌과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은 ‘세기의 대결’로 전 세계적인 중요한 이슈로 회자되고 있다. 

특히 ‘바둑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길 수 없다’라는 그간의 인식을 깨버림으로써 관련 업계에 작지 않은 파장을 끼쳤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장면 / 구글 딥마인드 제공


알파고의 강력한 인공지능에는 GPU를 활용한 연산 가속 기능이 사용됐다. 

앞서 언급한 대로 단순 연산 기능은 GPU가 CPU를 넘어선 지 오래됐다. 

강력한 GPU의 연산 성능을 활용해 CPU의 연산을 보조 및 가속함으로써 복잡한 인공지능이나 시뮬레이션, 분석 및 예측 등의 전문적인 분야에 활용하는 기술이 바로 ‘GPGPU’다.

 

GPGPU 기술은 CPU만 사용했을 때 10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을 2~3시간 정도로 대폭 단축할 정도로 강력하고 유용하기 때문에 이미 산업 전반에 걸쳐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최근에는 개인용 사진, 영상 편집 애플리케이션이나 멀티미디어 인코딩, 디코딩 애플리케이션에서도 지원하는 등 일반 소비자 영역에도 GPGPU 기술이 확산되고 있다.

 

글. IT 조선 최용석 2016.05.04 | 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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