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방류될 예정인 남방큰돌고래 3마리 중 1마리가 가두리 양식장을 나와 바다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바다로 빠져 나간 남방큰돌고래는 불법포획 돼 제주에서 돌고래쇼에 동원됐던 'D-38'로, 나머지 남방큰돌고래 2마리는 가두리에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다.

 

'제돌이 방류를 위한 시민위원회'와 '동물자유연대' 등에 따르면,

'D-38'은 지난 22일 오전 11시께 제주 서귀포시 성산항 임시 가두리의 그물을 빠져나가 성산항 인근을 벗어났다.

'D-38'은 22일 오전 8시께 사육사가 돌고래들에게 먹이를 줄 당시만 해도 가두리 내에서 활동하고 있었으나,

연구원들에 의한 행동관찰 도중 오전 11시께 'D-38'이 가두리 밖에서 해초를 가지고 노는 장면이 목격 돼 가두리를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인 파악에 나선 연구원들은 바닷속으로 들어가 확인 점검을 한 결과 가두리 그물망 밑 부분에 30㎝가량의 구멍이 뚫린 것을 발견하고,

돌고래가 그 구멍을 통해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4호 태풍 '리피(LEEPI)'의 간접 영향을 받았던 제주는 20일 제주 남쪽 먼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질 만큼 파도가 거셌고,
그로인해 파도와 심한 너울이 일면서 가두리 양식장을 감싸고 있던 그물 밑부분이 바닷속 바위에 계속해서 걸리며 일부가 찢겨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방류훈련 관계자들은 "전문 다이버를 투입해 2∼3일에 한 번씩 바닷속으로 들어가 그물망 점검을 했으나 풍랑주의보로 인해 잠수안전수칙상 안전점검을 하지 못했다"고 하며,
'D-38'의 가두리 이탈 확인 직후 사육사를 비롯한 다이버들은 남은 2마리 개체 '제돌이'와 '춘삼이'의 이탈을 막으려고 탈출구 반대쪽으로 돌고래들을 유인하여 뚫린 그물망을 수리해 더 이상의 이탈을 막았다.

한편,'D-38'은 가두리를 빠져 나간 이후에도 3∼4시간 동안 가두리 근처에 머물며 유영했으며,

전문가 5∼6명이 돌고래를 가두리로 다시 유인했으나 더이상 가두리 가까이에 접근하지 않고 성산항을 빠져나갔다.

연구원들은 'D-38'이 3마리 개체 중에서 가장 호기심이 많은 개체로, 항상 새로운 대상에 먼저 접근하는 경향이 강했으며 놀이행동에서도 새로운 방식을 가장 먼저 시도하는 개체였다고 설명했다.

'제돌이 방류를 위한 시민위원회'와 '동물자유연대'는 23일 오전 돌고래가 가장 많이 출현하는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과 종달리 등을 중심으로 선박을 이용해 'D-38'의 행방을 찾던 도중,

 20∼30마리의 남방큰돌고래 무리를 발견하고 'D-38'이 야생 무리에 합류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돌고래 방류를 책임지고 있는 김병엽 제주대학교 교수는 "D-38이 이탈 초기에 사육사의 유도신호에도 반응하지 않고 성산항 밖으로 빠져나간 것을 보면 야생성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며

"D-38이 무리에 합류한 것이 확인돼 먹이잡이 활동 및 놀이 행동이 원활할 경우, 야생에 적응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어민이나 관광객들이 돌고래를 만났을 경우 돌고래가 가까이 다가와 먹이를 달라고 해도 절대로 먹이를 주지 말고 한 개체 또는 돌고래 무리가 보이더라도 즉시 제보(김병엽 교수 ☎ 010-3696-4277)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제 시민위원회 측은 제돌이와 춘삼이 등 2마리를 이른 시일 안에 제주시 김녕리에 위치한 가두리로 옮겨 다음달 중 방류할 예정이다.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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